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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남山行記

2017.07.25. [충남山行記 94] 충남 보령 병목산→옥녀봉

by 사천거사 2017. 7. 25.


병목산-옥녀봉 산행기

 

일시: 2017 7 25일 화요일 맑음 폭염

장소: 병목산 345.5m / 옥녀봉 367.9m 충남 보령 

 코스: 비득재 → 병목산 → 옥녀봉  찬샘골 → 차도 → 우측 능선  복대동 → 차도  대덕육교

 거리: 9.18km

 시간: 4시간 22





09:50   오늘은 충남 보령과 부여에 걸쳐 있는 산줄기를 답사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옥녀봉과 월명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들이 여럿 있는데 오늘 걸을 예정인 산줄기에도 옥녀봉과 월명산이 들어 있다.  청주 아파트 출발, 세종시를 거쳐 서세종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서쪽을 향해 달려가다 서부여 나들목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를 벗어나 홍산과 옥산을 거쳐 비득재로 올라갔다. 비득재는 지난 3월 병목산에서 장군봉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걸을 때 통과했던 곳이다.


비득재 왼쪽 병목산 산행 들머리에 있는 공터에 차를 세웠다. 원추리꽃이 반겨주는 들머리를 지나 능선에 진입했다. 오늘도 날이 습하고 덥다. 1994년 이후로 올해 여름이 가장 덥다고 하는데 요즘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해발 346m 병목산 정상에 도착했다. 표지석은 없고 표지판 하나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정상 출발, 옥녀봉 쪽오로 가는 길, 오른쪽 아래로 봉성리 하조, 중조, 상조마을이 보인다. 지난 3월 병목산~장군봉 산행을 할 때 걸어온 곳이라 낯설지가 않다.   


▲ 비득재 병목산 산행 들머리 공터에 주차 [11:36]


▲ 병목산 산행 들머리에서 반겨주는 원추리꽃 [11:37]


▲ 능선에 들어섰다 [11:39]


▲ 맑은 날이지만 습하고 덥다 [11:43]


▲ 병목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7]


▲ 해발 346m 병목산 정상 표지판 [11:54]


▲ 최근에 내린 비로 버섯이 많이 나왔다 [11:58]


▲ 능선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성리 마을 [12:00]


12:09   지난 3월 병목산에서 장군봉까지 산행을 할 때 봉성리에서 올라왔던 고개를 지났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은 경사도 별로 없고 길도 그런대로 잘 나 있어 걷기에 아주 좋았다.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는 영지버섯이 발걸음을 멈추게 할 뿐 별 다른 특징이 없는 길을 26분 정도 걸어가자 삼각점이 보이고 다시 10분 조금 넘게 걸어가자 벌목지대가 나타났다. 산행로는 벌목지대 경계선을 따라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데 계속 능선을 따라가면 큰 문제는 없다.


▲ 지난 3월 봉성리 상조마을에서 올라왔던 고개 [12:09]


▲ 길은 걷기에 좋다 [12:15]


▲ 경사가 거의 없는 길 [12:19]


▲ 그런대로 잘 나 있는 길 [12:32]


▲ 웬 삼각점? [12:35]


▲ 여기도 걷기에 좋은 길 [12:38]


▲ 오른쪽으로 벌목지대나 펼쳐졌다 [12:47]


▲ 능선 오른쪽으로 보이는 미산면 옥현리 방면 [12:51]


▲ 소나무 군락지 통과 [12:56]


13:01   오늘 처음 만난 이정표를 지나 언덕에 올라서서 주변을 한 번 둘러본 후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김밥 한 줄, 물 한 병이 전부인 점심, 더울 때는 밥맛이 떨어지는 법인데 김밥은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점심 먹고 다시 출발, 12분 정도 걸어가자 커다란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비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이 산중에 웬 진달래꽃 시비? 이유는 바로 이랬다. 시비가 서 있는 곳에서 옥녀봉 정상까지 가는 길 양쪽에는 진달래 나무가 심겨져 있고 나무마다 심은 사람 이름을 적은 패찰이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그랬구나.


▲ 오늘 처음 만난 이정표: 옥녀봉 쪽으로 진행 [13:01]


▲ 점심을 먹은 곳 [13:03]


▲ 점심 먹고 다시 출발 [13:25]


▲ 길이 많이 널찍해졌다 [13:28]


▲ 옥녀봉 900m 전 이정표 [13:32]


▲ 옥녀봉 가는 길 이정표: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있다 [13:35]


▲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비 [13:37]


▲ 오른쪽으로 임도가 보인다 [13:44]


▲ 오르막 통나무 계단길 [13:52]


13:55   옥녀봉 가는 길 이정표를 지났다.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길, 그 때 왼쪽으로 보이는 영지버섯, 그런데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엄청나게 큰 영지버섯 몇 개가 왼쪽 풀숲에 숨어 있었다. 오늘 횡재했네. 수많은 버섯 종류 중에서 내가 아는 것은 송이, 영지, 싸리버섯이 고작이다. 송이는 발견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싸리버섯도 나는 곳에만 난다. 하지만 영지는 대부분의 산에서 나기 때문에 채취하기가 쉽다. 해발 367.9m 옥녀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쉼터용 정자와 거대한 표지석, 이정표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 옥녀봉에서 내려갈 차례, 이정표에 중양리 가는 길과 보령시 미산면 가는 길이 있어 길이 조금 확실한 미산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삼각점이 있는 곳을 지나 10분 정도 걸어가자 그런대로 잘 나 있던 길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하는 수 없이 지도를 보며 대덕육교 쪽으로 길을 개척하며 내려갔다. 다행히 임도 비슷한 구간도 있고 해서, 조금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걸어 차도에 도착했다.  


▲ 옥녀봉 가는 길 이정표 [13:55]


▲ 오르막길 왼쪽에서 발견한 영지버섯 [13:58]


▲ 해발 367.9m 옥녀봉 정상에 도착 [14:03]


▲ 이정표가 서 있는 옥녀봉 정상부 [14:04]


▲ 해발 367m 삼각점 [14:07]


▲ 보령시 미산면 쪽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길을 잃었다 [14:17]


▲ 임도 비슷한 길을 따라 진행 [14:28]


▲ 임도 비슷한 길을 따라 진행 [14:36]


▲ 임도 마저도 사라졌다 [14:40]


▲ 보령시 미산면 풍산리로 내려가는 포장도로 [14:48]


14:55   왼쪽으로 보령시 미산면 풍산리 찬샘골 시내버스 주차장이 보인다. 도로를 따라 걸어 보령시와 부여군 경계지역을 지나자 왼쪽에 표지기가 잔뜩 붙어 있는 게 보였다. 옥녀봉 정상에서 중양리 쪽으로 진행하면 저 길로 내려오는 모양이다. 20분 정도면 내려올 길을 50분 넘게 걸려서 내려왔네. 옥녀봉 정상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내려갈 길을 살펴보고 선택했어야 하는데 그릇된 판단 때문에 몸도 힘들고 시간도 두 배나 더 걸린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표지기가 붙어 있는 곳에서 계속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채 10분도 안 걸려 대덕육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답자 지도에 오른쪽 산줄기를 타고 대덕육교로 갈 수 있는 코스가 그려져 있어 오른쪽 능선에 울라붙었는데 엄청나게 잘못 된 객기였다. 처음에는 조금 희미하게 나 있던 길이 사라지면서 잡목 숲에 갖히고 말았다. 사방이 막혔다. 사면에 산초나무, 망개덩굴, 찔레와 같은 가시가 돋힌 잡목들, 칡덩굴, 산죽 들이 촘촘히 들어 차 있었다. 글자 그대로 사면초가였다.


그 동안 산에 다니면서 이런 경우를 여러 번 겪었지만 이번은 그 강도가 최상급이었다. 가시에 긁히고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며 한 걸음씩 아래로 내려가는데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었다. 어쩌면 산을 만만하게 보고 내린 잘못 된 결정이 낳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천신만고 끝에 콩을 심어 놓은 밭에 도착했고 곧 농가가 여러 채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가 어디지? 그곳은 서천군 판교면 복대리였다. 마을길을 따라 차도까지 진행한 후 다시 차도를 따라 대덕육교 쪽으로 걸어갔다.     


▲ 보령시 미산면 풍산리 찬샘골 시내버스 정류장 [14:55]


▲ 보령시와 부여군의 경계 지역 [14:59]


▲ 왼쪽으로 보이는 표지기: 옥녀봉 정상에서 중양리 쪽으로 내려오는 길 [14:59]


▲ 벌목지대 비슷한 곳으로 올라간다 [13:04]


▲ 처음에는 희미한 길이 나 있었는데 [13:13]


▲ 완전히 잡목 숲에 갇히고 말았다 [13:30]


▲ 사방이 잡목들, 사면초가가 따로 없다 [13:35]


▲ 마침내 콩을 심어 놓은 밭에 내려섰다 [13:45]


▲ 서천군 판교면 복대리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13:53]


15:57   부여군 홍산면 입구 표지판을 지나자 대덕육교다. 아까 찬샘골에서 도로를 따라 편안하게 걸어 왔더라면 10분도 안 걸렸을 텐데, 잘못 된 지도를 믿고 길을 찾아보겠다고 산에 들어섰다가 무려 50분 가까이 길도 없는 가시덤불 잡목 숲을 헤맨 것이다. 그것 참! 대덕육교에서는 월명산과 운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50분 동안의 사투를 벌인 결과 이미 몸이 지칠대로 지쳐 영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마침 시내버스가 온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기사분에게 물었다. 비득재 가는 버스가 있나요? 없어요. 택시를 이용하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홍산에서 내리세요. 평소 같으면 옥산에서 내려 비득재까지 걸어 올라갔을 텐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마음이 나지 않았다. 홍산면소재지에 내려 우선 캔맥주를 하나 사서 단숨에 마시고 택시를 탔다. 비득재까지는 12,000원. 잠시 후 차를 세워둔 비득재에 도착,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온 시각이 6시 10분, 이렇게 해서 처음 계획과는 달라져 버린 옥녀봉 산행은 끝이 났다.


▲ 부여군 홍산면 표지판: 대덕육교가 지척이다 [15:57]


▲ 비득재 차를 세워둔 곳에 귀환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