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추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0월 17일 일요일
◈ 장소: 노추산 1322m / 강원 정선
◈ 코스: 절골 → 이성대 → 노추산 → 아리랑산 → 폐광터 → 종량동
◈ 시간: 4시간 35분
◈ 회원: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강원 정선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룬 노추산(1,322m)은 심신산골의 산이지만 설총, 율곡 등 위인의 혼이 서린 명산이다. 수많은 바위덩이로 쌓아올린 석총을 연상케 하는 노추산(1,322m)은 거대한 육산인 가리왕산, 둥그스름한 억새의 산인 민둥산과 함께 정선을 대표하는 3대 명산으로 손꼽힌다.
노추산이라는 이름도 설총이 노나라의 공자와 추나라의 맹자를 기려 지은 이름이라고 전한다. 정상 밑에는 두 성인을 기리는 이성대라는 수도처가 자리하여 산악인의 휴식처도 겸하고 있다. 산 곳곳에 너덜지대가 산재하여 있기에 '이성의 석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암위에서나 너덜지대의 경치가 빼어나고 조망이 뛰어나며 겨울에는 눈이 쌓인 풍경이 일품이어서 겨울 산행지로도 손꼽히는 산이다.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준봉들이 도열해 있고 옥계 앞바다가 훤하게 내려보인다. 이성대 사당은 50년 전 강릉사람 박남현씨가 이곳이 설총과 율곡이 수학했던 곳임을 기리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노추산 부근에는 율곡과 관련된 지명이 몇개 남아 있다. '율목치'(밤나무고개)라든가,'동초밭'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밤나무재는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와 정선군 북면 구절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다. 율곡이 노추산에 와서 공부할 때 이 고개에 밤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동초는 송천계곡 대기리 논에서 나는 미나리처럼 생긴 풀이다. 율곡이 이 나물을 뜯어다 먹은 것으로 전해오는데 다른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노추산을 감싸고 도는 송천계곡에는 괴리, 어름치, 꺽지, 메기 등이 많이 잡히며 수달도 서식하고 있다.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한국의 산천 참조]
07:00 오늘은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등반에 참가하여 정선에 있는 노추산을 다녀오는 날이다.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여 홍세영, 박민규 선생님이 이번 산행에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시 10분에 출발한 버스는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호법갈림목에서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설악산 단풍을 보러 차들이 모두 일찍 가버렸는지 영동고속도로가 한가하다. 장담하건데, 10월 단풍철에는 설악산은 갈 곳이 못된다. 그런 면에서 오늘 산행지는 무척 마음에 든다.
08:45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에 들렀다. 아침을 거른 홍세영 선생님이 식사를 하러 가고 나는 원두커피를 한 잔 마셨다. 휴게소를 출발한 버스는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59번 국도를 따라 정선 쪽으로 달리다 42번 국도를 만나 임계 방면으로 달린 다음, 다시 여량면에서 415번 지방도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산행들머리인 절골 입구는 구절리를 지나면 나오는데, 예전에는 구절리까지 기차가 다녔지만 지금은 정선의 관광용 레일바이크 철로로 이용되고 있다.
▲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 [08:46]
▲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는 횡성휴게소 [08:47]
10:37 415번 지방도 송천계곡 옆 절골 입구에 버스가 섰다. 노추산 산행 들머리 중 하나로 이정표에 정상까지 3시간이 걸린다고 적혀 있다. 포장도로를 걸어 올라가자 길은 검은 색의 석탄 조각이 깔린 넓은 임도로 바뀌었다. 예전에 이곳이 탄광지역이라 그런 모양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간 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 회원들이 설왕설래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결국 서로 만나는 길이었다.
▲ 송천계곡 절골 입구 노추산 등산로 표지판 [10:38]
▲ 버스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는 회원들 [10:39]
▲ 산행 들머리 시멘트 포장도로 [10:42]
▲ 석탄 조각이 널려 있는 넓은 길 [10:46]
▲ 가을빛이 비치고 있는 나무들 [10:55]
▲ 잠시 발걸음을 돌려 [10:58]
▲ 길은 넓고 경사도 없습니다 [10:59]
11:08 중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잠시 후 왼쪽으로 선원이 보이고 너와로 지붕을 얹은 집이 보이고 폐광터의 잔재인 듯한 석축도 보였다. 산으로 들어가면서, 고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무르익은 가을을 볼 수 있었다. 오묘한 색의 조화랄까. 수채화 물감을 아무렇게나 뒤집어 쓴 나뭇잎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고 있었다.
▲ 계류를 따라 가을이 펼쳐지고 [11:08]
▲ 이성대로 가는 길 이정표 [11:09]
▲ 너와로 지붕을 덮은 집 [11:11]
▲ 폐광터의 잔재인 듯한 석축 [11:15]
▲ 주변이 온통 가을빛입니다. [11:17]
▲ 사면을 가로지르고 있는 회원들 [11:26]
▲ 숲이 불타고 있습니다 [11:26]
▲ 걸음을 잠시 멈춘 홍세영 회원 [11:27]
▲ 가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홍세영 회원 [11:29]
▲ 가파른 돌길이 시작됩니다 [11:30]
11:34 이름도 아름다운 아라리샘터가 왼쪽에 있다. 가파른 돌길은 계속 이어졌다. 잠시 길을 놓쳐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올라붙어 제대로 된 길에 들어섰다. 율곡쉼터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계속 힘든 돌길이 이어졌지만 주변의 나무들이 벌이고 있는 가을 잔치에 눈이 부셔 어느 정도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 산행로 왼쪽에 있는 아라리샘터 [11:34]
▲ 산행 중에 자주 만나는 이정표 [11:43]
▲ 나뭇잎에 오색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11:45]
▲ 율곡쉼터에서 한 장 [11:52]
▲ 이성대로 오르는 길 [11:54]
▲ 노추산 오르는 길의 단풍 [11:56]
▲ 노추산 오르는 길의 단풍 [11:58]
▲ 정상까지 거의 계속 이어지는 너덜지대 [12:02]
▲ 이성대로 올라가는 너덜길과 단풍 [12:05]
12:12 이성대는 공자와 맹자 두 성인을 흠모해서 이성대라 불리워졌으며 조선시대 이율곡의 후학 성농 박남현 씨가 유림의 협조로 축조하였다고 전한다. 이성대에서 노추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만만치가 않다. 능선 삼거리에 올랐다. 왼쪽은 종량동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3분 정도 걷자 헬기장이 있는 정상이 눈에 들어왔다.
▲ 노추산 이성대 [12:12]
▲ 이성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암벽 [12:14]
▲ 이성대 옆에 있는 샘터 [12:18]
▲ 아리랑산과 노추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12:30]
▲ 헬기장 뒤로 정상 표지석이 보인다 [12:34]
12:35 해발 1322m의 노추산 정상에 올랐다. 노추산은 신라시대 설총 선생께서 노나라에서 태어난 공자와 추나라에서 태어난 맹자를 기려 노추산이라 하였으며 설총과 율곡이 입산 수도한 곳이라고 한다. 거대한 표지석과 함께 사진을 찍은 다음 헬기장에서 홍세영, 박민규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뒤따라 올라온 회원들도 헬기장에 자리를 잡고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먹는다. 점심 후 종량동을 날머리로 잡고 아리랑산을 향해 출발.
▲ 노추산 정상에서 바라본 아리랑산 [12:39]
▲ 정상표지석과 함께 [12:45]
▲ 홍세영 선생님과 함께 [12:45]
▲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3:16]
▲ 아리랑산으로 가는 길 [13:21]
▲ 밧줄이 매여져 있는 암벽지대 [13:26]
13:30 지도에는 없는 해발 1342m의 아리랑산 정상에 표지석이 있다. 노추산보다 20m가 더 높다. 정선이 아리랑으로 유명하다 보니 나중에 만들어 붙인 이름인 것 같다. 정상에서부터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하산길이 장난이 아니었다. 거의가 칼날 같은 바위들이 솟아 있는 암릉길로 왼쪽은 경사가 급한 낭떠러지였다. 계속 굵은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내려오는데 큰 위험은 없었지만 조금도 방심을 할 수 없는 길이었다.
▲ 해발 1342m의 아리랑산 정상에서 [13:31]
▲ 종량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암릉이다 [13:45]
▲ 칼날 같은 바위가 도열해 있는 하산길 [13:48]
▲ 맨 오른쪽 봉우리가 노추산 정상 [13:57]
▲ 암릉 하산길 위험한 곳에는 계속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13:59]
▲ 구름이 햇살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었다 [14:05]
▲ 다시 가을이 시작되고 있는 하산길 [14:13]
14:16 소나무쉼터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부터 길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 나무의 종류도 단풍나무 위주로 바뀌고 또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들어 주변이 온통 가을이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계절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나무들을 보면 자연의 섭리가 참 오묘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능선을 따라 나 있던 길이 오른쪽으로 꺾어졌다. 물이 흐르는 샘터가 있다. 종량동까지는 아직도 2.7km나 남았다.
▲ 단풍나무 속에서 [14:18]
▲ 홍세영 선생님 [14:19]
▲ 노추산 하산길 단풍 [14:23]
▲ 단풍에 취해 잠시 길을 멈추고 [14:23]
▲ 노추산 하산길 단풍 [14:24]
▲ 노추산 하산길 단풍 [14:26]
▲ 샘터에 있는 이정표 [14:32]
▲ 노추산 하산길 단풍 [14:35]
14:43 오른쪽에 폐광터의 모습이 보인다. 번성했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완전히 폐허가 된 모습만 보인다. 세월의 무상함인가 아니면 역사의 뒤안길인가. 길 옆에 내가 다니는 학교의 교화인 노란 산국이 예쁘게 피었다. 곧 임도가 시작되었다. 예전의 탄광 때문에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길은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길은 확실히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조금 길다 보니 지루한 감이 있었다.
▲ 폐광터의 잔해들 [14:43]
▲ 우리 학교 교화인 산국이 피었네 [14:47]
▲ 하산 임도 시작 [14:51]
▲ 환상적인 가을 분위기의 하산길 임도 [14:58]
▲ 길 건너 종량동 종량상회 건물이 보인다 [15:15]
15:16 종량동 산행 날머리를 나서니 종량상회 옆 주차장에 버스가 서 있다. 일단 배낭을 차에 싣고 수퍼에서 시원한 캔맥주를 하나 사 마셨다. 속이 짜릿해져 온다. 회원들은 속속 도착했고 버스 옆에 자리를 펴고 앉아 두부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몇 잔 마셨다. 산행로가 단조로운 탓에 회원 모두가 예정 시각보다 일찍 도착을 했고 따라서 일찍 버스가 출발했다.
4시 20분에 출발한 버스는 이번에는 국도를 이용하여 정선과 영월을 지나 제천으로 달렸다. 38번 국도 옆에 있는 영월랜드 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는 청주까지 쉬지 않고 내쳐 달려 8시 쯤에 체육관 앞에 도착을 했다. 시간을 따져 보니 고속도로를 이용하나 국도로 오나 밀리지 않는 경우에는 걸리는 시간이 비슷했다. 오늘 산행은 좋은 날씨에 조용한 산에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한 그런 산행이었다.
▲ 종량동 산행 날머리 [15:19]
▲ 종량상회에서 캔맥주 한 잔 [15:22]
▲ 38번 국도에 있는 영월랜드휴게소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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