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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20. [Everest 17] 카트만두

by 사천거사 2009. 1. 20.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17일 

◈ 일시: 2009년 1월 20일 화요일

◈ 코스: 카트만두 → 바니빌라스 스쿨 → 퍄슈파티나트 → 보드나트 → 스와얌부나트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5차 탐사대


 

 


06:30   모닝콜에 잠을 깼다. 7시에 호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는데 메뉴는 빵과 과일, 소시지가 전부였다. 네팔이니 이해를 해야지. 이 호텔에 묵고 있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보인다. 식당밖 마당에서는 로체청소년원정대원들이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8시 10분에 오지학교를 방문하기 위해 호텔을 출발했다. 올해로 다섯 번째 찾아가는 카트만두 외곽의 오지학교인데, 그곳으로 가는 도로가 좁아 버스가 운행을 하는데 큰 애를 먹었다. 도로 옆 빈터에 노란 유채꽃이 피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09:00   바니빌라스 세컨더리 스쿨(Bani Bilas Secondary School)에 도착. 사각형의 단층 학교 건물은 2년 전과 여전했고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도 여전했다. 우림 팀과 학교 간에 서로 시간 약속이 잘못 되어 우리가 한 시간 정도 빨리 온 탓에, 학교 당국에서는 조금 당황해했다. 서둘렀는데도 환영식과 방문기념공연 등을 준비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과 주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10시가 되어 간단한 기념식을 진행한 후, 이 학교 학생들이 3개월 동안 연습했다는 네팔 전통 무용 공연이 있었다. 대단한 성의다. 이국에서 오는 방문객을 위해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통 무용 복장을 하고 다양한 네팔 전통 춤을 보여주었다. 내 생각으로는, 어제 음식점에서 전통 춤을 춘 무희들보다 이 학생들이 더 잘 추는 것 같았다. 공연 중간에 우리 대원들은 신현대 가수의 주창하에 설악가, 레쌈 삐리리, 아리랑을 답가로 불렀다.

 

공연이 끝나고 선물전달식이 있었다. 학교에 전달하는 선물(노트북 3대, 복사기, 의약품, 크레파스)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45명분의 학생들에게 줄 개인용 선물이 문제였다. 수 백명의 학생들이 선물을 받겠다고 모여들었으니 말이다. 하는 수 없이, 학교 당국에서 초등학교 1~3학년 중에서 성적을 기준으로 45명을  선정해주었는데 그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선물을 받지 못해 아쉬워하는 아이들이 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기념사진을 찍고 학교에서 준비한 부페식 달밧을 점심으로 먹었는데 어제 저녁에 먹은 것 못지 않게 맛이 좋았다. 민속춤 공연도 그렇고 점심을 대접하는 것도 그렇고, 2년 전보다 학교에서 신경을 아주 많이 쓴 것을 알 수 있었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 서운하지만 내년을 기약하고 1시에 학교를 떠났다. 카트만두 시내로 들어오는 길, 고급스런 우리나라의 연립주택 규모의 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지역이 보인다. 그 주택들을 보면서, 네팔에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 빨리 개혁을 이뤄 좀 잘 사는 나라가 되기를 마음 속 깊이 기원했다.


▲ 2년 전보다 많이 다듬어진 바니빌라스 학교의 정원 [09:04]

 

▲ 우리가 한 시간 일찍 도착을 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하다 [09:05]

 

▲ 무대에 걸린 환영 현수막 [09:02]

 

▲ 바니빌라스 학교 학생들 [09:58]

 

▲ 축하 꽃목걸이를 받고 [09:59]

 

▲ 환영식장에서 [10:06]

 

▲ 바니빌라스 학생의 환영 민속춤 공연 [10:21]

 

▲ 민속춤을 춘 바니빌라스 학교 학생들 [10:30]

 

▲ 신현대 가수의 축하 노래 공연 [10:40]

 

▲ 대원들은 단상에 올라가고 학생들만 남아 있는 교정 [10:03]

 

▲ 학생들이 네팔 전통 춤을 춘 무대의 모습 [10:20]

 

▲ 네팔 전통 춤을 추고 있는 학생들 [10:38]

 

▲ 교정을 거의 꽉 메운 학생들 [11:13]

 

▲ 오늘 네팔 전통춤 공연을 한 학생들[11:16]

 

▲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네팔 전통춤 공연 학생들 [11:17]

 

▲ 바니빌라스 학교 학생들에게 개인용 선물을 전달하러 가는 모습 [11:38]

 

▲ 풍선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학생들 [11:39]

 

▲ 전미영 대원과 바니 빌라스 학교 학생 [11:39]

 

▲ 학교에서 준비한 점심 달밧을 먹고 있는 대원들 [12:34]

 

▲ 달밧은 네팔 주민의 주식이다 [12:35]


13:50   퍄슈파티나트(Pashupatinath) 입구에 도착. 노천 화장터다. 이 화장터는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아래로는 바그마티(Baghmati) 강이 흐르고 있다. 이 화장터는 인도의 바라나시 못지않게 유명한데, 그 이유는 바로 바그마티 강이 갠지스 강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곳 역시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한 사람에 250루피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멀리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불에 타고 있는 모양이다.

 

기념품 상점이 줄지어 있는 곳을 지나 조금 걸어가니, 막 화장을 마친 가족들인지 줄을 지어 사람들이 걸어오는데 미망인은 울고 있다. 아무리 神이 불러서 극락세계에 갔다 하더라도 어찌 슬프지 않으랴. 파슈파티나트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위에서는 시체를 태워 얼마 흐르지 않는 강물 속으로 밀어넣는데, 그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 개와 원숭이들은 주변을 맴돌며 먹이를 찾는다. 화장장 바로 뒤에는 곧 죽음을 맞이할 사람들이 자신들이 불에 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인가?


▲ 퍄슈파티나트 입구의 기념품 상점들 [13:55]

 

▲ 퍄슈파티나트로 가는 길목, 오른쪽 나무에 꽃이 피었다 [13:56]

 

▲ 화장터에서 나온 타다 만 나무들을 싣고 있는 사람들 [13:59]

 

▲ 수도를 하는 사람인가, 고행을 하는 사람인가 [14:01]

 

▲ 화장장에서 시체를 태우고 있는 모습 [14:02]

 

▲ 무슨 설법을 펴고 있나? [14:04]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힌두교 사원 [14:06]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파슈파티나트 [14:08]

 

▲ 화장장의 연기는 계속 피어오르고 [14:09]

 

▲ 여기도 원숭이들이 많다 [14:12]

 

▲ 세 군데의 화장장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14:14]

 

▲ 화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관람객들 [14:14]

 

▲ 위에서는 시체를 태우는데 아래에서는 목욕을 하고 있다 [14:19]


14:55   보드나트(Bodhnath)에 도착. 세계에서 가장 큰 불탑이며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거대한 불탑에는 귀와 입은 없고 두 눈과 네팔 숫자 1을 의미하는 코가 있을 뿐이다. 마니차를 돌리며 불탑 둘레를 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는데 어디서 귀에 익은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구경을 하는 그곳은 덕성여대 해외봉사단이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 자리였다. 구경하는 사람 참 많네. 탑으로 올라가보니 보드나트는 한창 새 단장을 하고 있었다.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는 이 불탑, 관리를 잘 해서 후손에게 계속 물려주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 보드나트에 있는 거대한 불탑 [14:58]

 

▲ 보드나트 불탑 둘레에 있는 상점들 [14:59]

 

▲ 덕성여자대학교 오지봉사활동 팀이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있다 [15:04]

 

 ▲ 건축연대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불탑 [15:07]

 

▲ 불탑에 있는 잔디밭에서 스님들이 경전을 읽고 있다 [15:07]

 

▲ 보드나트 룽다 옆으로 여객기가 지나가고 있다 [15:08]

 

▲ 여기서도 스님이 경전을 읽고 있네 [15:08]

 

▲ 보드나트 불탑에 올라 바라본 주변 풍경 [15:10]

 

▲ 보드나트의 거대한 불탑을 돌고 있는 사람들 [15:18]


16:20   스와얌부나트(Swayambhunath)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원숭이가 많이 살고 있어 일명 '몽키 템플(monkey temple)'이라고도 불린다. 입구에는 작은 호수에 부처님상이 있는데, 그 아래 있는 단지에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카트만두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예전에는 카트만두 지역이 호수였는데 이 스와얌부나트만 섬처럼 호수 위에 솟아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도 보드나트처럼 커다란 불탑이 있는데 불탑 주변은 온통 원숭이와 개, 비둘기의 세상이었다.


▲ 스와얌부나트 입구 연못에 있는 부처상 [16:24]

 

▲ 스와얌부나트는 원숭이가 많아 일명 '몽키 템플'로 불린다 [16:26]

 

▲ 스와얌부나트에 있는 기념품 상점들 [16:27]

 

▲ 스와얌부나트에 있는 거대한 불탑 [16:28]

 

▲ 몽키 템플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원숭이들이 많다 [16:29]

 

▲ 스와얌부나트에서 내려다본 카트만두 시내 [16:31]

 

▲ 스와얌부나트에서 내려다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16:32]

 

▲ 거대한 불탑과 룽다 [16:32]

 

▲ 카트만두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관광객들 [16:33]

 

▲ 금박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16:34]

 

▲ 스와얌부나트에 사는 아이들이 모여서 놀고 있다 [16:36]

 

▲ 룽다가 하늘을 가르고 있는 모습 [16:41]

 

▲ 네팔에서는 개팔자가 상팔자다 [16:42]

 

▲ 원숭이 팔자는 어떤지 모르겠고 [16:45]

 

▲ 부처님 말씀이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간다 [16:46]


17:30   시내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그 동안 빌려 사용했던 침낭을 김영식 대장에게 반납했다. 늘 아낌없는 도움을 주는 김영식 대장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6시 40분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 정원식당으로 갔다. 오늘은 카트만두의 마지막 밤, 아니 네팔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날이다. 그래서 대원과 스탭들이 모두 함께하는 통돼지 바베큐 파티를 열어, 그간의 피로도 풀고 석별의 정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나도 소주를 마시며 그 동안의 묵은 감정과 피로를 말끔히 씻어냈다. 누가 그랬던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