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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09.01. [국내行事 120] 사람의 전통, 하느님의 계명

by 사천거사 2024. 9. 1.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 일시: 2024년 9월 1일 일요일 / 맑음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09:50  오늘 9월 1일은 연중 제22주일이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5년에 반포하신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이다. 이날 교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의미를 묵상하고,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며, 생태계를 보호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늘도 주일을 맞아 변함없이 성당으로 간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에 들어섰건만 날은 여전히 덥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사람의 전통과 하느님의 계명이다. 복음 내용을 보자

 

그때에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본디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유대인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은데,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들이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을 두고 옳게 예언하였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다시 군중을 가까이 불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위의 복음 내용을 보면, 바리사이와 율법학자가 율법을 사이에 두고 예수님과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정결례는 유대인들의 율법이자 전통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었으니 전통을 무시하고 율법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그러면 여기서 율법과 바리사이, 율법학자는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가 알아보자.

 

율법은 보통 십계명을 중심으로 한 모세 5경을 가리키나 때로는 구약성서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모두 613개 조로 이루어져 있는 율법의 중심은 하느님인데, 여기에는 율법을 지키고 선을 행하는 자에게는 생명이 주어지고 율법을 지키지 않고 악을 행하는 자는 멸망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율법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하느님의 계명이다.

 

바리사이는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 사이 극도로 엄격한 율법 해석과 실천을 내세우던 학파에 속한 사람들을 말하며 이들은 대다수인 유대인들과 소수인 자신들을 구별해, 율법을 엄수하지 못하는 자들을 멸시하고 적대시했다. 율법학자는 구약 성경 시대 문맹률이 높았던 시절에 글을 기록하고 해독할 수 있는 이들로 왕국의 각종 문서와 조약뿐 아니라 율법을 기록하고 해독하는 일들을 했다. 예수님 시대에는 율법학자 대부분이 바리사이였고 제사장들은 사두가이에 속했다. 이 두 파가 이스라엘의 귀족계급을 형성했으며 이들은 가나안에 살던 유대인들의 10%도 되지 않았다. 즉 대다수의 사람들은 귀족과 구분되는 평민들이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항의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율법이 하느님의 계명이기는 하지만 그 율법을 제정하신 하느님의 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는 말씀이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귀족계급이라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평민계급인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루 종일 노동에 시달린 탓이라 손을 씻을 만한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예수님은 손을 씻어야 한다는 정결례 율법을 부정하신 게 아니라 그와 같은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하신 것이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율법학자들의 학식을 인정하시고 그들과 논쟁을 하셨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이 하느님의 참된 부르심에 따르지 않고 부질없이 전통에 집착해 율법의 지엽적인 문제들에만 매달리고 그 본래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난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고 선언하셨다. 

 

대사제들을 비롯한 율법학자들은 하느님이 주신 십계명을 비롯한 모든 율법과 규례를 지킴으로써 하느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구원에 이르고자 했다. 그래서 계명, 안식일을 비롯한 절기, 성전 제사, 정결례 등을 철두철미하게 지켜나갔다. 그런데 예수님은 대사제들을 비롯한 율법학자들이 겉으로 볼 때는 의로운 것 같지만 속으로는 더러운 회칠을 한 무덤과 같다고 하셨다. 대사제들을 비롯한 율법학자들은 하느님 약속대로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들의 공로를 인정해 주지 않고 비난을 했기 때문에 도리어 대적자가 된 것이다. 신약성서에는 바리사이라는 말이 90여 회 나오는데, 이들 대부분은 예수님과 격렬히 대적하는 집단으로 등장한다. 마르코와 마태오, 루카 등 복음서 저자들은 율법학자를 예수님께 반대하는 집단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들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을 받게 된 원인이 율법학자들이 예루살렘 대사제들과 합세하여 예수님을 반대했기 때문임을 밝히고 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계명인 율법을 하느님이 의도하신 대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셨지만, 그러한 주장은 오로지 율법의 내용에만 집착하는 대사제와 율법학자들의 저항을 불러일으켜 결국 십자가에 못 박히는 죽음을 맞이하셨다. 십자가 위에 매달린 명패에는 INRI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유대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뜻이다. 유대인들의 임금, 예수님은 이 죄명으로 돌아가셨다.


 

▲ 청주 서운동성당 [10:00]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0:00]

 

▲ 서운동성당 제대 [10:02]

 

▲ 미사 마치고 얼음과자 파티 [11:43]

 

▲ 자, 맛있게 먹읍시다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