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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21.02.13. [충북山行記 280] 충북 영동 월이산

by 사천거사 2021. 2. 18.

월이산 산행기

◈ 일시: 2021년 2월 13일 토요일 / 맑음  

◈ 장소: 월이산 551.4m / 충북 영동           

◈ 코스: 고당사 주차장  갈림길 → 월이산 → 갈림길 → 서재 마을 천화원 옥계폭포 주차장

◈ 거리: 11.2km(휴대전화 찾으러 다녀온 거리 포함

◈ 시간: 5시간 13분(휴대전화 찾으러 다녀온 시간 55분 포함

◈ 회원: 아내, 외손자들과 함께 


 

 



09:20  어제가 설날, 외손자들이 세배를 하러 들렀다. 작년 3월과 4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나가지 못했던 시기라 아이들을 학교 대신 산으로 스물 한 번이나 데리고 다녔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고 방송수업을 받느라고 산행이 중단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산에 가고 싶지 않니?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답한다. 할아버지, 가고 싶어요.

 

외손자들과 스물 두 번째로 찾은 산은 영동에 있는 월이산이다. 사실 월이산은 산 자체보다 산행 들머리에 있는 옥계폭포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청주 사천동 출발, 딸네 아파트 앞에서 아이들을 픽업한 후 고속도로와 4번 국도를 달려 고당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예전에는 절 이름이 천국사였는데 고당사로 바뀌었네. 이곳 지명이 고당리라 고당사로 바꾼 건가?

 

고당사 주차장이 한산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옥계폭포 주차장에 차를 세우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걷는 사람이 없어 길은 한적하다. 13분 후에 도착한 옥계폭포 주차장,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악성으로 불리는 난계 박연 선생이 높이 앉아 피리를 불면서 우리를 반겨준다.


▲ 청주 사천동 출발 [09:21]

 

고당사 주차장에 주차 [10:36]

 

▲ 대한불교 고당사재단 소속 고당사 안내문 [10:39]

 

▲ 길 오른쪽 차량통행금지 안내문 [10:41]

 

▲ 옥계폭포로 가는 길 [10:49]


옥계폭포

 

박연폭포라고도 불리는 옥계폭포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무려 20여 m에 이르며 수려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이룬다. 예부터 난계 박연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시인들이 모여 옥계폭포의 아름다움을 찬탄하는 글을 많이 남긴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악의 거성 난계가 즐겨 찾았고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옥계폭포는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로 진입하여 천모산 골짜기로 들어서서 산길을 따라 약 1km 전방에 위치한다.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옥계폭포 약150m 전방 매표소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옥계폭포만 볼 것이 아니라 매표소부터 옥계폭포까지 가는 길의 풍치도 감상하면서 오솔길도 걷는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길이 아닐까 한다. 폭포에서 떨어진 옥수가 천모산 계곡을 따라 흐르다 잠시 머무는 산중(山中) 저수지의 풍경과 뒤이어 나타나는 오솔길의 상큼함은 걷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함이다.


▲ 옥계폭포 표지석 [10:54]

 

▲ 옥계폭포 조형물 앞에서 [10:54]

 

▲ 월이산 산행 안내도 [10:56]

 

▲ 옥계폭포 안내문 [10:57]


10:58  길이가 20m에 달하는 옥계폭포는 여자폭포인 음폭이다. 모양으로 보면 주흘산의 여궁폭포나 설악산 흘림골의 여심폭포 못지 않다. 겨울이라 그런지 옥계폭포에는 가는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옥계폭포를 떠나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갔다. 폭포 왼쪽에 있는 언덕을 하나 넘은 후 일지명상센터 표지판을 따라가면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일지명상센터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월이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 길이가 20m인 옥계폭포 [10:58]

 

박연폭포로도 불리는 옥계폭포 앞에서 [10:59]

 

▲ 옥계폭포 앞에서 [11:00]

 

▲ 옥계폭포 앞에서 [11:00]

 

▲ 본격적인 월이산 산행에 들어갔다 [11:04]

 

▲ 일지명상센터 쪽으로 진행 [11:06]

 

▲ 작은 언덕을 하나 넘어간다 [11:08]

 

▲ 시멘트 다리를 건너고 [11:11]

 

▲ 일지명상센터 갈림길 지점: 등산로 쪽으로 진행 [11:16]

 

▲ 처음부터 오르막길 시작 [11:19]

 

▲ 오르막 경사가 꽤 심하다 [11:24]


11:29  꽤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잠시 후 조금 평평한 곳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배낭을 내렸는데... 배낭 오른쪽 포켓에 넣어둔 아내의 휴대전화가 사라졌다. 어라? 어디서 빠진 건가? 전화를 걸어보니 신호는 가는데 받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하나? 뭘 어떻게 해, 찾으러 가야지.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계속 가라고 하고 배낭을 내려놓은 후 눈을 부릅뜨고 산길을 내려간다. 옥계폭포에 들러보고 고당사 화장실까지 살펴보았지만, 없다. 전화는 계속 받지 않고 심지어 전원이 꺼져 있다는 멘트까지 나온다. 대략난감하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했더니 일단 분실신고를 하고 수신만 가능하게 처리했단다. 그러면서 요즘은 분실폰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운 사람이 있으면 돌려줄 확률이 높다고 하면서 기다려보라고 한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고당사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옥계폭포 주차장으로 이동시킨 후 다시 월이산 산행에 들어갔다. 아내와 아이들은 어디까지 갔나?

 

발걸음을 빨리 해서 아까 배낭을 내려놓았던 곳에 도착해 보니 사람도 없고 배낭도 없다. 아내가 배낭을 메고 갔나 보다. 잠시 후 돌탑과 육각정자가 보이고 정자에서 쉬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도 보인다. 아내에게 휴대전화에 관한 상황을 대충 설명하고 정자를 떠나 다시 산행에 나섰다.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해발 449m 지점을 지나자 길의 경사가 거의 없어졌다.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1:29]

 

▲ 종현아, 힘 내 [11:35]

 

▲ 배낭을 내려놓고 휴대전화 찾으러 출발 [11:43]

 

▲ 일지명상센터 갈림길 지점에 도착 [12:23]

 

▲ 산행을 중단하고 내려왔던 지점에 귀환 [12:38]

 

▲ 월이정에서 빵을 먹고 있는 아이들 [12:40]

 

▲ 돌탑 뒤에 있는 정자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가다리고 있다 [12:44]

 

▲ 2009년 2월에 왔을 때는 없던 육각정자 [12:44]

 

▲ 해발 449m 표지판 [12:56]

 

▲ 걷기 좋은 능선길 [13:03]

 

▲ 기온이 많이 올라 날이 무척 따뜻하다 [13:08]

 

▲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 [13:16]


13:24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경사가 거의 없거나 완만해서 걷기에 아주 좋다. 잠시 후 월이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막바지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한 번 쉬고 올라선 월이산 정상부에는 헬기장이 있고 예전에 있던 표지석도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월이산 정상은 전망도 좋은 곳이라서 옥천군 동이면 쪽이 잘 보이고 앞으로 월이산에서 내려가다 들를 서재마을도 한눈에 들어온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휴대전화를 주운 사람이 연락을 해왔단다.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젊은 남자 목소리다. 지금 산중에 있어서 그러니 고당사 관리사무실에 맡겨놓으면 찾아가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한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참 고마운 사람이다. 몇 번이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휴대전화를 찾았다는 소식에 아내가 무척 기뻐한다. 전화기야 새로 사면 되지만 저장되어 있는 자료들이 모두 사라지는 게 가장 큰 문제였으니까.


▲ 사면을 왼쪽으로 가로질러 가는 길 [13:24]

 

▲ 걷기 좋은 능선길 [13:27]

 

▲ 여전히 걷기에 좋은 길 [13:34]

 

▲ 하늘을 수놓은 앙상한 나뭇가지들 [13:42]

 

▲ 월이산 정상에 오르기 전에 잠시 휴식 [13:43]

 

▲ 해발 551m 월이산 정상부에 있는 헬기장 [13:51]

 

▲ 월이산 정상에서 [13:53]

 

▲ 월이산 정상에서 [13:53]

 

▲ 월이산 정상에서 [13:53]

 

▲ 월이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3:54]

 

▲ 월이산 정상 조망: 서재마을 방면 [13:56]


13:57  월이산 정상을 떠나 천모봉 쪽으로 가는 길의 시작은 밧줄이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경사가 급한 내리막이지만 일단 급경사 구간만 통과하면 경사가 완만해지고 길도 좋아진다. 삼거리에 도착했다. 계속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천모봉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서재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갈림길 지점에서 서재마을 쪽으로 내려가는 구간도 경사가 심해서 여러 번 밧줄에 의지해야 한다. 


▲ 월이산 정상에 있는 바위 앞에서 [13:57]

 

▲ 월이산 정상 조망: 옥천군 이원면 방면 [13:57]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 구간 [14:02]

 

▲ 길이 많이 좋아졌다 [14:09]

 

▲ 갈림길 지점에서 마을 내려가는 길 쪽으로 진행 [14:18]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4:19]

 

▲ 여기는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 [14:27]

 

▲ 다시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 [14:3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막바지 내리막 구간 [14:44]


14:45  천탑 가는 길 표지판이 있어 올라가 보았다. 탑이 천 개가 있다는 건가? 애개, 사각기둥 하나뿐이네. 일지명상센터에서 세운 이 천탑은 천 개의 탑이 아니라 하늘의 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딘가에 땅의 탑을 의미하는 지탑이 있을 텐데... 있었다. 서재마을을 지나 조금 걸어가자 오른쪽 언덕에 지탑이 자리하고 있었다. 천지인을 맞추려면 어디에 인탑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12년 만에 찾은 일지명상센터 천화원은 외관상으로는 예전보다 더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 일지명상센터에서 세운 천탑 [14:45]

 

▲ 서재마을로 이어지는 길 [14:50]

 

▲ 천모산과 천탑 가는 길 이정표 [14:53]

 

▲ 영동군 심천면 마곡리 서재마을 표지석 [14:59]

 

▲ 일지명상센터에서 세운 지탑 [15:06]

 

▲ 도로반사경에 비친 종인이와 내 모습 [15:08]

 

▲ 일지명상센터 천화원 표지석 [15:18]

 

▲ 천화원에 들어섰다 [15:18]

 

▲ 석탑 뒤로 보이는 환웅상 [15:19]

 

▲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상 [15:19]


15:19   일지명상센터는 1985년 단학선원을 설립한 이승헌 박사가 1989년에 개원한 곳이다. 천화원은 명상과 깨달음, 영적인 건강과 성장을 원하는 모든 현대인들을 위해 볼텍스 기운이 강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과 기를 다스리는 수련법을 전하는 깨달음의 대중화를 위한 연수원이고, 민족과 인류의 평화를 선도할 정신지도자를 배출하는 영적 성지(靈的 聖地)이며,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단학 정신의 근원지이자, 농촌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창조하는 21세기형 농촌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깨달음의 공동체라고 웹 사이트에 적혀 있다.

 

이곳에 천화원을 세운 이유는 기(氣)가 아주 강해서 수련을 하기에 적지라는 것이다. 미국의 애리조나주 세도나의 마고 성지도 기가 강하기로 유명하단다. 2009년 2월에 이곳에 왔을 때는 수련 중인 사람들이 많았고 왼쪽 주차장에는 차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지금은? 사람 한 명 찾아볼 수 없다. 명절 기간이라 그런가? 아니면 코로나19 때문인가? 

 

수련원을 빠져나와 팔각정자를 지나면 옥계폭포로 넘어가는 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낭떠러지 협곡이다. 월이산 산행로 입구를 지나고 언덕을 넘어 옥계폭포 주차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감하고 고당사 관리실에 들러 아내 휴대전화를 찾은 후 아직까지 먹지 못한 점심 겸 조금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출발했다. 얘들아, 배고프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다오.


천궁 안내문 [15:19]

 

단학선원 설립자 이승헌의 글 [15:20]

 

▲ 그네에 앉은 종현이 [15:23]


천부경

 

대종교 경전의 하나. 1916년 묘향산에서 수도하던 계연수가 발견하여 단군교에 전하면서 알려졌다. 1975년 대종교 교무회의 결정 이후에 공식적인 기본 경전으로 채택되었다. 대종교 요감에 따르면 천부경은 우주 창조의 이치를 81자로 풀이한 것으로, 대종교의 기본교리 삼신일체, 삼진귀일의 원리를 상수를 사용하여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대종교 경전인 천부경 [15:24]


삼족오(三足烏)

 

삼족오 또는 세발까마귀는 고대 동아시아 지역에서 태양 속에 산다고 여겨졌던 전설의 새이다. 해를 상징하는 원 안에 그려지며, 종종 달에서 산다고 여겨졌던 원 안의 두꺼비에 대응된다. 삼족오는 신석기시대 중국의 양사오 문화, 한국의 고구려 고분 벽화, 일본의 건국 신화 등 동아시아 고대 문화에서 자주 등장한다. 삼족오의 발은 조류의 발톱이 아니라 낙타나 말 같은 포유류의 발굽 형태를 보이고 있다.

 

삼족오는 3개의 다리가 달려있는 까마귀를 의미한다. 그 이유를 들자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태양이 양(陽)이고, 3이 양수(陽數)이므로 자연스레 태양에 사는 까마귀의 발도 3개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삼신일체사상(三神一體思想), 즉 천(天), 지(地), 인(人)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고조선 시대의 제기로 사용된 삼족정(三足鼎)과 연관시켜 세 발이 천계의 사자(使者), 군주, 천제(天帝)를 상징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 전설의 새인 삼족오 조형물 [15:28]

 

▲ 삼족오 안내문 [15:30]

 

▲ 돌로 만든 삼족오 문양도 [15:31]

 

▲ 월이산 산행로 갈림길 지점 통과 [15:33]

 

▲ 시멘트 다리 통과 [15:38]

 

▲ 산행을 마치고 저녁 먹으러 출발 [15:57]


16:37  저녁을 먹기 위해 생선국수로 잘 알려진 옥천군 청산면소재지에 있는 선광집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영업을 마감했단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이곳에는 생선국수 전문 음식점이 여러 곳 있으니까. 마침 청양 생선국수 식당이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지금이 식사하기에 조금 어중간한 시간인데도 손님이 많다.

 

피라미를 튀긴 도리뱅뱅이 한 판, 생선국수 4그릇을 주문했다. 우리로서는 여러 번 먹어본 음식이지만 아이들은 처음 대하는 음식이다. 음식 맛이 어때? 아주 좋아요. 그래 뭐든지 다 잘 먹는 게 최고야. 그렇게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출발, 돌아오는 길은 19번 국도를 이용했는데 설날 다음날인데도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어 좋았다. 5시 18분 출발, 6시 34분 청주 도착. 오늘 산행 일정 끝.


▲ 옥천군 청산면소재지에 있는 청양 생선국수 식당 [16:37]

 

▲ 청양식당 음식 메뉴판 [16:38]

 

▲ 피라미를 튀겨서 요리한 도리뱅뱅이 [16:45]

 

▲ 얼큰한 생선국수 [16:57]

 

▲ 얘들아, 맛있게 먹어 [16:57]

 

▲ 조금 이른 저녁 먹고 출발 [17:17]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사천동 도착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