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주년 결혼기념일
◈ 일시: 2023년 10월 23일 월요일 / 맑음
◈ 장소: 스시 김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18:00 1978년 10월 23일, 지금부터 딱 45년 전인 그날은 나와 아내가 백년가약을 맺은 날이다. 신접살림을 차린 곳은 근무지가 있던 괴산 칠성면 소재지, 그곳에 살고 있는 직원이 소개해 준 부엌이 딸린 단칸방. 아내가 해온 자개농을 집어넣으니 두 사람이 발 뻗으면 그만일 정도의 공간만 남는 방. 네루식 연탄아궁이에 방문을 열면 바로 바깥이라 비가 들이치면 방문이 젖어 꺼치를 매달았던 그 방에서 2년 5개월을 살았다. 돌이켜보면, 주거 환경은 참 열악했지만 그 작은 방안에서는 늘 행복이 넘쳐났었다.
오늘은 원래 오후에 함께 속리산 세조길을 걷고 저녁을 먹을 계획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세조길은 4일 후인 금요일에 걷기로 하고 오늘은 저녁만 먹게 되었다. 장소는? 아내가 좋아하는 생선초밥을 메뉴로 정해 놓고 검색을 했더니 집에서 10분 거리에 스시 김이라는 생선초밥 전문점이 레이더에 잡혔다. 이전에 성안길에 있다가 작년에 효성병원 옆으로 이전을 했단다. 그래? 그렇다면 가야지? 가자, 스시 김으로!
▲ 아파트 출발 [18:06]
▲ 골목길 통과 [18:12]
▲ 길 건너로 효성병원이 보인다 [18:16]
▲ 초밥전문점 스시 김 도착: 청주시 영운동 효성병원 옆 [18:17]
▲ 스시 김 영업시간 [18:17]
▲ 스시 김 메뉴: 스시 김 정식 주문 [18:19]
▲ 오랜만에 사진 한 장 찍었네 [18:19]
▲ 기다리는 순간도 [18:20]
▲ 행복합니다 [18:20]
▲ 창문에 비친 우리 모습 [18:22]
18:23 스시 김 정식 2인분 주문. 곧바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샐러드, 꼬마김밥, 장아찌, 염교, 연두부튀김이 가장 먼저 나오고 이어서 밥, 회, 튀김식빵, 새우튀김, 생선구이, 해물볶음이 나왔다. 음식이 한결같이 깔끔하고 맛이 좋다. 축하 파티에 술이 빠질 수가 없지. 소주와 맥주를 시켰다. 메인 음식인 생선초밥 10피스가 나왔다. 희고 붉은 살 생선, 연어, 문어, 청어, 새우, 가리비. 지금까지 먹어 본 초밥 중에서 최고의 맛이었다. 그렇게 아내와 둘만의 결혼 기념 파티는 서서히 무르익어 갔다.
▲ 샐러드, 꼬마김밥, 장아찌, 염교, 연두부튀김 [18:23]
▲ 밥, 회, 튀김식빵, 새우튀김, 생선구이, 해물볶 [18:28]
▲ 첫 번째 나온 초밥: 희고 붉은 살 생선 [18:28]
▲ 하늘 보고 [18:30]
▲ 초밥 하나 먹고 [18:30]
▲ 두 번째 나온 초밥: 연어, 문어, 청어, 새우, 가리비 [18:47]
▲ 맛있게 먹고 [18:47]
▲ 맥주로 입가심 [18:58]
19:29 아파트 후문 앞에 도착했다.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은 불빛이 비치고 있는 게이트를 지나자 연못으로 떨어지는 폭포 물소리가 들려온다. 잔디밭 사이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 드문드문 불이 켜진 아파트 건물 아래에서 가로등이 밝게 빛나고 있다. 거의 모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아파트의 현관문에 들어서는 순간, 불현듯 45년 전 월세 4,500원에 살았던 단칸방에서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지난 45년 동안의 삶의 모습들이 순식간에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래,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아내와 함께 해야 할 시간도 그 어려웠던 시절에 누렸던 아름다운 단칸방의 행복으로 가득 채워보자.
▲ 우리 아파트 후문 [19:29]
▲ 폭포가 흘러내리고 있는 연못 [19:30]
▲ 깨끗한 아파트 함께 만들어가요 [19:31]
▲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19:33]
▲ 우리집이 보인다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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