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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20.02.18. [강원山行記 112] 강원 횡성 태기산

by 사천거사 2020. 2. 18.

태기산 산행기

◈ 일시: 2020년 2월 18일 화요일 / 맑음

◈ 장소: 태기산 1261m / 강원 횡성

◈ 코스: 양구두미재 → 군사도로 → 삼거리 → 태기산 정상 → 정상 표지석 →

           태기분교터 →  태기왕 전설길 → 신대리 버스 종점

◈ 거리: 11.4km

◈ 시간: 3시간 10분

◈ 회원: 청주 산경산악회 안내 산행


 

 

 

 

 

 


07:30   오늘은 산경산악회에서 안내하는 태기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평창군과 횡성군의 경계 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태기산은 정상부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눈 산행으로 인기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2016년 1월 양구두미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태기산 정상을 들른 후 안흥동으로 내려온 적이 있는데, 오늘은 양구두미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태기산 정상에 오른 후 신대교로 내려오는 코스가 잡혀 있었다.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제는 청주에 하루 종일 눈이 내려 주변이 온통 하얀 거리의 모습을 오늘 아침에도 볼 수 있었다. 오늘 찾아가는 태기산은 어떤 모습일까? 강원도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지나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지도 모르니 일단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 기대를 크게 했다가 겪는 좌절보다는 기대를 작게 했다가 얻게 되는 큰 기쁨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금왕휴게소와 횡성휴게소에 들른 버스가 둔내나들목에서 영동고속도로를 벗어난 후 6번 국도에 들어섰다. 태기산 터널을 통과한 버스가 무이교차로에서 좌회전, 산행 들머리가 있는 양구두미재를 향해 올라가는데... 해발고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의 모습이 점차 하얀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구두미재를 지나면서 나무에 핀 눈꽃과 상고대에 온통 시선을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버스에 타고 있는 회원들의 입에서 연이어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늘 정말 눈이 호강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아침 바깥 온도는 영하 7도 [07:15]

 

▲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08:33]

 

▲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 [09:50]


10:30   산행 들머리가 있는 해발 980m의 양구두미재 도로변에 버스가 섰다. 버스에서 내리니 아! 입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감탄사뿐이었다. 세상에 이런 세상도 있구나. 태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입구부터 눈 세상이 펼쳐지는데 나의 부족한 머리로는 도저히 설명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눈이 만들어낸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면은 난생처음 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였다. 산에 다니면서 자연 풍광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지만 오늘은 예외다. 오늘 나의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냥 아름답다는 말로 끝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 산행 들머리가 있는 양구두미재에 버스 정차 [10:30]

 

▲ 해발 980m 양구두미재에 서 있는 차량들 [10:30]

 

▲ 산행 들머리에서부터 펼쳐진 멋진 풍광 [10:33]

 

▲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이다 [10:34]

 

▲ 마음을 진정시키고 발걸음을 옮긴다 [10:35]

 

▲ 길 옆에 피어 있는 설화 [10:36]

 

▲ 설화와 상고대가 같이 피어 있다 [10:36]

 

▲ 세상에! 이런 세상이 있다니... [10:36]

 

▲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 [10:38]

 

▲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눈 세상 [10:39]


10:40   임도를 따라 풍력발전기가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이 없어 그런지 아니면 눈바람에 얼어붙었는지 풍력발전기들은 꼼짝하지 않고 말없이 우리를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지금 걷는 길에서는 눈꽃과 상고대가 함께 피어 있었다. 눈꽃은 눈이 오면 만들어지지만 상고대는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온도와 습도와 바람의 삼박자가 들어맞아야 상고대가 생겨난다. 오늘 눈꽃과 상고대가 더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파란 하늘 때문이다. 이렇게 맑은 날 이렇게 멋진 눈꽃과 상고대를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태기산 풍력발전단지

 

2008년 준공된 태기산 풍력발전은 포스코 건설과 일본 풍력개발회사인 유러스 에너지 재팬이 자본을 투자하고 포스코 건설이 건설 하였다. 태기산 풍력발전은 태기산의 자연적인 바람의 힘으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만들고 있다. 태기산에 설치된 20기의 풍력발전기는 바람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바람 방향에 자동으로 맞추어지며 365일 풍력 에너지의 약 30% 가량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 바람도 없고 날은 따뜻하다 [10:40]

 

▲ 파란 하늘을 향해 피어 있는 설화 [10:40]

 

▲ 누가 자연은 아름답다고 했나 [10:41]

 

▲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 [10:47]

 

▲ 그림이 좋은 곳에서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 [10:48]

 

▲ 소나무에도 어김없이 눈꽃이 피었다 [10:48]

 

▲ 오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정말 행운아다 [10:50]

 

▲ 길 옆에 피어 있는 눈꽃과 상고대 [10:51]

 

▲ 길 옆에 피어 있는 눈꽃과 상고대 [10:51]

 

▲ 주변 풍경을 즐기며 걷고 있는 회원들 [10:56]


10:56   길 옆 나무에 핀 상고대가 정말 보기에 좋다. 뭐라고 할까. 바닷속에 있는 산호초를 산 위로 옮겨 놓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멋진 작품들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계속 나타났다. 갈림길 지점에 도착했다. 여기서 태기산 정상으로 가려면 왼쪽 임도를 따라가도 되고 오른쪽 산길을 따라가도 된다. 오른쪽 산길에 들어섰다. 경사는 조금 가파르지만 대신 눈꽃과 상고대 터널 길이다. 지금 눈 속도 아닌 눈 속을 걷고 있다. 


상고대

 

추운지방이나 겨울철 산에서 기온이 -2℃~-8℃ 정도일 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잘 나타난다. 얼음입자가 쌓이면서 수많은 작은 공동이 만들어지므로 불투명하고 하얗게 보인다. 물체에 부착되는 과냉각 수적의 크기와 온도에 따라 투명도나 형태가 달라진다. 보통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공기 중의 수증기의 승화 또는 작은 안개입자에 의한 수상(air hoar, 樹霜), 안개입자나 구름입자에 의한 수빙(soft rime, 樹氷), 구름입자에 의한 조빙(hard rime, 粗氷) 등이 있다. 조빙의 경우 반투명 또는 투명한 얼음덩어리에 가깝다.


▲ 자연이 만들어낸 상고대 작품 [10:56]

 

▲ 자연이 만들어낸 상고대 작품 [11:00]

 

▲ 태기산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11:03]

 

▲ 바람개비가 반겨주는 곳 [11:05]

 

▲ 풍력발전기 뒤로 보이는 태기산 정상부 [11:06]

 

▲ 전봇대를 따라 가는 길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11:08]

 

▲ 태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길에 진입 [11:08]

 

▲ 태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눈꽃 터널길 [11:11]

 

▲ 태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눈꽃 터널길 [11:16]

 

▲ 태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눈꽃 터널길 [11:17]


11:18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보니 정상이 가까워졌나 보다. 태기산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 통신소 울타리 앞에 도착한 후 울타리 왼쪽을 따라 걸어갔다. 물론 오른쪽으로 가도 울타리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군부대 출입문 앞 전망대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 2020'에서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라는 영화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에 나오는 열차 밖 풍경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풍경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온통 눈으로만 덮여 있는 그런 세상.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자는 죽음의 세계이지만 후자는 삶의 세계라는 것이다. 태기산 통신소 출입문 앞을 떠나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 계속 이어지는 눈꽃과 상고대 터널 길 [11:18]

 

▲ 하늘이 트인 것을 보니 정상이 가까워졌나 보다 [11:20]

 

▲ 태기산 정상부에 피어 있는 상고대 [11:21]

 

▲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태기산 통신소 울타리 앞에 도착 [11:24]

 

▲ 태기산 정상부에서 내려다본 풍경 [11:27]

 

▲ 통신소 울타리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 [11:28]

 

▲ 풍력발전기를 따라 올라온 길이 보인다 [11:32]

 

▲ 국군지휘통신사령부에서 운영하는 태기산 통신소 [11:33]

 

▲ 태기산 정상부에 피어 있는 상고대 [11:33]

 

▲ 태기산 정상부에 피어 있는 상고대 [11:34]


11:39   8번 풍력발전기 옆에 서 있는 태기산 정상 표지석을 만났다. 2016년 1월에 왔을 때는 표지석이 아주 작았는데 지금은 사람 키만 한 표지석을 새롭게 세워 놓았다. 그런데, 태기산 정상부에 표지석을 세울만한 충분한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발 1100m인 이곳에 표지석을 설치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잠시 후 낙수대 계곡길이 갈라지는 지점을 지났다. 낙수대 계곡길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걷기에 좋은 길이다.

 

태기산풍력발전 사무소를 지나자 삼거리가 나왔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면 아까 산행을 시작했던 양구두미재로 내려가게 된다. 오늘 하산길로 이용할 태기왕 전설길은 태기산 국가생태탐방로 안내판이 서 있는 오른쪽에서 시작된다. 태기왕 전설길에 들어서자 왼쪽 언덕에 있는 태기분교터가 눈길을 끌었다. 해발 1075m에 있었던 하늘 아래 첫 학교 태기분교, 이 학교에는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주인공 채영신에 버금가는 이영순 선생님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 해발 1100m 8번 풍력발전기 옆에 서 있는 태기산 정상 표지석 [11:39]

 

▲ 길 왼쪽 횡성 한우 조형물: 평창에 한국앵무새학교가 있어 앵무새 조형물도 세워 놓았다 [11:52]

 

▲ 낙수대 계곡길이 갈라지는 지점 [11:56]

 

▲ 임도 따라 계속 진행 [11:56]

 

▲ 길 오른쪽 태기산풍력발전 사무소 [12:00]

 

▲ 해발 1075m 태기왕 전설길이 갈라지는 지점 [12:01]

 

▲ 태기왕 전설길 시점에 서 있는 이정표 [12:02]


태기분교

 

오솔길을 비집고 도착한 곳은 하늘 아래 첫 학교로 불렀던 태기분교 앞이다. 횡성군 둔내면 태기리에 자리 잡은 태기분교는 횡성군 갑천면 봉덕초등학교 태기분교로 1968년에 개교하였다가 1976년 둔내면 덕성초등학교 태기분교로 폐교를 맞이했다. 해발 1261m 태기산 꼭대기에 있었던 하늘아래 첫 학교 태기분교는 현대판 상록수 이영순 선생님의 눈물겨운 노력과 아름이 담겨 있다. 1965년 9월 강원도의 화전민 정착사업에 따라 횡성군 내에 흩어져 있던 74가구가 태기산으로 몰려들게 되자 이들을 따라 나선 당시 26살의 갸날픈 처녀 선생님은 나무 밑이나 남의 집 헛간을 빌어 어린이들에게 공부를 시키던 중 고생을 차마 볼 수 없어 도지사를 찾아가 교실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며 1백여 평의 아담한 교실을 마련하게 되었다. 학생 106명에 교사 3명이 2개 학년씩 맡아 복수제 수업을 하였고, 당시 학생들도 도시의 중학교 수준의 나이였다.


▲ 하늘 아래 첫 학교로 불리던 태기분교터 [12:03]

 

▲ 잣나무 사이로 나 있는 임도에 진입 [12:04]

 

▲ 주변이 온통 눈뿐이다 [12:08]


12:13   잣나무가 늘어서 있는 임도가 계속 이어졌다. 바람도 없고, 평탄하고, 주변은 온통 눈뿐이다. 파란 하늘을 향해 피어 있는 눈꽃과 상고대도 여전한 모습이다. 세상에 이런 길을 언제 또 걸어보나. 청정체험길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청정체험길은 임도에서 시작해 이곳까지 이어지는 2.5km 길이의 탐방로를 말한다. 삼거리 지점을 지나면서 태기왕 전설길의 폭이 좁아졌다. 길의 폭은 좁아졌지만 워낙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걷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 경사가 완만한 걷기 좋은 임도 [12:13]

 

▲ 경사가 완만한 걷기 좋은 임도 [12:17]

 

▲ 파란 하늘에 하얀 상고대 [12:19]

 

▲ 눈꽃과 상고대가 함께 피어 있는 길 [12:23]

 

▲ 청정체험길과 만나는 지점 이정표 [12:25]

 

▲ 길의 폭이 좁아졌다 [12:27]

 

▲ 태기왕과 아라왕비 전설 안내판 [12:29]

 

▲ 길 옆에 피어 있는 눈꽃 세상 [12:31]

 

▲ 태기왕이 식수로 사용해따는 태기약수 안내판 [12:33]

 

▲ 물이 흐르고 있는 태기약수 [12:33]


12:34   해발 고도가 낮아지자 상고대는 사라졌지만 눈꽃은 여전하다. 상고대는 조금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가 나지만 눈꽃은 부드럽고 순한 느낌이 든다. 눈에 덮여 있어 잘 분간이 안 되지만 지금 걷는 길은 거의 산길 수준이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을 걸어 물이 흐르고 있는 계곡에 내려섰다. 길은 계곡 오른쪽을 따라 잠깐 동안 이어졌다. 얼마 후 사방댐을 지나고 개울을 건너 포장도로 위에 올라서는 것으로 마침내 산길은 끝이 났다.


▲ 고도가 낮아지면서 눈꽃만 보인다 [12:34]

 

▲ 태기왕 전설길 종점 2km 전 이정표 [12:36]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데크길 [12:43]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2:50]

 

▲ 물이 흐르는 계곡 오른쪽에 내려섰다 [12:52]

 

▲ 계곡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길 [12:56]

 

▲ 사방댐을 지나고 계곡을 건너간다 [12:57]

 

▲ 포장도로에 올라서면 만나는 이정표 [12:59]


13:00   이제 산길은 모두 끝이 났고 지금부터는 포장도로를 따라 산행 날머리인 신대리 버스 종점까지 걸어가야 한다. 일단 아이젠을 벗었다.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10분 후, 약수대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이정표를 보니 신대리 주차장까지는 아직도 2.2km를 더 걸어가야 한다. 28분 후 우리 버스가 서 있는 신대리 버스 종점에 도착, 버스 안에서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후미 회원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산행 마감시각이 4시니 두 시간도 더 남았네. 버스가 서 있는 주차장에서는 2015년 7월 봉복산과 덕고산 연계 산행을 할 때 걸었던 능선과 봉우리가 눈꽃과 상고대로 하얗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 잘 보였다. 


▲ 산길을 마감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3:01]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3:04]

 

▲ 낙수대 계곡길과 만나는 지점 이정표 [13:11]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3:20]

 

▲ 계천 위에 놓인 신대교 [13:34]

 

▲ 산행 날머리에 서 있는 이정표 [13:39]

 

▲ 신대리 버스 종점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3:39]

 

▲ 2015년 7월에 올랐던 덕고산 방면 [14:09]

 

▲ 2015년 7월에 올랐던 봉복산 정상도 보인다 [14:09]

 

▲ 횡성 시내버스가 들어왔다 [14:16]


14:25   산행 마감시각이 4시라 시간적 여유가 많아 근처에 있는 봉복사를 둘러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봉복사는 647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지만 여러 번 발생한 화재로 지금은 대웅전과 산신각, 요사채 등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2015년 7월, 봉복산과 덕고산 연계 산행을 할 때 신대교 아래에 있는 한남교에서 산행을 시작해 이곳 봉복사로 내려온 적이 있다. 봉복사 구경을 마치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금 시각이 3시, 아직도 내려오지 않은 회원들이 많단다.

 

3시 40분, 회원 5명이 길을 잘못 들어 양구두미재로 내려오고 있다는 연락이 왔단다. 아니? 길이 이렇게 잘 나 있는 태기산에서 왜 길을 잃어? 4시 8분, 양구두미재에 버스 도착, 회원들이 없다. 다시 연락, 양구두미재가 아니고 다른 길로 내려가고 있단다. 4시 33분, 6번 국도변에 도착, 회원들이 없다. 다시 연락, 6번 국도가 아니고 양구두미재로 올라가는 도로로 내려가고 있단다. 다시 양구두미재를 거쳐 내려가다 4시 45분에 5명의 회원을 만났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화려한 눈 세상에 홀렸다는 결론밖에 내릴 수가 없었다.

 

오늘 산행 뒤풀이를 할 식당은 횡성군 둔내면소재지에 있는 '태기산 막국수' 식당, 메밀로 만든 막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5시 50분 출발, 둔내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밤이 내려앉은 고속도로를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8시 20분, 이렇게 해서 평생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환상적인 눈꽃과 상고대를 보면서 한없이 눈길을 걸은 태기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봉복사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647년(선덕여왕 16)에 자장(慈藏)이 창건하였으며, 당시의 절터는 삼층석탑이 있는 곳이다. 669년(문무왕 9)에 화재로 소실되자 671년에 원효(元曉)가 중건하기 위해서 재목을 구하여 공사를 시작하려 하였다. 그러나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서인지 어느 날 밤사이에 부처님이 재목 등을 옮겨 현재의 절터를 계시하였다고 한다. 원효는 이듬해에 대웅전, 천왕문(天王門), 요사채, 종각 등을 준공하였다. 절의 전성기에는 승려가 100인이 넘게 머물렀고, 산내 암자도 9개였다고 한다. 1901년에 의병들의 방화로 불탄 뒤 주지 취운(翠雲)이 중건하였고, 6·25 때 다시 불탄 뒤 중건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다. 문화재로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0호로 지정된 횡성신대리삼층석탑이 옛 절터에 있고, 절 입구에는 7기의 부도가 있다.


▲ 덕고산 봉복사 표지석 [14:25]

 

▲ 천년고찰 봉복사 가는 길 [14:27]

 

▲ 길 오른쪽 부도전에 있는 '나무아미타불' 비석 [14:27]

 

▲ 봉복사 국사단 [14:33]

 

▲ 봉복사 대웅전 [14:35]

 

▲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 [14:41]


막국수

 

강원도 향토음식의 하나이다. 강원도는 고원지대로서 메밀의 생육조건에 적합하여 그 수확량도 많고 질이 좋아 이곳의 막국수도 다른 지방보다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칼로 썰어서 만들던 것이 점차 기계화되어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또 국수만 따로 파는 집도 있어 밤참으로 많이 먹던 것이 차차 낮에 점심식사로 먹게 되었다. 만드는 법은 메밀가루를 익반죽하여 만든 메밀국수로 사리를 만들고 김치는 대강 썰고 오이는 어슷썰기로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짠다. 사리를 대접에 담고 김칫국물을 붓고 그 위에 김치 썬 것과 절인 오이를 얹고 깨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린다. 김치로는 동치미, 나박김치, 배추김치 등 있는 대로 쓸 수 있는데, 젓갈과 고춧가루가 많은 김치보다 맑은 김치가 좋다. 김칫국물에 차게 식힌 육수를 반쯤 섞으면 더욱 좋다.


▲ 뒤풀이를 한 '태기산 막국수' 식당 [17:07]

 

▲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