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안 트레킹/전남 신안 증도 모실길

2011.10.02. [증도 모실길 3] 3코스 천년해송숲길

by 사천거사 2011. 10. 2.

 

증도 모실길 3코스

 

 ◈ 일시: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 장소: 모실길 3코스 - 천년해송숲길(전남 신안군 증도면)

 ◈ 코스: 짱뚱어다리 → 우전해수욕장 → 천년해송숲 → 신안 갯벌 센터

 ◈ 거리: 4.6km

 ◈ 시간: 1시간 15분

 ◈ 회원: 아내와 함께  

 

 

 

 

13:58   짱뚱어다리에 올라서는 것으로 증도 모실길 3코스 걷기가 시작되었다. 증도를 방문한 사람들은 거의 누구나 이곳을 찾는다. 길이 472m, 폭 2m의 나무로 만든 이 다리는 짱뚱어가 뛰어 오르는 모습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물이 밀려오면 다리 아래는 물속에 잠기게 된다. 넓은 갯벌 위에 다리를 놓아 갯벌 가운데서 갯벌을 살펴볼 수 있게 한 것은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짱뚱어다리

  

밀물 때는 물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 위에 설치된, 증도면 소재지와 우전해변을 이어주는 총길이 472m, 폭 2m의 이색적인 '짱뚱어다리'가 있다. 지난 2005년 증도의 살아 숨쉬는 갯벌 생태자원 홍보 및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설치하였으며, 이곳 갯벌에 유난히도 짱뚱어가 많기 때문에 공모를 통해 '짱뚱어다리'라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예전에는 화물선 정박 장소로 이용되었던 곳으로, 밀물 때는 바다 위를 거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마치 영화속의 주인공이 된 듯 목교를 거닐게 된다. 따뜻한 계절 간조 때는 갯벌 위에 수많은 짱뚱어와 농게, 칠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숨바꼭질하고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연 생태계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감동되어 아이들은 연신 탄성을 질러대며 좋아한다. 이 갯벌은 각종 저서생물에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곳이고, 지선민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짱뚱어다리 방향의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증도의 밤하늘에 수놓아진 수많은 별들을 관찰할 수도 있으며, 밤에는 상정봉 정상에서부터 갯벌축제장에 이르는 구간까지 야간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밤 시간대에 짱뚱어다리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면 무더위를 잊기에 더 없이 좋으며 이 일대에서 매년 신안섬갯벌축제가 열린다.

 

▲ 증도 모실길 3코스 출발지점인 짱뚱어다리 [13:58]

 

▲ 갯벌 위에 놓여 있는 짱뚱어다리 [13:59]

 

▲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갯벌 [14:00]

 

▲ 뭐가 보이나요? [14:01]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짱뚱어다리 [14:04]

 

▲ 짱뚱어 머리 부분입니다 [14:06]

 

▲ 다리를 건너와서 바라본 짱뚱어다리 [14:10]

 

14:20   짱뚱어다리를 건너 우전해수욕장에 내려섰다. 짚으로 만든 파라솔이 줄지어 서 있고 파라솔 아래에는 선베드가 두 개씩 놓여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해외의 이름 있는 바닷가 풍경이다. 짱뚱어다리와 함께 증도의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볼 수 있는데 관리가 조금 부실한 것 같았다. 해송숲길로 들어섰다. '철학의 길'이라고 적혀 있는 게이트를 지나 본격적인 숲길 걷기에 나섰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다를 따라 계속 나 있는 해송숲길은 바닥이 푹신해서 걷는 데에 더없이 좋았다.

 

▲ 이국적인 분위기의 짚파라솔 [14:20]

 

▲ 짚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앉아 [14:21]

 

▲ 아예 누웠네 [14:23]

 

▲ 외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네요 [14:24]

 

▲ 종려나무 가로수 앞에서 [14:25]

 

▲ 해송숲길 중 하나인 '철학의 길' 입구 [14:28]

 

▲ 해송 사이로 나 있는 길 [14:29]

 

▲ 바닥도 아주 부드럽습니다 [14:36]

 

▲ 해송숲길에서 바라본 우전해수욕장 앞 바다 [14:37]

 

14:37   철학의 길이 끌나고 망각의 길이 시작되었다. 뭐, 재미있으라고 이름만 바꾸었을 뿐이지 실상은 그길이 그길이다. 울창한 숲길을 걸어가자 오른쪽에 해수욕장을 양쪽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우전해수욕장은 소문대로 규모가 엄청났다. 사발이 한 대가 해수욕장을 질주하고 있다. 바닥이 워낙 단단하다보니 비행기가 착륙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숲길 오른쪽에서 가끔씩 이름 있는 시인들의 작품이 돌에 새겨져 우리를 맞고 있다. 이윽고 숲길이 끝나면서 엘도라도 리조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 철학의 길이 끝나고 망각의 길이 시작되는 곳 [14:39]

 

▲ 뒤로도 걷습니다 [14:40]

 

▲ 소나무가 울창한 망각의 길 [14:41]

 

▲ 모래가 고운 우전해수욕장 [14:48]

 

▲ 길이가 4km에 달하는 우전해수욕장 [14:48]

 

▲ 가다가 퍼포먼스도 하고 [14:50]

 

▲ 유명한 곽재구 시인의 시가 새겨진 조각품에 앉아도 보고 [15:01]

 

▲ 해송숲길이 거의 끝나가는 곳에서 [15:03]

 

▲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 [15:10]

 

15:13   증도 모실길 3코스의 종착지점인 슬로시티 센터 건물 앞 광장에 도착했다. 센터 건물 안을 둘러볼까 생각하다고 그만두고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 이제 차가 있는 증도대교까지 가야하는데 방법이 막막하다. 방도를 알아보려고 하는데 마침 시내버스가 오기에 기사분에게 물었더니 그 버스는 증도면소재지까지 간다고 한다. 일단 버스에 올랐다.

 

증도면소재지 입구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증도대교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광주로 가는 직행버스가 온다. 증도대교 앞에 선다기에 올라탔는데 문제는 기사에게 잔돈이 없고 나도 잔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사가 '돈을 그렇게 가지고 다니면 안 됩니다.'라고 말한다. 뭔 소리여. 기사가 잔돈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녀. 버스에서 내렸다. 까짓거 걸어가면 되지 뭐.

 

아내를 남겨놓고 혼자 주차장까지 걸었다. 1km가 조금 넘는 거리니 그리 먼 길은 아니다. 아내와 다시 만나 숙소를 구하러 증도면소재지 민박집을 몇 군데 알아보았으나 방이 없단다. 그래 여기 방이 없으면 큰 곳으로 나가면 된다. 시내구경도 할 겸 아예 목포로 가자. 사옥도를 지나 송도(솔섬)에 도착했는데 도로 왼쪽에 멋진 모텔이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모텔 아래는 선착장이자 송도수산시장이었다. 제대로 찾았다, 빙고!

 

슬로시티(Slowcity)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이다. 1986년 패스트푸드(즉석식)에 반대해 시작된 슬로푸드(여유식)운동의 정신을 삶으로 확대한 개념으로, 전통과 자연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과 진화를 추구해 나가는 도시라는 뜻이다. 이 운동은 이탈리아의 소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ti)의 시장 파울로 사투르니니가 창안하여 슬로푸드운동을 펼치던 1999년 10월 포시타노를 비롯한 4개의 작은 도시 시장들과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럽 곳곳에 확산되기 시작했고, 2009년 7월 현재 세계 16개국 110여 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현재 슬로시티 가입조건은 인구가 5만 명 이하이고, 도시와 주변 환경을 고려한 환경정책 실시, 유기농 식품의 생산과 소비, 전통 음식과 문화 보존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 사항으로 친환경적 에너지 개발, 차량통행 제한 및 자전거 이용, 나무 심기, 패스트푸드 추방 등의 실천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전남의 4개 지역인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마을, 장흥군 유치면,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와 경남 하동군 악양면(차 재배지로서 세계 최초), 충남 예산군, 전주 한옥마을, 남양주시 조안면 등 8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다.

 

신안 갯벌 센터 및 슬로시티 센터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밭으로 유명한 우전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신안 갯벌 센터 및 슬로시티 센터는, 오랜 세월 바다를 풍요롭게 가꾸어 온 우리의 귀중한 자연 유산 벌을 이해할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 1층은 갯벌 전시관과 영상실, 우측 복도의 사진 전시 공간, 2층은 슬로시티 증도관, 국제 슬로시티 센터관, 갯벌체험 학습실, 낙조를 전망할 수 있는 쉼표 카페, 주민여행사 길벗 사무실, 3층 세미나실, 대회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갯벌의 탄생에서부터 한국의 갯벌, 갯벌 생물 등을 모두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갯벌 생태전시관이다. 

 

국제 슬로시티 센터관에 들어 서면 2010년 6월 26일 아시아 최초 서울 국제 총회 후 증도를 방문한 마르코니 회장, 창시자 사투르니니, 박준영 도지사, 박우량 신안군수, 홍보대사 탤런트 김미숙 등 13개국 주요 참석자들의 손도장이 왼쪽 벽에 부착되어 있고 세계적인 cittaslow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슬로시티 증도관도 증도의 슬로시티 추진 현황 등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탁 트인 수평선과 일몰 전경, 은빛 모래밭을 감상하며 최근 오픈한 쉼표 카페에서의 여유로운 차 한 잔은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를 두고 두고 기억나게 할 것이다.

 

▲ 3코스 종착지점인 신안갯벌 센터 및 슬로스티 센터 건물 [15:13]

 

▲ 센터 건물 옆에 있는 오색 바람개비 [15:14]

 

▲ 증도면소재지 삼거리 [15:36]

 

▲ 증도면소재지에서 증도대교로 뻗어 있는 직선 도로 [15:40]

 

▲ 증도대교 옆 주차장에 다시 돌아왔다 [16:03]

 

16:40   모텔에 짐을 풀었다. 어제 하룻밤을 보낸 민박집보다 만 원을 더 주었을 뿐인데 시설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민박집에 있는 것은 요와 이불, 배개, 치약, 수건 두 장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 모텔에는 대형 LCD TV에 더블 베드, 깨끗한 침구류, 헤어 드라이어, 화장품, 티슈, 커피, 녹차, 정수기, 치약, 일회용 칫솔, 면도기, 대형 수건 4장 등이 빠짐 없이 갖추어져 있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민박집과 모텔은 땅과 하늘 차이였다. 따라서 승용차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굳이 민박집에서 잘 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대도시의 모텔에서 자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샤워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모텔 아래에 있는 수산시장 구경도 할 겸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모텔 직원에게 어느 집에서 회를 잘 하느냐고 물었더니 다 괜찮은데 대신 요즘 횟값이 비싸다고 일러준다. 어제도 못 먹었는데 아무리 비싸도 오늘을 꼭 먹어야 한다. 송도수산시장은 인근 바다에서 잡아온 수산물에 대한 경매가 벌어지고 또 판매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 해가 거의 기울어가는 선착장 옆 상점들을 한 바퀴 둘러본 다음 도로 옆에 있는 '지도횟집'으로 들어갔다.

 

돔과 민어회를 시켰다.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맛이 있으면 되니까. 잠시 후에 나온 회맛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회에 대해서는 입맛이 까다로운 아내가 연신 칭찬을 한다. 회와 곁들이 음식으로 포식을 하고 모텔로 돌아왔다. 여행의 재미가 반은 먹는 거라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오늘 21.6km를 걸었고 내일 또 20km 이상을 걸어야 한다. 이럴 때는 푹 자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가자, 꿈나라로!

 

▲ 하룻밤을 묵은 일번지 모텔 [17:39]

 

▲ 송도수산시장으로 내려가는 길 [17:40]

 

▲ 송도수산시장 앞 선착장 [17:42]

 

▲ 해가 지고 있는 선착장 [17:42]

 

▲ 분위기가 조금 음산합니다 [17:43]

 

▲ 송도수산시장 상점들 [17:43]

 

▲ 수산시장 위에 있는 지도횟집에서 [17:59]

 

▲ 드디어 돔과 민어회가 나왔습니다 [18:05]

 

▲ 저녁식사 후 모텔로 돌아오다가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