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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영국 길

2019.06.07.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길 9] 마드리드→청주

by 사천거사 2024. 3. 22.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길 9

 일시: 2019년 6월 7일 금요일~8일 토요일 /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길 / 스페인-대한민국
 코스: 마드리드 → 모스크바 → 인천공항 → 청주


 

 


2019년 6월 7일 금요일
 
06:00  지난밤은 잠을 아주 잘 잔 편이었다. 우선 호스텔이 가격에 비해 깨끗하고 구조도 잘 되어 있었다. 한 도미토리에 침대 8개가 이층 구조로 배치되어 있었지만 개인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쪽으로 꾸며져 있었다. 게다가 출입을 하는 방법도 생전 처음 경험하는 지문인식 시스템이었다.

12시 비행기라 10시 전까지만 가면 되지만 하는 일 없이 호스텔에 있는 것도 뭐 해 7시 조금 넘어 호스텔을 나왔다. 솔광장 도착, 어제바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렇게 난리 부르스를 추던 광장에는, 그 많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고 이른 출근을 하는 사람들만 바쁜 발걸음을 놀리고 있었다. 밤의 모습과 아침의 모습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단 말인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시벨레스 광장에 도착했다. 회전교차로 중앙에 있는 시벨레스 분수는 아직 물을 뿜어 올리지는 않고 있었다. 먼저 공항버스 승강장을 찾아야지. 어제 내린 곳 반대편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보았더니 예상은 적중했다.


▲ 지난밤을 묵은 TOC 호스텔 도미토리 510호 [07:12]

 

▲ 어제 오후와는 딴판인 솔 광장 [07:18]

 

▲ 솔 광장에 있는 카를로스 3세 기마상 [07:20]

 

▲ 솔 광장에 있는 조형물 [07:22]

 

▲ 아침이라 한산한 솔 광장 [07:22]

 

시벨레스 광장에 도착 [07:36]

 

▲ 재활용품 수집통 [07:38]

 

▲ 시벨레스 분수 [07:43]

 

▲ 마드리드 공항행 버스 정류장 [07:46]

 

▲ 개선문Puerta de Alcalá [07:56]


07:57  비행기 타기 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네. 검색을 해보니 근처에 꽤 넓은 레티로 공원이 있다. 도로를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는 나무가 우거진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아 공원 탐방에 나섰다. 공원은 산책하기에 아주 좋았다. 아침부터 스프링클러가 잔디밭에 물을 뿌리고 있고 청소차가 왔다 갔다 하고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달리고 있었다.

 

레티로라는 이름을 가진 인공호수도 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물고기가 아침 햇살이 비치는 고요한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참 평화로운 풍경이다. 공원 밖에서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경쟁을 하듯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공원 안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사람이 만든 공간이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는 현장이었다.


▲레티로 공원Parque de El Retiro 안내도 [07:57]

 

▲ 공원 입구 [07:57]

 

▲ 스프링클러가 작동 중인 공원 [08:00]

 

▲ 갈라파고스 분수Fuente de los Galápagos [08:01]

 

▲ 레티로 호수 [08:05]

 

▲ 알카초파 분수Fuente de la Alcachofa [08:08]

 

▲ 호수 건너로 알폰소 12세 동상이 보인다 [08:11]

 

▲ 공원 내의 넓은 잔디밭 [08:17]

 

▲ 나무를 잘 다듬었네 [08:19]

 

▲ 무슨 나무인가? [08:19]


08:34  공항버스 승강장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에 버스 도착. 탑승, 5유로. 마드리드 공항 제1터미널 도착,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아에로프로트 체크인 데스크에 갔는데 9시가 한참을 지나서야 체크인을 시작한다. 이곳 사람들은 급한 게 별로 없다. 손님이 급하지 직원이 급한 게 아니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게이트 대합실에서 시간을 죽이는데 배가 고프다. 공항은 물가가 비싸다. 햄버거와 커피 한 잔, 오렌지 주스가 14,000원 정도다. 마침 자판기에 3.2유로짜리 샌드위치가 있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보니 딱 3.2유로가 남아 있었다. 하나 뽑아서 먹었더니 그런대로 요기가 된다.

 

탑승이 시작되었다. 사람 많다. 만석이다. 창옆 좌석, 정시에 비행기 이륙, 한참을 졸다 깼는데 창밖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는 게 보였다. 알프스였다. 만년설에 덮인 봉우리와 능선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알프스도 대단하구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알프스는 파란 풀밭에 온갖 색깔의 들꽃이 피어 있는 그런 알프스가 아니었다. 하얀 눈 사이로 검은 계곡이 자리하고 있는 흑백의 세계였다. 물론 저 아래 계곡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푸른 초원에 이름 모를 들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을 것이다.


▲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08:34]

 

▲ 마드리드 공항행 버스 정류장 [08:35]

 

▲ 마드리드 공항 도착 [09:11]

 

▲ 마드리드 공항 여객 청사 [10:39]

 

▲ 3.2유로짜리 샌드위치 [10:51]

 

▲ 모스크바행 아에로프로트 탑승 게이트 [11:03]

 

모스크바행 아에로프로트 여객시 [11:46]

 

▲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경 [12:36]

 

▲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 풍경 [13:40]


14:03  점심을 줄 모양이다. 음료수로 레드 와인 한 잔 하고 본식으로 치킨, 샐러드, 빵, 케이크, 커피 등을 먹었다. 하나도 안 남기고 싹 긁어먹었다. 까미노를 걸으면서 몸에 밴 습관이다. 마드리드와 모스크바는 시차가 한 시간이다. 카메라 시계를 한 시간 앞으로 돌렸다. 모스크바와 인천은 6시간의 시차가 난다. 정시에 비행기가 모스크바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4시간 50분 정도가 걸렸는데 시차 적용을 받아 현지시간은 5시 50분이다.

 

환승절차를 받은 후 게이트를 확인했다. 보딩 시간이 8시 5분이니 두 시간은 어디서 버텨야 하는데... 이제 유심은 쓸모가 없고 와이파이가 되는가 한번 시도해 볼까? 그때 한국에서 올 때는 아무리 해도 안되던데... 와이파이를 켜고 지시대로 했더니 두어 번 오류가 난 후에 연결이 되었다. 빙고! 시간 죽일 방법이 생겼네. 스마트폰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벨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국내소식, 스포츠, 카페,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을 훑어나가다 보니 시간 금방 간다.

보딩 시간이 되어 게이트로 갔다.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라 대부분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국적기만 이용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항공료가 저렴한 항공편을 귀신같이 찾아내어 이용한다. 탑승 완료, 이번에도 창가좌석이다. 8시 47분 비행기가 서서히 활주로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8시간 30분 정도 꼼짝없이 좌석에 앉아 있어야 한다. 영화 몇 편 보고 글 좀 쓰다 보면 시간이 지나가겠지. 비몽사몽 중에 기내식이 나왔다. 치킨, 샐러드, 빵, 과자, 포도주, 커피 등 아까 먹었던 것과 대동소이했다. 


▲ 점심으로 나온 기내식 [14:03]

 

▲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모스크바 [17:37]

 

▲ 여객기 모스크바 공항 도착 [17:44]

 

▲ 모스크바 공항 여객 청사 [18:11]

 

모스크바 공항 여객 청사 [18:22]

 

▲ 인천공항행 보딩 게이트 [18:24]

 

▲ 인천공항행 아에로프로트 여객기 [20:14]

 

▲ 여객기에 탑승 중 [20:14]

 

▲ 시간을 죽이러 영화 감상 [22:17]

 

▲ 기내식이 나왔다 [22:34]

 


2019년 6월 8일 토요일
 
다시 영화 한 편 보고 글도 쓰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기내식이 또 나왔다. 아침이란다. 팬케익, 샐러드, 빵, 과자 등. 어쨌든 주는 거니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인천공항까지 두 시간 남았다. 조금 지루하다. 정시에 인천공항 도착, 청주로 가는 리무진 공항버스에 몸을 실으니 온몸으로 피로가 밀려온다. 47일 동안 1,000km가 넘는 거리를 걸었으니 나로서는 참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다시 내년을 걸을 또 다른 까미노를 그려보며 청주를 향해 달려간다.


▲ [07:00]

 

▲ 아침식사로 나온 기내식 [08:34]

 

▲ [09:19]

 

▲ 인천공항 도착 [11:06]

 

▲ 청주행 리무진 버스 타는 곳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