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봉-칠불산-꾀꼬리봉-장군봉 산행기
◈ 일시: 2014년 10월 12일 일요일
◈ 장소: 부용봉 226m / 칠불산 242m / 꾀꼬리봉 271.7m / 장군봉 245m /
세종 금남
◈ 코스: 부용2리 마을회관 → 철탑 → 부용봉 → 칠불산 → 꾀꼬리봉 → 장군봉 →
부용1리 앞 도로 → 부용2리 마을회관
◈ 시간: 4시간 37분
07:50 오늘은 일요일, 산행을 따라 갈 마땅한 산악회가 없어 혼자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집을 떠났다. 오늘 산행지는 미리 생각해두었던 부용봉과 장군봉인데 사람이 잘 찾지 않는 곳이라 코스를 벗어나지 않고 제대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청주를 떠나 세종시 부강면소재지까지 간 후 부강산단 쪽으로 달리다 금강에 놓인 가교를 건너 세종시 금남면 부용2리(원부용) 마을 입구 공터에 차를 세웠다. 산행준비를 하고 마을회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파란색 망이 쳐진 곳에서 산으로 올라붙었다. 산길은 아주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나 있었다. 고압선 철탑을 지나면서 선답자의 표지기를 하나 만났다. 제 길로 들어선 모양이다.
▲ 부용2리(원부용) 마을 입구 공터에 주차 [08:39]
▲ 부용2리(원부용) 마을 표지석 [08:39]
▲ 부용2리 마을회관 오른쪽 길을 따라 간다 [08:42]
▲ 언덕에 올라 뒤돌아본 부용2리 마을 [08:45]
▲ 그런대로 걸을만한 길 [08:49]
▲ 고압선 철탑 왼쪽으로 간다 [08:55]
▲ 선답자의 표지기를 만났다 [08:57]
▲ 부용봉과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09:02]
09:05 삼각점이 있는 221.5봉에 올라 관암지맥 표지판을 보고 소나무 숲길을 따라 부용봉으로 올라간다. 해발 226m의 부용봉 정상에도 표지판이 달려 있었다. 조망은 전혀 할 수 없는 희미한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 표지기를 하나 만났다. 여기서 길이 애매해져 왼쪽으로 내려갔더니 무너진 축사가 있고 그 옆으로 비어 있는 축사가 또 있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잠시 헤매다가 축사 끝부분으로 가보니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넓은 평지에 또 축사가 있다.
축사가 있는 평지로 내려가자 개가 심하게 짖어댄다. 염소가 우글거리는 축사를 지나는데 축사 끝에서 중장비를 수리하던 한 남자가 경계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저씨, 여기 내려가는 길 있어요? 여기를 어떻게 들어왔어요? 저 위 산에서 내려왔는데 길을 잘못 든 것 같아요. 길이 없나요? 없어요, 얼른 나가요. 더 이상 대화가 어려울 것 같아 다시 축사를 벗어나 산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선답자의 기록에 의하면 축사 끝이 임도로 이어진다는데 못가게 하네. 길 잃은 사람 좀 도와주면 안 되나?
▲ 221.5봉에 있는 삼각점 [09:05]
▲ 221.5봉에 있는 관암지맥 표지판 [09:06]
▲ 부용봉으로 가는 길 [09:07]
▲ 해발 226m의 부용봉 정상에서 [09:10]
▲ 희미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09:19]
▲ 웬 삼각점? [09:21]
▲ 빈 축사 [09:28]
▲ 나성목장 염소 축사 [09:38]
09:48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 표지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여기서 축사 뒤를 통과해야 하는데 물론 길은 없다. 그냥 대충 나무 사이를 지나 임도에 내려섰는데 왼쪽으로 울타리가 보이고 임도 끝 문에 '나성목장'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아까 그 축사가 있던 곳이 바로 나성목장이었구나. 임도에서 다시 산으로 들어서 울타리 오른쪽을 따라 가는데 역시 길이 없다. 대충 길을 만들며 과수원을 지나 나성목장에서 연결되는 임도에 내려섰다. 목장 주인이 통과를 허락했으면 1, 2분이면 왔을 길을 25분이나 없는 길을 만들며 산을 지나왔다. 짜증은 조금 나지만 재미는 있네.
임도를 따라 조금 내려가다 묘지가 보이는 곳에서 다시 오른쪽 산으로 올라붙었다. 제법 뚜렷한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 표지판이 붙어 있는 186봉에 올랐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희미한 산길을 따라 걷는데 또 길이 애매해졌다. 정면으로 앞으로 가야 할 능선과 봉우리들이 보이는데 내려가는 길이 사라졌다. 에라 모르겠다. 아무데로나 내려가보자. 대충 길을 만들며 진행을 하자 차도가 보인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차도는 부용1리로 이어지는 도로였다. 도로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 표지기가 있는 곳에 다시 돌아왔다 [09:48]
▲ 나성목장 울타리 [09:52]
▲ 과수원을 거쳐 임도로 [10:03]
▲ 임도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들머리 [10:05]
▲ 186봉에 있는 표지판 [10:14]
▲ 산행로 왼쪽으로 가야할 봉우리들이 보인다 [10:19]
▲ 희미한 산길이 계속 이어진다 [10:23]
▲ 부용1리로 이어지는 도로 위로 공사중인 호남고속전철이 지나가고 있다 [10:31]
10:36 도로 옆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눈동자가 돌아갔다.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올라가다 왼쪽 두 번째 갈림길에서 과수원 쪽으로 들어간다. 길 오른쪽으로는 무슨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과수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길이 없어졌다. 뭐여? 돌아나오려다 그냥 길을 내며 올라가기로 했다. 새로운 길을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힘이 들고 고통이 따른다.
산 위로 올라가보니 오른쪽에서 벌어지는 공사는 바로 세종시 변전소 건설 공사였다. 희미한 산길을 따라 걸어간다. 186봉에서 도로로 내려가야 하는데 183봉도 보이지 않고 도로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아주 애매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40분 정도 그렇게 걷다 길이 아주 사라져버려 그냥 왼쪽 사면을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길을 잘못 든 것이 분명하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 도로 옆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 [10:36]
▲ 억새 뒤로 논, 논 뒤로 호남고속철도 [10:38]
▲ 세종시 변전소 건축 현장 [10:55]
▲ 가을빛이 조금씩 비치기 시작한다 [11:07]
▲ 여기서 과감하게 왼쪽으로 하산 [11:36]
▲ 묘지를 조성해 놓은 곳 [11:42]
11:42 밤나무 아래에 커다란 돌로 식탁을 만들어 놓았다. 에라, 모르겠다. 점심이나 먹자. 돌 위에 걸터 앉아 송편과 자두를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 후 출발, 임도 만큼 널찍한 비포장 길을 따라 잠시 내려가니 터를 닦는 넓은 공사장이 나오고 곧 차도에 내려섰다. 지도를 보니 세종시와 대전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다. 그렇다면 변전소 공사 현장에서 올라갈 때 186봉을 잘못 올라갔고 결국 186봉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냥 오른쪽 능선을 따라 계속 걸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어떻게 하나? 그래, 봉정사로 올라가는 임도를 따라가면 되겠네. 차도를 따라 왼쪽으로 조금 가자 초정약수터로 가는 길이 있고 다시 10분 정도 걸어 대박1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광덕사와 봉정사 이정표를 보고 마을을 지나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얼마 안 가서 시멘트 포장임도는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오른쪽은 광덕사, 왼쪽은 봉정사로 가는 길이다. 갈림길에서 봉정사 쪽으로 10분 정도 올라가자 고갯마루가 보인다.
▲ 점심을 먹은 자연석 원형탁자 [11:42]
▲ 산부추꽃이 피었네 [11:56]
▲ 차도로 내려가는 널찍한 임도 [11:57]
▲ 세종시와 대전시를 연결하는 차도 [12:06]
▲ 대박1리 마을회관 [12:18]
▲ 봉정사와 광덕사 이정표 [12:19]
▲ 봉정사와 광덕사 갈림길 [12:22]
▲ 언덕에서 내려다본 대박1리 마을 [12:23]
▲ 봉정사로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 임도 [12:26]
12:33 언덕에 올라서니 그렇게 보고 싶던 이정표가 서 있다. 언덕 왼쪽에 183봉에서 제대로 왔으면 내가 내려올 길이 보인다.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한번 거꾸로 가보고 싶네. 이정표가 가리키는 꾀꼬리봉 쪽으로 올라간다. 광덕사 갈림길 삼거리에서 길은 왼쪽으로 꺾였다. 길에서 약간 떨어진 해발 242m의 칠불산을 거쳐 오늘 산행에서 가장 높은 해발 271.7m의 꾀꼬리봉을 지난 후 장군봉으로 가는 길, 철 모르는 철쭉꽃 한 송이와 진달래꽃 몇 송이가 나를 반겨준다.
▲ 임도 고갯마루에 있는 이정표 [12:33]
▲ 광덕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35]
▲ 꾀꼬리봉으로 가는 길이 처음에는 널찍하다 [12:35]
▲ 나무에 매달려 있는 해발 242m의 칠불산 정상 표지 [12:41]
▲ 해발 271.7m의 꾀꼬리봉 정상에서 [12:49]
▲ 꾀꼬리봉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길 [12:51]
▲ 어허, 철쭉꽃이 피었네 [12:53]
▲ 오른쪽으로 금강과 부강산업단지가 보인다 [12:55]
▲ 어메, 진달래꽃도 피었네 [12:56]
12:56 이정표가 있는 장군봉 정상에서 부용리 쪽으로 내려간다. 잠시 후 전망이 트이면서 S자로 굽은 금강 오른쪽으로 한창 벼가 익어가는 논, 그 뒤로 부강산단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런데 길이 만만치가 않다. 쇠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이 꽤 길게 이어졌다. 어허, 이런 곳이 있었네. 가파른 암릉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는 능선과 봉우리에는 바위가 자주 나타났다. 고거 짭짤하네. 막바지 나무 계단길을 내려가자 아래로 포장도로가 보였다.
▲ 장군봉 정상에 있는 이정표 [12:56]
▲ 장군봉에서 내려가는 암릉길에 쇠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13:01]
▲ 암릉에서 바라본 금강 [13:01]
▲ 계속 이어지는 암릉 [13:03]
▲ 장군봉에서 300m 내려온 지점 [13:06]
▲ 또 하나의 암봉을 넘고 [13:06]
▲ 금강 뒤로 부강산업단지가 보인다 [13:07]
▲ 뒤돌아본 장군봉 [13:10]
▲ 포장 임도로 내려가는 계단 [13:16]
13:19 공식적인 산행을 마치고 시멘트 포장 임도에 내려섰다. 이제 부용2리까지 차도를 따라 가는 일만 남았는데 부용1리로 들어가는 차도 위로 시내버스가 달려가는 것이 보인다. 이런,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저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하지만 괜찮다. 임도와 차도 걷는 게 내 전공이니까. 금강 왼쪽을 따라 나 있는 차도를 20분 넘게 걸어 차를 세워둔 부용2리에 도착했다. 차에 올라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에 아파트 앞에 도착한 것이 2시 35분, 이렇게 해서 세 번이나 길을 잃었던 부용봉과 장군봉 산행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 포장도로 옆에 서 있는 이정표 [13:19]
▲ 부용1리로 가는 길 [13:19]
▲ 벼가 익어가는 논 뒤로 부용1리 마을이 보인다 [13:22]
▲ 아침에 들렀던 나성목장 울타리 [13:27]
▲ 부용2리 경로당 건물이 보인다 [13:43]
▲ 부용2리 차를 세워둔 곳에 다시 도착 [13:44]
▲ 금강에 놓여 있는 가교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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