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산 산행기
◈ 일시: 2012년 2월 18일 토요일
◈ 장소: 백덕산 1348.9m / 강원 영월
◈ 코스: 관음사 → 신선바위봉 → 백덕산 → 작은당재 → 당재 → 1125봉 → 관음사
◈ 시간: 8시간 16분
◈ 회원: 해맑은 산악회 안내 산행(평산회원 유재철, 신동갑, 이효정)
07:00 오늘은 평산회에서 2월 정기산행을 가는 날인데, 해맑은산악회의 안내 산행에 유재철 고문님, 신동갑 회원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방학이 교사들에게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을 것 같지만 학기중보다 더 바쁜 것 같다. 토요일인데도 회원들 대부분이 일정이 잡혀 있어 오늘 산행에 참가를 하지 못했다. 늘 무언가에 쫓기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자연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버스가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했다. 45인승 버스에 산행 참가자가 27명이라서 자리가 널널했다. 산악회 회장이 오늘 아침에 6명이나 불참을 통보했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이지만 서로의 약속인데 일방적으로 파기하면 주관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 그 모두가 남을 배려하지 않는 마음 때문에 이루어지는 행동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북쪽으로 달린다.
오창휴게소로 버스가 들어갔다. 유재철 고문님은 우동을 드시고 신동갑 회원과 나는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그런데 날씨가 매섭다. 중부지방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다고 했으니 알만하다. 산은 더 추울 텐데. 바람이라도 불지 않아야 할 텐데. 버스가 증평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36번 국도를 따라서 달린다. 가흥교차로에서 38번 국도에 진입한 버스는 제천시를 지나 송학, 주천, 수주면을 거친 다음 법흥리로 올라갔다.
▲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 [07:38]
09:50 백덕산과 구봉대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버스가 섰다. 백덕산은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에 속해 있다. 그런데 왜 버스가 여기 섰지? 관음사까지 버스가 갈 수 있을 텐데. 의아심을 품고 버스에서 내려 관음사 쪽으로 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한 번 길을 잘못 들기는 했지만 30분 이상 도로를 따라 걸어 관음사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째 처음부터 조짐이 좋지 않네.
▲ 주차장에 있는 안내문 [09:51]
▲ 산행 준비를 하고 있는 회원들 [09:53]
▲ 관음사 쪽 도로를 걷고 있는 회원들 [10:06]
▲ 관음사 쪽 도로를 걷고 있는 회원들 [10:10]
▲ 백덕산장도 지나고 [10:12]
▲ 오른쪽으로 가면 안 됩니다 [10:16]
▲ 관음사 주차장에 서 있는 다른 산악회 버스 [10:24]
10:26 관음사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산길을 오르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추운 날이라 기온은 낮은지 모르겠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걷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처음에는 눈이 없는 평범한 산길이 이어졌다. 그런데 15분 정도 올라가자 암릉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서서히 바닥에 쌓인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하고 있는 회원들 [10:26]
▲ 처음에는 눈도 없고 바람도 없다 [10:33]
▲ 능선 왼쪽으로 보이는 사자산 쪽 능선 [10:36]
▲ 슬슬 바위들이 나타나고 [10:39]
▲ 밧줄을 잡고 오르는 유재철 고문님 [10:44]
▲ 급경사 암릉길이 계속 이어지고 [10:47]
▲ 경사가 매우 급하다 [10:49]
▲ 평산회 유재철 고문님 [10:53]
▲ 고도가 높아지면서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11:01]
11:12 전망이 트이면서 왼쪽으로 사자산 정상이 보이고 그 아래 계곡에 있는 관음사 절집들이 보인다. 고도가 높아졌는지 주변이 온통 눈천지다. 전망터에서 20분 정도 걸어올라 널찍한 헬기장에 도착했다. 헬기장에서는 전망이 좋아 사방이 잘 보였다. 맑은 날이 조망을 하는데 한몫을 거든다. 해는 쨍쨍하지만 바람이 불면 보통 차가운 것이 아니다. 오늘, 추운 날은 추운 날이다. 조릿대 숲길을 지나고 잠시 올라가니 신선바위가 보인다.
▲ 관음사 뒤로 사자산이 솟아 있다 [11:12]
▲ 길에 눈이 많아졌다 [11:19]
▲ 헬기장 직전의 평탄한 길 [11:31]
▲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덕산 정상 [11:32]
▲ 신선바위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11:33]
▲ 헬기장에서 유재철 고문님 [11:41]
▲ 조릿대 숲길이 나타났다 [11:48]
12:03 해발 1089m의 신선바위봉에 올라갔다. 신선바위봉은 천혜의 조망터로 사방이 잘 보였다. 백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봉우리들, 사자산을 중심으로 한 능선과 봉우리들, 구봉대산 능선, 그 왼쪽 능선들이 잘 보였다. 신선바위를 내려왔는데 유재철 고문님과 신동갑 회원이 보이지 않는다. 나를 앞질러 간 것 같아 걸음을 빨리 했다.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오른쪽에 있는 암봉을 우회하는 길을 지나 언덕에 올라선 다음 회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 해발 1089m의 신선바위봉 [12:03]
▲ 신선바위봉에서 바라본 백덕산 정상 쪽 봉우리들 [12:04]
▲ 신선바위봉에서 바라본 사자산 쪽 능선 [12:04]
▲ 신선바위봉에서 바라본 구봉대산 능선 [12:05]
▲ 왼쪽 주천면과 오른쪽 수주면을 가르는 능선 [12:05]
▲ 능선에 눈이 많다 [12:13]
▲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 [12:23]
▲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 [12:36]
12:48 유재철 고문님이 도착하셨다. 뒤를 이어 신동갑 회원이 올라왔다. 찬바람을 막아주는 바위 아래 좁은 공간에 점심상을 차렸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김밥을 곁들여 먹으니 꿀맛이다. 유재철 고문님이 가져오신 인삼주가 또 별미다. 30분 정도 느긋하게 점심을 먹은 다음 출발, 경사가 급한 길을 힘들게 올랐더니 이정표가 서 있는데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이정표에서 8분 정도 걸어 '백덕산 3'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 올랐다. 나뭇가지 사이로 백덕산 직전 봉우리가 보인다. 그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돌아가니 비로소 백덕산 정상이 보이는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뻗어내린 암릉이 보기에 좋다. 이정표가 또 서 있다. 백덕산 정상이 100m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였다.
▲ 유재철 고문님이 도착하셨네 [12:48]
▲ 바위 옆 좁은 공간에 점심상을 차리고 [13:05]
▲ 컵라면과 김밥이 전부인 점심상 [13:16]
▲ 점심 먹고 다시 산행 시작 [13:38]
▲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13:42]
▲ '백덕산 3' 안내판 [13:50]
▲ 능선을 걷고 [13:58]
▲ 우회를 하고 [14:15]
▲ 백덕산 정상에서 뻗어내린 능선 [14:21]
14:28 해발 1349m의 백덕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100대 명산 치고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사각형 기둥모양의 표지석이 있고 이정표가 서 있었다. 다만 조망이 좋아 사방을 잘 살펴볼 수 있었다. 산악회 회원이 정상 사진을 찍어준다. 고맙네. 정상을 떠나 문재터널 방향을 걸음을 옮겼다. N자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은 모양의 나무를 지나고, 작은당재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했다.
그런데 도대체 당재는 어디에 있는 거야? 다시 이정표가 하나 서 있는데 비네소골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여기가 당재인가? 그런데 왜 관음사로 가는 길 표시가 없지? 사실 그곳이 당재였다. 당재에서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이 폐쇄되어 표시를 없애 버린 것이었다. 당재를 떠나 없는 당재를 찾아 계속 진행을 했다. 간간이 문재터널 이정표만 나타나고 당재에 관한 이정표는 없다.
▲ 백덕산 정상에서 유재철 고문님과 함께 [14:31]
▲ 평산회 유재철 고문님 [14:31]
▲ 나도 한 장 찍고 [14:32]
▲ 평산회 신동갑 회원 [14:33]
▲ 평산회원 3명 모두 함께 [14:33]
▲ 백덕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14:36]
▲ 백덕산 정상부의 모습 [14:37]
▲ 나무 모양이 매우 기묘하네 [14:46]
▲ 작은당재에 있는 이정표 [15:01]
▲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 [15:21]
▲ 나중에 알게 된 당재에 있는 이정표 [15:24]
▲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 [15:44]
15:53 '사자산 정상'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는 곳에 올랐다. 사자산? 이렇게 빨리 도착할 리가 없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문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1250봉이었고 사자산은 능선을 따라 한참을 더 가야했다. 어쨌든 이제 관음사로 내려가는 일이 문제다. 당재로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사자산 쪽으로 조금 진행하다 왼쪽 사면을 따라 길을 개척해 내려가기로 했다.
개척 산행에 나선 사람은 모두 12명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앞에서 없는 길을 만들어내고 회원들이 그 뒤를 따라 줄줄이 내려갔다. 어느 분야든 개척은 힘들다. 처음에는 경사는 조금 있었지만 낙엽과 조릿대로만 덮여 있던 사면이 아래로 내려가자 너덜지대로 변했다. 너덜에 눈이 덮여 있어 어디에 어떤 구멍이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내려가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었다.
없는 길을 만들어 갈 때에는 여러 가지를 살펴야 한다. 일단 진행 방향을 잘 정해야 하고, 바위지대를 피해야 하며, 가시덤불과 같은 관목이 우거진 곳을 피해야 한다. 그런데 늘 그렇게 좋은 길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도, 지금 내려가는 길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사면길을 마감하고 계곡에 내려섰다. 아이젠과 스틱이 없었다면 눈이 쌓여 있는 계곡을 걷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된 길이 왜 안 나타나지?
▲ 사자산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 [15:53]
▲ 사자산 정상 안내도와 함께 [15:57]
▲ 사면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 [16:03]
▲ 조릿대 지역을 통과하고 [16:08]
▲ 여기는 아래에 눈이 있네 [16:09]
▲ 계곡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16:10]
▲ 내 사진도 있네 [16:10]
▲ 잠시 계곡 왼쪽으로 우회를 하고 [16:32]
▲ 평산회 유재철 고문님 [16:47]
▲ 계곡을 계속 걷는다 [16:53]
▲ 산이 높으니 골도 깊다 [17:13]
17:15 '등산로 없음'이란 경고문이 나무에 걸려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 옆에 당재 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쓰러진 채 나뒹굴어 있었다. 아하, 급경사 위험지역이라 당재를 오가는 등산로가 폐쇄된 것이구나. 그래서 아까 주차장에 '사자산 등산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구나. 그렇다면 당재에도 이런 경고문을 세워놓았어야지.
계곡길은 계속 이어졌다. 산이 높다 보니 골도 깊다. 길 왼쪽에 벌겋게 녹이 슨 발동기가 한 대 버려져 있다. 웬 발동기? 발동기가 있는 곳에서 10분 정도 걸어 출입금지용 밧줄을 넘어가자 왼쪽으로 백덕산으로 올라가는 정식 산행로가 나 있었다. 백덕산 정상에서 곧바로 내려오면 이 길로 연결되는 모양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날이 어둑어둑해지는데 관음사는 좀체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 당재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경고문 [17:15]
▲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이정표 [17:16]
▲ 계곡길은 계속 이어진다 [17:29]
▲ 고색창연하게 녹이 슨 발동기 [17:32]
▲ 백덕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정식 산행로 이정표 [17:41]
▲ 평산회 신동갑 회원 [17:53]
18:02 관음사에 도착했다. 약사여래불 뒤로 대웅전이 자리잡고 있는 관음사는 현대식 건물이 좌우로 있어 분위기가 어색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쪽에 상을 차려 놓고 동태찌개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도 찌개를 한 그릇 배급 받아 막걸리를 몇 잔 들이켰다. 속이 짜릿해온다. 회원들이 모두 내려와 6시 38분에 버스가 주차장을 출발, 박달재휴게소에 한 번 들른 다음 계속 달려 9시 10분에 청주에 도착했다. 시간이 꽤 이슥한 탓에 흥덕구청 옆에 있는 식당에서 꿩만두떡국을 한 그릇씩 저녁으로 먹고 평산회 2월 정기산행을 마감했다.
▲ 관음사 약사여래불과 대웅전 [18:02]
▲ 산악회 회원이 끓여온 동태찌개로 막걸리 한 잔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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