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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17.02.20. [경북山行記 78] 경북 상주 비봉산

by 사천거사 2017. 2. 20.

비봉산 산행기

 일시: 2017년 2월 20일 월요일 / 맑음 바람 불어 추운 날

 장소: 비봉산 231m / 경북 상주 

 코스: 경천대 주차장 → 경천대 → 경천교 → 동봉 → 비봉산 → 상주보 → 도남서원 

           이색조각공원  경천대 주차장

 거리: 12.62km

 시간: 3시간 23분


 

 


10:55   오늘은 상주에 있는 비봉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비봉산은 높이가 낮고 산행거리도 짧기 때문에 경천대에서 시작하는 MRF 길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실 오늘 걷는 코스에서 경천대~비봉산 구간은 상주 MRF 길 1코스에 속한다. MRF 길은 상주시에서 개발한 둘레길로 모두 13개의 코스가 개설되어 있다. 여기서 M은 산길(Mountain Road), R은 강길(River Road), F는 들길(Field Road)을 의미한다. 2013년 6월 나각산 산행을 할 때 MRF 길 중에서 11코스를 걸은 적이 있다.

 

청주 아파트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상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나들목에서 경천대 국민관광지까지는 가까운 거리, 한적한 주차장 한쪽에 차를 세우고 본격적인 탐방에 나섰다. 경천대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예전에 나각산 산행을 할 때 와봐서 그런지 눈에 매우 익숙했다. 무지산 전망대 3층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낙동강이 굽돌아가는 회상리 마을 모습이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예천의 회룡포마을과 아주 흡사했다.


경천대 국민관광지

 

경천대는 낙동강 천삼백 리 물길 중 아름답기로 첫 번째 꼽힌다.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른 바위 위로 푸른 하늘과 햇살을 담은 송림이 우거져 있고, 아래로는 굽이도는 물길에 금빛 모래사장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멋진 모습을 경천대에서 볼 수 있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아래로 내려가 도시를 하나씩 만날 때마다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잃어가는데 상주 경천대 만큼은 본래 가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경천대의 옛 이름은 자천대로 ‘하늘이 스스로 만든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이름은 병자호란 이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의 볼모가 되어 심양으로 갈 때 수행했던 인물인 우담 채득기가 고향으로 낙향한 뒤 이곳의 풍경에 반하여 작은 정자를 짓고 머물면서 경천대라 지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명장 정기룡 장군이 무예를 닦고 말을 훈련시켰다는 전설을 담은 흔적들도 경천대 바위 위에 남아 있다. 경천대를 중심으로 잘 꾸며진 공원 시설은 한나절의 가족나들이에 부족함이 없다. 산악자전거 등 레포츠를 즐기기에 알맞은 산책로가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즐기기에 좋다. 낙동강과 경천대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제법 가파른 전망대를 찾아가야 한다. 

굽어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과 주변 경관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정상까지 오르는 오솔길은 세라믹 황토 자갈이 깔린 산책로다. 맨발로 흙을 밟으면서 시원한 발마사지를 즐기며 바라보는 경관이 더욱 상쾌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출렁다리와 구름다리도 이색적이다. 그 밖에도 여름이면 수영장을, 겨울에는 눈썰매장을 운영한다. 드라마 상도의 촬영장은 낙동강의 푸른 물결과 함께 어우러지는 경관이 일품이다. 촬영 이후 소홀하게 관리되는 대부분의 장소와 달리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 경천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2:28]

 

▲ 상주시에서 개발한 MRF 둘레길 안내도 [12:32]

 

▲ 경천대 인공빙벽 [12:33]

 

▲ 해발 155m 무지산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있는 이정표 [12:36]

 

▲ 경천대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12:39]

 

▲ 무지산 경천대 전망대 [12:43]

 

▲ 경천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상리 마을 [12:44]

 

▲ 경천대 가는 길 이정표 [12:47]


12:50   길 오른쪽에 전망데크가 있어 잠시 들렀다. 회상리 마을과 낙동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광이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경천대에 올라 다시 한번 낙동강을 조망하고 채득기 선생이 학문을 닦았다는 무우정을 거쳐 강변길을 걸어간다. 이윽고 나타난 목교, 다시 언덕을 올라가면 만나는 출렁다리, 다리를 건너면 왼쪽 아래로 보이는 2001년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상도 촬영 세트장, 모두 예전에 들렀던 곳이라 눈에 익다.


▲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용소 [12:50]

 

▲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회상리 마을 [12:50]

 

▲ 경천대와 무우정이 보이는 풍경 [12:53]

 

▲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회상리 마을 [12:54]

 

▲ 경천대 표지석 [12:54]

 

▲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용소 [12:54]


무우정

 

무우정은 낙동강을 굽어보는 절벽에 세워진 정자다. 병자호란이 일어난 후, 청나라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볼모로 끌어갔다. 이때 함께 따라가 고생을 했던 사람 중 한명이 채득기 선생이다. 훗날 채득기 선생은 모든 관직을 마다하고 이곳에 내려와 은거하며 학문을 닦았다.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정자 '무우정'이 바로 채득기 선생이 머물며 마음을 다스린 곳이다. 이후 무우정은 상주에 살던 선비들의 모임 장소로 애용됐으며 여러 문객이 자주 들리는 명소로 유명해졌다. 마루 한편에 걸터앉으니 조용한 게 절로 눈이 감기고 마음이 편해진다.


▲ 채득기 선생이 학문을 닦았다는 무우정 [12:56]

 

▲ 목교를 건너고 [12:58]

 

▲ 출렁다리도 건너고 [13:00]

 

▲ MBC 드라마 '상도' 세트장 [13:00]


13:02   이정표를 만났다.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비봉산까지는 5.3km 거리, 부드러운 산길을 6분 정도 걸어 자전거 도로에 내려섰다. 다시 6분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상주 자전거박물관이 보인다.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다는 곳이 바로 상주다. 낙동강 위에 놓여 있는 경천교를 건너간다. 다리 난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을 조형물로 설치해놓았다. 경천교를 건너자 오른쪽으로 청룡사 가는 길이 나 있다. 잠시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 비봉산 가는 길 이정표 [13:02]

 

▲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진행 [13:04]

 

▲ 도로에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 [13:08]


상주 자전거박물관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은 도시 상주다. 상주 인구가 10만 명인데 자전거 대수가 6만 대가 넘는다고 하니, 한 집에 적어도 두 대 이상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 이동 수단인 자전거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자전거박물관이 상주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곳에는 다양한 자전거가 전시되어 있는데 바퀴까지 나무로 만들어진 옛날 자전거에서부터 지금 사용되고 있는 자전거들까지 시대별로 자전거의 모양과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특히 초기에 만들어진 외국 자전거들이 눈에 띄는데 1813년 독일 사람인 드라이스가 만든 드라이스지네라는 이름의 자전거는 페달이 없는 자전거로 왼발, 오른발 번갈아 가며 땅을 박차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도 최고 시속이 15㎞로 사람보다 빨라 당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TV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던 앞바퀴가 큰 자전거의 원형도 이곳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등 귀하고 특이한 600여 점의 다양한 자전거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주는데 잠깐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박물관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상주 자전거박물관 [13:14]

 

▲ 낙동강 위에 놓여 있는 경천교 [13:15]

 

▲ 경천교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비봉산 [13:15]

 

▲ 자전거 바퀴살 사이로 바라본 낙동강 [13:16]

 

▲ 경천교를 건넌 후 오른쪽 도로를 따라 진행 [13:22]


13:24   길 왼쪽에 이정표가 서 있고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열려 있다. '청룡사 등산로'란 산길을 통해서 청룡사로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경사진 길을 조금 올라가자 이내 길이 평탄해졌다. 오늘 걷는 산길의 대부분이 MTB대회가 열렸던 코스라서 경사가 별로 없고 바위도 없는 산책로 수준이라 걷기에 아주 좋았다. 불어오는 바람이 조금 차갑다. 얼마 후면 따뜻한 봄기운이 가득 찬 바람으로 바뀔 테니 조금만 참자. 차도 위에 설치되어 있는 생태이동통로 위를 지나간다.


▲ 도로 왼쪽에 서 있는 이정표: 청룡사 등산로 쪽으로 진행 [13:24]

 

▲ 나무 계단길을 오르는 것으로 산길에 진입 [13:26]

 

▲ 슬슬 표지기가 보이기 시작 [13:31]

 

▲ 길 오른쪽 이무기 바위 [13:34]

 

▲ 걷기 좋은 산길 [13:42]

 

▲ 걷기 좋은 산길 [13:49]

 

▲ 지금 걷고 있는 길이 MTB 대회가 열렸던 코스 [13:59]

 

▲ 생태이동통로 위에서 바라본 낙동강 [14:03]


14:04   청룡사 갈림길 이정표을 만났다. 임도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비봉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어 들어섰다. 잠시 후 도착한 비봉산 정상 전망대에 올라서자 낙동강 중간에 생겨난 경천섬과 청룡사가 보이고, 멀리 경천교와 전망대가 있는 무지산까지 잘 보였다. 낙동강이 만들어낸 풍광이 참 아름답다. 비봉산 정상에서 내려와 잠깐 걸음을 옮기자 오른쪽으로 청룡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청룡사 쪽으로 내려간다. 나는 상주보를 건너 가기로 하고 계속 직진.


▲ 생태이동통로를 건너면 만나는 이정표 [14:04]

 

▲ 잘 정비된 임도를 따라 진행 [14:05]

 

▲ 비봉산 정상까지는 50m [14:15]

 

▲ 해발 230m 비봉산 정상 표지석 [14:17]

 

▲ 비봉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룡사와 경천섬, 그리고 경천교 [14:18]

 

▲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임도에 진입 [14:19]

 

▲ 청룡사 갈림길 이정표 [14:22]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낙동강과 상주보 [14:24]


14:32   상주보 1.6km 전 이정표를 만났다. 길 오른쪽으로 낙동강에 떠 있는 경천섬이 보인다. 15분 정도 걸어 상주보 관리사무소 앞에 내려섰고 이어서 무슨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상주보에 진입했다. 뭐 하러 이런 애물단지들을 만들어놓고 계속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상주보 중간에서 넓은 강물을 바라본다. 말이 없다. 경천섬과 비봉산을 바라본다. 역시 말이 없다. 자연은 언제나 말이 없다. 상주보를 건넌 후 도남서원 쪽으로 나 있는 자전거 길에 진입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비봉산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습을 달리 하고 있다. 


▲ 상주보 1.6km 전 이정표 [14:32]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경천섬 [14:36]

 

▲ 임도따라 계속 진행 [14:41]

 

▲ 상주보 관리사무소가 보인다 [14:46]

 

▲ 낙동강 위에 설치된 상주보 [14:51]

 

▲ 상주보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비봉산 [14:53]

 

▲ 상주보 위에는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14:54]

 

▲ 상주보를 건너 만난 이정표 [15:02]

 

▲ 낙동강 10경인 경천경 조형물: 우담 채득기가 지은 '자천대'란 시가 새겨져 있다 [15:03]

 

▲ 낙동강 건너로 보이는 비봉산 [15:06]


15:10   도남서원 앞을 지나 조금 걸어가자 경천섬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보였다. 하중도였던 경천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지금은 인공섬이 되고 말았다. 국립낙동생물자원관 앞을 지나고 경천교와 상주 자전거박물관을 거쳐 이색조각공원으로 올라갔다. 조각공원에는 길손 이찬희 작가가 기증했다는 20여 점의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경천대 주차장 도착, 차에 올라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5시 25분, 이렇게 해서 MRF 길과 함께한 상주 비봉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도남서원

 

경상북도 상주시 도남동에 있는 서원.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이언적, 이황, 노수신, 류성룡, 정경세, 이준 등의 위패를 봉안하여 제향하고 있다. 경내에는 도정사, 손학재, 민구재, 정허루, 장판각, 전사청, 영귀문, 고직사, 일관당, 입덕문 등이 들어서 있으며 해마다 음력 2월, 8월 하정일(下丁日)에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인물들에게 제사를 지낸다.

 

1606년(선조 39) 상주시 도남동에 창건되었으며 1676년(숙종 2) 임금으로부터 편액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다. 1797년(정조 21) 동·서재를 건립하였으며 이후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으나 1992년 지역 유림들이 힘을 모아 강당 등을 건립하였고 이어 동·서재를 지었다. 2002년부터 대규모의 복원이 이루어졌다. 


▲ 길 왼쪽 도남서원 [15:10]

 

▲ 경천섬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보인다 [15:11]

 

▲ 삼백의 고장 상주시: 삼백은 쌀, 누에, 곶감을 말한다 [15:12]

 

▲ 경천섬 표지석 [15:13]

 

▲ 금강 건너편으로 바라본 비봉산 [15:17]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국가 담수생물 주권 실현 및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국가를 대표하는 담수생물 전문 연구기관이다. 상주시 도남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부지 면적은 123,592㎡ 건축 연면적은 23,458㎡에 달하고, 연구.수장시설, 전시.교육시설, 전시온실, 연구온실, 방문자 숙소 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동식물 표본, 유전자원 등 550만점이상 생물표본을 수장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중이다. 

 

전시.교육시설에는 체험학습실, 기획전시실, 전시시청각실 및 2개의 전시실이 있다. 지구 전체 및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을 보여주는 전시물 5,000여점과 체험형 전시물, 살아있는 생물을 비치하여 자생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고, 전문 강사들이 최신설비와 기자재를 활용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길 왼쪽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15:20]

 

▲ 아까 건너갔던 경천교 [15:30]

 

▲ 길손 이찬희 작가 조각품으로 꾸며진 이색조각공원 안내문 [15:44]

 

▲ 이색조각공원에 있는 조각품: 제목은 '만남' [15:44]

 

▲ 경천대 주차장에 귀환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