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곡중 직원연수
◈ 일시: 2006년 7월 24일 월요일-25일 화요일(1박 2일)
◈ 장소: 선운사, 위도, 채석강, 내소사, 덕진공원
◈ 회원: 감곡중 교사 12명
7월 24일(월) 제1일차
08:00 직원연수를 떠나는 첫날. 작은 배낭을 하나 메고 아내와 딸의 배웅을 받으며 아파트 출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날은 잔뜩 흐려 있다. 오늘이나 내일 중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예보인데 해를 못보더라도 그냥 이렇게 흐려 있으면 좋겠다. 날은 흐리지만 아침부터 덥다. 15분 쯤 성모병원 4거리에 도착. 출근 차량이 줄지어 오창 쪽으로 달려나간다. 길 옆에 핀 커다란 부용꽃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접시꽃'이니 '개량무궁화'니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부용'이 정확힌 꽃이름이다. 장용 선생이 렌트한 차를 몰고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35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곧 전화가 오면서 기름을 넣는 중이라고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08:37 윤희경 선생이 탄 렌트카 도착. 성모병원 앞을 출발해서 동부우회도로를 달렸다. 명암타원 앞에서 이학수 부장과 최혁규 실장이 타고 용암동 농협 앞에서 김학상 부장이 탔다. 가경동 대우 푸르지오 앞에서 교감 선생님, 서현주, 고희숙 선생님이 타고, 고속터미널 앞에서 마지막으로 박완수, 김혜영, 이재중 선생님이 탔다. 예정보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뭐 여행이라는 것이 늘 그렇잖아. 시간이 조금 넘을 수도 있지 뭐.
09:20 연수원 전원 승차완료, 고속버스 터미널 출발. 중부고속국도 서청주IC로 진입했다. 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에는 차량이 꽤 많았다. 날씨는 여전하다.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비만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박완수 선생이 에어컨에 신경을 많이 쓴다. 렌트한 차는 기어변속에 문제가 있어 힘이 딸리며 꿀렁거린다. 그래도 좋다. 여행은 원래 마냥 편안하거나 별 일이 없으면 기억에 남지 않으니까.
10:15 호남고속국도 벌곡휴게소에 도착.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된 탓인지 사람이 많다.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휴게소 한쪽에 있는 분수가 특이하다. 물속에는 커다란 비단 잉어들이 사람쪽으로 몰려 있다. 추측컨대, 먹이를 받아 먹은 경험으로 인해 먹이를 기다리는 것 같다. 물고기가 머리가 나쁘다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집에서 기르는 열대어들도 먹이 줄 시간이 되어 수족관 옆으로 가면 용하게 알고 모여든다. 일종의 조건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10시 34분에 휴게소 출발.
▲ 벌곡휴게소에 있는 연못
▲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 휴게소에서 담소를 나누는 회원들
11:40 정읍 IC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여기서는 선운사까지 국도로 가야한다. 22번 국도를 따라가면 선운사는 나온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계속 도로표지판에 이름이 올라 있다. 도로 양쪽은 김제평야로 온통 논이다. 선운사가 가까워지자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를 판매한다는 식당이 줄지어 나타난다. 좌측으로 선운사 들어가는 길이라 우측에 있는 연기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다. 풍천장어를 1인분씩 시키고(12,000원) 복분자주를 2병(10,000원) 시켰다. 사실 풍천장어라고 하지만 양식을 한 것이고 복분자주도 집에서 담은 것이지만 이곳의 특산 음식이기 때문에 맛있게 먹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여행의 즐거움 중 반은 먹는 재미라고 하지 않는가.
13:30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 2,000원씩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진입로 오른쪽에 부도와 비석이 많이 서 있었다. 윤희경 선생이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진입로 가로수가 은행나무인데 가직 휘어질 정도로 많은 은행이 달려있다. 진입로 왼쪽은 계곡으로 이름 모를 물고기가 떼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선운사 뒷산은 선운산인데 높이는 400m가 되지 않지만 한국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다. 그 산에 있는 동백나무도 겨울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자랑하는 곳이다.
▲ 선운사 일주문
▲ 선운사 부도탑
▲ 선운사 대웅보전
▲ 선운사 대웅보전 앞에서 직원들
▲ 도솔산 선운사에서
대충 둘러보고 (절이야 다 그렇고 그러니까) 선운사 출발. 흥덕에서 23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다시 왼쪽으로 꺾어 30번 국도로 들어섰다. 이 30번 국도는 변산반도의 해안을 따라 나 있는 길이다. 곰소항, 내소사, 격포항, 채석강도 모두 이 30번 국도를 따라 가면 만날 수 있다. 해안 도로는 왼쪽은 바다, 오른쪽은 산을 따라 나 있었다. 흐린 날이라 시야가 좋지 않아 시원한 바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15시 30분에 격포항에 도착. 터미널에 가니 15시 50분인 줄 알았던 파장금행 페리가 15시 40분으로 변경이 되어 있었다. 휴가철이라 횟수를 늘이면서 시간이 변경된 것이었다. 어쨌든 무사히 여객선에 올랐다. 승선료도 올라 2주 전에는 6,400원이었는데 지금은 7,300원이다.
15:45 격포항 출발. 2주 전보다는 사람이 많다. 비는 내리지 않고 날씨는 양호하다. 파도도 없다. 시야도 양호해서 12km 떨어져 있다는 위도가 희미하게 모습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도를 이야기할 때 1993년도 페리 전복사고를 생각한다. 정원의 2배를 태운 탓에 배가 파도를 만나 전복했는데 반 이상이 사망을 했다. 그때 함께 근무했던 동료 선생님의 사모님도 그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원리와 규칙을 어긴 당연한 결과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참혹한 대형사고였다.
▲ 위도로 가는 배에서 박완수 선생님
▲ 위도로 가는 배에서 이학수 선생님
▲ 교감 선생님과 윤희경 선생님
▲ 격포항을 배경으로
▲ 이학수, 박완수 선생님
16:35 위도 파장금항에 도착. 어김없이 한 대뿐인 시내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 식구 12명이 승차를 하니 버스가 가득하다. 지난 번과는 달리 주민들이 많이 탔고 그래서 그런지 기사분의 관광안내는 없었다. 또한 마을마다 구석구석 들러가다 보니 지난 번과는 노선도 많이 달랐다. 예약을 한 민박집이 있는 미영금 해수욕장에 도착. 차비 1,000원.
16:55 청해횟집에 도착. 주인집 아주머니가 맞아주는데 성격 탓인지 무뚝뚝하다. 바다가 보이는 방을 하나면 여선생님들이 사용하기로 했는데 이외로 방이 남아서 옆방을 남자들이 쓰게 되었다. 나무로 만든 방에서는 나무냄새가 진하게 났다. 6시 30분에 저녁을 먹기로 해서 1시간 30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민박집 앞은 해수욕장이고 바닷물로 꽤 맑은 편이었지만 날씨 탓인지 물에 들어간 사람들은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선들이 정박해 있어 해수욕장의 분위기를 더욱 흐리고 있었다. 장마와 폭우로 인해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이 드문 것이었다. 민박집 왼쪽은 바위로 되어 있고 그 위로는 산이었다. 몇몇 선생님들이 그쪽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 위도 청해횟집 앞 바다
▲ 위도 청해횟집 앞 바다
▲ 담장 틈 사이로 게가 기어다니고
▲ 위도 청해횟집 앞 모습
▲ 위도 청해횟집 건물
6시 30분에 저녁을 먹었다. 과제로 집에 있는 비장의 술을 한 병씩 가져오도록 했는데 제출을 한 사람은 3명. 모두 양주라서 과제의 질은 양호했다. 남을 것 같은 술은 어린애 키만한 자연산 광어와 농어를 회로 한 안주에 버티지 못하고 소주에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모두들 회맛이 좋다고 한다. 모두 얼큰하게 취한 김에 안주를 한 접시 장만한 다음 바닷가로 나가서 여름 바다를 품에 앉고 소주를 마셨다. 그렇게 2006년 7월의 위도 여름 밥은 깊어갔다.
▲ 횟집에서 저녁 식사
7월 25일(화) 제2일차
08:00 6시쯤에 눈을 떴는데 벌써 많은 분들이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있다. 어젯밤에 술을 덜 드셨나. 매운탕을 아침으로 맛있게 먹고 멸치를 구입했다. 민박집 한 켠에 있는 건물에서 멸치를 쪄서 말린 다음 선별작업을 하고 있었다. 가격은 2kg에 23,000원. 나도 2상자를 구입했는데, 잔 멸치가 큰 멸치보다 값이 비싸다고 한다. 이유는? 큰 멸치는 머리 떼고 하느라고 손이 많이 가서 살림하는 여자들이 싫어한다는 것. 8시 버스를 타야 8시 30분에 출발하는 격포행 페리를 탈 수 있다. 차로로 올라서니 아주머니들이 멸치를 말리느라고 분주하다. 여기서는 멸치를 쌀나무라고 한다. 멸치를 팔아서 쌀을 사오기 때문이란다.
▲ 버스를 기다리는 중
▲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한 장
▲ 멸치 말리는 모습
▲ 버스는 언제 오나?
8시 30분 발 격포행 페리에 승선. 올 때보다 요금이 700원 정도 싸기에 물어보았더니 격포항은 터미널 이용료가 있기 때문이란다. 터미널 이용료가 무엇이지? 회원들은 피로가 밀려오는지 객실에서 눈을 붙이는 사람들도 많다. 날은 점점 개어가고 있다. 9시 15분에 격포항에 도착. 바로 옆에 있는 채석강으로 이동을 했다. 예전보다 주차장이 잘 정비되어 있었는데 입장료를 받는 사람이 없다. 입장료가 없어졌나?
▲ 파장금 부두의 모습
▲ 배에 승선하는 회원들
▲ 멸치와 함께 격포항으로
09:35 채석강에 도착. 책모양의 퇴적암이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은 가히 이색적이다. 채석강의 주봉인 닭이봉을 따라 원추리와 참나리가 띠처럼 줄지어 피어있다. 채석강 몇 곳에 아주머니들이 간단한 해산물과 소주를 팔고 있다. 소라를 삶게 하고 해삼과 개불을 안주 삼아 소주를 2병 마셨다. 여행은 먹는 재미가 반이니까. 갯강구가 떼지어 다니는 채석강을 뒤로 하고 주차장을 벗어나는 데 보니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조금 일찍 이곳에 온 덕분에 입장료를 내지 않은 것이었다. 행운?
▲ 채석강 바위에 붙은 바다 생물
▲ 변산반도 채석강에서
▲ 변산반도 채석강의 모습
▲ 채석강에서 소주 한 잔
▲ 채석강에서 기념사진
30번 국도를 따라 곰소쪽으로 달렸다. 내소사에 가기 위해서다. 이제 날은 완전히 개어 해가 밝게 비친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차들이 별로 없다.
11:00 내소사 주차장에 도착. 진입로의 식당에서는 여전히 전어를 굽고 있다. 냄새 좋다. 올적에 사 먹어야지. 매표소에서 내소사까지는 전나무 숲길로 유명하다. 싱그러운 나무 냄새와 해를 가리는 그늘이 산책하기에 너무나 좋다. 도시 생활에서 쌓인 찌들음이 한꺼번에 날라간다. 내소사에는 대웅보전의 창살무늬가 유명하다. 정교하게 조각을 해놓았는데 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 내소사 대웅보전 창살 무늬
▲ 내소사 대웅보전
▲ 내소사 대웅보전
주차장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전어구이와 부침개, 소주, 동동주를 먹었다. 전주에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어 시간적으로 간단한 요기를 해야할 때다. 전어는 원래 가을이 제철이지만 통째로 깨물어 먹는 맛이 한 여름에도 괜찮았다. 먹는 재미. 주차장을 벗어나 곰소 쪽으로 달렸다. 곰소에 가까워지니 젓갈을 판매하는 곳이 줄지어 나타났다. 한 판매점에 들러 필요한 분들은 젓갈을 구입했다.
이제 전주까지 계속 달리기만 하면 된다. 영전에서 23번 국도를 따라 부안까지 올라간 다음 다시 30번 국도를 따라 태인까지 직행, 1번 국도를 타고 전주 쪽으로 쉼없이 달렸다. 전주에 입성. 1번 국도를 따라 가면 덕진공원은 나오는데 거의 다가서 길을 조금 헤맸다. 우선 점심을 먹기 위해 '고궁'이라는 비빔밥집에 들어갔다. 부속건물로 '비빔밥 연구소'가 있고 이층은 비빔밥에 관한 박물관이 만들어 놓은 이색적인 음식점이었다. 실내 분위기도 너무나 좋았다. 비빔밥 10,000원, 모주 10,000원. 모주는 계피향이 나는 달착지근한 술이었다. 맛있는 점심.
▲ 전주 비빔밥 연구소가 있는 고궁
▲ 전주 비빔밥을 먹기 위해 고궁으로 들어가는 회원들
15:40 '고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덕진공원에 도착. 지고 있는 연꽃과 피고 있는 연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현수교를 지나 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햇살이 따갑다. 아름다운 연꽃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청주 근처에도 이런 공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전주의 명소 덕진공원
▲ 연꽃이 뒤덮인 덕진공원 호수
▲ 수줍은 듯 숨어 있는 연꽃도 있고
▲ 호숫가 배롱나무도 꽃이 한창이다
▲ 현수교가 연못을 가로지르는 덕진공원 호수
▲ 색깔이 몹시도 고운 연꽃
전주IC로 호남고속도로 진입. 차가 조금 많았으나 운행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18:40 청주 도착. 가경동에 있는 냉면집에서 냉면을 한 그릇씩 먹었다. 피곤하다.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았나? 그러나 큰 무리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1박 2일의 직원연수는 이렇게 무사히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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