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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21. [Everest 18] 카트만두→인천국제공항

by 사천거사 2009. 1. 21.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18일 

◈ 일시: 2009년 1월 21일 수요일

◈ 코스: 카트만두 → 더르바르 광장 → 타멜 거리 → 방콕국제공항 → 인천국제공항 → 청주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5차 탐사대



06:30   모닝콜에 잠이 깼다. 오늘은 드디어 긴 여정을 마치고 네팔을 떠나는 날이다. 비행기 이륙 시간이 오후 2시이니 오전 중에는 여유 시간이 있어, 원하는 대원들을 중심으로 더르바르 광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어제처럼 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카고백을 내어놓은 다음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올랐다. 더르바르 광장까지는 걸어도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버스가 동원되었다. 8시 10분에 버스에서 내려 더르바르 광장까지 대원들 모두가 함께 걸어갔다.  


▲ 더르바르 광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 [08:10]

 

▲ 더르바르 광장으로 걸어가고 있는 대원들 [08:12]

 

▲ 카트만두 시내 거리의 모습 [08:15]

 

▲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소 [08:16]

 

▲ 로터리에서 경찰들이 뭘 하는 거지? [08:18]


08:19   더르바르 광장(Durbar Square) 입구에 도착. 더르바르는 왕궁이란 뜻이다. 네팔 국민은 입장이 무료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옛날 구왕궁 앞 광장을 일컬어 더르바르 광장(Durbar Square) 또는 바산타풀, 하누만 도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 살아있는 여신(女神)인 꾸마리를 볼 수 있다. 꾸마리의 선출 기준은 학벌이나 미모보다는 신성함을 중시한다. 아침인데도 광장에는 사람들이 많다. 넓은 광장에는 노점상들이한창 관광객들에게 팔 기념품들을 벌려놓고 있었다.


 ▲ 더르바르 광장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고 있는 라주 [08:19]

 

▲ 광장 입구에서 엽서와 동전, 그림을 팔고 있는 노점상 [08:20]

 

▲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들이 광장에 판매할 물건을 진열하고 있다 [08:24]

 

▲ 아무런 표시도 없는데 자기들의 자리를 잘 차지하고 있는 모습 [08:25]

 

▲ 더르바르 광장에 있는 구왕궁 건물 모습 [08:25]

 

▲ 더르바르 광장에 있는 현대식 건물 [08:26]

 

▲ 더르바르 광장에 있는 구왕궁의 건물들 [08:27]

 

▲ 꾸마리가 거주하는 건물이 보인다 [08:28]

 

▲ 가까이에서 본 꾸마리 사원 [08:31]

 

▲ 네팔의 교통수단 중의 하나인 인력거 릭사 [08:31]

 

▲ 더르바르 광장에 있는 여신상 [08:32]

 

▲ 아무 데나 공간만 있으면 물건을 펴놓고 판다 [08:32]


08:34   더르바르 광장은 세계문화유산이다. 구왕궁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유적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 관리 상태는 형편없다. 귀중한 역사적 문화재가 함부로 다루어지는 것을 보니 이 역시 마음이 아프다. 하긴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문화니 뭐니 하는 것이 네팔 국민들에게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보1호를 홀랑 태워먹는 나라가 아닌가? 


▲ 환영과 축복의 의미를 나타내는 네팔의 꽃목걸이[08:34]

 

▲ 공양을 할 불이 붙은 기름 등잔을 정리하고 있는 아이들 [08:35]

 

▲ 시바의 여신인가? [08:36]

 

▲ 쓰레기는 쓰레기고 장사는 장사고 [08:37]

 

▲ 손님을 기다리는 더르바르 광장의 릭사들 [08:43]

 

▲ 먹이를 주자 비둘기와 소들이 모여들었다 [08:46]

 

▲ 동물도 하나의 신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네팔 [08:47]

 

▲ 사랑과 죽음의 여신 '칼리 바이라브' 상 [08:48]

 

▲ 임자가 없기는 마찬가지인 쓰레기 더미와 소 [08:49]


08:51   아산 시장(Asan Bazar)에 들어섰다. 오전 이른 시간인데도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열었고, 노점상들도 모두 자리를 잡고 물건을 팔고 있다. 직접 농사를 지은 당근이나 오렌지, 딸기 등을 펴놓고 파는 노점상부터 가게를 직접 운영하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장사꾼과 손님들이 붐비는 아산 시장은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저 수 많은 노점상들에게는 자신의 자리가 정해져 있는 걸까? 아니면 먼저 온 사람이 임자인가?

 

네팔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거의 수심을 찾아볼 수가 없다. 팔기 위해서 빨레집게 몇 개를 펴놓고 있는 아이의 얼굴에서도 어두운 그늘을 찾아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10대 최빈국에 속하면서도 행복지수는 세계 2위에 속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경제적 빈곤이 행복지수와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말이니 이해하기가 힘들다. 9시 20분 쯤에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다음, 10시 30분에 호텔 로비에 모였는데 호텔에 없는 대원들이 있다. 어디로 갔나?


▲ 더르바르 광장과 아산 시장의 경계가 되는 곳 [08:51]

 

▲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비는 아산 시장 [09:00]

 

▲ 각종 채소를 파는 아낙도 있고 [09:01]

 

▲ 얼마 안 되는 물건을 펴놓은 아낙도 있다 [09:03]

 

▲ 당근을 파는 두 사람은 서로 부부인가? [09:03]

 

▲ 갓 따온 싱싱한 오렌지가 담겨 있는 광주리들 [09:04]

 

▲ 아산 시장은 어디나 번잡하다 [09:05]

 

▲ 암염을 고르고 있는 안승걸 대원 [09:07]

 

▲ 조금 한가해 보이는 곳도 있고 [09:07]

 

▲ 조금 번잡한 곳도 있고 [09:08]

 

▲ 내가 그저께 이용했던 화장실이 있는 건물에 붙어있는 영화포스터 [09:15]


11:00   점심식사 장소인 정원식당에 가니 호텔에 없던 대원들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 김영식 대장이 마음대로 행동을 한다고 조금 짜증을 내었는데, 아마 서로의 의사소통에 약간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김치찌개로 이른 점심을 먹고 나니 2시에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5시로 늦춰졌단다.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마땅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다시 타멜 거리로 나갔다. 대충 돌아다니다가 정원식당으로 돌아와 최창원 선배와 맥주 한 잔 마시고 2시 조금 넘어 공항으로 출발했다.


▲ 정원식당 입구 모습 [11:00]

 

▲ 타멜 거리로 이어지는 도로 [11:46]

 

▲ 타멜 거리의 상점들 [12:15]

 

▲ 교통경찰들이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다 [13:22]


14:40   카트만두 트리뷰반 국제공항에 도착, 그 동안 생활을 함께 했던 스탭들과 작별인사를 한 다음 출국수속을 밟았다. 네팔을 떠나기 위해 대합실에서 보딩을 기다리며, 네팔에는 강력한 지도자가 나와 개혁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우리나라의 이른바 새마을운동 같은 것이 네팔에는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하루 세 끼 배부르게 밥을 먹는 것으로 행복하다는 삶의 기준은 바뀌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물론 행복은 상대적인 것으로 그 기준과 척도가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었기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행복의 의미를 너무 단순화시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 행복의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에게는, '배 부른 돼지보다 배 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라는 말은 의미없는 말장난으로 들릴 지도 모른다.


▲ 카트만두 트리뷰반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원들 [14:40]

 

▲ 카트를 이용해서 짐을 옮기고 있는 대원들 [14:43]


16:20   4시 20분에 보딩, 5시 30분에 방콕행 타이 항공 TG 336펀은 카트만두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일몰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지상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치킨이 기내식으로 제공되었는데,  테이블이 작아 음식을 먹는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했다. 네팔과 태국은 1시간 15분의 시차가 있어 시계를 그만큼 앞으로 돌렸다.

 

방콕 국제공항에서 환승을 하기 위해 내렸다. 현재 시간 9시 45분, 환승지역에서 보딩 패스를 받았는데 11시 5분이 보딩 시간이었다. 항공기는 타이 항공 TG 656편. 방콕 국제공항도 인천공항 못지 않게 규모가 컸다. 꽤 멀리 떨어진 보딩 게이트를 찾아가다가 면세점에서 아내와 딸에게 줄 화장품 60 달러짜리를 2개 구입했다. 11시 45분에 비행기는 이륙했는데 우리나라와 태국의 시차 2시간을 적용해서 6시 30분에 인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5시가 가까워지자 아침 식사로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예정대로 6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했고, 입국수속을 마치고 청주행 리무진을 타니 7시 30분이다. 이제 2시간 30분이 지나면 모든 일정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된다. 19일간의 짧지 않은 여정을 마치면서, 처음 목표로 삼았던 칼라 파타르 등정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트레킹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다양한 연령층의 4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고산 트레킹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관광과는 그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청주가 점점 가까워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에게 아내가 던지는 첫 마디가 무엇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또 나는 뭐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