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세조길 걷기
◈ 일시: 2023년 11월 2일 토요일 / 맑음
◈ 장소: 속리산 세조길 / 충북 보은
◈ 코스: 법주사 입구 → 세조길 → 법주사 입구 → 성림교
◈ 거리: 6.78km
◈ 시간: 1시간 34분
◈ 회원: 추모제: 우리 형제 부부 10명 / 세조길: 아내와 함께
▲ 괴산군 청안면 운곡2리 선영
▲ 괴산군 청안면 운곡2리 선영
▲ 경희식당: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282
작년 11월 12일에 돌아가신 어머니 장례식 때 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을 했다.
이제, 아버지 어머니가 다 돌아가셨으니 추석이나 설날에 차례를 지내는 것은 그만두고 기일에 즈음에서 산소에 모여 추모제를 지내는 게 어떻겠는가?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것은 결국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기 위해서인데, 돌아가신 날에 즈음하여 우리 형제가 함께 부모님이 계시는 산소에 모여 추모를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간단히 추모제를 지내고 점심을 먹은 후 함께 둘레길이라도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나의 제안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그리하여 지난 6월 8일 아버지 기일을 맞아 첫 번째 추모제를 지냈었다. 오늘은 어머니 기일인 11월 12일에 앞서서 산소에서 함께 추모제를 지내는 날이다. 4남 1녀 부부 10명이 함께 모여야 하기에 모두 참석할 수 있는 열흘 전 토요일인 오늘로 날짜가 정해졌다.
11:10 청주 아파트 출발. 원래는 10시에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지금 떠나는 이유는, 서울서 내려오는 동생들이 고속도로에 차가 밀려 산소 도착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늦어질 거라는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아버지 4형제, 어머니, 숙모 두 분이 누워계시는 선영에 도착, 제물을 차리고 있는 중에 동생들 내외가 모두 도착해서 함께 작년 이맘때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간단한 의식을 치렀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에는 다섯 남매가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돌아가시면서 이렇게 함께 모일 기회를 마련해 주셨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 우리 가족 선영에 도착 [12:06]
▲ 작은 아버지 묘를 멧돼지가 파헤쳤네 [12:07]
▲ 선영에서 바라본 우리 옛집 [12:07]
▲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추모제 [12:23]
▲ 어머니 추모제 [12:23]
▲ 어머니 추모제 [12:24]
▲ 어머니 추모제 [12:24]
12:36 추모제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내비게이션 앱에 경희식당을 입력시켰더니, 아니 이게 뭐야! 45분 정도면 갈 거리인데 1시간 30분이 넘게 걸린다고 나온다. 뭐지? 아하, 단풍철을 맞아 속리산 법주사와 세조길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서 차량이 정체되고 있는 거구나. 일단 가보자. 내가 사용하는 티맵은 똑똑하니까 빠른 길을 알려줄 거야.
청천을 거쳐 장갑리를 지나자 티맵이 자재암을 거쳐 수정초등학교 옆으로 가는 길로 안내를 한다. 상판삼거리 쪽에 차가 많이 밀려서 빠른 길로 안내를 한 것인데, 문제는 사내북암길이란 이름을 가진 그 길이 왕복 1차로였다는 것. 다행히도 1차로를 빠져나오는 동안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을 딱 한 대만 만났다. 차를 세울 곳이 없어 약간 헤매다가 달천 옆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도착 시간이 1시 24분이니 이만하면 거의 정상 수준이다. 티맵 똑똑하잖아.
13:31 점심을 먹을 경희식당에 도착, 동생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상판삼거리에서 차가 밀려 완전 거북이걸음이란다. 단풍이 사람을 부르는데 도로가 따라 주지 못하는구나. 결국 예약 시간보다 40분이 늦어진 2시 10분에야 점심상을 받을 수 있었다. 50년 역사의 이 식당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메뉴는 한정식 한 가지, 반찬이 40가지나 된다. 늘 손님이 많은 곳인데 단풍철을 맞은 오늘도 손님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 점심을 먹을 경희식당에 도착 [13:33]
▲ 메뉴는 한정식 한 가지뿐, 가격은 35,000원 [13:33]
▲ 경희식당 한정식 상차림 [14:11]
▲ 자, 맛있게 먹읍시다 [14:12]
14:51 맛있게 점심을 먹고 경희식당 출발, 법주사로 이어지는 오리숲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사람 참 많네. 단풍의 힘이 이렇게 세구나. 오리숲길을 지나 법주사 경내로 들어갔다. 여기도 사람 많기는 마찬가지다. 형제들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법주사 입구에 있는 전통찻집 다향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 구경을 한다. 평일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오늘은 휴일이라 그런지 이곳을 찾아온 연령층이 아주 다양하다.
▲ 속리산 오리숲길에 진입 [14:53]
▲ 속리산 오리숲길 [14:56]
▲ 속리산 오리숲길 단풍 [15:01]
▲ 단풍철을 맞아 몰려든 탐방객들 [15:08]
▲ 법주사 팔상전 앞에서 [15:17]
▲ 금동미륵대불과 팔상전을 뒤에 두고 [15:18]
▲ 우리 형제 부부들 [15:20]
▲ 우리 형제 부부들 [15:20]
▲ 천년의 향기 포스터 앞에서 [15:22]
▲ 전통찻집 다향에서 [15:33]
▲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잔 [15:34]
15:45 동생들 부부가 모두 떠나고 이제 우리 부부만 남았다. 처음 계획은 모두 함께 세조길을 걷는 거였지만 서울에서 동생들이 내려오는 데에 1시간 정도가 더 걸리고, 또 점심도 예약 시간보다 40분이나 늦어지는 바람에 부득이 우리 부부 둘이서만 세조길을 걷게 되었다. 출발. 낙엽이 잔뜩 떨어져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간다. 아까 법주사로 오는 오리숲길은 그야말로 북새통이 따로 없었는데, 법주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갔는지 아니면 시간이 늦어진 탓인지 이곳은 탐방객 숫자가 확 줄어들었다.
차도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세조길에 들어섰다. 눈썹바위를 지나자 파란 하늘이 가득 담겨 있는 상수도 수원지가 나타났다. 보기 좋네. 수원지를 지나면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단풍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는 태평휴게소 마당에 도착하게 된다. 단풍이 좋은 곳인데 올해는 그저 그렇네. 휴게소 앞을 지나 잠깐 차도를 걸은 후 차도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세조길에 들어서서 계곡 오른쪽을 따라 걸어가는데... 이곳 단풍도 영 시원찮다. 빨갛게 불타올라야 할 단풍들이 대부분 노란색을 띠고 있으니 말이다.
▲ 낙엽이 잔뜩 떨어져 있는 속리산 법주사로 [15:45]
▲ 속리산 법주사로 단풍 [15:46]
▲ 속리산 세조길 게이트 [15:48]
▲ 속리산 세조길 단풍 [15:51]
▲ 하늘이 담긴 상수도 수원지 [15:53]
▲ 태평휴게소 앞마당 단풍 [15:59]
▲ 태평휴게소 앞마당 단풍 [15:59]
▲ 속리산 세조길 게이트 [16:02]
▲ 달천 위에 놓인 다리에서 [16:03]
▲ 단풍 색깔이 노랗다 [16:05]
16:06 계곡 오른쪽 세조길을 10분 남짓 더 걸은 후 달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간다. 세조길은 이곳에서 세심정까지 이어지지만 이미 여러 번 가본 곳이라 오늘은 여기서 차도인 법주사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세조길이 생기기 전에는 이 법주사로를 따라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 진행한 후 세심정에서 문장대나 천왕봉으로 올라갔었다. 법주사로 양쪽으로 서 있는 단풍나무들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볼만하다.
▲ 속리산 세조길 단풍 [16:06]
▲ 세조길에서 마지막으로 단풍 구경을 하고 [16:17]
▲ 달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간다 [16:17]
▲ 다리를 건너와서 [16:18]
▲ 속리산 법주사로 주변 단풍 [16:19]
▲ 달천 건너로 보이는 속리산 세조길 [16:19]
▲ 속리산 법주사로 주변 단풍 [16:20]
▲ 속리산 법주사로 주변 단풍 [16:21]
▲ 많이 한산해진 속리산 법주사로 [16:26]
▲ 속리산 법주사로에서 [16:27]
16:29 차도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그래, 단풍이 조금 덜 화려하면 어떤가.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많은 사람들과 함께 휩쓸리며 가을을 느꼈으면 됐지. 그것으로 만족이다. 5시 18분 출발, 6시 35분 청주 아파트 도착. 오늘 참 바쁜 하루였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다섯 남매 부부가 모두 모여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에서 큰 의의를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다음 모임은 아버지 기일에 맞춰 6월 초가 될 것 같다. 그때까지 우리 형제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 속리산 법주사로 주변 단풍 [16:29]
▲나, 여기 있어요 [16:29]
▲ 법주사로 오른쪽에 있는 태평휴게소 [16:32]
▲ 상수도 수원지 물그림자 [16:35]
▲ 속리산 법주사로 [16:44]
▲ 법주사 담장 옆에서 [16:45]
▲ 법주사를 지나자 사람들이 다시 많아졌다 [16:51]
▲ 잣나무숲 오른쪽 길 [17:06]
▲ 차를 세워둔 달천 옆 도로변에 도착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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