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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06.11.12. [전북山行記 1] 전북 진안 구봉산

by 사천거사 2006. 11. 12.

구봉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11월 12일 일요일

◈ 장소: 구봉산 1002m / 전북 진안군 주천면

◈ 코스: 주차장 → 양명교 → 2봉 → 6봉 → 돈내미재 → 9봉 → 바랑재 → 주차장

◈ 시간: 4시간 45분

◈ 회원: 유재철, 지학근, 김석언, 이효정(계 4명)



08:10  흥덕구청 후문 출발. 산행이 일주일 연기 되는 바람에 참가 인원이 많이 줄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들 모두 바쁘게 사는가 보다. 청원 IC로 진입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달렸다. 화창한 가을 날씨에 나들이객이 많아서 그런지 도로가 복잡하다. 하긴 이렇게 좋은 날 집에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09:04  인삼랜드 휴게소에 도착. 휴게소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는데 특히 등산객들이 많았다. 커피를 한 잔씩 마신 다음 다시 출발. 휴게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금산 IC로 나와 13번 국도를 달렸다. 지난 번 진악산에 갈 때 들렀던 보석사를 지나 용수목에서 55번 지방도 이용, 주천면에서 725번 지방도로 접어들었다. 대형주차장을 지나쳐 천황사 입구까지 간 다음 다시 U-turn을 하여 중간에서 길을 물었더니 대형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고 일러준다. 도로에서 본 구봉산의 바위봉우리들이 공룡이빨처럼 날카롭게 솟아있다. 작은 공룡능선인가 아니면 용아장능인가?

 

10:15  대형 주차장에 도착. 관광버스 2대와 승용차 몇 대가 주차되어 있다. 주차장 한 켠에 있는 산행안내도를 살펴본 후 산행 시작. 작은 다리를 건너 조금 들어가니 오른쪽으로 가파른 언덕길이 마련되어 있다. 구봉산 능선 위로 달이 휘영청 떠 있다. 급경사길이 계속 이어졌다. 계단길이 나타나고 왼쪽 사면을 가로질렀다.


▲ 구봉산 능선 위에 달이 떠있다

 

▲ 구봉산 1봉과 2봉 사이 안부를 향해 출발


▲ 사면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 사면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0:35  잠시 휴식. 얼마 걷지 않았는데 숨이 차다. 10시 40분에 지능선에 올라섰다. 지능선길도 가파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왼쪽으로 정상에서 뻗어나온 암릉이 보이고 역시 하늘에는 달이 걸려 있다. 코발트색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 구봉산 암벽


10:45  지능선 중턱 공간에 벤취가 3개 마련되어 있었다.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화창한 날씨에 바람도 없고 기온도 적당해서 산행 하기에 최적의 날이었다.


▲ 벤취에서 휴식을 취하는 회원들


11:02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에 도착. '9봉 0.9km'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는데 절대 믿을 것이 못된다. 여기서 1봉은 오른쪽으로 80m 정도 떨어져 있다. 유재철 회장님과 지학근 회원이 대표로 다녀왔다. 단체등산객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오늘 꽤 붐빌 것 같다.

 

11:15  3봉에 도착. 멀리 용담호가 보인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능선들이 가을 정취를 한껏 자아내고 있다. 구봉산은 각 봉우리가 바위로 되어 있어 다음 봉우리로 가려면 반드시 오르내려야 한다.


▲ 3봉에서 내려다 본 용담호


11:25  4봉에 도착. 사람들이 많다. 4봉 아래는 조금 넓은 공간으로 이루어진 쉼터인데 벤취가 3개 설치되어 있다. '9봉 0.4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절대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11:40  5봉에 도착. 정상으로 뻗은 능선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배경으로 사진 한 장. 5봉은 좌우로 다른 봉우리들을 거느린 대장격 봉우리였다. 6봉으로 내려가는 바윗길이 가파르다. 6봉을 내려오니 안부가 나타났는데 여기서 왼쪽 가파른 사면길을 내려가면 천황암을 거쳐 윗양명 마을에 닿는다.


▲ 5봉에서 기념 사진

 

▲ 온통 바위로 되어 있는 5봉


7봉과 8봉은 직접 올라갈 수 없고 왼쪽으로 난 사면길을 따라 우회를 해야한다.

 

12:15  돈내미재에 도착. 여기서 왼쪽 길을 따르면 역시 천황암과 저수지를 거쳐 윗양명 마을로 내려간다. 이 안부에서 천황봉까지는 0.75km에 불과하지만 얕보았다가는 큰 코를 다친다. 구봉산 산행의 진목면을 느낄 수 있는 구간으로 급경사이면서 미끄러워 체력소모가 많았다. 안부에서 조릿대 숲길을 100여 미터 가니 공터가 있고 오른쪽으로 거대한 절벽 아래 급경사 산길이 나타났다.

 

검은 색 절벽 아래로 물이 떨어지고 있고 오른쪽 계곡으로 그 물이 얼어있는 곳이 있다. 작은 약수터가 있어 한 숨 돌리며 물을 한 잔씩 마셨다. 너무 시원하다. 협곡에는 끝나는 부분까지 밧줄이 매어져 있어 올라가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협곡을 올라서니 하늘이 뚫리며 전망이 좋은 공터가 나타났다. 전망대다. 


▲ 잡목 사이로 보이는 8봉의 모습


▲ 정상 밑 약수터에서


▲ 정상을 향해 오르는 회원들


12:37  정상 밑 전망대에 도착. 용담호가 한 눈에 들어오고 천황암 밑 저수지와 윗양명 마을도 보인다. 정상은? 아직 멀다. 왼쪽 사면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올랐는데 정상은 거기서 다시 50여 미터를 올라가야 했다. 유재철 회장님과 김석언 회원은 힘도 안 드는지 사뿐사뿐 잘도 오른다. 체력이 부럽다. 

 

13:05  정상에 도착. 화강암으로 된 정상표지석이 사람들 등살에 못견뎌서 그런지 손으로 만지니 흔들거린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야만 했다. 정상에서의 주변 전망은 좋아서 용담호가 더욱 분명히 보이고 멀리 마이산 두 봉우리가 능선 가운데에 솟아 있는 것도 보인다.


▲ 구봉산 정상인 천황봉에서


13:15  정상 밑 한쪽에서 햇빛을 받으며 점심을 먹었다. 김밥과 소주 한 잔. 늘 소박한 점심 메뉴다. 정상을 뒤로 하고 천황암을 감싸안고 있는 남동릉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걷기에 좋은 능선길이었다. 또 이 능선에서는 구봉산의 웅장한 산세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 구봉산 바위 능선


정상에서 600여 미터 하산한 곳에서 왼쪽으로 급경사 하산로가 나 있다. 밧줄이 매어져 있는 것을 보니 경사가 꽤 급한 것 같다. 이 길을 따라 내려서면 저수지를 거쳐 윗양명 마을에 닿는다.

 

14:20  무덤 삼거리에 도착.  비석하나 없는 무덤이 있는데 주변 정리는 잘 되어 있었다. 곧장 가면 천황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윗양명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하산 시작. 급경사 길이 계속 이어졌다. 작은 돌과 마사, 낙엽 등이 산길을 덮고 있어 매우 미끄럽다.

 

14:37  무덤이 2개 있는 넓은 공터에 도착. 앞에 있는 무덤에는 비석과 상석이 있었으나 뒤에 있는 무덤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죽어서도 차별을 받는 걸까? 여기서 왼쪽으로 하산길이 나 있었다. 경사가 많이 완만해졌으며 조릿대 숲과 낙엽송 숲이 연이어 나타났다. 산길은 곧 끝나고 왼쪽으로 별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곧이어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도로 옆으로 아름다운 교회가 있고 그 옆에 대형 교회가 신축중이었다. 교회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내려가니 윗양명 마을과 연결이 되었다.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잠깐의 거리였다.


▲ 산죽 사이로 난 하산로

 

▲ 주변 경관이 좋은 곳에 자리잡은 작은 교회


15:00  주차장에 도착. 지학근 회원이 조금 뒤쳐졌다. 유재철 회장님이 주차장 한쪽에 생긴 번개 시장에서 홍시를 사주셨다. 감, 들기름, 더덕, 은행, 냉이 등이 판매 품목이었다. 15시 30분에 출발, 그리 복잡하지 않던 고속도로가 신탄진에서 정체가 되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안내판에 죽암까지 정체라는 안내가 있어 신탄진 IC로 나왔는데 오판이었다. 고속도로는 곧 뚫리고 신탄진 IC가 정체 현상을 빚은 것이다.

 

17:45  청주에 도착. 오면서 참석을 잘 하지 못하는 이남일, 신현대, 신영식 회원에게 안부 전화를 하면서 저녁 회식 참여 여부를 물었더니 신영식 회원만 가능하다고 한다. 율량동 덕성초등학교 후문 옆에 있는 '동해바다횟집'에서 도미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4병 마셨다. 오늘 다녀온 구봉산이 좋아서 그런지 모두 흐뭇한 표정이다. 정말 오랜만에 산행 다운 산행을 한 것 같다. 구봉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