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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旅行

2008.08.16. [국내旅行 50] 충남 당진 일원

by 사천거사 2008. 8. 16.

충남 당진 여행

◈ 일시: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 코스: 청주 → 인취사 → 합덕 → 안흥항 → 신진도항 → 수목원 → 도비도항 → 청주 

◈ 회원: 이규필, 권종성, 이효정 부부


 


09:00   오늘은 대학 산악부 동기인 권종성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날이다. 장소는 충남 당진 합덕. 역시 대학 산악부 동기인 이규필 친구의 차로 청주를 출발했다. 권종성 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가 16년 전에 합덕에 정착하여 생활을 하고 있다. 540번 지방도를 타고 오창과학단지를 지나 510번 지방도에 접속, 다시 593번 지방도에 들어선 다음 병천에서 21번 국도에 올라섰다. 시원스레 뚫린 국도를 따라 천안을 경유하여 신창면에 도착했다.

 

10:08   신창면소재지에서 523번 지방도를 따라 조금 가면 인취사에 도착하게 된다. 인취사는 백련으로 유명하다. 절의 규모는 작지만 주변에 잘 조성되어 있는 연꽃 정원이 이채로웠다. 아쉽게도 연꽃이 피는 철이 지나 철 늦게 핀 몇 송이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인취사 구경을 마친 후 21번 국도로 신례원까지 온 다음 32번 국도를 타고 달렸다.


인취사 백련

 

해발 183미터, 나지막한 학성산(鶴城山) 자락에 이르니 ‘하마(下馬)’라는 표지가 보인다. 옛날에는 말이나 가마에서 내리라는 뜻이었겠으나 이제는 차에서 내려 걸으라는 뜻이리라. 그 흔한 일주문도 없는 아담한 산사 인취사. 길을 가로막은 쇠줄이 일주문인 셈이다. 대웅전 코앞까지 차가 오르내리는 여느 사찰과는 입구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경내에는 흔히 보기 어려운 토종 목련(대부분의 목련은 중국 목련임)을 비롯해 옥잠화, 산작약, 깽깽이풀, 딱총나무, 비비추, 개망초 등 다양한 수목들이 자라고 있어 철따라 운치가 그윽할 듯싶다.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의 학성산 인취사는 고려 때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두 기의 삼층석탑, 극락전, 3존불상 등을 거느린 작은 사찰이다. 그 중에서 삼층석탑 1기는 충남 지방문화재 자료 235호로 지정되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내에서 기와 와편이 수습되기도 했다. 아산 시내에서 가까우면서도 한적하고 호젓한 이 산사는 8월이면 제법 붐빈다. 연꽃을 보러오는 관광객과 사진작가들 때문이다.

 

인취사 주지였던 혜민 스님은 '산이 높고 골이 깊으면 절이 크며, 산이 낮고 골이 얕으면 절이 작은 법'이라며 절집을 확장하는 대신 자연을 성심껏 가꾸어왔다. 연꽃을 키우게 된 것은 1990년경 지인이 건네준 백련 세 뿌리가 계기였다. 비닐하우스에서 2년 동안 백련을 키우다가 3년째 되는 해 연못을 파고 심었다. 그 후 800평 연못을 가득 메운 화사한 연꽃을 혼자 보기 아까워 여름마다 연꽃 축제를 열었다. 또한 연뿌리 나누기 운동을 시작해 그 후손들이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 전북 김제시 청운사, 제주도 서귀포시 법화사 등 전국 각지의 사찰에서 자라고 있다. 심지어 인도에도 백련을 이민 보냈다고 한다.

 

혜민 스님은 2005년 8월말, 35년간의 인취사 주지 소임을 마치고 예산 추사 고택 인근의 청화재로 옮겨 연꽃 도량을 가꾸면서 연 나누기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연잎차와 연꽃차, 연술 등을 개발했던 혜민 스님은 연을 이용한 빵 제조에도 나서고 있다. 아울러 추사 김정희 선생 선양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인취사에는 백련만 있는 게 아니다. 무려 100여 종의 연꽃이 다채로운 빛깔을 반짝인다. 그 가운데는 혜민 스님의 연꽃 사랑에 감명 받은 지인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중국 등지에서 보내준 희귀종들도 있다. 연꽃 주위에는 들꽃들도 수줍게 미소 짓고 잠자리와 메뚜기, 나비들도 날아다닌다. 작은 생태계의 표본을 보는 듯하다.


 ▲ 인취사 절집 모습

 

▲ 인취사 경내에 피어 있는 연꽃

 

▲ 연밥을 따고 있는 여인들

 

▲ 색이 너무나 고운 연꽃

 

▲ 하얀 옥잠화가 꽃을 피웠다

 

▲ 이미 연꽃은 모두 지고 차를 만들기 위해 연잎을 채취하고 있다

 

▲ 철 늦게 핀 꽃잎이 아주 많은 연꽃

 

▲ 연꽃 사이로 난 길을 걷고 있는 여인들

 

▲ 연꽃 사이에 핀 또 하나의 꽃

 

▲ 조해숙 선생님과 함께

 

▲ 나도 한 번 포즈를 잡아 보고

 

▲ 인취사의 명물 백련 옆에서

 

▲ 철 늦은 연꽃이 드문 드문 피어 있다

 

▲ 활찍 핀 꽃보다 봉오리가 더 예쁘다


10:56   권종성 친구 집에 도착. 국도변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직접 지은 집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주변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소나무와 배롱나무를 많이 심었고 정원에 잔디도 깔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집안에서 차를 한 잔 마신 다음 바닷가 구경을 가기 위해서 집을 나섰다. 서산과 태안을 거쳐 603번 지방도를 타고 안흥항으로 달렸다.  


▲ 배롱나무 뒤로 보이는 친구의 집

 

▲ 손님이 찾아 오면 머무는 집

 

▲ 정원에 있는 소나무 아래서

 

▲ 정원에 있는 소나무 아래서


13:11   안흥항에 도착. 그리 큰 항구는 아니고 순박한 어촌 냄새가 확 풍기는 그런 곳이었다. 잠시 바다 냄새를 맡으며 항구를 거닐었다. 안흥항을 벗어나 왼쪽으로 나 있는 신진대교를 거너 신진도로 들어섰다. 휴가가 막바지에 이르렀는지 나들이 차량들이 많다.


▲ 안흥항에서 바라본 맞은 편 모습

 

▲ 안흥항 해변 거리: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 안흥항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 안흥항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 작은 항구인 안흥항 모습


13:40   신진대교를 건너 신진도항에 차를 세웠다.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때 직격탄을 맞은 곳이지만 지금은 깨끗하다.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는 하나의 커다란 재앙이었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저력을 보여준 화합의 장이 되기도 했다. 안흥항과는 달리 신진도항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오징어와 놀래미 회를 떴다. 이층 식당으로 올라가니 앉을 자리가 없다. 이제 서해안도 제 자리를 찾았나보다. 간신히 식탁을 하나 차지하고 오징어는 물회로, 놀래미는 그냥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나중에 매운탕까지 끓여 포식을 했다. 


▲ 신진도에 주차하고 나서

 

▲ 신진도항에 열을 지어 정박해 있는 선박들

 

▲ 연휴를 맞아 신진도항은 활력이 넘쳐나고 있었다

 

▲ 신진도항에 정박해 있는 많은 선박들

 

▲ 신진도항에서 바다 구경을 하며

 

▲ 신진도항 회타운 건물

 

▲ 신진도항의 평온한 모습

 

▲ 신진도항에 배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 신진도항: 횟거리를 고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신진도항 회타운 2층에 있는 식당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15:57   신진도를 떠나 대호방조제 쪽으로 오다가 배롱나무 수목원 '무줄골'에 들렀다. 배롱나무를 전문으로 기르는 곳인데 나무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아름다운 배롱나무들이 많았고, 바닥에 떨어진 연보랏빛 꽃잎이 온통 수목원을 수 놓고 있었다.  


▲ 배롱나무 수목원 무줄골에서

 

▲ 이 수목원에서 가장 멋있다는 배롱나무

 

▲ 배롱나무 수목원에서

 

▲ 배롱나무에서: 나 이뻐?

 

▲ 배롱나무 꽃잎이 떨어져 온통 붉게 물든 수목원 바닥

 

▲ 배롱나무 수목원에서


16:42   대호방조제를 지나 도비도에 도착했다. 도비도에는 소난지도와 대난지도를 갈 수 있는 선착장이 있다. 도비도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제2대호방조제를 지나 멀리서 외목마을을 본 후 친구네 집으로 돌아왔다. 


▲ 갈매기가 어지럽게 날고 있는 도비도항

 

▲ 도비도 앞 바다에 낚시용 고깃배가 떠 있다

 

▲ 난지도로 가는 배가 떠나는 도비도항

 

▲ 도비도항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 평화로운 풍경의 도비도항


18:07   친구네 집에 다시 돌아왔다. 점심을 늦게 먹기도 했지만 맛이 있어 많이 먹은 탓에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친구는 테라스에서 굳이 쇠고기 살치살과 신진도항에서 사 온 새우를 굽는다. 소주와 삼페인을 곁들여 아주 맛있게 먹었다. 특히 살치살은 소를 한 마리 잡으면 얼마 나오지 않는 부위로 최고급에 속한다. 저녁을 먹고 아쉬움을 남긴 채 작별을 한 후 청주로 돌아왔다. 늘 잊지 않고 불러주어 융숭한 대접을 해주는 친구에게 다시 한 번 따뜻한 정을 느꼈다.


▲ 친구네 집 정원에서 여성 3인방

 

▲ 친구네 집 정원에서

 

▲ 나무들로 잘 꾸며 놓은 친구네 집 정원에서

 

▲ 친구네 집 테라스에서

 

▲ 친구네 집 테라스에서

 

▲ 친구네 집에 있는 배롱나무

 

▲ 친구네 집 정원에 있는 소나무들

 

▲ 친구네 집 테라스에서 새우와 소고기로 술 한 잔

 

▲ 친구네 집 테라스에서 새우와 소고기로 술 한 잔

 

▲ 어둠에 싸인 친구네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