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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트레킹/부산 경북 강원 동해안 해파랑길

2017.07.07. [해파랑길 5] 2코스 미포→대변항

by 사천거사 2017. 7. 7.

해파랑길 2코스 트레킹

◈ 일시: 2017년 7월 7일 금요일 / 장마철, 비가 오락가락

◈ 장소: 해파랑길 2코스 / 부산

◈ 코스: 미포항 → 문탠로드 → 청사포 → 미포철길 → 송정해변 → 죽도공원 → 

           해동용궁사 → 오랑대  대변항

◈ 거리: 16.3km

◈ 시간: 4시간 6분


 

 

 


12:50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길 옆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달맞이 미술의 거리를 따라 올라가자 문탠로드 안내판이 반겨준다. 잠시 후 도로 오른쪽에 있는 달빛 나들목에서 문탠로드에 들어섰다. 문탠로드는 달이라는 뜻의 '문', 선탠 할 때 사용하는 '탠', 여기에 길이라는 단어 '로드'를 합친 말로 '달빛을 맞으며 걷는 길'을 의미한다. 나무 사이로 나 있는 흙길, 데크 길, 나무계단길, 흙길이 번갈아 이어졌다. 잠시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었다. 


▲ 미포항에 있는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12:51]

 

▲ 점심을 먹은 식당 [13:04]

 

▲ 문탠로드 주차장 표지석 [13:06]

 

▲ 달맞이 미술의 거리 표지판 [13:07]


문탠로드

 

해운대 삼포 길의 시발지인 달맞이길을 해운대구가 2008년 4월 문탠 로드(Moontan Road)라는 이름을 내걸고 걷기 코스로 조성하였다. 문탠 로드는 달빛을 받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으며, 예로부터 대한 팔경의 하나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달맞이 언덕의 월출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를 지정하여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문탠 로드는 순환 산책로로 길이는 2.5㎞이며, 넉넉잡아 한 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달빛을 즐기는 거리라는 의미를 지닌 문탠 로드는 달맞이 고개를 오르다 코리아 아트 갤러리 맞은편 숲속으로 들어가면 된다. 코스는 달맞이길 입구~바다 전망대~달맞이 어울 마당~해월정~달빛 나들목으로 이어진다. 또한 달빛 꽃잠 길[0.4㎞, 설레는 마음으로 달빛 맞으러 가는 길], 달빛 가온 길[0.4㎞, 은은한 달빛 속에 마음을 정리하는 길], 달빛 바투 길[0.7㎞, 달빛에 몸을 맡겨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길], 달빛 함께 길[0.5㎞, 나와 달빛이 하나 되는 길], 달빛 만남 길[0.5㎞, 아쉬움에 다시 오길 약속하는 길]로 구성되어 있다.

 

문탠 로드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일대의 해운대 달맞이 공원 내에 있다. 미포 육거리의 동해 남부선 철길을 지나 달맞이길 입구에 이르면 문탠 로드 주차장이 나오는데, 이는 해운대구가 도보꾼들을 위해 만든 주차장이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500m쯤 오르다 오른쪽을 보면, 해운대 해수욕장과 동백섬, 멀리 광안 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산책로 내에 있는 해월정의 앞바다는 2013년에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의 경계로 정해졌다. 이에 해월정 앞에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광장’과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여 포토 존을 만들 예정이다. 해운대구는 문탠 로드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매월 음력 보름을 전후로 하여 문탠 로드 따라 걷기, 명상 체험, 주제가 있는 어울 마당 행사를 갖고 있다. 주변에는 센텀 시티, 해운대 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 송정 해수욕장 등이 있다.


▲ 문탠로드 시작지점에 있는 안내판 [13:14]

 

▲ 달빛 나들목에 있는 문탠로드 입구 [13:17]

 

▲ 나무 사이로 나 있는 흙길 [13:19]

 

▲ 데크 길 구간도 있고 [13:32]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나무 계단길 [13:37]

 

▲ 다시 널찍한 흙길 [13:45]


13:48   도로에 내려섰다. 보도 위에 '청사포 가는 길' 표지석이 박혀 있다. 여기서 해파랑길은 도로 건너로 이어지는데 그만 무심코 청사포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말았다. 청사포에 도착해 길을 잘못 든 것을 알았지만 되돌아갈 기분은 아니라서 계속 해변길을 따라 진행을 하다 언덕으로 올라갔더니 미포 철길과 연결되었다. 어허, 본의 아니게 미포 철길을 걸어보게 되었네. 그리하여 25분 넘게 철도침목을 밟으며 철길을 걸어 송정해수욕장으로 내려갔다. 오늘이 평일이고 장마철이라 그런지 해수욕장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청사포

 

해운대 달맞이길과 송정해수욕장 중간에 위치한 포구이다. 고기잡이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남편이 죽자 매일같이 바다를 바라보며 남편을 그리워했는데 이를 가엽게 여긴 용왕이 푸른 뱀을 보내어 여인을 데려와 남편을 만나게 했다는 전설이 깃들어 청사(靑巳)포라 했으나 현재는 뱀이라는 뜻의 ‘사(巳)’자를 모래 ‘사(沙)’자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해안을 따라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해변 철길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조용한 바닷가 마을로 청사포에서 바라보는 저녁달이 운치 있다 하여 부산팔경으로 꼽힌다. 횟집에서는 인근에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데 특히 조개구이와 붕장어구이가 유명하다. 바다를 향해 난 방파제와 갯바위에서는 낚시를 즐길 수도 있으며 영화 「파랑주의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 도로에 내려서면 만나는 '청사포 가는 길' 표지석  [13:48]

 

▲ 청사포 마을 안내판과 조형물 [13:49]

 

▲ 미포에서 송정까지 이어지는 미포 철길 [13:57]

 

▲ 청사포에 도착 [13:59]

 

▲ 청사포 마지막 주택 '착한횟집' [14:03]

 

▲ 미포 철길 오른쪽으로 스카이 워크 조성공사가 진행 중 [14:05]

 

▲ 평행선을 이루며 달려가고 있는 철로 [14:13]

 

▲ 미포 철길의 종점인 송정이 가까워졌다 [14:30]


송정해수욕장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동에 위치한 송정해수욕장은 길이 1.2km, 폭 57m의 길고 넓은 백사장을 가지고 있다. 수심이 얕고 파도도 잔잔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 피서지로 적합하며, 수질 또한 맑고 깨끗하며, 부산의 해운대해수욕장이나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 느껴지는 번잡하고 화려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조용하고 아늑하다. 숨막히는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순수가 함께 숨쉬는 이곳은 예비 신랑신부들을 위한 촬영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기장과의 경계가 되는 송정천에는 겨울, 봄으로 쇠백로가 날아와 월동을 나고 있다. 해안을 따라 자연산 회를 취급하는 횟집이 늘어서있고 해안끝 광어골에는 외식문화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또 다른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송정해수욕장 바로 앞에 송정등대가 입구를 지키는 죽도공원이 있으며, 빨간색과 흰색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두 대의 등대가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사진촬영을 하러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또 죽도공원 정상에 위치한 암자인 송일정에 올라 바라보는 해수욕장의 전경은 푸른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도록 아름다우며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월출이 장관이다. 송정등대 주위의 방파제에는 낚시하기에도 좋으며 주로 게, 놀래미 등을 잡으러 오는 낚시꾼들이 많이 몰린다.


▲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송정해수욕장 [14:32]


14:51   송정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 죽도공원 앞에 서 있는 이정표가 해동용궁사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죽도공원에 들렀다. 작은 공원이라 그런지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아나오는데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작은 포구인 송정항을 거쳐 송정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넌 후 도로 왼쪽에 있는 숲길에 들어섰다. 잠깐 동안 숲길을 걸은 후 찾아간 곳은 여러 가지 어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공수마을이었다. 공수마을을 벗어난 해파랑길은 시랑산 쪽으로 향했다.


▲ 송정해수욕장 끝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 [14:51]


죽도공원

 

죽도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1971년 4월 7일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죽도 공원(竹島公園)의 총면적은 30만㎡이다. 죽도 공원을 들어가는 입구에는 공원비가 세워져 있고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공원으로 가는 죽도 길은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공원 해안가에는 송일정이라는 팔각지붕의 정자가 있고 해안가에는 해식 작용으로 형성된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죽도의 유래를 기록한 죽도 유래비가 있으며 그 밖에도 데크 쉼터, 정상 쉼터 등이 있다.

 

송정 해수욕장 동쪽에 위치한 죽도 일대에 조성된 공원으로 송정 공원이라고도 불린다. 죽도라는 지명은 현재는 공원 일대에 대나무가 많이 없지만 예전에는 경상 좌수영의 전시용(戰時用) 화살이 제조될 정도로 많은 대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붙여졌다고 한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해와 달을 맞는 명소로 유명해 새해 일출이나 정월 대보름의 달맞이를 보기 위하여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최근 갈맷길과 연계되어 새로운 문화 관광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공원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주변에는 송정 해수욕장, 해동용궁사, 대천 공원, 오랑대 공원 등이 있다.


▲ 죽도공원 입구에 서 있는 표지석 [14:53]

 

▲ 죽도공원 입구에서 바라본 송정해수욕장 [14:53]

 

▲ 죽도공원 산책로 [14:56]

 

▲ 죽도공원 옆에 있는 송정항 [14:59]

 

▲ 송정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고 [15:00]

 

▲ 잠깐 동안 숲길을 걷는다 [15:07]

 

▲ 공수마을 공수항 풍경 [15:12]


15:22   해파랑길이 시랑산 아래 바닷가 쪽으로 내려갔다. 해안을 따라 잠시 이어지던 길이 넓어지더니 해동용궁사 담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담장 오른쪽으로 길이 열려 있어 내려가보았더니 기장 팔경 중 하나인 시랑대가 바다를 향해 서 있었다. 바닷가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보았다.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에 속하는 해동용궁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혹시 용궁사로 들어가는 길이 없나 살펴보았더니 담장이 둘러쳐져 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시 올라와 산길을 거쳐 해동용궁사 입구에 내려섰다.

 

해동용궁사는 예전에 들른 적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국립수산과학원 앞을 지나가는 길로 가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영 알 수가 없다. 예전에 왔을 때 분명히 정문 앞을 지나갔었는데 말이다. 주변을 몇 번이나 뺑뺑 돌다가 하는 수 없이 도로로 나와 차도를 따라 동암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길은 해동용궁사 안으로 들어가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해동용궁사 밖에서 길을 찾아 헤맸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딱한 노릇이었다.   


▲ 여기서 해파랑길은 바닷가로 내려간다 [15:22]

 

▲ 바닷가로 내려가는 지점을 약간 지나쳤다 [15:25]

 

▲ 시랑산 아래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5:31]

 

▲ 멀리 데크 길이 보인다 [15:39]


시랑대(侍郞臺)

 

시랑대(侍郞臺)는 1733년(영조 9)에 시랑직[이조 참의]을 지낸 권적(權樀)이 기장 현감으로 부임하여, 이곳 바위에서 놀며 바위 위에 시랑대라 새기고 이를 시제로 삼아 시를 지었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전한다. 이후 홍문관 교리였던 손경현(孫庚鉉)이 학사암(學士嵓)으로 불렀다고도 하나, 지금은 시랑대라는 이름으로만 전해지고 있다.


▲ 기장 팔경 중 하나인 시랑대 [15:44]

 

▲ 시랑대 아래서 바라본 해동용궁사 [15:45]

 

▲ 해동용궁사로 가는 산길 [15:48]


해동용궁사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觀音聖地)의 하나로 1376년 나옹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원래 이름은 보문사로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통도사 문창화상이 중창하였다. 1976년 부임한 정암스님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관음보살의 꿈을 꾼 후에 절 이름을 해동 용궁사로 바꾸었다. 십이지신상이 늘어선 숲길을 지나면 108계단 입구에 포대화상이 서 있는데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배 부위에 까만 손때가 묻어 있는 것이 재밌다.

마음을 닦아주는 듯 단아한 108돌계단을 내려가면 마치 용궁으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과 함께 바다를 마주하고 자리 잡은 용궁사를 만나게 된다.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일출암 위에는 지장보살이 앉아 있고 해수관음대불이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대웅전을 등지고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로 발 아래에서 파도가 치는 듯하고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바다와 절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해동용궁사 입구에 도착 [15:50]

 

▲ 국립수산과학원 후문 [16:06]

 

▲ 차도로 나와 오른쪽으로 진행 [16:12]


16:14   시랑리 동암마을에 들어섰다. 동암함 선착장에는 밧줄에 묶인 어선들이 파도에 가볍게 일렁이고 있었다. 주황색 나리꽃이 피어 반겨주는 해안 옆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올라갔더니 사방을 철책으로 막아놓은 군부대 시설물 지역이 나타났다. 철책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오랑대 공원으로 내려갔다. 바닷가 바위 위에 자리잡고 있는 오랑대는 일출 명소 유명한 곳이다. 바닷가를 따라 나 있는 조금 어수선한 길을 걸어 기장읍 연화리 도착, 다시 죽도 옆을 거쳐 대변항으로 들어갔다.


▲ 시랑리 동암마을 표지석 [16:14]

 

▲ 동암마을 동암항 [16:21]

 

▲ 해안을 따라 나리꽃이 피어 있다 [16:29]

 

▲ 군부대 철책 왼쪽을 따라 진행 [16:34]


오랑대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는 일출 명소 오랑대는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어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기암절벽을 부딪는 파도와 떠오르는 해가 장관을 이루고 4월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에 유채꽃이 만발한다. 오랑대라는 이름은 기장에 유배온 친구를 만나러 왔던 다섯 명의 친구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즐겼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기암절벽에 앉아 파도소리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였을 남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만큼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오랑대 끝에는 인근의 사찰 해광사에서 지은 용왕단이 서 있어 그 멋을 더한다. 해동용궁사를 지나 해광사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입장료가 없는 대신 주차요금을 내야 하는 것이 흠이다. 해동용궁사에서 시랑대로 가는 암반 산책로를 따라가면 오랑대와 연결되니 산책 삼아 해동 용궁사를 거쳐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 일출 명소인 오랑대 [16:38]

 

▲ 멀리 대변항이 보인다 [16:39]

 

▲ 해변을 따라 나 있는 해파랑길이 조금 어수선하다 [16:47]

 

▲ 코 앞으로 다가온 기장읍 연화리 마을 [16:50]

 

▲ 대변항 가는 길에 만난 작은 횟집들 [17:02]

 

▲ 대변항에 도착 [17:06]


17:10   대변항 쌈지공원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해파랑길 2코스 걷기를 끝마쳤다. 이제 버스를 타고 차를 세워둔 오륙도 해맞이공원으로 가야 한다. 시내버스 주차장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한 캔 사서 마시고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해운대 가는 시내버스 도착, 버스에 올라 기사분에게 오륙도 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버스 환승할 곳에 도착하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아이구, 친절도 하셔라. 그리하여 기사분이 알려준 곳에서 버스를 환승했는데...

 

대도시가 다 그렇겠지만, 부산시내의 교통은 정말 복잡했다. 게다가 지금이 금요일 저녁이 아닌가. 한없이 밀리는 차량들 때문에 대변항을 출발한지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백운포 체육공원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단 체육공원 앞에 있는 식당에서 내장국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허기진 배를 채운 후 차를 세워둔 오륙도 Sk뷰 아파트 앞 도로변에 도착, 차에 올라 다시 대변항으로 돌아왔는데, 버스 타고 올 때와는 달리 40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무작정 대중교통만을 권장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대변항에 있는 모텔에 방을 정하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웠더니 피로가 밀려온다. 오늘 해파랑길 두 코스, 모두 합해서 35km 정도를 걸었는데 오랜만에 먼 거리를 걸어서 그런지 마지막에는 무척 힘이 들었다. 오락가락하는 장맛비, 이기대와 문텐로드의 오르막과 내리막, 자동차가 질주하는 도로 옆길, 심심찮게 길을 잃게 만드는 이정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런 것 같다. 이에 비하면 얼마 전에 완주한 산티아고 순례길은 정말 걷기에 좋은 길이다. 창밖으로 대변항 앞바다에 떨어진 불빛들이 보인다. 밤이 깊어가나 보다.  


대변항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 100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대변항은 기장의 자랑인 멸치축제가 열리는 항구로 미역 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물살 센 동해 바다이지만 바로 앞의 죽도가 방파제 역할을 해주어 천혜의 조건을 가진 어항으로 꼽힌다. 고기잡이 어선들이 만선의 기쁨을 알리는 고동을 울리면 잔잔하던 물결이 일렁이며 포구가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준비한 식당들이 손님을 부르고 있으며 멸치철인 3, 4월엔 싱싱한 멸치 맛을 보려는 사람들과 멸치를 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작은 항구가 들썩인다. 파도는 잔잔한데 사람들이 더욱 분주한 모습이 삶의 활기를 정겨운 풍경으로 전해준다. 멸치철이 아니어도 기장의 유일한 섬인 죽도와 아름다운 등대를 바라보며 포구를 따라 걸으면 마음까지 잔잔해짐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바닷가 마을이다.


▲ 대변항 쌈지공원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해파랑길 2코스 걷기 종료 [17:10]

 

▲ 백운포 체육공원 앞에 있는 식당에서 내장국밥으로 저녁식사 [19:34]

 

▲ 차를 세워둔 곳에 귀환 [20:19]

 

▲ 대변항 쌈지공원 앞에서 바라본 대변항 야경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