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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남山行記

2022.04.30. [충남山行記 183] 충남 공주 중매산/도담봉/갈미봉/동막봉/화장산/광덕산/옥녀봉

by 사천거사 2022. 5. 13.

중매산-도담봉-갈미봉-동막봉-화장산-광덕산-옥녀봉 산행기

◈ 일시: 2022년 4월 30일 토요일 / 흐림

◈ 장소: 중매산 125m / 도담봉 157.3m / 갈미봉 290.8m / 동막봉 163.3m /

           화장산 256m / 광덕산 317.7m / 옥녀봉 362.3m / 충남 공주

◈ 코스: 마새 버스정류장 → 중매산 → 도담봉  갈미봉 → 동막봉 → 화장산 광덕산

           옥녀봉 유구버스터미널

◈ 거리: 16.1km

◈ 시간: 5시간 25분 


 



08:50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자신의 시 황무지에서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한 4월의 마지막 날, 오늘은 공주에 있는 야트막한 산줄기를 걸어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공주시 신풍면에서 유구읍에 걸쳐 있는 이 산줄기에는 해발 100~300m급의 봉우리들이 여러 개 솟아 있어 그런대로 괜찮은 산행 코스로 생각되는데, 문제는 봉우리를 서로 연결시켜 주는 산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다는 것. 길을 몇 번 정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청주 율량동 출발,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대로 일반도로를 달려 공주시 유구읍 소재지에 있는 유구터미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여기서부터 산행 들머리가 있는 신풍면 영정리 마새마을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10시 20분에 출발하는 700번 버스에 올라 20분 정도 달린 후 마새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버스가 왔던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다 왼쪽에 있는 산으로 올라붙었다.

 

산길에 들어서서 처음 만난 것은 무덤, 그런데 무덤 주변에 깔려 있는 이게 뭐지? 그것은 바로 취나물이었다. 특유의 향과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취나물은 국내에 60여 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그중 참취, 개미취, 각시취, 미역취, 곰취 등 24종이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 바로 취나물을 채취할 시기, 아무리 바빠도 그냥 두고 갈 수가 없네. 뜯자. 취나물 채취에 잠시 시간을 보낸 후 산길을 따라 중매산으로 올라간다.


▲ 청주 율량동 출발 [08:51]

 

▲ 유구터미널 주차장에 주차 [10:09]

 

▲ 공주시 유구읍 소재지에 있는 유구터미널 [10:09]

 

▲ 산행 들머리가 있는 마새마을행 700번 버스 [10:13]

 

▲ 마새 버스정류장 [10:40]

 

▲ 공주시 신풍면 영정리 마새마을 표지석 [10:40]

 

▲ 버스가 왔던 방향으로 잠시 진행 [10:44]

 

▲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입 [10:47]

 

▲ 무덤 주변에 자라고 있는 취나물 [10:51]

 

▲ 중매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00]


11:05  해발 125m의 중매산 정상에는 표지기 몇 개가 걸려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것은 바로 높이가 125m밖에 안 되는 산 같지도 않은 산꼭대기에도 이렇게 표지기를 매달아 놓았다는 사실이다. 세계의 어떤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현상으로 그만큼 산에 다니는 사람이 많고 또 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중매산에서 도담봉으로 가려면 일단 선학리 마을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10분 남짓 내리막길을 걸어 도착한 곳은 광대거리 기도터, 석장승과 목장승이 서 있는 이곳은 정월 대보름날에 장승제를 지내는 곳이다. 수령이 240년이 더 된 느티나무 오른쪽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다 왼쪽으로 갈라지는 임도에 들어서자 꽃을 활짝 피운 왕벚나무 한 그루가 반겨준다.


▲ 해발 125m의 중매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05]

 

▲ 중매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1:10]


광대거리 기도터

 

매년 음력 정월 14일에는 산신제(산제)를, 정월 보름에는 노신제(장승제)를 지내왔다. 산제당은 팔봉산 중턱에 있는데, 옛날에 팔봉산은 호랑이가 있는 산이었으므로 호랑이를 위한 제사를 올렸다. 산제를 치른 다음날인 정월 보름 낮에는 마을 어귀의 ‘광대거리’라 불리는 곳에서 매년 장승제를 지낸다. 산신제와 장승제는 보통 정월 초가 되면 마을 회의를 열어 유사와 제관 등을 뽑고 행사를 결정한다. 뽑힌 유사(1명)와 제관(각 반에서 1명씩, 총 5명)은 제일(祭日)까지 몸과 맘을 정숙히 하고 부정을 방지하였다. 산신제는 남자만 참여할 수 있으며, 장승제는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한다.

산신제를 지내는 산제당은 팔봉산 중턱에 있는데, 예전의 산제당은 초가집이었는데 최근에 당집을 기와집으로 새로 지었다. 당집 옆에는 향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제기는 당집 내부에 보관한다. 장승제를 지내는 장승은 옛날에는 매년 나무를 베다가 썼는데, 이 나무 장승에는 ‘서방축귀백제장군(西方逐鬼白帝將軍)’과 ‘동방축귀청제장군(東方逐鬼靑帝將軍)’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한다. 1972년에는 마을 사람이 희사한 돈으로 임종수라는 사람이 조각한 돌장승을 세웠다. 2000년에는 이 돌장승을 뽑아내고 마을에서 400만 원을 들여 새로 조성한 장승이 세워졌다. 새로 세운 석장승에는 ‘서방백제대장군(西方白帝大將軍)’이라고 적혀 있다.


▲ 광대거리에 있는 동방청제대장군 [11:16]

 

▲ 새천년 희망탑 [11:16]

 

▲ 나무 장승들 [11:17]

 

▲ 수령이 240년이 넘은 느티나무 [11:18]

 

▲ 서방백제대장군 [11:18]

 

▲ 마을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다 왼쪽 임도에 진입 [11:26]

 

▲ 왕벚꽃이 활짝 피었네 [11:28]


11:33  임도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산길에 올라서자 취나물 군락지가 또 나타났다. 잠시 시간을 들여 채취. 해발 157.3m의 도담봉 정상 도착, 여기서 갈미봉으로 가는 길을 놓쳐 왼쪽 선학리 마을 쪽으로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선답자의 기록을 많이 참고했지만 희미한 산길을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 임도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산길에 진입 [11:33]

 

▲ 왼쪽 사면 둥굴레 군락지 [11:38]

 

▲ 지금은 각시붓꽃이 피는 철 [11:45]

 

▲ 해발 157.3m 도담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46]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선학면 신풍리 마을 [11:50]

 

▲ 무덤 앞에서 바라본 갈미봉 [11:53]

 

▲ 잠시 임도 따라 진행 [11:56]

 

▲ 덤불 사이로 나 있는 길 [12:00]

 

▲ 길이 제법 뚜렷하다 [12:16]

 

▲ 갈미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25]


12:31  해발 290.8m의 갈미봉 정상에 도착한 후 조금 걸어가자 이정표가 하나 보인다. 구절산 갈림길 지점인데 구절산은 2017년 12월에 팔봉산, 묵방산, 들메산과 연계해서 다녀온 적이 있다. 백용리 쪽으로 8분 정도 걸어가자 커다란 바위가 있는 쉼터가 나타났다. 바위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고 나무에 매어놓은 그네가 있고 통나무로 만든 긴 의자와 탁자도 있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의자에 앉아 쑥인절미를 점심으로 먹고 출발, 능선을 따라 잘 걸어가다 그만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들어서고 말았다. 지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진행을 했지만 능력 부족. 그 바람에 들러야 할 봉우리 두 개를 놓치고 말았는데 뭐 신경 쓸 필요 없다. 반드시 들러야 할 봉우리도 아니니까.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의 끝이 보인다. 마을길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 해발 290.8m의 갈미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31]

 

▲ 구절산 갈림길 이정표 [12:34]

 

▲ 커다란 바위가 있는 쉼터에 도착 [12:42]

 

▲ 사다리도 있고 그네도 있고 [12:42]

 

▲ 통나무로 만든 의자와 탁자 [12:43]

 

▲ 의자에 앉아 쑥인절미로 점심을 먹고 [12:45]

 

▲ 걷기 좋은 능선길 [13:02]

 

▲ 걷기 좋은 능선길 [13:08]

 

▲ 마을이 가까워졌나 보다 [13:18]

 

▲ 밤나무 과수원 사이로 나 있는 길 [13:20]


13:23  산길에서 벗어나 마을길에 내려섰다. 여기서 동막봉으로 가려면 잠시 마을길을 걸어야 한다. 32번 국도 아래를 지나가는 지하도를 통과하고 유구천 위에 놓인 화장교를 건넌 후 왼쪽 산으로 올라붙었다. 벌목 후 심어놓은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지나고 능선을 따라 한동안 걸어가자 삼각점이 박혀 있는 해발 163.3m의 동막봉 정상이다. 


▲ 산길에서 벗어나 마을길에 내려섰다 [13:23]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3:25]

 

▲ 32번 국도 지하통로 통과 [13:30]

 

▲ 유구천 위에 놓인 화장교를 건너간다 [13:35]

 

▲ 마을길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13:37]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39]

 

▲ 동막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3:43]

 

▲ 해발 163.3m 동막봉 정상 표지판 [13:51]

 

▲ 동막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3:51]

 

▲ 동막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3:51]


13:54  밤나무 과수원 오른쪽을 지난 후 벌목지대 가장자리를 따라 가는 길, 아무래도 또 길을 잘못 든 모양이다. 일단 마을길에 내려서서 마을길을 잠깐 걸은 후 다시 산으로 올라붙었다. 방향을 잡고 대충 진행을 했는데 제법 뚜렷한 길이 이어진다. 철쭉과 땅비싸리가 꽃을 피워 반겨주는 산길을 걸어 화장산 정상에 도착하는 데에는 25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 밤나무 과수원 오른쪽 길을 따라 진행 [13:54]

 

▲ 벌목지대 왼쪽을 따라 진행 [14:02]

 

▲ 산길이 끝나면서 마을길에 도착 [14:07]

 

▲ 마을길을 따라 잠시 진행 [14:09]

 

▲ 길 왼쪽으로 나 있는 산길에 진입 [14:11]

 

▲ 제법 뚜렷하게 나 있는 길 [14:13]

 

▲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린 곳 [14:23]

 

▲ 철쭉이 피어 있고 [14:29]

 

▲ 땅비싸리도 피었다 [14:30]


14:36  해발 256m의 화장산 정상에 도착했다. 입산통제 경고판을 지나 고만고만한 산길을 16번 정도 걸어가자 왼쪽으로 옥녀봉 정상에 서 있는 통신탑이 보인다. 에고, 아직도 한참을 가야겠네. 화장산과 광덕산의 고도 차이가 채 60m가 안 되기 때문에 길의 경사는 그리 가파르지 않다. 길 옆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각시붓꽃을 발견했다. 키가 작아 애기붓꽃으로도 불리며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 해발 256m 화장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4:36]

 

▲ 화장산 정상 표지판 [14:36]

 

▲ 입산통제 경고판 [14:36]

 

▲ 걷기 좋은 능선길 [14:41]

 

▲ 오늘 보기 힘든 바위를 만났다 [14:4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4:53]

 

▲ 멀리 옥녀봉 정상에 서 있는 통신탑이 보인다 [15:00]

 

▲ 벌목지대 오른쪽을 따라 진행 [15:01]

 

▲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각시붓꽃 [15:03]


15:08  해발 314.5m 광덕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발걸음을 약간 옮기자 벌목지대 뒤로 옥녀봉 정상에 서 있는 통신탑이 보인다. 얼마나 걸리려나? 오늘 저녁 7시에 딸네 가족과 저녁 회식 약속이 있는데 시간에 대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 발걸음을 조금 빨리 했다. 22분 후, 삼각점이 박혀 있는 통신탑이 서 있는 해발 362.3m의 옥녀봉 정상에 올랐다. 옥녀봉은 오늘 걸은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 해발 414.5m 광덕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5:08]

 

▲ 광덕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옥녀봉 통신탑 [15:08]

 

▲ 길은 뚜렷하게 잘 나 있는 편 [15:13]

 

▲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5:18]

 

▲ 걷기 좋은 능선길 [15:24]

 

▲ 옥녀봉 정상이 가까워졌다 [15:26]

 

▲ 해발 362.3m 옥녀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5:30]

 

▲ 옥녀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5:30]

 

▲ 옥녀봉 정상에 서 있는 통신탑 [15:30]


15:32  옥녀봉 정상에서 유구읍 유구리로 내려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로 경사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길은 아주 잘 나 있었다. 정상을 떠난 지 18분 후, 마을길에 내려서는 것으로 산길을 마감하고 다시 마을도로를 20분 남짓 걸어 차를 세워둔 유구터미널에 도착했다.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오는 길, 길을 몇 번 잃기는 했지만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었던 산행이라 정말 좋았다는 것과 아 또 한 가지, 향긋한 취나물을 저녁 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옅은 미소가 저절로 피어오른다.


▲ 옥녀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5:32]

 

▲ 뚜렷하게 나 있는 길 [15:38]

 

▲ 걷기에 좋은 길 [15:44]

 

▲ 산길을 마감하고 마을길에 내려섰다 [15:49]

 

▲ 도로변에 피어 있는 붓꽃 [15:56]

 

▲ 유구천 오른쪽을 따라 진행 [15:58]

 

▲ 유구천 위에 놓인 유마교를 건너간다 [16:04]

 

▲ 차를 세워둔 유구터미널에 도착 [16:10]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율량동에 귀환 [17:39]

 

▲ 오늘 산행 중에 채취한 취나물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