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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09.17. [국내行事 123] 추석

by 사천거사 2024. 9. 17.

추석

◈ 일시: 2024년 9월 17일 화요일 / 맑음, 폭염주의보 발령

◈ 장소: 서운동성당 / 우리 집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탑동
◈ 회원: 우리 부부, 딸네 가족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찾아왔다. 추석은 한가위, 가위, 가배, 가배일, 중추, 중추절, 중추가절 등으로도 불리지만 그중에서 일반적으로 함께 사용되는 것은 한가위중추절 정도다. 그러면 우리가 아주 당연하다시피 사용하고 있는 추석이란 말은 과연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추석은 한자로 가을 추(秋) 자에 저녁 석(夕)를 쓰니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란 뜻이다. 조금 더 확대해서 해석을 하면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고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추석 무렵을 중추(中秋) 또는 월석(月夕)이라고 한다. 중추라고 하는 것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누었을 때 추석이 음력 8월 중추에 해당하므로 붙은 이름이다. 월석은 추석 무렵 밤에는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중엽 이후 한자가 성행하게 된 뒤 중국인이 사용하던 중추니 월석이니 하는 말을 합해서 축약하여 추석이라고 했다는 견해가 있다.
 
어원이야 어찌 되었던 추석이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추석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만남이다. 그동안 서로 헤어져 있던 가족이 모처럼 함께 모여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이런저런 소식을 주고받는다. 서로 만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만남으로 시작된다. 만남은 소통이자 화해요, 화합이다.  


10:00  오늘은 주일이 아니지만 성당에서 합동위령미사를 거행하는 날이다. 합동위령미사는 각 가정에서 지내는 제사를 성당에서 합동으로 지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서운동성당 합동위령미사에 참례하러 갔다. 10시 20분부터 30분 가까이 모든 신자들과 함께 돌아가신 조상들을 위한 위령기도를 바치고 나자 11시부터 본 미사가 시작되었다. 오늘 미사는 오롯이 먼저 돌아가신 분들의 연령을 위해서 바쳐진다.
 
오늘 복음의 주제: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고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루카 복음 12, 15-21-


모든 사람에게는 욕심이라는 게 있다. 욕심은 지나쳐도 문제가 되고 없어도 문제가 된다. 적당한 욕심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장래희망도 자신의 욕심을 말한 것이며, 우월의식도 일종의 욕심인 셈이다. 욕심이 지나치면 탐욕이 된다. 문제는 바로 이 탐욕이다. 성경에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말로 버려야 할 욕심은 바로 탐욕인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는 어리석은 부자가 되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신다. 그 사람은 돈이 많은 부자일지는 모르지만 돈의 탐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부자라 하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서의 영생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모은 재화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하느님의 뜻? 그렇다.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지 말고 모은 재화를 가난하고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것이다. 가진 재화를 자신을 위해서만 쓰면 탐욕이 되지만 남을 위해 쓰면 사랑이 되는 법이다. 예수님은, 탐욕에 빠진 사람은 하늘나라에 갈 수 없지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 청주 서운동성당 [10:08]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0:08]
 

▲ 서운동성당 제대 [10:09]
 

합동위령미사를 마치고 [12:04]


17:30  딸네 가족이 찾아왔다. 같은 청주 시내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명절이나 되어야 함께 만날 수 있는 것은 다른 집들과 별로 다름이 없다. 딸은 충북교육청에 그대로 있고, 사위는 9월 1일 자로 옥천교육청에서 음성교육청으로 이동을 했다. 과학고등학교 2학년인 큰 손자는 조기졸업 대상자로 2025 대학입학전형 수시모집에 원서를 접수했고, 중학교 3학년인 둘째 손자는 신흥고등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란다. 그래, 생활의 변화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별 다른 큰 일 없이 살아가고 있으니 부모로서는 더 바랄 게 없네. 함께 음식을 먹으며 나누는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 가족 서로 간의 정이 깊어만 가는 추석날 저녁이다.


▲ 아파트 건물 사이로 떠오른 추석 보름달 [19:14]
 

아파트 건물 사이로 떠오른 추석 보름달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