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둘레길 걷기 1
◈ 일시: 2014년 2월 14일 금요일
◈ 장소: 증평 등잔길(삼기저수지 수변산책로) / 충북 증평
◈ 코스: 삼기저수지 수변생태공원 → 오른쪽 수변산책로 → 제방길 → 왼쪽 수변산책로 →
수변생태공원
◈ 거리: 3km
◈ 시간: 55분
◈ 회원: 아내와 함께
증평 등잔길(삼기저수지 수변산책로)
증평군의 젖줄 보강천의 지천 삼기천은 증평의 명산 좌구산에서 발원하여 흐른다. 삼기저수지부터 사곡리 합수점까지 8km를 흐르면서 증평군 남동부의 들판을 적시는 삼기천은 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좌구산 계곡의 물이 끊임없이 삼기저수지에 물을 채우고 저수지의 풍부한 물이 끊임없이 삼기천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삼기저수지는 녹색도시 증평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기도 한다.
좌구산, 구녀산, 구석산이 동, 남, 서를 감싸고 북쪽으로 트여있는 지형지세를 이용하여 조성된 삼기저수지는 산중호수와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어서 더없이 좋은 곳이다. 남쪽으로 구녀산 줄기의 자락을 적시면서 그 산을 반추하는가 하면 수변의 미루나무가 인상적인 저수지의 남쪽 마을 삼기리의 풍경과 함께, 마을 뒷산인 구녀산이 저수지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아늑한 맛도 느껴진다.
특히 삼기저수지는 접근성이 좋다. 증평과 청원의 미원면과 괴산군의 청안면을 잇는 540번지방도가 저수지언저리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전 중 피로를 풀 겸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도로 옆에 두 개소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도로 아래에 수변산책로를 설치해 놓은 것. 500m의 이 데크로드는 수면 위로 조성된 구간도 있어서 저수지의 풍경을 한층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다.
등잔길 유래
삼기리 서남쪽의 율리관세음보살입상이 있는 골짜기인 이곳은 양쪽으로 숲이 무성하게 우거져서 낮에도 해가 잘 들지 않았다. 더구나 멀리서 바라보면 그 모양이 여인의 음부를 닮아 음기가 센 곳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에 집 짓고 살기를 꺼려했다. 그렇지만 한 남자가 어린 딸을 데리고 이곳을 찾아와 집을 짓고 산을 일궈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 남자의 어린 딸은 총명하고 아름다운 처녀로 자랐다. 남자는 딸을 혼인시키려고 사윗감을 찾았지만 마을사람들은 음기가 센 곳에서 자란 처녀라 혼인을 하면 신랑이 단명을 한다는 이유를 들어 혼인을 꺼려했다.
혼기를 놓친 처녀는 아버지와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살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가 이 골짜기를 지나다가 처녀를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을 했다. 선비는 과거를 마치고 처녀를 데리러 오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처녀는 선비의 약속을 믿고 날마다 골짜기 입구에서 선비를 기다렸다. 혹시라도 선비가 밤에 돌아올 때 어둡고 깊은 골짜기에서 넘어질까 봐 밤에는 등잔을 들고 골짜기 입구에서 선비를 기다렸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선비는 돌아오지 않았다. 3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선비를 기다리던 처녀는 기력이 쇠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했다.
아버지는 그런 처녀를 극구 말려보았지만 처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음기가 센 곳으로 알려진 이 골짜기는 3년 동안 처녀가 들고 있는 등잔불 덕분에 밤마다 환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밤에도 해가 뜨는 양기의 땅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만 3년이 지난 4월 그믐밤에 평소와 다름없이 등잔을 들고 선비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처녀가 서 있는 자세로 죽어 망부석이 되고 말았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이름도 없었던 이 골짜기를 등잔걸이골로 불렀고 이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은 자연히 등잔걸이 길이 됐다. 처녀가 등잔걸이 망부석이 된 4월 그믐밤에 이 길을 걸으면 밤에도 해가 뜨는 곳의 양기를 받아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14:00 아버지가 계시는 요양원에 들렀다가 증평읍 율리에 있는 삼기저수지 수변을 따라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고 해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들꽃마을 요양원에서 나와 율리삼거리에서 율리 쪽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문이 있는데 현판에 '좌구산제일문'이라고 적혀 있다. 문을 통과해서 계속 올라가자 삼기저수지 제방이 보이고 저수지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니 오른쪽으로 수변생태공원이 보인다. 삼가교를 건너 마을 아래 공터를 차를 세웠다. 데크로 만든 다리를 건너 수변생태공원으로 갔다. 세 마리의 거북이가 있는 곳을 지나 저수지 위에 설치된 데크 길을 걸어간다. 저수지의 얕은 부분은 얼어 있고 얼음 가장자리에는 야생오리로 보이는 새들이 앉아 있었다.
▲ 삼기교 건너 마을 아래 공터에 주차 [14:01]
▲ 데크로 만든 다리를 건너 수변생태공원으로 [14:04]
▲ 수변생태공원의 거북이 가족 [14:05]
▲ 거북이 등에 올라앉아 [14:06]
▲ 물 위에 만들어 놓은 데크 길 [14:07]
▲ 데크 길에서 [14:07]
▲ 얼음 가장자리에 앉았던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14:09]
▲ 삼기저수지 오른쪽 수변산책로가 보인다 [14:09]
14:10 데크로 만든 수변산책로에 들어섰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산책로 한 바퀴를 돌면서 5명을 만났을 뿐이다. 수변을 따라 저수지 수면 위로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마치 물 위를 걷는 기분이 든다. 저수지 건너편으로 데크로 만든 산책로가 보이고 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로 인해 물에 잠긴 나무들이 자주 보였다. 데크 길을 벗어나 조금 걸어가자 제방으로 건너가게 설치한 수로 위 다리가 보이고 전망대 역할을 하는 정자도 보인다.
▲ 데크로 만든 오른쪽 수변산책로에 들어섰다 [14:10]
▲ 저수지 맞은편에도 데크 수변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14:13]
▲ 물속에 잠겨 있는 나무들 [14:15]
▲ 데크 길에서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14:16]
▲ 데크 길에서 벗어났다 [14:18]
▲ 저수지 안에는 작은 섬도 있고 [14:20]
▲ 물속에서 자라는 소나무 [14:21]
▲ 삼기저수지 제방 위 정자가 보인다 [14:22]
▲ 오른쪽 도로 건너에 있는 좌구산 산림녹화비 [14:23]
▲ 수로 위에 놓여 있는 다리와 제방 위 이층 정자 [14:24]
14:25 제방 위에 올라섰다. 삼기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안내판이 있고 전망대를 겸한 이층 정자가 있다. 잘 정비해 놓은 제방길을 걸어 왼쪽 수변산책로로 향했다. 등잔길 길이가 총 3km에 불과하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걸어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데크로 만든 왼쪽 수변산책로는 굴곡이 진 수변을 따라 나 있어 곡선미가 돋보였다. 산책로 오른쪽에 시인 김득신의 시비가 있다. 증평이 고향인 백곡 김득신(1604 선조37~1684 숙종 10)은 노력파이자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 삼기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안내판 [14:25]
▲ 이층 정자에서 저수지를 배경으로 [14:26]
▲ 제방 아랫마을 풍경 [14:27]
▲ 삼기저수지 제방 위 산책로 [14:28]
▲ 제방이 끝나는 곳에서 [14:29]
▲ 삼기저수지 왼쪽 수변산책로 입구에 있는 이정표 [14:30]
▲ 곡선미가 돋보이는 왼쪽 수변산책로에 들어섰다 [14:30]
▲ 시인 김득신이 쓴 '차운' 시비 [14:31]
14:32 김득신 쉼터에 도착했다. 김득신은 금방 배운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둔재였다. 백곡은 그런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공부해야 할 것은 읽고 또 읽어 마침내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마는 노력파였다. '백이전'이란 책 한 권을 11만 3천 번이나 읽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노력이 어땠는지 알 수 있다. 시문이 뛰어나 조선 효종이 극찬했고, 당대의 문장가들도 칭송했던 김득신은 주옥같은 시문을 창작하는 천재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득신 쉼터, 거북이 쉼터, 야생초화 쉼터를 차례로 지났다.
데크로드 우측 언덕에 율리석조관음보살입상이 모셔져 있다. 이 불상은 두 번의 이전을 통하여 현재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1979년 삼기저수지 공사로 인하여 수몰위기에 처하게 되자 입상을 옮겼는데 최근 둑높이 공사로 인해 다시 한번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율리석조관음보살입상은 증평군 문화재자료 제36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증평군의 불교문화유산이다. 불상은 중생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고 두려움을 떨쳐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여원시무외인’을 수인으로 하고 있다.
▲ 김득신 쉼터: 데크 길에 조성한 김득신 상 [14:32]
▲ 책 한 권을 11만 3천 번이나 읽었다는 김득신 [14:33]
▲ 소나무와 저수지가 잘 어울린 곳에서 [14:35]
▲ 얼음 속 나무들 [14:38]
▲ 시인 김득신이 쓴 '율협도중' 시비 [14:38]
▲ 거북이 쉼터: 여기도 거북이가 있네 [14:39]
▲ 시인 김득신이 쓴 '향두타마상유득' 시비 [14:41]
▲ 율리석조관음보살입상 [14:45]
14:46 데크 길이 끝나는 지점에 증평 둘레길 종합 안내도가 서 있는데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놓아 뭐가 뭔지 이해하기를 어려웠다. 석조관음보살입상이 서 있는 곳에서부터는 시멘트 포장도로다. 멀리 생태공원 뒤로 한남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은 좌구산이 보인다. 도로가 거의 끝나가는 지점 왼쪽에 비나리길로 올라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었다. 나중에 가 봐야지. 잠시 후 차를 세워 둔 곳에 도착하는 것으로 증평 등잔길 걷기는 끝이 났다.
▲ 데크 길 끝나는 부분에 있는 증평 둘레길 안내도 [14:46]
▲ 저수지 뒤로 멀리 보이는 것이 좌구산 [14:49]
▲ 저수지 건너 오른쪽 데크 길이 보인다 [14:50]
▲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차도 [14:50]
▲ 좌구정 갈림길 이정표 [14:53]
▲ 차를 세워둔 곳에 다시 돌아왔다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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