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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13.04.27. [경북山行記 35] 경북 영덕 팔각산

by 사천거사 2013. 4. 27.

 

팔각산 산행기

 

 ◈ 일시: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 장소: 팔각산 628m 경북 영덕군 달산면

 ◈ 코스: 팔각산장 → 1봉 → 2봉 → 3봉 → 4봉 → 5봉  6봉 팔각산(8봉)  팔각산장

 ◈ 시간: 3시간 41분 

 ◈ 회원: 평산회원 3명(홍세영, 신동갑, 이효정)  

 

 

 

  

여덟 개의 봉우리가 연이어 있는 팔각산(628m)은 뿔이 8개 솟았다는 뜻에서 유래된 산이름이다. 흔히 옥계팔봉이라 부르는 이 팔각산은 독립된 안봉으로서 산 밑에서 봐도 뛰어난 암골미가 여간 아닌 명산이다. 광해군 원년에 이곳에 숨어들었던 손성을이란 선비는 옥계리 마을 주변에 흩어져 있는 계곡미에 반해 침수정을 짓고 팔각산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전한다. 그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골라 이름 붙여 놓은 것이 무려 37경, 이 팔각산 37경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여 나무 그늘과 계곡에는 원색의 천막들이 줄지어 있다. 이름있는 경치로는 침수정 앞 병풍 모양으로 깎아 놓은 듯한 바위가 병풍바위요, 향로처럼 생긴 것이 향로봉이다. 촛대와 흡사한 촛대바위가 있고, 계곡 가운데 꽃봉우리 모양으로 앉은 것이 진주암이다.


옥계 37경: 1.일월봉 2.팔각봉 3.복룡담 4.천연대 5.부벽대 6.삼층대 7.향로봉 8.촛대암 9.삼귀담

               10.소영담 11.세심대 12.탁영담 13.학표석 14.학소대 15.병풍암 16.조연 17.천조 18.구정담

               19.부연 20.존심대 21.옥녀봉 22.마제석 23.선인굴 24.구룡담 25.진주암 26.부암 27.봉관암

               28.광명대 29.귀남연 30.둔세굴 31.강선대 32.다조연 33.계관암 34.풍호대 35.채약봉

               36.영귀대 37.사자암

 

 07:00    오늘은 평산회에서 영덕에 있는 팔각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개인적으로 일이 바쁜 회원들이 많아 이번에는 달랑 세 명이 산행을 하게 되었다. 신봉동과 봉명동에서 신동갑 회원, 홍세영 회장님과 각각 합류한 후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날이 아주 화창해서 맘껏 봄기운을 느끼고 돌아올 것 같은 기분이다.

 

당진상주고속도로 화서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휴게소 출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따라 문경 쪽으로 달리다 북상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34번 국도를 따라 예천을 거쳐 안동까지는 잘 왔는데 안동에서 길안을 거쳐 청송으로 가는 길을 잘 못찾아 시내를 헤매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런데 이 길보다는 차라리 34번 국도를 타고 계속 청송으로 가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청송에서 피나무재를 거쳐 팔각산장 아래 주차장까지 가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 당진상주고속도로 화서휴게소 [07:55]

 

11:25   팔각산장 아래에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관광버스가 한 대 보이고 승용차 몇 대가 세워져 있었다. 산행준비를 하고 '등산길'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를 우회했다. 어, 철쭉이 피었네. 마알간 철쭉이 곱다. 핏빛의 짙은 색 철쭉도 좋지만 연한 색의 수수한 철쭉도 좋다. 처절하지 않아 좋다. 부드러워 좋다.

 

▲ 팔각산 입구 주차장에 주차 [11:30]

   

▲ 팔각산 산행 들머리 [11:36]

  

▲ 멀리 암벽에 설치된 계단이 보인다 [11:38]

  

▲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서서 [11:40]

 

▲ 이런 척박한 곳에 각시붓꽃이 피었네 [11:45]

  

▲ 봉우리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 [11:49]

 

▲ 철쭉이 꽃을 피웠네 [11:52]

 

11:53   왼쪽에 표지석이 하나 있는데 팔각산까지 1.9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어김 없이 밧줄이 매어져 있다. 왼쪽으로는 앞으로 가야할 암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고 전망 좋은 곳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파란색 지붕이 모여 있는 수구동 마을이 멀리 보인다. 시간이 늦어 그런지 이쪽으로 오르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

 

▲ 팔각산 1.9km 표지석 [11:53]

  

▲ 철쭉을 왼쪽에 두고 오르는 길 [11:54]

  

▲ 본격적인 암릉 산행이 시작되었다 [11:55]

  

▲ 영덕 팔각산 주능선 [12:02]

  

▲ 가파른 길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다 [12:05]

  

▲ 계속 오르막길 [12:06]

  

▲ 소나무가 있는 능선길 [12:07]

  

▲ 아래로 보이는 수구동 마을 [12:15]

 

▲ 여기도 가파른 길 [12:18]

 

12:19   팔각산 제1봉에 올랐다. 산행로 오른쪽으로 약산 빗겨난 곳에 표지석이 있어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1봉에서 5분 정도 가파른 길을 오르니 2봉이다. 암벽을 내려오니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은 우회하는 길이고 오른쪽이 암릉길이다. 어디로? 오른쪽으로. 3봉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희생자 추모비를 지나 오른쪽으로 암봉을 우회한 후 다시 왼쪽에 있는 암봉으로 오른다. 여기가 3봉인가?

 

▲ 팔각산 제1봉에서 [12:20]

  

▲ 팔각산 제1봉에서 [12:20]

 

▲ 제2봉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 [12:22]

  

▲ 팔각산 제2봉 표지석 [12:25]

  

▲ 앞으로 지나가야 할 암봉들 [12:26]

  

▲ 조심해서 내려오세요 [12:28]

  

▲ 3봉에서 추락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아내를 위한 남편의 추모비 [12:34]

  

▲ 정말 멋 있는 소나무가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12:36]

  

▲ 암벽등산로 표지판 [12:38]

 

▲ 우회를 마치고 왼쪽 암봉으로 오르는 중 [12:40]

 

12:44    2봉과 3봉 사이에 있는 암봉에 올랐다. 처음에는 이곳이 3봉인 줄 알았는데 3봉은 따로 있었다. 진달래가 피어 있는 암봉을 내려오니 3봉 표지석이 길 옆에 박혀 있다. 자, 앞에 있는 암봉이 3봉인 모양인데 어디로 올라가나? 오른쪽으로 우회를 해서 4봉으로 올라가는 철계단 아래 안부에 이르니 왼쪽으로 밧줄이 매어져 있었다. 경사는 거의 90도에 가깝지만 거리가 짧아 배낭을 벗고 줄에 매달렸다.

 

암봉에 오르니 내려가는 길이 있고 건너편에 또 한 개의 암봉이 있었다. 닳아서 끊어질 지도 모르는 밧줄에 또 매달렸다. 올라가보니 그냥 봉우리다. 이 3봉에서 추락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있어 폐쇄를 한 모양인데 차라리 안전시설을 해놓고 개방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경사가 급한 곳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 몸을 바위에 비비적거리며 간신히 내려왔다.

 

▲ 2봉과 3봉 사이에 있는 암봉 [12:44]

  

▲ 홍세영 회장님 하강중 [12:49]

  

▲ 길 옆에 있는 팔각산 제3봉 표지석 [12:50]

  

▲ 3봉을 오르는 중 [12:52]

 

▲ 건너편에 또 암봉이 있네 [12:56]

  

▲ 팔각산 제3봉 정상에서 [12:57]

 

▲ 3봉에서 앞으로 가야할 봉우리를 뒤에 두고 [12:59]

  

▲ 3봉에서 나도 한 장 찍고 [13:00]

 

▲ 3봉을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3:04]

  

▲ 신동갑 회원도 내려오고 [13:04]

 

▲ 신동갑 회원 계속 하산중 [13:09]

 

13:12   4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가파르다. 그래도 설악산 울산바위 올라가는 바위만 할라고. 4봉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간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길 옆 작은 공간에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 김치, 오가피주, 사과로 이루어진 조촐한 점심상이었지만 분위기는 레스토랑급이다. 점심 후 출발, 조금 힘들게 5봉을 오른 다음 숨을 고르고 6봉을 향해 걷는다. 오늘 날 참 좋다.

 

▲ 4봉으로 올라가는 계단 [13:12]

  

▲ 팔각산 제4봉 표지석에서 홍세영 회장님 [13:17]

  

▲ 팔각산 제4봉 표지석에서 [13:17]

 

▲ 4봉을 내려가고 있는 신동갑 회원 [13:18]

  

▲ 4봉 아래 안부에 점심상을 차렸다 [13:33]

  

▲ 점심 후 5봉을 향하여 출발 [13:55]

  

▲ 오늘 걷는 길은 어디나 만만치가 않다 [13:56]

  

▲ 팔각산 제5봉 표지석 [13:57]

  

▲ 팔각산 제5봉 표지석에서 신동갑 회원과 함께 [13:57]

 

▲ 앞으로 가야할 6봉, 7봉, 그리고 8봉 [13:58]

 

▲ 6봉에서 바라본 5봉 [14:01]

 

14:01   산행로 오른쪽에 6봉 표지석이 붙어 있다. 자칫 못보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6봉을 내려와 7봉으로 간다. 7봉은 왼쪽으로 우회를 하게 되어 있었는데 눈을 조금 왼쪽으로 돌리면 지나온 암봉들이 삐죽 삐죽 솟아 있는 것이 잘 보였다. 7봉을 올랐다. 암릉 곳곳을 살펴보았는데 표지석이 없다. 표지석이 어디로 갔지? 하나만 더 찾으면 되는데 오늘 표지석 찾기 게임은 여기서 끝이 나는 건가?

 

▲ 길 오른쪽에 있는 팔각산 제6봉 표지석 [14:01]

  

▲ 6봉에서 내려오는 길 [14:02]

  

▲ 팔각산 7봉과 8봉 [14:03]

  

▲ 종종 나타나는 진달래꽃이 반갑고 [14:03]

  

▲ 7봉으로 가는 암릉길 [14:04]

  

▲ 지나온 암봉들 [14:05]

  

▲ 암벽을 내려가고 있는 신동갑 회원 [14:06]

  

▲ 우리가 지나온 암봉들이 톱날처럼 솟아 있다 [14:10]

  

▲ 7봉 정상에서 바라본 8봉 [14:16]

 

▲ 팔각산 제7봉 정상에서 [13:17]

 

▲ 팔각산 제7봉  [14:20]

 

14:21   7봉을 내려오니 길 옆에 표지석이 붙어 있다. 이제 봉우리 표지석 찾기 놀이는 끝이 났다. 철계단을 올라 팔각산 정상인 8봉으로 올라간다. 이쁘게 생긴 8봉 팔각산 정상 표지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하산 시작, 사면을 따라 나 있는 길을 룰루랄라 걷는다. 진달래꽃과 신록이 반겨주는 하산길은 걷기에 좋다. 내리막길이 좋다. 그러나 내리막길은 그 만큼 힘들여 올랐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노력 끝에 얻은 보상이다.

 

▲ 길 옆에 있는 팔각산 제7봉 표지석 [14:21]

  

▲ 팔각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14:26]

 

▲ 팔각산 정상인 제8봉에서 [14:33]

 

▲ 해발 628m의 팔각산 정상에서 [14:33]

 

▲ 하산길에 만난 진달래꽃 [14:42]

 

▲ 신록과 진달래꽃 [14:43]

 

▲ 팔각산장이 1.5km 남았다는 표지석 [14:44]

 

▲ 능선에서 왼쪽 사면으로 내려가는 길이 시작되는 곳 [14:44]

 

14:45   사면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계속 능선을 타면 신성골을 따라 상마산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 곱게 핀 노란 양지꽃을 보며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걷는다. 소나무가 멋있게 서 있는 능선을 지나자 팔각정자까지 600m 남았다는 표지석이 보인다. 지금은 신록의 계절이다. 눈이 황홀하다. 특히 지금 이곳은 신록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신록예찬'이란 글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배운 이후로 신록에 대한 나의 애정은 남 다르다. 

 

▲ 처음에는 경사가 완만하다가 [14:45]

 

▲ 지금은 양지꽃이 피는 계절 [14:46]

 

▲ 경사가 많이 급해졌다 [14:46]

 

▲ 소나무가 아름다운 길 [15:03]

 

▲ 팔각산장이 600m 남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석 [15:04]

 

▲ 아직도 암릉길이 끝나지 않았다 [15:07]

 

▲ 팔각산의 신록 [15:12]

 

▲ 팔각산 주차장 풍경 [15:15]

 

▲ 발목을 다친 산행객이 있어 119가 출동했다 [15:18]

 

15:35   주차장을 출발했다. 가는 길목에 있는 주산지를 들러보기로 했다. 지금 쯤 물속에 잠긴 왕버들에도 신록이 찾아왔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주차장은 여러 대의 관광버스와 많은 승용차로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다. 10분 남짓 걸리는 거리를 걸어 주산지에 도착했다. 물속에 제멋대로 서 있는 왕버들에게도 봄은 찾아 왔는데 수세가 예전만 못하다. 고사목도 늘어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왕버들 없는 주산지가 될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 청송은 사과로 유명해다: 주산지 가는 길 사과판매 노점 [15:55]

 

▲ 봄이 찾아온 주산지 [16:07]

 

▲ 주산지의 왕버들 [16:09]

 

▲ 주산지의 왕버들 [16:09]

 

▲ 주산지의 왕버들 [16:10]

 

▲ 주산지의 왕버들 [16:11]

 

▲ 주산지의 왕버들 [16:12]

 

▲ 잔물결이 일고 있는 주산지 [16:12]

 

16:40    주산지 주차장을 출발했다.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는데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기는 글렀고 아무리 빨리 달려도 8시는 넘어야 할 것 같다. 안동시내를 통과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나머지 도로는 막힘이 없어 수월하게 달릴 수 있었다. 이번에는 문경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를 따라 연풍과 괴산을 거쳐 청주로 왔더니 어라, 8시 전에 청주에 도착을 했다. 빨리 온 편이네. 제일수산에 들러 푸짐하게 회를 시켜 소주를 마셨다. 화창한 봄날 평산회 암릉 산행은 이렇게 기분 좋게 막을 내렸다.

 

▲ 청주 제일수산에서 푸짐하게 회식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