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봉-연엽산 산행기
◈ 일시: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 장소: 시루봉 876.1m / 연엽산 791m / 경북 문경 농암
◈ 코스: 늑천정 가든 → 장군봉 → 비치재 → 시루봉 → 연엽산 → 북실마을
◈ 시간: 6시간 13분
◈ 회원: 평산회원 4명
07:00 오늘은 평산회에서 문경시 농암면에 있는 시루봉과 연엽산 산행을 하는 날이다. 시루봉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청화산과 이웃해 있는 산으로 우복동천 종주 코스의 한 봉우리이기도 하다. 신화아파트 앞에서 김지홍 회원, 신봉사거리에서 신동갑 회원, 봉명동에서 홍세영 회장님이 차에 올라 모두 4명이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미원을 지나 청천으로 간다. 오랜만에 이 길을 달려본다. 화양계곡을 지나는데 여름철의 영화는 시간과 함께 덧없이 흘러가고 계곡에는 썰렁한 기운만 가득하다. 다음 주 추석을 맞아 막바지 벌초를 하는 사람들을 간간이 만나며 송면을 지나 화북으로 달린다. 화북에서 좌회전해서 쌍룡계곡으로 들어가는데 늑천정 휴게소를 바로 찾지 못해 쌍룡터널을 지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08:42 늑천정 휴게소 앞에 차를 세웠다. 시간이 이른지 아니면 피서철이 지나서 그런지 휴게소는 썰렁했다. 배낭을 메고 오른쪽에 있는 공용 화장실에 들른 다음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왼쪽으로 표지기가 달린 들머리가 나타났다. 처음부터 경사가 매우 급한 길이 시작되는데 금방 뒷다리가 팽팽해진다. 길은 조금 지저분한 계곡길로 이어졌다. 커다란 바위에 요소 요소 페인트로 화살표를 그려 놓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커다란 바위들이 드문드문 깔린 계곡길은 길이 반듯하지 않아 걷기에 별로 좋지 않다. 계곡길이 끝나고 사면길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계속 급한 길이다. 올해에는 버섯이 풍년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산행로 좌우로 이름을 알 수 없는 버섯들이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김지홍 회원이 비닐봉투를 꺼내더니 버섯을 뜯어 담기 시작한다. 그거 먹는 거 맞아? 먹는 거 맞아요. 글쎄, 믿어도 될까 모르겠네.
▲ 산행 기점인 늑천정 휴게소 [08:45]
▲ 휴게소 오른쪽에 있는 공용 화장실 [08:46]
▲ 시루봉 산행 들머리 [08:48]
▲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 [08:53]
▲ 지저분한 계곡을 따라 오른다 [08:59]
▲ 잠시 휴식 중 [09:06]
▲ 능선길에 들어섰다 [09:14]
▲ 오름길 경사가 계속 급하다 [09:19]
09:21 30분 넘게 걸었으니 휴식을 취할 때가 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김지홍 회원이 포도즙을 내놓는다. 원기보충하고 출발, 버섯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데 별의 별 모양의 버섯이 다 있다. 길은 계속 가파르다.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감아돌아 가니 전망이 조금 트였다. 다시 간식을 먹으며 숨을 돌린 다음 장군봉을 향해 걸었다.
▲ 김지홍 회원의 포도즙 먹는 시간 [09:21]
▲ 휴식 중에 한 장 [09:23]
▲ 바위가 많은 구간 [09:29]
▲ 껍질을 벗고 나오는 달걀 모양의 버섯 [09:32]
▲ 커다란 바위가 있어 왼쪽으로 우회 [09:38]
▲ 왼쪽으로 전망이 트였다 [09:39]
▲ 신동갑 회원의 사과 간식 타임 [09:44]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돌아간다 [09:54]
09:56 해발 645m의 장군봉 정상에는 표지석은 없고 비닐 코팅된 종이 한 장이 나무에 감겨 있었다. 장군봉에서 조금 내려온 곳에 '회란석'까지 1.5km 거리 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매달려 있다. 여기서 20분 정도 걸어 비치재에 도착했는데 역시 이정표가 하나 매달려 있었다. 용유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경우 오른쪽 길을 따라 오면 이 비치재에 이르게 된다.
▲ 해발 645m의 장군봉 정상에서 [09:56]
▲ 장군봉 정상에서 [09:57]
▲ 장군봉을 내려가면서 만난 이정표 [10:02]
▲ 조금 평탄한 길도 있다 [10:04]
▲ 길 위에 있는 갈림길 표지 [10:13]
▲ 비치재에 있는 이정표 [10:21]
▲ 독성 식물 천남성 [10:22]
▲ 웃음이 멋진 우리 회장님 [10:35]
▲ 나무가 요상하게 굽어서 자랐다 [10:51]
10:58 벤취 모양으로 휘어진 나무가 있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람 얼굴이 다 다르듯이 나무의 생김새도 다 다른다.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핀 오른쪽 암벽에 올라서니 전망이 트이면서 오른쪽으로 연엽산 정상과 주능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굵은 밧줄이 두 가닥 드리워진 슬랩 지역이 나타났다. 경사가 크게 심하지 않아 그냥 올라갈 수 있는데 그 슬랩 지역을 올라서니 바로 시루봉 정상이다.
▲ 벤취 모양의 바위에 앉아 [10:58]
▲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네 [11:13]
▲ 서서히 시야가 트이고 [11:13]
▲ 전망이 트인 곳에서 [11:14]
▲ 멀리 연엽산 정상이 보인다 [11:15]
▲ 세미 클라이밍 지역 [11:20]
▲ 슬랩지역에서 김지홍 회원 [11:21]
▲ 슬랩 지역에서 홍세영 회장님 [11:22]
▲ 암벽을 오르다가 [11:22]
▲ 슬랩에서 한 장 [11:23]
▲ 구름이 좋아 한 장 [11:23]
▲ 연엽산으로 뻗은 능선 [11:23]
▲ 여기를 올라가면 시루봉 정상이다 [11:23]
11:24 시루봉 정상 전망대에 올랐다. 천혜의 전망대 답게, 우리가 걸어온 능선 뒤로 도장산 능선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속리산 주능선이 하늘을 가르고 있는 것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잘 보인다.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 표지석 옆에서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에 김지홍 회원이 가져온 40도 짜리 중국산 고량주를 곁들였다. 속이 짜릿하다. 그리 급할 것도 없으니 정상 출발 전에 느긋하게 휴식을 취했다.
▲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 뒤로 도장산 능선이 보인다 [11:25]
▲ 속리산 주능선 뒤로 흰 구름이 떠 있다 [11:25]
▲ 시루봉 정상에서 바라본 청화산 [11:25]
▲ 시루봉 정상에서 속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11:26]
▲ 속리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11:26]
▲ 시루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11:27]
▲ 해발 876m의 시루봉 정상에서 [11:28]
▲ 김지홍 회원과 신동갑 회원 [11:29]
▲ 시루봉 정상에서 한 장 [11:30]
▲ 시루봉 정상에서 점심을 마치고 정리 중 [12:01]
▲ 점심 먹고 느긋하게 쉬는 중 [12:10]
▲ 구절초와 연엽산 [12:12]
12:18 시루봉 정상을 출발했다. 내려가는 길이 조금 험하고 경사가 급하다. 물론 조심조심 내려가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왼쪽으로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대야산과 둔덕산이 보인다. 모두 다 가본 곳인데 다 좋은 산들이다. 작은 암봉에 올라 천하를 한 번 호령한 다음 밧줄을 타고 내려간다.
▲ 시루봉 정상부의 모습 [12:19]
▲ 청화산과 조항산을 배경으로 김지홍 회원 [12:20]
▲ 암봉을 오르는 회원들 [12:20]
▲ 암봉 꼭대기에서 만세! [12:21]
▲ 홍세영 회장님도 만세! [12:21]
▲ 암릉에서 홍세영 회장님: 오른쪽 능선이 연엽산 가는 길 [12:22]
▲ 일단 암봉을 내려가야 한다 [12:23]
12:31 청화산 가는 길과 엽엽산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왼쪽은 청화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연엽산으로 가는 길이다. 김지홍 회원은 걸으면서 틈틈이 버섯을 따기에 바쁘다. 고만고만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크게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다. 지난 번에 조금 힘들어 하던 신동갑 회원이 오늘은 신바람나게 앞서서 내달린다. 좋은 보약을 드셨나?
▲ 연엽산 가는 길은 오른쪽이다 [12:31]
▲ 버섯 채취에 바쁘네 [12:35]
▲ 고만고만한 능선길 [12:46]
▲ 바위는 우회하고 [13:20]
▲ 그렇고 그런 길 [13:32]
▲ 묵은 헬기장 [13:39]
▲ 멀리 시루봉이 보인다 [14:15]
▲ 연엽산 정상부의 모습 [14:25]
14:25 해발 791m의 연엽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의외로 아주 널찍한 평지로 정상부가 이루어져 있었다. 앙증맞은 정상 표지석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쳐도 모를 정도로 평편했다. 이제 북실마을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5분 정도 걸어 헬기장을 하나 만났다. 그렇고 그런 길이 계속 이어졌다. 삐삐선 같은 검은 플라스틱 선이 길을 따라 설치되어 있어 줄곧 따라갔다.
김지홍 회원과 홍세영 회장님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었더니 길을 따라 잘 내려가고 있단다. 아니, 이 길 말고 다른 하산길이 있단 말인가? 그렇고 그런 길이 급경사 사면길로 변했다. 스틱으로 짚으며 겨우 겨울 발걸음을 옮긴다. 표지기가 하나 보이는 것을 보면 사람이 다니는 길인데 너무 경사가 심하다. 그런데 이리로 내려가면 북실마을이 나오기는 하는지 모르겠네.
▲ 연엽산 정상에서 신동갑 회원 [14:28]
▲ 연엽산 정상에서 회원 일동 [14:32]
▲ 버섯이 요상하게 생겼네 [14:33]
▲ 부드러운 하산길 [14:37]
▲ 다시 헬기장을 하나 만나고 [14:38]
▲ 분명하지 않은 하산길 [14:50]
▲ 계속 삐삐선을 따라 간다 [15:00]
▲ 허물어져 가는 무덤 [15:24]
▲ 경사가 매우 급한 사면 길 [15;29]
15:39 물이 흐르는 계곡에 내려섰다. 대충 세수를 한 후 밭에 올라섰는데 시멘트 포장도로가 잘 나 있어 마을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회장님과 김지홍 회원은 어디 쯤 오시나? 전화를 했더니 산에서 내려와 포장도로를 걷고 있단다. 엥?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그렇다면 우리가 내려온 길 말고 하산길이 또 있었단 말인가? 우리는 왜 그 길을 놓치고 말았지? 종곡1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고 농암초등학교 옆을 지나 농암면사무소를 향해 걸어갔다.
▲ 물이 흐르는 계곡 [15:39]
▲ 계곡에서 밭으로 올라섰다 [15:48]
▲ 여기도 오미자를 기르네 [15:49]
▲ 마을로 뻗어 있는 도로 [15:51]
▲ 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15:51]
▲ 보덕암 가는 길 이정표 [15:57]
▲ 종곡1리 마을회관 건물 [16:01]
▲ 농암초등학교 전경 [16:10]
16:13 멋진 글씨의 표지석이 있는 농암면사무소 앞에 와서 김지홍 회원과 홍세영 회장님을 만난 다음 바로 옆에 있는 개인택시 차부에서 택시를 타고 늑천정 휴게소를 향해 달렸다. 늙수그레한 기사분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차를 모는데 말솜씨가 아주 좋으신 분이다. 차를 세워둔 늑천정 휴게소에 도착하자 기사분이 우루사 한 알과 드링크제 하나씩을 주신다. 차에 싣고 다니면서 등산객들에게는 주신단다. 이렇게 고마을 데가. 농암에 오면 이 택시를 타세요. 최신형 그랜저 택시(전화: 016-511-3200)에 미터 요금을 받습니다.
도로 아래를 흐르는 농암천으로 내려갔다. 유명한 회란석이 있는 곳이다. 회란석(廻瀾石)은 돌 회, 물결 란, 돌 석 세 글자가 세겨져 있는 바위로, 물결의 부드러운 풍화작용에 에의해 만들어진 멋진 모습을 갖고 있는 바위다. 4시 50분에 휴게소 출발, 6시 30분에 청주에 도착, 제일수산에서 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며 시루봉과 연엽산을 연계한 평산회 산행의 막을 내렸다.
우복동천(牛腹洞川)
소의 배(애기보,자궁)처럼 안전하다는 뜻으로 속리산 부근의 십승지 중에 한 곳으로 피난처의 개념으로 속리산 부근의 지명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정감록에 이런 글이 있다. "報恩 俗離山 四繒項 延地 當亂藏身 萬無一傷(보은 속리산 사증항 연지 당란장신 만무일상). 난리를 만나 보은 속리산 근처로 몸을 숨기면 만에 하나도 다치지 않을 것 이라고 나와 있다.
우복동천은 3산(도장산 828m, 청화산 970m, 속리산 1057m)과 3수(한강, 낙동강, 금강)로 나눠지는 곳으로 주변에 견훤산성, 옥랑폭포, 상오리 7층석탑, 용유계곡, 쌍용계곡 등 천혜의 비경이 있다. 상주시에서 그 십승지의 우복동(상주시 화북면 일대)을 회란석의 쌍용계곡과 연계해서 만들어낸 것이 우복동천이다. 우복동천은 갈령/회란석/쌍용계곡/시루봉/청화산/늘재/밤티재/문장대/천왕봉/갈령으로 돌아오는 37.8km의 국내 최장 원점회귀 산행 코스이다. 또한 백두대간을 통과하며 많은 계곡을 끼고 있는 명산들이다
▲ 농암면사무소 표지석 [16:13]
▲ 농암면 개인택시 기사분 [16:34]
▲ 늑천정 표지석 [16:39]
▲ 농암천 회란석 [16:40]
▲ 농암천 회란석 [16:40]
▲ 농암천 회란석 [16:41]
▲ 쌍룡계곡 농암천 [16:42]
▲ 쌍룡계곡 농암천 [16:43]
▲ 두 분이 뭐하시나?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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