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 일시: 2025년 3월 29일 토요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오늘은 사순 제4주이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용서하시는 아버지이시다. 하느님께서는 뉘우치며 아버지께 돌아오는 자녀들을 모두 사랑의 품으로 받아 주시고 빛나는 구원의 옷을 입혀 주신다. 어린양의 파스카 잔치에서 천상의 기쁨을 맛보게 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자.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 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는군요.’ 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루카 15,1-3.11ㄴ-32]
지금까지 3주 동안의 사순 시기를 보내고 오늘 사순 제4주째를 맞았다. 천주교의 사순 시기는 파스카 축제를 준비하도록 마련된 기간으로,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 직전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 동안 신자들은 이미 받은 세례를 기억하고 참회를 한다. 그동안의 복음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
사순 제1주 광야의 유혹
사순 제2주 그리스도의 변모
사순 제3주 진정한 회개
사순 제1주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받고 이를 물리치시는 내용이다. 우리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주 많은 유혹을 받게 된다. 유혹은 달콤한 것이라 실제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런 유혹은 나쁜 것이며, 헛된 것이며, 부질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려는 악마의 유혹을 예수님처럼 현명하게 물리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사순 제2주는 수난 후에 받을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내용이다. 예수님은 당신이 아무런 죄도 없이 모욕을 당하고 십자가형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을 알고 계셨다. 그리고 그 후에 천상의 나라로 올라가실 것도 알고 있었다. 즉, 수난과 죽음 뒤에 올 영광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죽음을 맞아들이셨다. 우리는 어떤가? 힘들고 괴롭고 외로울 때, 부당한 핍박을 받고 고난에 처했을 때, 과연 나중에 받게 될 하늘의 상급을 기대하며 기꺼이 인내하고 감내할 수 있을까. 하늘나라에 가려면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올라가야 한다.
사순 제3주는 진정한 회개를 바라는 예수님의 외침이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은 잘 알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은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끄집어낸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이 전혀 잘못이 없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잘못이나 죄가 전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회개하자. 진정한 회개는 자신을 죄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하느님에게로 다가가는 것이다.
우리 모두 나쁜 유혹을 물리치고 죄와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하자. 아울러 현재의 고통과 고난을 참고 이겨내면서 영광스러운 하늘나라로 들어갈 준비를 하자.

▲ 둘째 아들의 방탕한 생활

▲ 돼지를 돌보는 둘째 아들

▲ 아들아, 네가 돌아왔구나

▲ 되찾은 아들, 렘브란트 / 에르미타주 박물관
오늘 복음 말씀은 너무나 유명한 '되찾은 아들의 비유'이다. '돌아온 탕아', '돌아온 탕자' 등으로도 불리는 이 복음 내용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는 예수님을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비난하자 예수님이 비유를 들어 설명하신 말씀이다. 나누어 준 가산을 몽땅 탕진하고 빈털터리로 돌아온 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자 진심으로 회개한 아들을 말을 듣고 아버지는 화를 내기는커녕 기꺼이 아들을 용서한다.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둘째 아들과 같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한 또 그보다 덜한 잘못도 저지를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둘째 아들처럼 하느님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자. 진심으로 회개하면 하느님께서는 잘못을 묻지 않으시고 둘째 아들처럼 우리를 받아들여 주실 것이다. 파스카의 신비를 위해서 유혹을 물리치고 고난을 이겨내며 진심으로 회개하는 시기, 사순 시기는 바로 그런 기간이다.

▲ 청주 서운동성당 [19:16]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9:16]

▲ 서운동성당 제대 [19:22]

▲ 미사가 끝났어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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