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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청주 山길

2016.04.20. [청주 山길 35] 부모산 둘레길

by 사천거사 2016. 4. 20.

부모산 둘레길 걷기

◈ 일시: 2016년 4월 20일 수요일 / 흐림

◈ 장소: 부모산 둘레길 / 청주 비하동

◈ 코스: 강서초교 → 아양고개 → 물탕골 → 지동고개 → 지동마을 → 마래방죽 → 

           똥구녁재 → 갯동뫼  강서초교

◈ 시간: 2시간 36분



부모산과 부모산성

 

부모산은 해발 232m 로 야트막한 산이나 지대가 낮은 청주의 서쪽에 우뚝 솟아 그 존재감이 분명한 산이다. 아양산이라고도 불렸는데, 삼한시대 이 지역에 아양국이 있었다는 설도 있다. 사방으로 평야지대를 굽어보니 옛날에는 매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다. 때문에 부모산 정상부에는 산정상을 감싸고 도는 머리띠 모양의 산성이 있었고 지금은 무너진 성벽이 남아 있다. 성은 둘레가 1,220m나 되는 규모가 제법 큰 성이다. 성 주변에는 전초기지와 같은 아들성이 3개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성에서 찾아 보기 힘든 형태이다.

 

고려 때 몽고군이 쳐들어와 강토를 유린할 때 많은 주민들이 산성안으로 피신하였는데, 이때 성안에서 물이 솟아 주민들이 성안에 오래 머물며 전란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로 부모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샘이 솟은 곳을 모유정(母乳井)이라고 불렸다. 임진왜란 때는 인근 복대지역에서 박춘무가 중심이 되어 의병을 일으켰고, 의병장 조헌, 승장 영규대사 등과 함께 청주성을 공격하여 되찾았다. 성곽을 돌면 사방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동쪽으로는 우암산과 상당산성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정북동토성이 보인다. 서쪽으로 드넓은 미호천 평야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은적산이 보인다. 모두가 유사시에는 군사적 요충지가 되었던 곳으로, 이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에 부모산성이 있었던 것이다.


부모산 둘레길

  

◇ 부모님 품안길(소요시간 2시간)
주봉마을∼ 물탕골∼관암절마을 뒤∼채석장∼약수터∼서낭당터∼잣원앙방죽∼주봉마을 코스로 부모산성을 중심으로 숲 속을 따라 한 바퀴 순환하는 길이다. 채석장을 돌아 서낭당 터로 가는 구간은 깊은 산 속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때 묻지 않은 곳으로 부모님 품 안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생활로 힘든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해줄 수 있는 힐링의 길이다.

◇ 원앙못길(1시간 30분)
야양동∼토속식당∼원앙방죽∼모유정∼부모산성∼연화사∼야양동 코스로 부부와 연인 간 사랑을 나누며 걷기 좋은 길이다. 연화사 아래 부모산 동부능선길에 조그만 못이 있는데 옛날에는 이 곳에 원앙새 둘이 자주 놀러와 서식했다고 해 원앙못이라 불리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의 약혼녀 민갑완 여사가 6·25 전쟁 당시 강서동 용정마을에 잠시 피난와 머물며 망국의 한과 못다핀 사랑을 그리며 오르던 길이다.

◇ 못길(2시간)
야양동∼연화사∼부모산성∼모유정∼마래방죽∼꼬꼴랭이방죽∼송말방죽∼똥구녁재∼피악골방죽∼야양동 코스다. 지동(池洞)은 못골로 연못이 많아 이름을 얻었고 모내기하는 모습과 가을걷이하는 시골의 정취를 느끼며 걷는 길이다. 옛날 남쪽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넘던 옛 고개인 똥구녁재를 볼 수 있는 등 정감있는 시골길이다.

◇ 의병장길(1시간)
청주 가로수길∼민충사∼원앙방죽∼연화사∼부모산성∼모유정∼민충사∼주봉마을∼청주 가로수길 코스다. 임진왜란 당시 청주성 탈환에 공을 세운 박춘무 의병장과 그 아들 박동명을 비롯해 박춘번, 이시발, 한혁, 정순년, 민여함, 박홍원 등 청주출신 의병장을 기리는 민충사를 둘러보는 길이다. 나라를 구하고자 의롭게 나선 의병장 길을 걷다 보면 호젓하고 평화로운 주봉마을의 정겨운 길을 만나 마음에 평화가 깃든다.

◇ 푸르미길(1시간 30분)
청주 가로수길∼푸르미 환경공원∼재활용센터∼광역매립장 고개∼부모산성 정상∼물탕골∼관암절 마을∼푸르미 환경공원 코스다. 생활쓰레기를 자원화해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한 푸르미 환경공원에서 출발해 재활용센터, 광역매립장 고개를 넘어 부모산 정상에 올라 잠시 땀을 식히고 모유정을 지나 관암절 마을로, 다시 푸르미 환경공원으로 되돌아오는 길이다. 버려지는 자원의 새로운 에너지화를 볼 수 있고 동시에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환경체험을 할 수 있는 공존의 길이다.

◇ 동래부사길(1시간 30분)
청주 가로수길∼강촌마을∼청주IC 주유소 뒤∼제전봉 정상∼청원군 강내면 학천리∼쓰레기 매립장도로∼충렬사∼강촌마을 코스다. 임진왜란 때 부산 동래부사 송상현 선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충렬사가 있는 강촌마을을 출발해 청주IC방향으로 개울길을 따라가다 제전봉을 넘어 청원군 강내면 학천리를 돌아 천곡묘소와 충렬사를 거쳐 강촌마을로 되돌아오는 길이다. 임진왜란 당시 '戰死易 假道難(싸우다 죽기는 쉬우나 길을 내주는 것은 어렵다)'라며 목숨을 바친 충렬 송상현 선생의 충효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길이다.

 

◇ 외곽 둘레길(12km)

강서초교→가로수길→진약고개→푸르미 공원→가로수길→강촌마을→충렬사→ 석소길→ 제전봉(151m)→경부고속도로→들길→학천골→학천리 안금의 마을→금의고개→금의마을→마래방죽→들길→지동 옛길→똥구녁재→피악골 방죽→갯동뫼→산양재길→원앙못→향가골→강서초교


09:40   오늘은 오전에 시간을 내어 부모산 둘레길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부모산 둘레길은 코스가 여럿이기 때문에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늘은 가능한 한 바깥쪽으로 연결되는 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강서초등학교 정문 앞 넓은 공터에 차를 세우고 트레킹에 나섰다. 아파트 공사 때문에 중부고속도로 지하도를 통과하는 길이 폐쇄되어 가로수길을 따라 나 있는 인도를 이용해야 했다.

 

널찍한 가로수길 옆 인도에 들어서니 오른쪽에 화단이 조성되어 있고 '화향백리길'이란 표지석이 보인다. 꽃향기가 나는 백리길이라. 과장이 조금 심하네. 중부고속도로 교각 옆을 지나면 오른쪽 주봉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나 있다. 포장된 마을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에 '부모산 정상 1.7k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오늘 부모산 둘레길 트레킹의 들머리이자 날머리다. 걷기 좋은 산길에 들어서자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 산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마력을 품고 있다.  


▲ 강서초등학교 앞 넓은 공터에 주차 [10:05]

 

▲ 중부고속도로 지하통로로 가는 길이 아파트 공사 때문에 폐쇄되었다 [10:07]

 

▲ 가로수길 인도를 따라 조성된 '화향백리길' [10:08]

 

▲ 중부고속도로 교각 옆을 통과 [10:11]

 

▲ 주봉마을 가는 길 이정표 [10:12]

 

▲ 유채꽃이 피어 있는 길 [10:14]

 

▲ 도로에서 벗어나 이정표가 가리키는 부모산 정상 방향으로 진행 [10:17]

 

▲ 호젓하면서도 걷기에 아주 좋은 길 [10:20]


10:24   아양고개에 도착했다. 아양고갯길은 비하동 도로가 생기기 전에 주봉과 야양동을 잇던 옛길로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였다고 한다. 부모산성 쪽으로 나 있는 계단길을 계속 올라가자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가 나왔다. 여기서 둘레길은 부모산성 쪽으로 올라가게 표시가 되어 있는데 가만히 보니 왼쪽으로 샛길이 나 있는게 보였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저 길로 한번 가볼까? 산허리를 따라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오솔길 같은 산허리길이 계속 이어졌다. 길 주변에 펼쳐지는 신록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10분 정도 걸어 다시 널찍한 둘레길을 만났다.      


▲ 아양고개에 서 있는 이정표: 부모산성 쪽으로 진행 [10:24]

 

▲ 부모산성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0:24]

 

▲ 다시 이어지는 계단길 [10:26]

 

▲ 삼거리 이정표: 왼쪽 샛길로 간다 [10:28]

 

▲ 부모산 둘레길 표지기가 보인다 [10:30]

 

▲ 눈이 부실 정도로 무르익은 신록 [10:30]

 

▲ 둘레길 왼쪽 주봉마을 풍경 [10:34]

 

▲ 널찍한 길이 나타났다 [10:39]


10:42   물탕골에 도착했다. 피부병에 좋은 석간수가 나오는 곳이며 지기가 강하여 백일기도를 많이 올리는 곳이라고 한다. 아주 넓은 길에 올라섰다. 4거리 이정표가 서 있는데 관암절 쪽으로 가도 되고 정상 쪽으로 가도 된다. 고압선 철탑을 지나 계속 정상 쪽으로 계속 진행하다 자원안정화사업소 쪽을 방향을 잡고 올라갔다. 무덤이 있는 언덕에 올라서서 왼쪽 길로 진행하자 이정표가 나왔다. 푸르미환경공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었다. 여기서 지동마을 쪽으로 간다.


▲ 피부병에 좋은 석간수가 나온다는 물탕골 [10:42]

 

▲ 주봉마을에서 올라오는 널찍한 길 [10:47]

 

▲ 4거리 갈림길 이정표 [10:47]

 

▲ 고압선 철탑 왼쪽으로 진행 [10:51]

 

▲ 정상 쪽으로 진행 [10:52]

 

▲ 자원안정화사업소 쪽으로 진행 [10:53]

 

▲ 푸르미환경공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10:59]

 

▲ 여기는 걷기에 아주 좋은 길 [11:00]


11:00   광역매립장 갈림길에서 다시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한다. 조금 경사진 곳에 최근에 설치한 듯한 밧줄과 계단길 매트가 보였다. 매트를 깐 것은 이해가 되는데 길 양쪽으로 밧줄은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밧줄을 잡고 오르내릴만한 곳도 아닌데 말이다. 계속 나타나는 이정표를 보며 계속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을 한다. 널찍한 임도를 따라 지동마을로 내려가는 길, 나무들은 한창 물이 올랐고 들꽃은 다투어 피어나 자태를 자랑하고 봄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온다.   


▲ 여기서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 [11:00]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곳 [11:01]

 

▲ 마이산을 닯은 귀바위 [11:04]

 

▲ 밧줄 설치 구간이 계속 이어지고 [11:06]

 

▲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 [11:10]

 

▲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 [11:12]

 

▲ 길 오른쪽에 있는 작은 연못 [11:15]

 

▲ 지동마을로 내려가는 임도 [11:16]


11:21   마래방죽에 도착했다. 조선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자연지형을 잘 이용한 저수시설이라고 안내문에 적혀 있다. 글쎄,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방죽이었다. 포장도로를 따라 지동마을 쪽으로 계속 간다. 수원농원과 새청주택시를 지나 갈림길에 도착했다. 여기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정상 쪽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그만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을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송말낚시터 쪽으로 들어갔더니 길이 끊어지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오른쪽으로 올라붙어 제대로 된 길에 들어선 후 부모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조선시대에 축조되었다는 마래방죽 [11:21]

 

▲ 지동마을 쪽으로 진행 [11:22]

 

▲ 도로 오른쪽 민들레꽃밭 [11:24]

 

▲ 수원농원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11:27]

 

▲ 도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새청주택시' 건물 [11:37]

 

▲ 여기서 정상 쪽으로 가야 했다 [11:39]

 

▲ 송말낚시터 [11:45]

 

▲ 오른쪽으로 개척 산행 [11:49]

 

▲ 제대로 된 길에 들어섰다 [11:54]

 

▲ 부모산 정상 쪽으로 진행 [11:55]


11:58   이름도 특이한 똥구녁재에 도착했다.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널찍한 길을 보니 아까 갈림길에서 '둘레길 정상' 쪽으로 갔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갯동뫼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주봉마을 쪽으로 계속 진행한다. 아양고개에 도착해, 아까 올라올 때와는 달리, 산길을 버리고 이번에는 해오름 어린이집 쪽으로 내려갔다. 중부고속도로 첫 번째 지하도는 통행이 가능했다. 어디로 이어지는가 호기심이 생겨 들어섰는데 계룡 리슈필아파트로 연결이 되었고 결국 왼쪽으로 빙 돌아서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봄맞이 부모산 둘레길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똥구녁재에 있는 안내판 [11:58]

 

▲ 연화사 쪽으로 진행 [12:03]

 

▲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 [12:04]

 

▲ 갯동뫼 오른쪽으로 진행 [12:08]

 

▲ 주봉마을 쪽으로 진행 [12:12]

 

▲ 원앙새가 많이 찾아와 놀았다는 원앙방죽 [12:15]

 

▲ 아양고개에 서 있는 이정표 [12:22]

 

▲ 해오름 어린이집 [12:24]

 

▲ 아까 트레킹을 시작할 때 들어섰던 들머리 [12:27]

 

▲ 강서초등학교 앞 주차장에 도착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