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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2.04.27. [국내行事 32] 충북 청주 산남동 스시 오오키

by 사천거사 2022. 5. 9.

스시 오오키

◈ 일시: 2022년 4월 27일 수요일

◈ 장소: 스시 오오키 / 충북 청주시 산남동

◈ 회원: 아내, 딸과 함께 



11:30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어버이날에 제주도에 가 계실 테니 오늘 미리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한다. 딱히 거절할 명분도 없어 허락을 하고 장소를 물었더니 12시까지 산남동에 있는 스시 오오키로 오란다. 스시 오오키? 상호로 보면 초밥집 같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오마카세 전문 요리점이란다. 오마카세는 또 뭐야? 또 검색. 일본식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요리사가 주는 대로 먹는 코스 요리라네.

 

허걱! 가격이 이게 뭐야? 오마카세 점심 50,000원, 오마카세 저녁 100,000원. 도대체 뭐가 나오길래 이렇게 가격이 센 거야? 일단 차를 몰고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대로 음식점 앞에 도착했는데... 스시 오오키라는 간판은 보이지 않고 일반 횟집만 하나 보인다. 어디 있는 거야? 횟집 왼쪽은 그냥 건물벽인데 문 하나만 달랑 나 있었다. 그런데 그 문을 열고 여자 세 명이 들어가는 게 아닌가. 뭐지? 점심 먹고 집에 들어가는 건가?

 

스시 오오키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딸이 도착해서 안내를 했다. 어디로? 그 문으로. 아니, 무슨 비밀 아지트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어째서 음식점에 간판도 없고 문만 달랑 달려 있나? 안으로 들어가니 아까 들어간 여자 세 명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그것 참! 나중에 알아보니, 그 식당은 철저히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관계로 간판이 필요 없단다. 그리고 간판을 달아놓으면 예약하지 않은 손님이 들어와 음식을 달라고 조르기 때문에 곤란하단다. 그래도 그렇지, 처음 오는 손님은 어떻게 찾으라는 건가.

 

어쨌든 주방을 향해 한 줄로 배치되어 있는 좌석에 앉아 셰프를 바라보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오마카세는 주문은 불가능하고 그냥 셰프가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 시스템이라 뭐가 나올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미리 다녀간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읽어보면 대충 어떤 것들이 나올 거라는 것은 예측할 수 있다. 우리는? 전혀 문외한이니 그냥 주는 대로 먹는 수밖에 없다.


오마카세(お任せ)

 

대개 일본식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요리사의 선택을 따르는 주문 방식. 일임하다라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했다.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일본의 전통적인 요리 제공 방식 중 하나인 가이세키 요리의 철학과 방식이 횟집이나 초밥집에 응용되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손님이 요리사를 신뢰하여 '오마카세'로 주문할 경우, 요리사는 그날의 최선의 재료를 선택하여 만든 요리를 임의로 손님에게 제공하게 된다.

 

종류는 사실 주방장의 재량으로 하는 음식인 점에서 정해진 재료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광어, 참치, 전복(내장), 성게알 등이 인기 있는 재료이고 숙성 정도에 따라 평가가 극명히 달라지기 때문에 당일 수산시장에서 계절 등에 따라 납품되는 신선한 재료 위주로 만든다. 때문에 노르웨이 연어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반면 코스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순서가 어느정도 있다. 첫 번째로는 직접 만든 챠왕무시(茶碗蒸し)이다. 식전에 애피타이저 같은 것인데 그릇이라는 뜻의 챠와에 쪘다는 뜻의 무시가 붙은 말이다. 한국말로 하면 달걀찜인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먹는 계란찜과 달리 푸딩 같은 질감에 소량으로 나온다.

 

이후에는 스시가 순서대로 나오는데 보통 중간 정도에 게우 소스에 전복이 같이 나온다. 마지막은 스시를 다 먹고 난 뒤 디저트 개념으로 교꾸가 나온다. 흔히 카스텔라 같이 생겼으며 작은 조각으로 나오는데, 밀가루 등을 넣지 않고 게살, 생선살, 달걀 등을 이용해 만든 것이며 제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이후 녹차 아이스크림이나 기타 다른 직접 만든 디저트 등을 추가로 내어 마무리하고 그 사이에 앵콜스시라고 하여 가장 인기 있는 초밥을 다시 내어주는 서비스가 있는 경우도 있다.


스시 오오키 입구 [11:56]

 

▲ 우리 테이블 담당 셰프

 

▲ 아내와 딸

 

▲ 기본적인 상차림


12:00  첫 번째 나온 음식은 애피타이저 노릇을 하는 달걀찜이다. 이어서 강도다리회, 문어조림, 전복, 아귀 간 등이 순서대로 나왔다. 셰프가 음식을 제공할 때마다 그 음식에 관한 내용과 먹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음식 맛은? 일본식 음식이라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기는 한데 글쎄... 맵고 짠맛이 전혀 없어서 그런지, 나로서는, 그냥 밍밍한 맛의 여운만 입 안에 가득했다. 


▲ 에피타이저 역할을 하는 챠왕무시(달걀찜)

 

▲ 셰프를 향해 나란히 앉아 있는 딸과 아내

 

▲ 강도다리회

 

▲ 문어조림

 

▲ 전복과 내장 소스

 

▲ 아귀간

 

▲ 어묵탕


12:24  초밥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나 아내나 평소에 초밥을 좋아하기 때문에 초밥에 관해서는 약간의 미각이 발달해 있는 편이다. 참돔, 광어, 쇠고기, 참다랑어, 새우, 고등어, 장어 등을 얹은 초밥이 순서대로 나왔는데... 맛은? 다른 초밥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마카세 시스템은 계속 음식이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쉬지 않고 계속 먹어야 하고 또 테이블에 한 줄로 나란히 앉기 때문에 떨어져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게다가 바로 옆에 다른 일행이 앉아 있어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였다. 


▲ 참돔 

 

▲ 광어

 

▲ 11개 좌석 중에서 5개는 비어 있다

 

▲ 쇠고기

 

▲ 참다랑어

 

▲ 가자미튀김

 

▲ 새우

 

▲ 셰프

 

▲ 고등어

 

▲ 장어


13:08  식사가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밥 비슷한 후토마키, 오리 육수에 말은 우동에 이어 녹차 아이스크림을 마지막으로 식사가 끝이 났다. 그냥 주는 대로만 받아 먹었는데 식사를 모두 마치는 데에는 1시간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딸 덕분에 생전 처음 오마카세를 먹어보는 호강을 하기는 했는데... 우리에게 오마카세는, 음식 맛은 차치하고라도, 가격이나 대화 분위기 면을 따져볼 때 그냥 새로운 것을 경험했다는 정도의 인상만 심어주었다.  


▲ 김밥과 비슷한 후토마키

 

▲ 오리 우동

 

▲ 녹차 아이스크림

 

▲ 통로

 

▲ 스시 오오키 문 앞에서

 

▲ 우리는 모녀 사이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