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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올레길

2015.06.01. [제주 올레길 걷기 14] 12코스 무릉2리→용수포구

by 사천거사 2015. 6. 1.

 

제주 올레길 12코스 걷기

  

 ◈ 일시: 2015년 6월 1일 월요일 맑음

 ◈ 장소: 제주 올레길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 코스: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 → 평지교회(2.5km) → 도원연못(4.1km) → 농남봉(5.4km) →

            산경도예(6.4km) → 도원횟집(8.2km) → 신도 도구리알(8.7km) → 신도포구(9.2km) →

            서귀포/제주 분기점(11.1km) → 수월봉 정상(12.6km) → 엉알길(13.3km) → 자구내포구(14.6km) →

            당산봉 입구(15km) → 생이기정(16.1km)  용수포구 절부암(17.6km)

 ◈ 시간: 4시간 55분

 ◈ 회원: 아내와 함께

 

 

해안을 따라 서귀포시 전역을 잇고 제주시로 올라가는 첫 올레. 무릉 2리부터 용수포구 절부암까지 들과 바다, 오름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드넓은 들에서 보는 지평선은 아스라하고, 깊은 바다는 옥빛으로 일렁인다. 신도 앞바다에 거대한 도구리(돌이나 나무를 파서 소나 돼지의 먹이통으로 사용한 넓적한 그릇)들이 바닷물과 해초를 가득 머금은 채 연못처럼 놓인 모습이 신비롭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날, 이 도구리에 파도가 덮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7코스 ‘일강정 바당올레’를 만든 강정 돌챙이들이 서귀포시청의 도움을 받아 신도 앞바다 역시 걷기 좋은 멋진 길로 재탄생시켰다. 차귀도를 바라보며 수월봉과 엉알길을 지나 당산봉을 넘고 나면 '생이기정 바당길(새가 많은 절벽이라는 뜻으로 제주올레가 붙인 이름)'로 접어든다. 눈 밑에서 갈매기가 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 이 구간은 제주올레에 의해 개척되었다. 

 

07:58   제주도 여행 5일 째: 오늘은 제주 올레길 12코스를 걷기 위해 숙소를 출발했다. 올레길의 거리가 길다 보니 아내가 걷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이번부터는 방법을 달리해서 걷기로 했는데 그 달라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코스 시작지점까지 함께 차를 몰고 가서 나는 내리고 아내만 다시 차를 몰고 종착지점으로 가서 코스를 거꾸로 진행을 하다 중간에 서로 만나면 함께 종착지점으로 가는 그런 방법이다. 잘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꽤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12코스 시작지점인 무릉2리 생태문화체험골 근처에 나를 내려 놓고 아내는 종착지점인 용수포구를 향해 떠나갔다.

 

▲ 제주 올레길 12코스를 걷기 위해 숙소 출발 [07:58]

 

▲ 시작지점인 무릉2리 생태문화체험골 근처에서 헤어지기 전에 [09:47]

 

▲ 생태문화체험골 가는 길 오른쪽 4.3 위령비 [09:49]

 

▲ 폐교를 이용해서 만든 무릉2리 생태문화체험골 [09:51]

 

09:51  무릉2리 생태문화체험골을 떠나는 것으로 제주 올레길 12코스 걷기가 시작되었다. 출발지점에서 녹남봉까지는 계속 밭길이다. 지금은 마늘수확철이라 마늘밭에서는 줄기를 잘라 통마늘을 만들거나 말린 통마늘을 자루에 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감귤, 당근, 양배추, 무, 참다래, 감자, 마늘, 땅콩, 양파, 시금치,보리, 유자 등은 제주도의 주요 농산물로 수확량이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들이다. 길 양쪽으로 묘원이 설치된 곳을 지나자 녹남봉이 눈에 들어온다.

 

▲ 무릉 생태학교에 있는 올레길 12코스 출발지점 [09:51]

 

▲ 재미있는 모양의 올레 코스 이정표 [09:55]

 

▲ 마늘 수확 작업이 한창인 들판 [09:58]

 

▲ 나팔꽃보다 정감이 더 가는 메꽃 [10:04]

 

▲ 올레길 양쪽으로 넓은 밭이 펼쳐져 있다 [10:12]

 

▲ 종착지점까지 남은 거리 15.5km [10:15]

 

▲ 평지교회 북카페 [10:21]

 

▲ 여기도 마늘 수확이 한창이다 [10:26]

 

▲ 탐라건국시조 고을나왕후손 성주공파 호연공계 성역 [10:37]

 

▲ 제방길 뒤로 보이는 녹남봉 [10:42]

 

10:49   넓게 펼쳐진 밀밭 왼쪽으로 얕은 사발을 엎어 놓은 모양의 녹남봉이 보인다. 녹남봉은 해발 111m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올라갈 12코스에 있는 두 개의 봉우리 수월봉(77m), 당산봉(80m) 보다는 높다. 녹남봉 오름은 전사면에 해송이 주종을 이루면서 예덕나무, 보리수나무가 숲을 이루고, 남사면에는 새(띠)가 무성하며, 중턱에 꿀풀이 소군락을 이루고 있다. 새왓속에서는 몇해전에 산불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타다 남은 큰소나무 밑둥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 이 오름에 녹나무가 많았다 하여 녹남봉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녹남봉을 내려와 폐교가 된 신도초교를 도자기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 한경도예를 둘러보았다.

 

▲ 넓게 펼쳐져 있 밀밭 [10:49]

 

▲ 얕은 사발을 엎어 놓은 모양의 녹남봉 [10:49]

 

▲ 녹남봉 / 일본군 진지 안내도 [10:51]

 

▲ 녹남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0:54]

 

▲ 녹남봉 정상부에 있는 정자와 운동기구 [10:59]

 

▲ 일본군 진지 이정표 [11:01]

 

▲ 남은 거리 11.5km 지점 표지판 [11:07]

 

▲ 폐교를 이용한 산경도예: 도자기 전문 전시공간 [11:08]

 

11:00   도원마을 표지석 옆을 지나면서 다시 밭 사이로 난 길이 계속 이어졌다. 양배추를 수확하는 곳, 마늘을 수확하는 곳이 계속 나타났다. 밭길이 끝나면서 올레길은 해안길로 이어졌다. 제주도는 그런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이 있는가 하면 농사를 짓는 넓은 밭이 있고 바다를 끼고 도는 해안이 있다. 산과 평야와 바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곳이 바로 제주도다. 그러니 어찌 제주도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신도1리 도원마을 표지석 [11:00]

 

▲ 양배추 수확 현장 [11:16]

 

▲ 남은 거리 10.5km 지점 [11:22]

 

▲ 마늘 수확이 한창인 마늘밭 [11:27]

 

▲ 남은 거리 9.5km 지점 [11:33]

 

▲ 해안길로 나왔다 [11:36]

 

▲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바다 [11:38]

 

▲ 무슨 유적지인지 모르겠네 [11:44]

 

▲ 남은 거리 8.5km 지점 [11:49]

 

11:50   신도2리 마을 표지석을 지나 해안을 따라 나 있는 도로를 계속 걸어간다. 신도포구를 지나 얼마를 가다 보니 어, 표지기도 보이지 않고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지도를 꺼내보니 올레길은 해안이 아니라 마을 안쪽으로 나 있었다.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차도를 따라 계속 진행한다. 어차피 수월봉에 올라가면 만날 테니까. 수월봉 올라가는 길 앞에서 헤어졌던 올레길 화살표를 다시 만났다. 반갑네. 수월봉 정상부에는 고산기상대가 있고 차귀도를 볼 수 있는 전망대 정자가 있었다.

 

▲ 신도2리 마을 표지석 [11:50]

 

▲ 평화로운 신도2리 포구 [11:51]

 

▲ 천연기념물 제513호로 지정된 수월봉 이정표 [11:59]

 

▲ 수월봉 지질트레일 검은모래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12:10]

 

▲ 올레길 12코스 화살표를 다시 만났다 [12:18]

 

▲ 무슨 작물을 심었는지 모르겠네 [12:22]

 

▲ 해발 77m의 수월봉 정상부에 있는 고산기상대 [12:26]

 

▲ 수월봉 영산비 [12:27]

 

12:29   전망이 좋은 수월봉 정자에서 차귀도를 바라본다. 바람을 맞고 싶으면 수월봉에 오르라는 말이 있는데 말 그대로 바람이 세다. 수월봉 정자를 떠나 엉알길로 내려간다. 4.6㎞에 이르는 수월봉 엉알길 코스 가운데 위치한 수월봉 정상 절벽 밑 ‘엉알’이라 불리는 곳은 화산재 지층이 가장 잘 발달해 있다. 엉알길은 벼랑·절벽 등을 뜻하는 제주어 ‘엉’과 아래쪽을 이르는 ‘알’이 합쳐진 말로 ‘벼랑 아래 있는 길’을 의미한다. 엉알길을 따라 차귀도포구 쪽으로 걸어가는데 저쪽에서 아내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수월봉 지질 트레일

 

고산리 수월봉 일대는 2010년 10월에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현재 세계 34개국 111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고 국내에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수월봉 지질트레일은 엉알길 코스(해경 파출소∼용암과 주상절리∼갱도진지∼엉알과 화산재 지층∼수월봉 정상∼검은모래해변∼해녀의 집), 당산봉 코스(거북바위∼생이기정∼당산봉 가마우지∼당산봉수), 차귀도 코스(자구내 포구∼차귀도 등대∼장군바위) 등 다양한 코스로 구성돼 탐방객들이 특이하게 형성된 제주도 지질의 진면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 수월봉 정상부에 있는 정자 수월정 [12:29]

 

▲ 수월봉 정자에서 바라본 차귀도 [12:29]

 

▲ 수월봉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제주도 세계7대 경관 안내판 [12:30]

 

▲ 수월봉 화산쇄설층으로 내려가는 길 [12:38]

 

▲ 엉알길에서 바라본 수월봉 고산전망대 [12:40]

 

▲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엉알길 수월봉 화산쇄설층 [12:40]

 

▲ 엉알길에서 바라본 수월봉 정상부 [12:42]

 

▲ 엉알길 일본군 수월봉 갱도 진지 [12:42]

 

12:45   자구내포구 쪽에서 걸어오는 아내를 만났다.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또 보니 반갑다. 녹고와 수월이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는 약수물 '녹고물'이 떨어지고 있는 곳 아래 쉼터에서 점심도 먹을 겸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주먹밥과 오렌지를 점심으로 먹으며 멀리 떨어진 차귀도를 바라본다. 이번 여행 때 차귀도도 둘러볼 예정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한 후 남은 구간을 걷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물론 아내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셈이 된다.

 

▲ 녹고와 수월 남매의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는 '녹고물' 앞에서 [12:48]

 

▲ '녹고물' 앞에서 차귀도 앞 바다를 배경으로 [12:49]

 

▲ 쉼터에서 바라본 차귀도 방향 [12:51]

 

▲ 쉼터 그늘에서 점심 [12:53]

 

▲ 쉼터 그늘에서 주먹밥을 점심으로 [13:00]

 

▲ 점심도 먹었겠다 다시 출발 [13:15]

 

13:20   이제 12코스 남은 거리가 3.5km다. 앞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차귀도가 점점 가까워진다. 차귀도로 가는 배가 떠나는 자구내포구에 도착했다. 차귀도 주변 바다는 바다낚시가 잘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포구 주변에서는 한치를 말리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자구내포구를 벗어나 당산봉으로 올라간다. 당산봉은 거북바위 전망대가 유명한데 이번에는 그냥 올레길만 걷기로 했다. 당산봉에서 생이기정 바당길로 내려가는 길은 전망이 틔여 있고 걷기에 좋다.

 

▲ 이제 종착지까지 남은 거리가 3.5km [13:20]

 

▲ 차귀도를 배경으로 [13:20]

 

▲ 자구내포구에서 차귀도를 배경으로 [13:24]

 

▲ 말리고 있는 한치 앞에서 [13:31]

 

▲ 당산봉 가는 길 이정표 [13:34]

 

▲ 당산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3:36]

 

▲ 당산봉에서 차귀도를 배경으로 [13:46]

 

▲ 당산봉에서 내려가는 길 [13:53]

 

13:53   생이기정 안내문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제주도말로 '생이'는 새를 말하고 '기정'은 절벽은 뜻한다고 한다. 따라서 생이기정 바당길은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길을 의미한다. 용수포구에 들어섰다. 용수포구 언덕에는 천주교 제주 용수성지가 있는데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가 중국 상해항을 출발하여 서해 바닷길로 귀국하다 표착한 곳이다. 용수성지에는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과 기념관이 있고. 일행 13명과 표류할 때 탔던 무동력선 배 '라파엘호'를 실물 크기로 복원하여 전시하고 있다.

 

▲ 생이기정 안내문 [13:53]

 

▲ 생이기정 바당길 금계국과 함께 [13:57]

 

▲ 멀리 12코스 종착지인 용수포구가 보인다 [14:05]

 

▲ 길 옆에 있는 정자 쉼터에서 [14:11]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있는 가톨릭 성지에 세워진 김대건 신부의 기념관.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은 김대건 신부(1822~1846)가 1845년 8월 17일 중국 상해 김가항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8월 31일 라파엘호를 타고 상해를 출발, 조선으로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28일간의 표류 끝에 제주 용수리 해안에 표착한 것을 기념함과 동시에 제주 지역에서 한국 최초 신부의 첫 번째 미사와 성체성사가 이루어진 것을 기리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 우리나라 최초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像 [14:24]

 

▲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 앞에서 [14:26]

 

▲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상 앞에서 [14:41]

 

▲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 앞에서 [14:43]

 

14:46   올레길 12코스 종착지점인 절부암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12코스 걷기는 모두 끝이 났다. 사철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포나무 등 난대식물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에 절부암이란 바위가 있는데, 일명 언덕동산이라 하며 높이는 약 70m 정도이다. 1981년 8월 26일 제주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된 이 바위는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조난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못하여 아내가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통한 사연이 전해오는 곳이다. 숙소로 돌아오자 아내가 성찬을 준비했다. 제주 흑돼지오겹살 수육과 두부김치, 거기에 소주와 맥주까지, 어찌 성찬이라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절부암 앞에 있는 제주 올레길 12코스 종착지점 표지석 [14:46]

 

▲ 절부암 위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차 [14:48]

 

▲ 오늘 저녁 메뉴: 흑돼지오겹살 수육과 두부김치, 그리고 소주와 맥주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