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04. [백두산 트레킹 1] 청주→송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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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트레킹 제1일차

◈ 일시: 2007년 8월 4일 토요일  

◈ 출발: 청주  

◈ 경유: 인천국제공항-장춘국제공항 

◈ 도착: 송강하  

◈ 회원: 아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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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5  에이스 관광버스로 청주 내덕동 백두산장 출발. 백두대간은 원래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까지 연결되는 것인데 진부령 이북으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백두산만이라도, 그것도 중국 쪽이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집결 장소인 백두산장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들이 여러 명 눈에 띤다. 특히 아내는 친한 친구가 함께 가게 되어 무척 기뻐했다.

 

장마가 끝났는 데도 날은 잔뜩 흐려 있고 곧 소나기라도 쏟아 질 것 같다. 선영이와 선우에게서 안부 전화가 왔다. 고마운 녀석들. 9시 45분에 입장휴게소, 10시 45분에 군자TG를 통과했다. 조금씩 내리던 비가 인천시내에 들어서면서 억수같이 퍼붓기 시작했다. 장마가 끝난 게 아닌가? 백두산 가서 천지도 못 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11:30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비가 많이 잦아들었다. 대기의 불안정으로 국지성 호우 현상이 부쩍 늘었다는데 모두 우리의 자업자득이다. 출국수속을 하면서 휴대전화는 국제 로밍을 했다. 원래 1시 20분 출발 비행기인데 시간이 되어도 보딩을 하지 않는다. 날씨 때문인가? 1시 40분이 되어서야 보딩이 시작되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비행기는 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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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내와 친구 김진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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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6  우리 백두산 트레킹 팀 49명을 태운 중국남방항공 CZ 688편이 이륙했다. 비는 조금씩 내린다. 비행기가 도착할 중국 장춘은 우리나라와 경도가 거의 같지만 한 시간의 시차가 있다. 그것은 장춘 지역이 중국의 베이징과 같은 시각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우리나라와 한 시간의 시차가 있다. 서쪽으로 가는 경우에는 시차 만큼 시간을 빼주어야 한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중국항공기는 깨끗한 신형이었다. 그래도 비행기 여행은 그리 탐탁치가 않다. 그나마 장춘까지는 2시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크게 지루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14:56  중국 길림성 장춘국제공항 착륙. 덥다. 방금 떠나온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가 쨍쨍하다. 한 시간 정도 걸려서 check in을 한 다음 두 대의 버스에 승차, 오늘의 숙박지인 송강하를 향해 출발했다. 장춘에서 송강하로 가는 지역은 온통 옥수수밭 천지였다. 거의 2시간을 고속도로로 달렸는데 여전히 도로 양쪽은 옥수수밭이다. 또 한 가지 주택 모양이 모두 비슷하다. 단층에 창문이 3~4개 달린 일자형으로 지붕은 모두 빨간색이다. 중국인들이 붉은 색을 좋아해서 그렇단다. 조선족인 현지 가이드가 중국어를 몇 마디 가르쳐주었다. 리하오-인사, 링하오-윗사람에게 하는 인사, 스푸-운전기사, 쉰콜라-수고했습니다, 따거-형님, 따재-누나, 등등. 계속되는 평원, 높은 산이 거의 없다.

 

16:41  깜박 졸고 있는데 버스에 벼락치는 소리가 났다. 뭐와 부딪친 거지? 운전기사가 버스를 세우고 살펴 보더니 새와 충돌했다고 한다. 두 마리가 차에 부딪쳐 죽었단다. 넓은 중국이라 별 일이 다 있구나. 버스가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일반도로에 들어서자 중앙선이 없다. 네팔도 아닌데 왜 중앙선이 없지? 또 한 가지, 고속도로가 아닌 데도 중국에서는 도로마다 통행료를 받고 있었다. 모든 땅이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가능하단다. 도로변의 코스모스가 바람에 한들거리며 우리를 맞아준다. 원추천인국도 자주 눈에 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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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 양쪽으로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 멀리 보이는 농촌주택들

 

▲ 도로세를 받는 톨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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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  주유소 옆 넓은 공터에 정차. 화장실이 있는 곳이었다. 여행객들이 많이 들리는 곳이라 그런지 공터 한쪽에서 노점상들이 참외, 사과, 자두, 산딸기 같은 과일과 음료수를 팔고 있었다. 우리 팀에서 한 사람이 애기 사과를 사서 돌렸는데 먹어보니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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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소 옆 노점상들

 

▲ 노점상을 배경으로

 

▲ 과일과 음료수를 주로 파는 노점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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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5  조양현에 가까워지자 옥수수밭과 함께 논이 자주보였다. '현'은 우리나라로 치면 군 정도의 크기이다. 가로수가 특이하게 우산 모양을 하고 있어 가이드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위수나무'라고 일러준다. 조양현을 통과하면서 느낀 것은 불 켜진 집이 드물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밖으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둑하면 집에 들어가서 그냥 잔다고 한다. 

 

주민들의 옷차림은 모두 깨끗했다. 중국 사람들은 부자들도 옷을 수수하게 입는다. 따라서 옷을 보고서는 빈부를 가리기가 힘들다고 한다. 19시 10분에 비포장 도로가 섞여 있는 길로 들어섰다. 한창 도로 포장 공사중이어서 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백두산 관리권이 연변에서 길림성으로 이관이 되었는데, 내년 베이찡 올림픽 전까지 도로확장 및 포장공사를 마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19:38  휘남진에서 정차. 잠시 쉬면서 뒷차를 기다렸다. 중국의 '진'은 우리나라로 치면 면 정도의 규모와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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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남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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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저녁 식사를 할 음식점에 도착. 주변에 다른 건물은 없고 이 음식점 하나만 도로변에 있는 것을 보면 버스로 단체 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 음식 맛에 근접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요리가 나왔는데 배가 고파서인지 모두들 잘 먹는다. 38도짜리 고량주도 한 테이블에 한 병씩 배당이 되고. 한 가지 황당한 것은 생선찌개 비슷한 요리가 나왔는데 생선 대가리와 꼬리만 있을 뿐 몸통이 없다는 것이었다. 몸통은 어디로 갔나? 21시 20분에 출발. 이제 버스는 어둠 속을 달린다. 2시간 이상 달리니 도시의 불빛이 보였다. 송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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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저녁을 먹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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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0  송강하 호텔 도착. 새로 지은 건물이라 깨끗한 편이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긴 거리를 비행기와 버스로 와서 많이 피곤하다. 또 내일은 트레킹 일정상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잠을 잘 시간이 얼마 안 된다. 중국에서의 첫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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