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산 산행기
◈ 일시: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 맑음
◈ 장소: 오정산 810.5m / 경북 문경
◈ 코스: 문경대학교 → 황티기굴 → 오얏고개 → 오정골 → 오정산 → 상무봉 → 문경대학교
◈ 거리: 10.55km
◈ 시간: 4시간 49분





09:00 원래 오늘은 평산회 4월 정기산행을 떠나는 날인데 참가한다는 회원이 한 명도 없어 혼자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불참 회원 중에서 2명은 감기에 걸린 관계로 참석이 어렵다고 한다. 희한한 것은 요즘 감기의 증상, 다 나은 것 같았다 다시 증세가 심해지고 그러다가 또 호전되고 영 종을 잡을 수가 없다네. 시절이 하 수상하니 감기 바이러스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여기서 상식 하나, 수상(殊常)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수상은 '수상하다'의 어근으로 보통과는 달리 행동이 이상하고 의심스러움을 의미한다. 경계근무경계근무 시 출현하는 '거수자'는 '거동이 수상한 자'의 줄임말이다. 행동뿐 아니라 '상황이 평상시와 달리 혼란하고 어지러움'을 뜻하기도 하는데, 흔히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시절이 하 수상하다'라는 표현을 쓴다. 조선시대 이조판서를 지낸 청음 김상헌이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갈 때 남긴 시조에 이 표현이 등장한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오늘 찾아가는 산은 문경에 있는 오정산이다. 문경시 마성면과 호계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810.5m. '한국지명총람'에 의하면 오정산의 다른 이름은 선암산이다. '오정'이란 지명은 조선 전기 선암산에 있었던 오정사(烏井寺)라는 사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오정산은 2005년 10월 2일과 2020년 9월 10일에 각각 진남휴게소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다녀온 적이 있다. 오늘은 코스를 달리 해서 문경대학교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코스를 걸어볼 계획이다.
청주 아파트 출발, 괴산과 연풍을 지나 이화령터널 통과, 삼태극 지형으로 잘 알려진 진남교반을 거쳐 문경대학교 입구에 차를 세웠다. 이곳까지 오는 데에 걸린 시간은 1시간 28분. 문경대학교 교문 오른쪽으로 나 있는 오정산 별암 전원마을 가는 길에 들어서서 잠깐 올라가자 이정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어 들어섰다. 1차 목적지인 황티기굴까지 거리는 750m,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이 오얏고개까지 이어진다.

▲ 청주 아파트 출발 [09:08]

▲ 문경대학교 정문 앞 도로변에 주차 [10:36]

▲ 문경대학교 교문 [10:36]

▲ 오정산 별암 전원마을 안내판 [10:37]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0:43]

▲ 마을길 오른쪽으로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 [10:45]

▲ 산길 시작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 황티기굴 쪽으로 진행 [10:45]

▲ 만세지 갈림길 지점: 황티기굴 쪽으로 진행 [10:48]

▲ 임도 따라 진행 [10:53]

▲ 오얏고개에 서 있는 이정표 [10:56]
10:56 오얏고개에서 왼쪽으로 나 있는 데크 계단이 황티기굴로 가는 길이다. 데크 계단에 이어서 나타난 나무계단을 걸어 잠깐 올라가자 이정표가 나타나고, 여기서 50m를 더 진행하자 황티기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직벽 수준의 철사다리를 밟고 굴 안으로 내려가는 길, 침입자를 만난 박쥐가 놀랐는지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굴의 길이가 600m나 된다고 하는데 어두워서 진행은 불가, 그냥 내려와 본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올라간다.
황티기굴에서 유턴, 오얏고개로 돌아오다 보면 만나는 이정표에 오정산 가는 길이 나와 있지만 절대 가서는 안 된다고 선답자가 신신당부를 해놓은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오얏고개로 내려가서 기존 등산로를 따라 진행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기존 등산로로 진행을 해보고 하는 이야기이지만, 기존 등산로도 얼마 후에는 길이 사라져 결국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주능선까지 올라가야 했다. 내가 보기에는 두 길이 서로 도긴개긴이라는 생각이 든다.

▲ 오얏고개 왼쪽 황티기굴로 가는 데크 계단 [10:56]

▲ 오르막 나무계단길 [11:00]

▲ 황티기굴 50m 전 이정표 [11:03]

▲ 데크길을 따라 진행 [1103]

▲ 황티기굴 입구에 도착 [11:04]

▲ 황티기굴로 내려가는 철사다리 [11:04]

▲ 황티기굴 내부 모습 [11:08]

▲ 굴 안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11:09]

▲ 오정산 갈림길 이정표: 길이 없어 가면 안 됨 [11:13]
11:16 황티기굴 탐방을 마치고 오얏고개로 돌아와 이번에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정산 쪽으로 걸어간다. 길은 거의 임도 수준으로 널찍하고 이정표도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 길 주변에 심심찮게 보이는 취나물, 그냥 둘 수 없잖아. 당연히 뜯어야지. 새로 돋아난 잎이라 연하기가 그지없다. 그렇게 임도 수준의 길을 40분 정도 잘 걸어갔는데, 갑자기 길이 사라졌다. 원래 있던 길이 사람이 다니지 않아 없어진 모양이다.

▲ 오얏고개에 서 있는 이정표: 오정산 쪽으로 진행 [11:16]

▲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 [11:18]

▲ 오정산 등산로 표지판: 오른쪽으로 진행 [11:22]

▲ 농장 옆으로 나 있는 길 [11:25]

▲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 [11:27]

▲ 오정산 등산로 표지판: 오른쪽으로 진행 [11:33]

▲ 취나물을 뜯으며 진행 [11:41]

▲ 오정산 2.4km 전 이정표 [11:42]

▲ 병꽃나무꽃이 피었습니다 [11:46]

▲ 잘 나가던 길이 사라졌다 [11:56]
12:03 길이 사라졌으니 방법은 하나, 이제부터는 계곡을 따라 길을 만들어가며 올라가야 한다. 까짓 거 신경 쓸 것 없다. 없는 길 찾아 올라가는 거 내 전공이잖아. 계곡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개척을 하면서 진행하는데 오르막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암벽이 없는 것만 해도 어디야. 그러다가 희미한 길이 나타났다. 그래? 그거 괜찮네. 그렇게 1시간 넘게 걸어 도착한 660봉, 이제야 길이 제법 뚜렷하다.

▲ 계곡 왼쪽을 따라 올라간다 [12:03]

▲ 길은 없지만 진행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다 [12:11]

▲ 각시붓꽃이 피었습니다 [12:18]

▲ 흐릿하게 나 있는 길 [12:31]

▲ 경사가 조금 가파른 길 [12:39]

▲ 길은 그런대로 나 있는 편 [12:53]

▲ 660봉으로 올라가는 길 [12:57]

▲ 660봉 조망: 대원농장 방면 [13:05]

▲ 660봉에 피어 있는 하얀 철쭉꽃 [13:06]

▲ 660봉 조망: 문경시 신기동 방면 [13:06]
13:07 그렇게 찾던 오정산 정상이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굿.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길을 10분 정도 걸어 주능선에 올라섰다. 여기서 왼쪽은 오정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부운령을 거쳐 단산으로 가는 길이다. 일단 잠깐 내려갔다 다시 데크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데, 어?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네. 가보자. 뭐가 보이는가? 배나무산에서 단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마성농공단지도 내려다보인다. 전망대에서 오정산 정상까지는 10분 거리였다.

▲ 맨 왼쪽 봉우리가 오정산 정상 [13:07]

▲ 인공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는 길 [13:13]

▲ 주능선에 올라서면 만나는 이정표: 오정산 쪽으로 진행 [13:17]

▲ 내리막 나무계단길 [13:19]

▲ 오르막 데크 계단길 [13:22]

▲ 길 오른쪽에 있는 데크 전망대 [13:27]

▲ 전망대 조망: 배나무산에서 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13:28]

▲ 전망대 조망: 문경시 마성면 마성농공단지 방면 [13:28]

▲ 길 옆에 피어 있는 매화말발도리꽃 [13:31]

▲ 길 옆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 [13:34]
13:39 해발 810.5m의 오정산 정상에 도착했다. 힘들게 올라왔네.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고도를 730m 넘게 올렸으니 힘들 만도 하지. 정상부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정상 표지석과 정상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물론 이정표도 서 있고. 오정산 정상에서 문경대학교로 내려가려면 일단 상무봉까지 가야 한다. 대부분이 데크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봉우리를 하나 넘어 해발 800m의 상무봉 정상에 도착했다. 상무봉은 지도에 나와 있지 않다. 추측컨대, 봉우리 아래에 국군체육부대가 있어 지어낸 이름인 것 같다. 상무봉 정상에서는 토끼비리를 거쳐 진남휴게소로 가는 길과 문경대학교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 해발 810.5m 오정산 정상 표지석 [13:39]

▲ 오정산 정상 표지판 [13:39]

▲ 오정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3:39]

▲ 오정산 정상부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 [13:40]

▲ 오정상 정상부에 서 있는 이정표: 문경대학 쪽으로 진행 [13:40]

▲ 첫 번째 봉우리까지 데크 길이 이어진다 [13:43]

▲ 첫 번째 봉우리 정상부: 성돌이 흩어져 있는 듯 [13:48]

▲ 상무봉 정상으로 가는 길 [13:51]

▲ 해발 800m 오정산 상무봉 정상 표지판 [13:57]

▲ 상무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문경대학 쪽으로 진행 [13:57]
13:59 상무봉 정상부에 점심상을 차렸다. 삶은 달걀, 찰떡, 빵, 방울토마토, 금귤. 푸짐하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잠깐 내려가자 국군체육부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상무봉 정상에서 문경대학교로 내려가는 길은 아주 뚜렷하게 잘 나 있고 경사도 전혀 가파르지 않다. 오정산으로 올라오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오정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룰루랄라 길이었다.

▲ 상무봉 정상부에서 점심 식사 [13:59]

▲ 점심 먹고 출발 [14:08]

▲ 진남교반 갈림길 지점: 문경대학교 쪽으로 진행 [14:10]

▲ 조망처에서 내려다본 국군체육부대 [14:12]

▲ 걷기 좋은 능선길 [14:19]

▲ 걷기 좋은 내리막길 [14:36]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4:44]

▲ 걷기 좋은 능선길 [14:53]

▲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14:59]

▲ 작은 돌이 널려 있는 구간 [15:01]
15:05 상무봉 정상에서 1시간 가까이 걸어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에 내려서서 10분 가까이 걸어 오정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는 문경대학교 교내에 진입했다. 그런데 이상하네, 교내를 통과하는 동안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휴일이라도 그렇지 방학도 아닌데 대학교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이해 불가. 10분 남짓 교내 도로를 걸어 차를 세워둔 정문 앞에 도착, 3시 28분에 차에 올라 잠깐 볼 일을 보고 청주 아파트로 돌아오니 시계가 5시 3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임도에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 [15:05]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5:07]

▲ 걷기에 아주 좋은 길 [15:08]

▲ 오정산 등산 안내도 [15:14]

▲ 문경대학교 건물 [15:19]

▲ 오정산 등산 이정표 [15:26]

▲ 문경대학교 정문에 도착 [15:26]

▲ 문경대학교 표지석 [15:27]

▲ 문경대학교 교문 앞에 서 있는 내 차 [15:27]

▲ 오정산 산행을 모두 마치고 청주 아파트에 귀환 [17:38]

▲ 오늘 채취한 고사리와 취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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