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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21.09.02. [강원山行記 125] 강원 평창 수리봉→땀봉

by 사천거사 2021. 9. 8.

수리봉-마두봉-고마루봉-형봉-제봉-땀봉 산행기

◈ 일시: 2021년 9월 2일 목요일 / 맑음, 구름 많음

◈ 장소: 수리봉 398m / 마두봉 475m / 고마루봉 678m / 형봉 511m / 제봉 489m / 455m /

           강원 평창

◈ 코스: 어름치마을 캠핑장 → 수리봉 마두봉 → 고마루봉  형봉 → 제봉 삼각점봉 땀봉 → 

           어름치마을 캠핑장

◈ 거리: 7.4km

◈ 시간: 3시간 59분

◈ 회원: 청주 천봉산악회 안내 산행 


 



07:00   강원도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릴 정도로 산이 많은 지역이다. 대충 살펴보면, 국립공원인 오대산을 비롯해서 두타산, 계방산, 청옥산, 발왕산, 태기산, 능경봉, 가리왕산과 같은 굵직굵직한 산들이 모두 평창 소속이다. 오늘 찾아가는 곳은 평창에서 그렇게 잘 알려진 산은 아니고 영월군과 접경 지역에 있는 산줄기에 솟아 있는 해발 300~600m급의 봉우리들이다.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북동쪽을 향해 달려가다 천등산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고개를 들고 위를 보니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고 파란 가을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아니, 예전에 그 난리를 치던 미세먼지는 다 어디로 간 거야? 요즘 통 볼 수가 없네. 남제천나들목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이번에는 38번, 31번, 42번 국도를 따라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에 있는 어름치마을을 향해 달려간다.


▲ 청주체육관 앞에 서 있는 한길우등관광 버스 [07:19]

 

▲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 [09:01]


10:22  어름치마을 캠핑장 주차장에 버스가 섰다. 어름치가 뭐지? 우리나라 고유 어종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단다. 여름철도 지나고 평일이라 그런지 캠핑장은 적막강산이었다. 간단히 산행 준비를 한 후 민물고기 생태관 쪽으로 걸어간다. 평창동강 민물고기 생태관은 미탄면 마하리 일대 1만 350㎡의 부지에 90억 5,000만 원을 들여 건립, 2009년 7월 개장했으나 관광객 감소와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2019년 초에 폐관했다고 한다. 저 큰 건물을 어디에 써야 하나? 

 

생태관을 앞을 지나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웃자란 풀에 묻혀 있는 이정표 하나가 마두봉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낡은 이정표를 지나면서 본격적이 산행에 들어갔는데, 풀이 잔뜩 자라 산행로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원래 산에는 길이 없었다. 사람이 다니면서 길이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산길은 당연히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게 바로 자연의 법칙이다.


어름치

 

몸의 측면에는 동공 크기보다 약간 작은 흑색점으로 이어지는 7∼8 줄이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밝은 색이지만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그리고 뒷지느러미에는 3 줄 이상의 흑색 줄무늬가 있다. 큰 하천의 중상류의 물이 맑고 자갈이 깔려 있는 깊은 곳에서 산다. 수서곤충을 주로 섭식하지만 그밖에 갑각류나 소형 동물도 먹는다. 산란기는 4∼5 월로 유속이 완만한 맑은 물속 자갈이 깔려 있는 바닥에 잔 자갈을 쌓은 후 그곳에 알을 낳는다.

우리나라의 한강과 임진강, 금강 상류에만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한강 상류에서는 본 종의 집단이 서식하고 있으나 금강에서는 남획과 서식지 교란 등으로 인하여 생존한 개체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본 종은 천연기념물 제259호 및 천연기념물 238호(충북 옥천군 금강 상류)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되고 있다.


▲ 어름치마을 캠핑장 주차장에 버스 도착 [10:22]

 

▲ 마두미 등산로 안내도: 마두미는 뭐지? [10:23]

 

▲ 어름치 조형물 [10:25]

 

▲ 마하리 어름치마을 주민활력센터 [10:26]

 

▲ 2019년 초에 문을 닫은 평창동강 민물고기 생태관 [10:26]

 

평창동강 민물고기 생태관 입구 모습 [10:27]

 

▲ 마두미 등산로 출발지에 서 있는 이정표: 마두봉 쪽으로 진행 [10:29]

 

▲ 아직까지는 길의 경사가 별로 없다 [10:31]


10:33  마두봉 1.37km 전 이정표를 지나면서 길이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수리봉이 있는 능선까지는 계속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인데, 좁은 능선길이 아니라 널찍한 사면길이라 능선 쪽으로 방향을 잡고 아무 데로나 올라가도 상관이 없을 정도였다. 소나무가 많이 서 있는 능선에 올라서자 길의 경사가 많이 완만해졌다. 산행을 시작한 지 40분 만에 해발 475m의 마두봉 정상에 도착했다. 이정표가 서 있는 정상에는 표지기 두 개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 마두봉 1.37km 전 이정표 [10:33]

 

▲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 [10:35]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0:41]


노랑망태버섯

 

노랑망태버섯은 장마철에 주로 나오는 버섯이다. 땅속에 있던 버섯 알이 땅을 뚫고 쑥 솟아 나와 버섯 자루가 된다. 자루가 나오고 종 모양 갓이 생기면 갓 안쪽과 버섯 자루 위쪽 사이에서 망태가 둥글게 퍼지면서 땅까지 내려온다. 잡목 숲에서는 노란색으로, 대나무 숲에서는 흰색으로 버섯 중 최고라 하는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여름부터 가을에 혼합림 내의 땅 위에 단독 또는 무리 지어 발생한다.

 

버섯의 여왕이라고도 하는 화려한 버섯으로 서양에서는 신부의 드레스 같다 하여 드레스버섯이라고도 한다. 망태처럼 얽혀 있고 옛날의 대학생들이 입던 망토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노랑망태버섯과 같은 말뚝버섯 종류는 악취가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머리 부분의 점액질 물질에는 다량의 포자가 섞여 있기 때문에 냄새로 유인된 파리들이 포자를 주변에 퍼트려준다. 흰망태버섯은 식용버섯이며, 중국에서는 말린 것을 죽손(竹蓀)이라 부르며 귀한 식품으로 대접하고 있다.


▲ 노랑망태버섯 [10:44]

 

▲ 능선에 올라서서 소나무 사이로 진행 [10:47]

 

▲ 마두삼거리 500m 전 이정표: 수리봉 쪽 거리는 표기 오류 [10:54]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0:58]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마두봉 정상 오르막길 [11:07]

 

▲ 해발 475m 마두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뒷골재삼거리 쪽으로 진행 [11:09]

 

▲ 마두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09]


11:17  마두봉 정상에서 뒷골재삼거리로 내려가다 소나무에 달려 있는 버섯 하나를 발견했다. 채취. 나중에 알아보니 소나무잔나비버섯이란다. 뒷골재 삼거리를 지나 마두미 전망대에 올라섰다. 전망대 아래쪽으로 작은 마을이 하나 보이는데 어딘지 모르겠네. 전망대에서 고마루봉 삼거리로 올라가는 길은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 심심찮게 바위 구간이 나오는가 하면 밧줄이 설치된 구간도 제법 길게 이어졌다.


▲ 마두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1:17]

 

▲ 소나무잔나비버섯 [11:21]

 

▲ 오소리굴 앞에 서 있는 이정표: 마두미 전망대 쪽으로 진행 [11:26]

 

▲ 뒷골재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고마루봉 쪽으로 진행 [11:27]

 

▲ 마두미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11:31]

 

▲ 마두미 전망대에 서 있는 이정표: 고마루봉 쪽으로 진행 [11:35]

 

▲ 마두미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11:35]

 

▲ 오르막 바위 구간 [11:38]

 

▲ 길이 무척 가파르다 [11:46]

 

▲ 고마루봉 삼거리로 올라가는 길 [11:53]


12:00  회원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고마루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실제 고마루봉 정상을 다녀와야 한다. 해발 678m의 고마루봉 정상에는 낡은 표지판과 표지기 두어 개가 매달려 있었다. 다시 삼거리로 귀환, 고마루봉 정상을 다녀오는 데에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삼거리 지점에서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은 후 고마루 사거리를 거쳐 형봉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고마루봉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접근금지 방향이 실제 고마루봉으로 가는 길 [12:00]

 

▲ 고마루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03]

 

▲ 해발 678m 고마루봉 정상 표지판 [12:04]

 

▲ 고마루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2:05]

 

▲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점심상을 차렸다 [12:09]

 

▲ 점심 먹고 형봉 쪽으로 진행 [12:27]

 

▲ 고마루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 [12:32]

 

▲ 고마루 사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형봉 쪽으로 진행 [12:35]

 

▲ 형봉 정상으로 가는 길 [12:40]


12:46  해발 511m의 형봉 정상을 지나 불과 3분 거리에 있는 제봉으로 간다. 제봉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이라 어름치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어? 우리가 타고 온 버스도 보이네. 제봉 정상에서 달운재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은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 구간이지만 크게 위험하지는 않아 진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달운재 사거리를 지나자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 해발 511m 형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46]

 

▲ 해발 489m 제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49]

 

▲ 제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어름치마을 [12:49]

 

▲ 바위 구간을 왼쪽으로 우회 [12:51]

 

▲ 오늘 걷는 구간에서는 회양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12:56]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 구간 [13:07]

 

▲ 땀봉에서 삼각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13:08]

 

▲ 달운재 사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땀봉 쪽으로 진행 [13:1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3:21]


13:25  삼각점봉 삼거리에 도착, 여기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삼각점봉을 다녀와야 한다. 해발 446.5m의 삼각점봉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표지기 한 개가 달랑 매달려 있었다. 25분 정도 걸려 삼각점봉을 다녀온 후 불과 2분 거리에 있는 땀봉 정상에 오른 후 하산길에 들어섰다. 길이 살짝 애매한 구간이 있었지만 선두 팀이 종이 화살표를 깔아놓아 길을 찾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 삼거리 지점에 도착: 여기서 오른쪽에 있는 삼각점봉을 다녀와야 한다 [13:25]

 

▲ 삼각점봉으로 가는 길 [13:29]

 

▲ 해발 446.5m 삼각점봉 정상에 도착 [13:33]

 

▲ 삼각점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3:34]

 

▲ 삼각점봉 삼거리에 귀환 [13:50]

 

▲ 길 왼쪽으로 바라본 재치산과 고마루봉 [13:52]

 

▲ 해발 455m 땀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3:52]

 

▲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3:57]

 

▲ 하산길에 만난 소나무 군락지 [14:00]


14:00  옆굴운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가 마두미 등산로를 안내하고 있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왜 이정표에 안 나와 있을까? 경사가 별로 없는 산길을 10분 남짓 걸어 마하리 마을에 내려선 후 마을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니 캠핑장 주차장에 서 있는 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버스 옆에서 뒤풀이까지 모두 마쳤는데 어허? 회원 한 명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단다. 누구? 평소에 산행을 하지 않고 둘레길만 걷던 분인데 오늘 따라 산행에 나선 모양이다. 통화를 해보니 길을 잃었고 부상을 입었단다. 일단 기다려보자. 그러다 회원 몇 명이 찾아보겠다고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 옆굴운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14:00]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4:06]

 

▲ 산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14:11]

 

▲ 마을에 내려서면서 만난 견공 [14:13]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4:14]

 

▲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어름치마을 캠핑장 주차장에 귀환 [14:18]

 

▲ 주차장 옆 공터에서 뒤풀이 [14:18]

 

▲ 기화천 위에 놓인 출렁다리 [14:55]

 

▲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기화천: 동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15:51]

 

▲ 주차장 바닥에 생겨난 무늬 [16:18]


16:21  회원들 몇 명이 수색대를 꾸려 실종 회원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하고 결국 119에 구조 요청을 하게 되었다. 119에서 보내온 정보에 의하면 그 회원이 고마루봉을 지나 삿갓봉 능선 어디쯤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7시가 넘어서도 구조 소식이 없어 버스를 기화교 앞 도로변으로 이동시켰다. 구조가 되면 이쪽으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구조 소식은 감감하다. 8시 가까이 되어 구조대원과 실종 회원이 만났다는 연락이 왔다. 아이고, 다행이네. 문제는 구조된 지점에서 도로까지 내려오는 일이었다. 회원이 다리에 부상을 입어 걸을 수 없을 정도라서 캄캄한 밤에 길도 없는 급경사 지역을 내려온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게다가 지금 올라가 있는 구조대원들은 의용소방대원들이라 산악구조에 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구조 장비를 갖춘 전문 산악구조대원들이 출동해 정말 힘들게 도로까지 내려왔는데 그 시간이 밤 11시 53분이었다. 구조된 회원은 평창의료원으로 가고 남은 회원들은 청주로 간다. 라면에 밥 한 덩이씩으로 저녁을 때운 채 12시 넘어 집으로 돌아가는 회원들은 오늘 오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생각이 어땠을까. 괜히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는 고생을 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조난당한 사람을 걱정하며 무사히 구조된 것에 대해 안도했을까. 거의 대부분의 회원들은 두 가지 생각이 서로 교차했을 것이다. 졸며 깨며 청주에 도착해 보니 시계가 2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다. 아, 오늘 참 힘든 하루였다.

 

후기: 구조된 회원은 다리에 복합골절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으며 회원들에게 염려를 끼쳐 들여 미안하고 구조될 때까지 기다려준 데 대해서 고맙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부상을 입은 회원이 빠른 시간 내에 쾌차하기를 기원하며 아울러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나선 119 대원 여러분께 멀리서나마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한다.


▲ 실종 회원 소식을 기다리며 대기 중인 회원들 [16:21]

 

▲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두봉 [19:08]

 

▲ 기화교 앞 도로변에서 버스 대기 [19:31]

 

▲ 속절없이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20:32]

 

▲ 라면과 밥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 [21:29]

 

▲ 구조가 되었다는데 언제 내려오나 [22:00]

 

▲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버스 출발 준비 [23:54]

 

▲ 어둠에 묻혀 있는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 [01:52]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체육관 앞에 도착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