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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19. [Everest 16] 루크라→카트만두

by 사천거사 2009. 1. 19.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16일

◈ 일시: 2009년 1월 19일 월요일

◈ 코스: 루크라 → 카트만두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5차 탐사대



06:30   자리에서 일어나 우선 바깥 날씨부터 살폈다. 오늘도 이곳 날씨는 좋다. 토스트와 달걀부침으로 아침을 먹었다. 보딩 패스를 받았는데 Agni 항공이다. 어제 비행기를 보내지 못한 예티 항공에서 오늘 루크라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첫 비행기 3대를 모두 예약했단다. 그렇다면 비행기만 뜨면 루크라를 떠날 수 있다는 얘기네. 청소년대원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편을 갈라 오늘은 아침부터 족구를 하고 있다.


▲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힐러리-텐징 공항 건너편 산에 해가 비치고 있다 [07:34]

 

▲ 얘들은 일어나자마자 족구를 하네 [08:07]


09:00   카트만두에서 비행기가 떴단다. 10시가 넘자 비행기 4대가 연달아 공항에 도착했다. 그 중 3대가 우리 대원들이 타고갈 비행기다. 10시 20분, 우여곡절 끝에 Agni 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곧 이어 이륙, 드디어 카트만두로 가는 모양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네팔의 산하, 경사가 완만한 곳은 어김없이 경작지로 개간이 되어 있는데, 옛날 우리나라의 다랭이논과 꼭 같다.

 

지도의 등고선처럼 층층을 이룬 다랭이밭 사이에 주택들이 성냥갑처럼 자리잡고 있고, 산 능선과 허리를 따라 여러 갈레의 산길들이 거의 다 풀린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처절한 삶의 현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수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아도 좋을 풍경이다.

 

비행기가 협곡에 들어서자 바람이 부는지 흔들거린다. 지상에서 보면 이 비행기는 바람에 날리는 하나의 나뭇잎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온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나만 두려움을 느끼고 있나?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비행기는 무사히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 활주로에 안착을 했다.


▲ 비행기가 온다는 소식에 공항에 나가 있는 대원들 [09:35]

 

▲ 제일 먼저 도착한 비행기 [10:10]

 

▲ 두 번째로 도착한 비행기 [10:10]

 

▲ 세 번째로 도착한 비행기 [10:14]

 

▲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서 있는 대원들 [10:17]

 

▲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탑승한 대원들 [10:24]

 

▲ Agni 항공 경비행기에 탑승해서 [10:30]

 

▲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네팔의 산에 있는 경작지들 [10:34]

 

▲ 다랭이밭의 모습이 지도의 등고선 같다 [10:36]


10:55   비행기에서 내리니 공기부터가 다르다. 매연으로 많이 오염되어 있는 카트만두의 공기는 청정한 에베레스트 지역의 공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숨이 턱 막힌다는 말을 이럴 때 써야하는가? 짐을 찾아 공항을 나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니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반겨준다. 남체에서 내려간 김종민, 원영미 대원도 마중을 나왔다. 곧 도착한 후발대와 함께 버스를 타고 로얄신기 호텔에 도착, 12시에 504호를 배정받은 다음 일단 짐을 풀고 샤워를 했다. 얼마 만에 해보는 샤워냐? 빠진 머리카락 때문에 욕조가 막힐 정도다.

 

1시에 안나푸르나 호텔 옆에 있는 음식점으로 점심을 먹으로 갔다. 이곳은 치킨 시즐러(chicken sizzler)로 유명한 곳이다. 치킨 시즐러는 닭고기, 국수, 채소와 볶음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지만 대신 맛도 좋다. 시원한 맥주도 곁들여 나왔다.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온 것을 실감하고 있다. 오후 일정은 타멜 거리 관광.


▲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에 도착해서 셔틀 버스를 타고 있는 대원들 [10:57]

 

▲ 셔틀 버스 안에서 최창원 선배님과 함께 [10:58]

 

▲ 호텔로 갈 버스에 오르고 있는 대원들 [11:07]

 

▲ 13일 만에 다시 찾은 로얄신기 호텔 [11:45]

 

▲ 치킨 시즐러를 먹은 안나푸르나 호텔 옆 음식점에서 내려다본 모습 [13:32]


14:20   타멜 거리(Thamel Street)는 2년 전과 여전했다. 타멜 거리를 왼쪽으로 돌아가면 아산 시장(Asan Bazar)과 연결되고, 아산 시장에서는 다시 더르바르 광장(Durbar Square)과 연결된다. 아산 시장에 들어서니 넘치는 사람들과 자동차, 오토바이, 릭사 등이 뒤범벅이 되어 있고, 도로에는 쓰레기가 쌓여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보인다. 2년 전보다 모든 것이 퇴보한 것처럼 보이는 카트만두의 풍경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어제 먹은 술 탓인지 아산 시장을 거의 빠져 나올 즈음에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신호가 점점 빨라져 육교를 건널 때에는 거의 한계점에 달한 느낌이었다. 호텔까지는 먼 거리고 이거 큰 문제다. 이곳 저곳 기웃거려보아도 화장실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도로 왼쪽 공터 입구에 서 있는 사람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었더니 바로 옆 건물을 가리킨다. 들어가보니 공공화장실인 모양인데 소변기는 수 십 개가 있었지만 큰 것을 볼 수 있는 곳은 단 한 군데였다. 마침 비어 있어 무사히 볼일을 마쳤다. 휴, 십년감수했네.  


▲ 왕궁 옆 도로를 따라 타멜 거리로 가고 있는 대원들 [14:24]

 

▲ 타멜 거리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릭사들 [14:34]

 

▲ 관광객들이 넘쳐 나는 타멜 거리 [14:36]

 

▲ 파업 때문에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14:46]

 

▲ 아산 시장의 기념품 노점상 [14:49]

 

▲ 아산 시장의 풍경 [14:51]

 

▲ 오토바이가 오가는 아산 시장 풍경 [14:52]


15:07   시간적 여유가 있어 다시 아산 시장을 거쳐 더르바르 광장으로 갔다. 광장 안내도를 본 다음 광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초소에서 여자 직원이 나오더니 입장권을 끊으라고 한다. 그렇지, 더르바르 광장은 내국인들에게는 무료지만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입장료를 받는다. 그런데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지, 내일이나 모레 쯤 탐사대에서 방문할 거니까. 발길을 돌려 호텔까지 걸어 돌아왔다. 카트만두 거리는 2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전기 사정이나 급수 문제, 쓰레기 처리 등은 오히려 2년 전보다 더 나빠진 것 같았다. 호텔에 돌아오니 4시가 조금 넘었다.


▲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15:07]

 

▲ 이 육교를 건너면 아산 시장에 이른다 [15:08]

 

▲ 아산 시장 곳곳에도 유적인 듯한 건축물이 있다 [15:20]

 

▲ 아산 시장과 더르바르 광장의 경계 지점 [15:24]

 

▲ 더르바르 광장 입구에 있는 안내판 [15:24]

 

▲ 도로변에 넘쳐나는 쓰레기 [15:41]

 

▲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있다 [15:43]


18:45   2년 전에 들렀던 네팔의 전통 음식이자 주식인 달밧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음식점 이름은  Bhanchha ghar. 2층에서 식사를 하고 3층 공연장에서 네팔의 전통 민속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식사를 하면서 럭시를 꽤 여러 잔 마셨는데 취기가 오르지 않는다. 가격이 비싼 탓인지 달밧의 맛도 일품이었다. 럭시와 음식이 거의 무한 리필이 가능하단다. 팁을 받은 웨이터들의 럭시 따르는 속도가 빨라진다.

 

식사를 마치고 3층으로 네팔 전통 무용을 관람하러 올라갔다. 첫 번째 나온 무희들이 대원들 이마에 축복을 의미하는 티카를 찍어준다. 마치 시집가는 새색시가 연지로 곤지를 찍은 것 같다. 3명으로 구성된 무희들은 음악에 맞춰 대여섯 가지의 네팔 전통춤을 보여주었다. 몸놀림도 유연했지만 특히 현란한 손가락 놀림이 돋보였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8시 50분 쯤에 호텔 룸으로 돌아왔다. 카트만두의 밤은 깊어가는데 고국에 있는 아내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 달밧 음식점에서 웨이터가 럭시를 따르는 묘기 연출 장면 [18:55]

 

▲ 럭시에 불을 붙이는 묘기를 보이고 있는 웨이터 [19:40]

 

▲ 달밧 음식점 3층 공연장에서 벌어진 네팔 전통 무용 [19:56]

 

▲ 탐사대원에게 축복의 의미인 티카를 찍어주는 무희 [20:05]

 

▲ 안승걸 대원에게 티카를 찍어주고 있는 무희 [20:05]

 

▲ 근엄한 모습의 박종익 부대장 [20:05]

 

▲ 티카를 찍은 내 모습 [20:06]

 

▲ 네팔의 전통무용은 계속되고 [20:13]

 

▲ 춤솜씨가 좋은 무희의 모습 [20:33]

 

▲ 네팔 고전 무용을 감상한 네팔 전통음식 달밧 음식점 건물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