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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09.01.31. [경북山行記 17] 경북 상주 노음산

by 사천거사 2009. 1. 31.

노음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1월 31일 토요일 

◈ 장소: 노음산 725.7m / 경북 상주 남장동

◈ 코스: 석장승 → 4거리안부 → 옥녀봉 → 노음산 → 중궁암 → 남장사 → 주차장

◈ 시간: 4시간 16분

◈ 회원: 평산회원 8명 


  


08:15 오늘은 평산회에서 노음산으로 정기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노음산은 갑장산(805.7m), 천봉산(435.8m)과 함께 상주 3악을 이루는 산으로 일명 노악산이라고도 한다. 산행로가 잘 나 있고 오느 코스를 이용해도 3~4 시간이면 충분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금년 첫 산행인데, 근래에 드물게도, 회원 8명 참가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어제 김영옥 회원의 부군인 문상욱 선생님이 충북예총회장에 당선되는 경사가 있어, 참가 예정이던 김영옥 회원은 불참을 알려왔는데, 좋은 일로 불참을 하게 되었으니 축하를 해 줄 일이다.      

 

김석언 회원과 내 차로 조달청 주차장을 출발했다. 서청주 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한 다음 경부고속도로를 경유, 청원-상주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도로에 다니는 차들은 많지 않다.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 탓인지 상주가 가까워지자 안개 낀 지역이 나타났다. 남상주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3번 국도를 타고 상주시 방면으로 오다, 다시 25번 국도를 따라 보은 방면으로 달렸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오른쪽으로 남장사 가는 길이 갈라진다. 자전거박물관을 지나니 남장사로 가는 도로 양쪽에 상주곶감을 판매하는 대형 상점들이 줄을 지어 있다. 상주는 전국적으로 곶감으로 유명한 곳이다.

 

09:32  남장사 일주문 아래에 있는 간이 주차장에 도착. 차를 세운 곳은 새로 짓고 있는 화장실 건물 앞에 있는 공터였다. 먼저 온 몇몇 산행객들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35분 산행 시작, 노음산 산행 코스는 여러 개가 있는데 우리는 석장승에서 올라 옥녀봉과 노음산을 거친 다음 남장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택했다. 석장승은 차를 세워 둔 곳에서 남장지 쪽으로 조금 내려간 곳에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노음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다.


▲ 남장사 일주문 아래에 있는 간이 주차장

 

▲ 남장지 옆 석장승을 향해 도로를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09:36]

 

▲ 석장승 등산로 앞에 있는 노음산 등산 안내도


09:43  등산 안내도 뒤로 그리 잘 생기지 않은 석장승이 하나 서 있다. 이 석장승은 시도 민속자료 제33호(상주시)로 자연석을 그대로 살려 다듬었다. 한쪽으로 치우친 비뚤어진 얼굴에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 왕방울눈과 커다란 주먹코, 야무지게 다문 입술에 송곳니가 아래로 뻗어 있다. 가슴에는 한 가닥의 수염이 있으며 그 밑에 '하원주장군'이라는 글귀를 새겨 놓았다. 성난 표정을 표현하려 했으나 그 보다는 소박함과 천진스러움이 엿보이는 걸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남장사에는 사천왕이 없으므로 남장사를 지키기 위한 수호신으로서 이 장승을 세운 듯하다.

 

석장승 오른쪽으로 본격적인 산행로가 나 있었다. 어제 내린 비의 탓인지 적당히 젖어 있는 산길은 먼지가 나지 않아 아주 좋았다. 게다가 걷는 발밑으로 약간 푹신한 느낌도 전해 왔다. 날이 워낙 푹해서 그런지 10분 정도 걸었는데 땀이 난다. 잠깐 쉬는 사이에 회원들 모두가 겉옷을 벗기에 바쁘다. 그리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석장승에서부터 25분 정도 걸었더니 이정표가 보인다. 4거리 안부에 도착한 것이다.   

 


▲ 산행에 참가한 평산회원들이 석장승과 함께

 

▲ 나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석장승과 함께

 

▲ 땅이 적당히 젖어 먼지가 나지 않는다 [09:44]

 

▲ 날씨가 좋아 금방 땀이 난다: 일단 겉옷을 벋고 [09:58]

 

▲ 조금 경사진 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06]


10:12  4거리 안부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석장승까지는 0.9km(30분)이고, 정상까지는 2.2km라고 되어 있다. 김지홍 회원이 건넨 홍삼원액을 하나씩 마시고 다시 출발, 꽤 가파른 경사의 오름길을 지나 10시 32분 작은 돌무더기가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10시 40분, 이정표에 정상이 1.7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오른쪽으로 밧줄이 쳐져 있는 곳을 돌아가니 커다란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데, 산행로는 암봉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 산행로 왼쪽으로 국사봉 능선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노음산 정상이 보인다.


▲ 4거리 안부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0:12]

 

▲ 휴식 후 다시 옥녀봉을 향해서 [10:20]

 

▲ 경사가 매우 가파른 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0:28]

 

▲ 노음산에는 요소마다 새로 세운 이정표가 서 있다 [10:40]

 

▲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10:42]

 

▲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있는 회원들 [10:44]

 

▲ 낙엽이 쌓인 능선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가을분위기가 난다 [10:46]

 

▲ 능암리에서 올라오면 걷게 되는 국사봉 방면 능선 [10:49]


10:53  옥녀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능암리에 있는 고향산천 휴게소에서 국사봉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이정표를 보니 능암리까지 2.6km라고 되어 있다. 유재철 회장님이 주신 음료수를 하나씩 마신 다음 옥녀봉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옥녀봉까지는 불과 140m 거리였다. 11시 4분에 옥녀봉 도착, 특별한 표지는 없고 바위 한쪽에 하얀 페인트로 '옥녀봉 620m'라고 적어 놓았다. 여기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 17분 정도 걸으니 북장사 삼거리다.


▲ 옥녀봉 삼거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0:53]

 

▲ 해발 620m의 옥녀봉 정상 [11:04]

 

▲ 옥녀봉에서 노음산으로 가는 능선길 [11:05]

 

▲ 산행로 옆에 고사목이 하늘을 찌르고 있고 [11:11]

 

▲ 능선길에 낙엽이 많이 쌓여 있다 [11:12]


11:21  이정표가 있는 북장사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1.8km를 내려가면 북장사가 나온다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북장사와 남장사는 노음산 능선을 가운데에 두고 남북으로 자리잡고 있다. 북장사 삼거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암봉으로 오르는 철사다리가 나왔다. 철사다리 옆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어 어느 것을 이용해도 암봉에 오를 수 있다. 일단 첫 번째 암봉에 오르면 다시 철사다리나 밧줄을 이용해서 두 번째 암봉에 올라야 한다. 두 번째 암봉은 최고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어 사방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 북장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 [11:21]

 

▲ 다시 노음산 정상을 향해서 [11:22]

 

▲ 암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철사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11:26]

 

▲ 더 높은 암봉에 오르려면 또 한 번의 철사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11:27]

 

▲ 암봉 위 암릉을 걷고 있는 신동갑 회원 [11:28]


11:30  최고의 전망대인 두 번째 암봉에서 왼쪽을 보면 헬리콥터 착륙장 아래로 북장사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보면 남장사와 남장지가 보인다. 기록에 의하면, 동으로는 남장사 계곡과 천봉산이 조망되고, 남동으로는 상주시내 뒤로 백원산과 갑장산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남으로는 옥녀봉과 국사봉 능선이 보인다고 한다.

 

국사봉 능선 뒤로는 청원-상주 고속도로가 보이고, 그 뒤로는 백화산 줄기 뒤 멀리 김천 황악산이 시야에 들어오며, 서쪽으로는 대궐터산, 구병산, 형제봉, 북서로는 도장산 줄기 뒤로 속리산 천황봉이 보이고, 속리산 오른쪽으로 청화산, 둔덕산, 대야산, 장성봉, 희양산에 이어 노음산 정상 왼쪽 끝머리로 문경읍 주흘산도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내 시야로는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분간을 못 하겠다. 하여간 산이 많기는 많다. 


▲ 암봉에서 내려다본 남장사와 남장지 [11:28]

 

▲ 석장승에서부터 걸어 올라온 능선 [11:28]

 

▲ 암봉 왼쪽으로 내려다본 북장사와 헬리콥터 착륙장 [11:29]

 

▲ 전망이 좋은 암봉에서 평산회원들 [11:30]

 

▲ 한 명 멤버 체인지 [11:30]


11:38  해발 725.7m의 노음산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이 있고 상주시에서 설치한 특이한 모양의 정상 표지석이 있었다. 노음산에 관한 내용을 새겨 놓은 사각형의 표지석은 나로서는 처음 보는 형태였다. 똑 같은 색깔, 똑 같은 모양의 돌에 똑 같은 글씨로 대량 제작해서 설치한 충북 산의 정상 표지석과는 사뭇 달랐다. 기념사진을 찍고 난 다음 정상 한쪽에서 금년 한 해의 무사 산행을 비는 시산제를 지냈다. 간단한 제물과 막걸리를 산신령께서 기꺼이 받아주기를 회원들 모두 한 마음으로 발원했다.

 

시산제 후 이어 점심 시간, 준비해 간 김밥이 주 메뉴였다. 유재철 회장님이 가져 오신 양주와 김지홍 회원이 가져온 소주가 잔을 타고 돌아가며 분위기는 점점 좋아졌다. 사람이 많다 보니 그렇다고 술이 과할 정도는 아니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산행객들이 종종 정상에 올랐다 내려간다. 생각보다는 노음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 노음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11:38]

 

▲ 노음산 정상에서 지학근 회원 [11:40]

 

▲ 노음산 정상에서 김지홍 회원 [11:40]

 

▲ 노음산 정상에서 평산회원들 [11:40]

 

▲ 노음산 정상에서 평산회원들 [11:41]

 

▲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 유재철 회장님 [11:45]

 

▲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 회원이 다 함께 [11:45]

 

▲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 이효정 회원 [11:46]

 

▲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 홍세영 회원 [11:47]

 

▲ 즐거운 점심 시간: 과음은 피합시다 [11:57]


12:30  남장사 방면으로 하산 시작, 경사가 별로 없는 능선길이 이어졌다. 산행로 오른쪽으로 방금 내려온 노음산 정상이 보인다. 이윽고 작은 돌탑이 있는 갈림길에서 표지기가 많이 붙어있는 오른쪽으로 들어서니 이정표가 있는데 중궁암으로 가는 길과 남장사로 직접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어느 길을 이용해도 남장사에 이르게 된다. 중궁암으로 향했다. 중궁암으로 내려가기 직전 언덕에 커다란 돌탑이 두 개 세워져 있다. 


▲ 중궁암 쪽으로 하산 시작 [12:33]

 

▲ 하산 중에 바라본 노음산 정상 [12:43]

 

▲ 중궁암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돌탑 [12:51]

 

▲ 중궁암 갈림길 이정표: 어디로 가든 남장사로 내려간다 [12:52]

 

▲ 중궁암 바로 위에 두 개의 커다란 돌탑이 있다 [12:54]


12:55  중궁암에 도착했는데 암자 치고는 규모가 큰 편이었다. 중궁암 창유리에 싯귀가 하나 붙어 있어 소개를 한다.

 

흰구름 첩첩한 속 오두막 세 칸 앉고 눕고 나다녀도 한가로워라 촐랑촐랑 시냇물 반야경을 외우고 달빛 섞인 맑은 바람 온 몸이 서늘하네 (고려왕사 혜근).

 

중궁암에서 남장사로 내려가는 길은 지그재그식으로 경사가 매우 완만하게 되어 있었는데 그래도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25분 정도 걸어 포장된 임도가 지나가는 아랫쪽에 이르렀다. 관음선원 뒷쪽으로 소나무 숲이 아주 아름답다.


▲ 중궁암 절집의 모습 [12:55]

 

▲ 중궁암 절집 창유리에 붙어 있는 싯귀 [12:56]

 

▲ 중궁암에 있는 절집 응진전 [12:58]

 

▲ 남장사로 내려오는 길은 지그재그식 산길이다 [13:15]

 

▲ 산을 다 내려오니 소나무가 아름답다 [13:24]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13:26]


13:27  남장사 선방인 관음선원 건물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여기서 10분 정도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남장사다. 노음산 아래 자리잡은 남장사는 절의 규모도 크지만 그 위치가 누가 보아도 명당이다. 또한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매우 깨끗하고 단정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또한 보광전과 일주문의 단청으로 보아서는 남장사가 꽤 오래 된 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장사

 

남장사는 신라 흥덕왕 5년(830) 진감국사가 창건했다. 경내에는 보광전 목각탱(보물 제922호), 관음선원 목각탱(보물 제923호), 철불좌상(보물 제990호) 등이 있다. 선방인 관음선원 목각탱은 조선 숙종 20년(1649년)에 조성된 것으로, 가로 145cm, 세로 185cm 크기다. 관음전 관음보살상 뒤에 있다. 아미타여래를 주존으로 하는 목조 조선 후기 목각탱의 우수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8장의 판자로 벽을 꾸미고 그 판자에 돋을 새김한 다음 색을 칠한 희귀한 자료다. 원래는 산 너머인 북장사 상련암에 있었는데, 순조 19년(1819년)에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보광전의 목조불단에 모셔져 있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광배가 없고 불신만 남아 있다. 크기는 높이 133cm, 어깨 폭 58cm, 무릎 폭 108cm다. 이 불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철불의 다양한 양식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 관음선원 이정표 옆으로 남장임도가 지나가고 있다

 

▲ 관음선원에서 남장사로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3:28]

 

▲ 누가 보아도 명당에 자리잡고 있는 남장사 [13:37]

 

▲ 남장사의 보광전 건물 [13:39]

 

▲ 남장사의 극락보전 건물 [13:42]

 

▲ 남장사의 범종각 [13:43]

 

▲ 남장사 일주문: 현판에는 '露嶽山南長寺'라고 적혀 있다 [13:48]


13:51  간이주차장에 도착, 차를 몰고 25번 국도로 나온 다음 우회전을 했다. 올 때와는 달리, 갈 때에는 국도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보은까지 25번 국도를 이용하고, 보은에서 19번 국도를 이용해서 미원까지, 다시 512번 지방도를 이용해서 청주까지 왔다. 상주에서 미원까지 계속 편도 1차로라서 빨리 달릴 수 없는 것이 흠이었지만, 주변 경관을 살피며 조금 천천히 운행을 하는 것도 괜찮았다.


▲ 남장사 일주문 아래에 있는 간이주차장


15:44  평산회 아지트인 제일수산에 도착, 김지홍 회원은 개인사정으로 회식에 빠지고 나머지 7명이 푸짐한 회와 소주로 기축년 첫 산행을 무사히 마치게 된 것을 자축했다. 우선 회원들이 산행에 많이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오늘은 개인사정이 있는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가했으니 매우 양호한 편이다.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나머지도 잘 풀리지 않겠는가.


▲ 평산회 산행 후에 회식을 하는 곳 '제일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