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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旅行

2007.10.27. [국내旅行 49] 충남 당진 大蝦

by 사천거사 2007. 10. 27.

당진 大蝦

일시: 2007년 10월 27일 토요일

장소: 충남 당진

회원: 남일우, 김병웅, 서승원, 이효정, 장용(5명)


09:10  청주 출발. 오늘은 설봉회에서 서해안으로 대하를 먹으러 가는 날이다. 설봉회는 2002년 음성고등학교에 재직했던 교사들 모임인데,  일년에 4번 모일 때마다 먹는 음식이 정해져 있다. 즉, 12월에는 회, 4월에는 오리, 7월에는 개, 10월에는 대하다. 특히 10월에는 대하를 먹으러 산지인 서해안으로 나들이를 간다. 작년까지는 남당리가 목적지였는데 오늘은 장용 회원의 중학교 동기가 당진에서 새우 양식장을 하고 있어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청주 집결지인 청주고등학교에 도착해보니 몇 명의 회원이 나와 있다. 인사를 나누고 상황을 알아보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일들이 많아 12명 회원 중에 참가자가 5명에 불과했다. 15인승 이스타나를 렌트해온 장용 회원이 허탈해한다. 승용차 한 대면 충분할 인원이니 그럴 수밖에. 어쨌든 이미 벌린 굿판이요 활을 떠난 시위이니 예정대로 진행이다. 경부고속도로 청주IC로 진입, 서울쪽으로 달렸다. 단풍철에 토요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서울에서 내려오는 차들이 많다. 서해안 쪽은 조금 한가하려나?

 

09:48  천안 삼거리휴게소에 도착. 예상대로 주차 공간마다 차가 세워져 있고 사람들도 많았다. 평일에 열심히 일을 했으니 주말에는 여행도 떠나고 그래야지. 더군다나 산 마다 고운 단풍이 유혹을 하고 있으니 넘어가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 커피 매점에서 원두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제일 싼 1,000원 짜리. 하루에 커피 한 두 잔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바로 이 원두 커피를 말한다. 설탕이나 크림을 타면 말짱 도루묵이다. 휴게소를 떠난 차는 안성분기점에서 서평택분기점으로 간 다음 서행안 고속도로를 따라 당진으로 향했다.


▲ 경부고속도로 천안삼거리 휴게소

 

▲ 휴게소 주차장은 나들이객 차량으로 만원이다

 

▲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씩 


11:00  예상과는 달리 서해안고속도로는 그리 붐비지 않았다. 전어와 대하철도 거의 끝나가고 사람들이 산과 계곡으로 위치 이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서해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거의 8km에 이르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 얼마 전 안개 속의 차량 추돌 사고 때문에 큰 난리를 겪었었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든 다리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흉기로 변할 수 있으니. 이렇듯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 서해대교 거의 다 건너서 말도 많던 행담도 휴게소가 있다. 옛날에는 이름 없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으니. 상전벽해다.


▲ 서해안고속도로의 서해대교

  

▲ 서해대교


11:05  행담도 휴게소에 들렀다. 나무만 심겨져 있던 작은 섬에 건물이 들어서고 수 많은 차량과 사람이 북적대고 있으니 상전벽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휴게소 뒤쪽으로 제2주차장이 있고 조형물과 전시관이 있다. 조형물 옆 화단의 나무와 꽃이 단풍이 들어 곱다. 예쁘다.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송악IC로 고속도로에서 나왔다. 삽교방조제 쪽으로 조금 달리다보니 도로 오른쪽으로 청록양식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간척지로 만든 논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니 '종근당 건강'이라는 간판이 걸린 꽤 큰 건물이 나오고 그 옆에 작은 건물이 하나 모습을 드러냈다.


▲ 행담도 휴게소

 

▲ 휴게소에 들른 회원들

 

▲ 휴게소 제2주차장에 차량들이 가득하다

  

▲ 휴게소 뒷편에 있는 조형물

 

▲ 휴게소 옆 정원에 단풍이 제대로 들었다

 

▲ 행담도 휴게소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 행담도 휴게소에서 본 서해대교


11:40  청록양식장 새우 및 전어 직판장에 도착. 그리 크지 않은 조립식 건물 안에 손님을 맞을 상이 차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곳은 아는 사람이나 오지 그냥 오가는 사람들은 찾기 힘든 곳이었다. 들어오는 길도 그렇고. 건물 오른쪽으로 양식장이 펼쳐져 있는데 규모가 3만평이라니 대단한 규모다. 지금은 대하가 끝물이라 양식장 대부분이 물을 뺀 상태에서 말라있었다. 새우는 월동을 못하기 때문에 1년 농사로 끝난단다.

 

대하 2kg을 시켰다. 1kg에 2만 5천원. 포장해서 가져가면 2만원. 소금을 깔고 살아 있는 새우를 넣은 다음 뚜껑을 덮으니 버둥거리던 새우의 움직임이 잦아들면서 색이 붉게 변해간다. 그 과정을 보니 새우가 불쌍하기도 하고 사람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고. 생물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겠지만 조금 잔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다른 동물들은 상대방의 숨을 끊은 다음 먹는다. 상대방의 고통이 그만큼 적은 것이다. 

 

어쨌든 새우가 바알갛게 익자 그런 생각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식욕이 불타 올랐다. 머리와 꼬리를 자른 다음 우선 몸통을 먹는데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어도 상관이 없다. 껍질을 먹으면 몸에 칼슘이 보충된다. 머리와 꼬리는 조금 더 바싹 구워서 먹는다. 실컷 먹을 것 같은데 5명이 2kg을 남겼다. 물론 주인장이 서비스로 준 전어구이 두 접시도 곁들였지만. 금년은 전어가 풍년이고 값이 싸서 그런지 찾는 사람들도 적고 맛도 그저 그렇다. 비싸야 맛이 있다. 맛이 별로니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올지 모르겠다. 그냥 아무 데서나 먹으면 되니까.

 

양식장 주인인 장용 회원의 중학교 동기로부터 새우 양식에 관한 이론적 기술 강의를 들으면서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새우 양식의 최대의 적은 무엇일까? 바로 바이러스였다. 세상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모든 생명체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은 재미 있다. 아무리 덩치가 큰 생명체라 하드라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다른 생명체에 꼼짝을 못하는 세상이니. 집에 있는 사람이 눈에 밟혀 대하 1kg 씩을 포장해서 차에 싣고 귀환. 


대하(大蝦)

 

보리새우과에 딸린 새우의 하나. 우리 나라 새우 중 가장 큰 새우로서 산액도 많고 맛도 좋아 수산상 중요함. 전체 길이는 23~27cm. 몸 빛은 분홍빛이 도는 흰빛이고 수명은 1년임. 황해 연안 및 남부 다도해 연안 일대에 널리 분포하며, 산란기는 4월 하순에서 5월 중순까지이고, 녹색 알을 바닷속에 슬음. 산란 때에는 깊은 바다에서 육지 가까이로 돌아다니며 알을 슬은 어미 새우는 바로 죽음. 알에서 깬 어린 새끼는 8월에 이미 전체 길이 7~8cm로 자라고, 11월부터는 차차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겨울을 나며, 이듬히 4~5월에 알을 슬기 위해 연안으로 헤엄쳐 나옴. 해하()ㆍ홍하()


▲ 오늘의 목적지 청록양식장

 

▲ 대하 양식장, 벌써 끝물이라 물을 뺀 곳이 많았다

 

▲ 양식장 옆 둑에 핀 꽃은 미국쑥부쟁이

 

▲ 양식장에서 본 서해대교

 

▲ 대하 소금 구이

 

▲ 수족관 속의 전어들 


아침에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집어 내려오다가 망향휴게소에 들렀다. 역시 만원이다. 사람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여유 시간이 많다 보니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좋은 현상이다. 사람 사는 재미가 뭔가? 그런 것이 사는 재미다. 크게 붐비지 않는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와 청주에 도착. 높아만 가는 하늘 아래 다섯 명만이 호젓하게 다녀온 大蝦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

 

▲ 휴게소마다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