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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트레킹/전남 신안 증도 모실길

2011.10.02. [증도 모실길 1] 1코스 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

by 사천거사 2011. 10. 2.

 

증도 모실길 1코스

 

 ◈ 일시: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 장소: 모실길 1코스 - 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전남 신안군 증도면)

 ◈ 코스: 증도대교 주차장 → 구분포 → 염산마을 → 염산포구 → 방축 → 나룻구지→ 노을쉼터 → 

            하트 해변 → 해저유물발굴기념비

 ◈ 거리: 10km

 ◈ 시간: 3시간 31분

 ◈ 회원: 아내와 함께 

 

 

 

 

2011년 10월 1일 토요일

 

14:42   오늘은 2박 3일의 일정으로 전남 신안군의 섬 중 하나인 증도로 걷기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증도는 군 전체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신안군에 있는 섬이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이자 금연의 섬이고 갯벌도립공원이 있는 섬이며,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이고 국가습지보호지역이다. 증도에는 5개 코스의 모실길이 만들어져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게 해놓았다. 42.7km의 그 모실길을 이들 동안 걷기 위해 오늘 먼 길을 떠나는 것이다.

 

청주 아파트를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달리다가 호남고속도로에 들어섰다. 3일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도로에 차가 많다. 내려가는 차도 많고 올라오는 차도 많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연휴를 맞았으니 여행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냥 집에 박혀 있을리가 없다. 고속도로변 둔덕에 무리지어 핀 억새가 오후 햇살에 하늘거리고 있다. 가을은 가을인 모양이다.

 

이서휴게소에 들어갔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출발, 장성갈림목에서 고창-담양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서해안고속도로에 접속해서 목포 쪽으로 달리다가 다시 함평갈림목에서 무안-광주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가히 대한민국은 고속도로의 나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북무안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현경면을 지나 24번 국도를 타고 지도읍, 솔섬, 사옥도를 거친 다음 증도로 들어가는 증도대교를 건넜다.

 

먼 길을 달려 증도에 들어섰는데 이제 숙소를 정할 일이 남았다. 일단 증도면소재지로 차를 몰고 가서 한 바퀴 빙 돌려 민박집을 물색한 다음 그 중 깨끗해보이는 곳부터 숙박여부를 알아보았더니 모두 방이 없단다. 뭐여, 예약을 하고 왔어야 하나. 시장통에 있는, 조금 허름해보이는 민박집을 간신히 구했다. 그냥저냥 잘 만한 방이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안성식당을 추천한다.

 

숙소에서 얼마 안 떨어진 안성식당에 가보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회를 먹고 싶은데 오래 걸린다고 해서 그냥 짱뚱어탕을 시켰다. 소주 한 병을 곁들였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와 회를 떠준다는 집에 들렀더니 작은 놈은 다 나가고 5만 원짜리 농어가 있는데 두 분이 먹기에는 너무 크다고 한다. 오늘은 회를 못 먹을 팔자인가 보다. 하는 수 없이 수퍼에서 캔맥주를 산 다음 통닭을 시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자, 내일부터 이틀 동안 걸을 증도 모실길을 위하여!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曾島)

 

 

증도면은 면적 40.03 평방킬로미터, 인구 2,100명의 18개리로 나누어져 있고, 증도, 화도, 병풍도,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그리고 진섬을 포함한 7개의 유인도와 92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예부터 물이 귀한 섬이라 시루(시리)섬이라 불리어져 오다가 전증도와 후증도가 하나의 섬으로 합해지면서 증도라 부르게 되었다.

 

지난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Citta Slow)로 지정된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섬 증도에 들어서면,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 갯벌 간척지에 조성한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천일염 생산지인 광활한 태평염전이 섬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갯벌의 생명력을 느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증도의 청정 갯벌은 머드 축제를 국내 최초 개발 개최한 곳 답게 갯벌도립공원, 다도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갯벌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곳 머드에는 인체에 유익한 게르마늄, 미네랄, 벤토아니트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갯벌에는 다양한 갯벌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200년 개관한 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 그리고 짱뚱어다리와 함께 체험관광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증도는 1976년 도덕도 인근 만들 앞바다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송원대해저유물이 다량 발견되어 보물선의 고장으로 한국 해양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의미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증도의 특산물로는 태양초고추, 마늘, 양파, 천일염, 김(지주식), 숭어어란, 간척지쌀, 백합조개, 숭어건정, 송어(밴댕이) 등이 있다.

 

▲ 호남고속도로 이서휴게소 [16:08]

 

▲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16:14]

 

▲ 증도면소재지 안성식당에서 저녁식사 [19:19]

 

▲ 저녁을 먹은 안성식당 [19:40]

 

▲ 민박집에서 또 맥주 한 잔 [20:31]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06:00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빵과 우유로 간단하게 아침을 떼웠다. 민박집을 나와 짐을 모두 차에 싣고 모실길 1코스 들머리인 증도대교 앞 주차장까지 간 다음 주차장 한켠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 왼쪽에 서 있는 모실길 1코스 안내판과 이정표 옆을 통과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모실길 걷기가 시작되었다. 포장도로 양쪽으로 가을의 상징인 억새가 잔뜩 피어나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다. 가을이 오긴 온 모양이다. 아스팔트 도로는 누런 벼가 익어가는 논을 양쪽에 두고 구분포까지 뻗어 있었다.

 

▲ 하룻밤을 묵은 35번 민박집 [07:23]

 

▲ 증도대교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07:40]

 

▲ 1코스 들머리에서 코스를 살피는 중 [07:41]

 

▲ 들머리에 있는 1코스 이정표 [07:42]

 

▲ 양식장 옆을 따라 나 있는 포장도로 [07:44]

 

▲ 억새가 한창입니다 [07:46]

 

▲ 증도대교를 배경으로 [07:55]

 

▲ 구분포로 계속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 [08:11]

 

08:19   임도가 나타났다. 호젓하다. 아직까지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오른쪽으로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풍경이 계속 바뀌어 나타나다보니 걷는데에 조금도 지루하지가 않다. 오른쪽 산사면에 서 있는 나무들이 모두 시꺼멓게 말라죽었다. 산불이 났었던 모양이다. 다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도로 양쪽 논에서는 한창 벼가 익어가고 있었는데 아내가 논으로 들어가더니 양팔을 벌린다. 허수아비 놀이? 길은 다시 산으로 올라붙었다.

 

▲ 염산마을로 가는 임도 [08:19]

 

▲ 바다가 나타났네 [08:23]

 

▲ 비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지고 [08:37]

 

▲ 산불이 났었네 [08:40]

 

▲ 도로변에 억새가 활짝 피었네 [08:46]

 

▲ 염산마을에서 방축리로 이어지는 도로 [08:47]

 

▲ 도로변에 있는 거울에 비친 모습 [08:55]

 

▲ 염산마을에서 방축리로 이어지는 도로 [09:00]

 

▲ 웃고 있는 허수아비 [09:04]

 

▲ 상정봉으로 올라가는 산행로 이정표 [09:21]

 

09:35   나룻구지 선착장 위에 벤취가 있어 어제 먹다 남은 통닭과 과일을 펼쳐놓고 억새 사이로 보이는 갯벌을 감상하며 캔맥주를 홀짝거렸다. 갯벌에서 무슨 작업을 하던 두 남자가 도로로 올라오더니 염산마을 쪽으로 내려간다. 방축리 앞에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 내려가보았다. 의외로 모래밭은 발자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돌덩이처럼 단단했다.

 

모래밭이 끝나는 부분에서 해안일주도로에 올라섰다. 산허리를 오른쪽으로 감아도니 왼쪽에 산사면을 온통 파헤쳐 놓은 곳이 있었다. 나중에 안내문을 보니 한옥마을 전원주택을 31채 짓기 위해 터를 닦고 있는 곳이었다. 이 섬에 이 외진 곳에 과연 살러올 사람이 있을까? 다시 오른쪽에 모래밭이 펼쳐지고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 따라 내려갔다. 사람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바위에 하얗게 달라붙은 굴껍질들만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그 모래밭은 바로 하트 해변이었다. 

 

▲ 나룻구지: 벤취에 앉아 간식을 먹는 중 [09:36]

 

▲ 벤취 앞에 펼쳐져 있는 갯벌 [09:41]

 

▲ 선착장이 있는 나룻구지 갯벌 [09:42]

 

▲ 잔대꽃이 한창이다 [09:47]

 

▲ 방축리 해변 모래밭에 내려서다 [09:59]

 

▲ 무엇을 잡으셨나요? [10:00]

 

▲ 인적이 없는 하트 해변 [10:14]

 

▲ 하트 해변에서 [10:15]

 

▲ 바위에 굴껍질이 수를 놓았네 [10:18]

 

▲ 하트 해변 위 [10:27]

 

10:38   하트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도로 옆 벤취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다시 출발, 전망 데크가 있어 사진 한 장 찍고 잠시 걸었더니 자동차가 여러 대 세워져 있는 주차장이 보였다. 사람들이 꽤 많다. 이곳은 송원대해저유물이 발굴된 도덕섬 앞 해상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아울러 모실길 1코스가 끝나는 곳이자 2코스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노점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마시는 것으로 1코스 걷기를 마친 것에 대한 자축을 했다.

 

송원대유물매장해역

 

많은 사람들은 증도를 보물섬이라 부른다.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 도덕도 주변 만들 앞바다에서 1975년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올라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약 700여년 전(1326년 6월) 수출품을 가득 싣고 중국 무역항이었던 닝보(영파: 당시의 경원)를 떠나 일본 후쿠오카의 하카다 항을 거쳐 교토로 향하던 중 침몰한 중국 무역선(적재중량 187톤, 쌍돛대 목선)에서, 1976년 10월부터 1984년 9월까지 11차례의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선체를 비롯한 도자기 20,661점, 금속제품 729점, 석제품 43점, 동전류 28톤 18kg, 자단목 1,017개, 기타 574점이 인양되었다. 이것은 세계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킨 사건으로 당시 해상을 통한 동아시아 교역사와 동양문화사의 실체를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고 한, 중, 일 등 고고학 연구에 길이 빛날 업적을 남겼다.

 

특히 234가지 800만 개에 이르는 구리동전의 값어치만 따져도 발굴 당시의 화폐가치로 100억 원이 넘는다. 한국 도서해양사의 중심인 신안군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발굴된 주요 유물은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이나 국립 광주박물관 등에도 일부 전시되고 있다. 보물선 발굴해역은 1981년 6월 16일 국가사적 274호로 지정되어 이곳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지역에 발굴기념비가 세워졌으며, '검생이의 달'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외부로 더 많이 알려졌다.

 

▲ 위에서 내려다본 하트 해변 [10:39]

 

▲ 벤취에서 쉬며 간식도 먹고 [10:42]

 

▲ 데크 전망대에서 [10:52]

 

▲ 1코스가 끝나는 곳에서 [10:59]

 

▲ 1코스를 마친 기분에 커피 한 잔 [11:05]

 

▲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앞에서 [11:09]

 

▲ 보물선을 배경으로 [11:10]

 

▲ 1코스를 끝내고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