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산행기
◈ 일시: 2005년 3월 26일 토요일 맑음
◈ 장소: 도봉산(서울 도봉 경기 양주 739.5m)
◈ 회원: 아내와 함께
토요휴무일. 올해부터 모든 학교에서 한 달에 한 번 토요휴무제가 실시된다. 오늘은 3월 토요휴무일. 벼르고 벼르던 서울 근교 산행에 나섰다. 늘 가보고 싶던 북한산 국립공원에 있는 도봉산이 목적지였다. 마침 아들이 의정부에서 근무하고 있고, 휴가차 집에 내려와 있었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 아내, 아들과 함께 차로 의정부를 향해 중부고속도로를 달렸다. 11시 쯤 의정부에 도착하여 아들 집에서 차 한 잔 마신 후 아내와 회룡 전철역에서 전철을 타고 두 정거장 떨어진 도봉산역에 갔다. 전철 안에는 우리 말고도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맨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도봉산역에서 전철을 내렸다. 도봉산은 처음이지만 어디로 가야하는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산에 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그냥 따라만 가면 되었다. 도로를 건너서부터 도봉산 입구 까지는 등산용품점과 음식점이 양쪽으로 도열해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음식점 메뉴에 거의 빠짐없이 홍어무침이 있다는 것이었다. 내려올 때 시식을 하기로 하고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다. 국립공원이라 한 사람 당 1,600원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매표소를 지나 도봉서원에서 오른쪽 오름길을 선택했다. 도봉산장을 거쳐 천축사를 지나 자운봉(740m)에 올랐다. 오르는 길은 화북쪽에서 문장대에 오르는 길과 비슷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산에 왔다. 오늘은 전국적으로 거의 모든 회사와 공무원이 휴무일이고 날씨가 너무나 화창했기 때문에 더욱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자운봉 옆 만장봉 선인봉, 주봉 등이 늘어서 있어 도봉산이 범상치 않은 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운봉에는 암벽 등반을 하는 팀들도 눈의 띄었다.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포대능선 쪽으로 길을 잡았다.
아, 그러나 이 포대능선이 장난이 아니었다. 좁은 바윗길을 바위에 박아 놓은 철장으로 연결된 쇠줄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것은 산에 많이 다닌 나로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인이나 어린이, 여자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코스였다. 그것도 교차가 되지 않아 한쪽에서 오는 사람이 끊어져야 통과를 할 수 있었다. 도봉산이 서울 뒷동산 쯤으로 생각했던 나로서는 정말로 의외의 코스였다.
하산코스로는 만월암을 거쳐 도봉산장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포대능선을 계속 따라가면 사패능선이 나오고 사패산까지 갈 수 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사패산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음식점 골목을 지나면서 한 곳을 정해 홍어무침을 먹으로 들어갔다. 막걸리를 시켜놓고 홍어무침을 안주로 삼았다. 바닷가에서나 먹을 수 있는 홍어무침을 산 아래에서 먹다니... 누가 뭐래도 북한산의 한 자락인 도봉산은 서울 뒷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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