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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일본 후지산

2008.08.01. [日本후지산 트레킹 1] 청주→후지산 칠합목

by 사천거사 2008. 8. 1.

日本후지산 트레킹 1일차 

◈ 일시: 2008년 8월 1일 금요일 / 맑음

◈ 출발: 청주 가경시외버스터미널 

◈ 경유: 인천국제공항 → 나고야중부국제공항 → 후지산 5합목

◈ 도착: 후지산 후지노미야구치 신7합목 산장 

◈ 회원: 백만사 회원 10명


 


후지산

 

해발 3,776m로 혼슈[本州] 중부 야마나시 현[山梨縣]과 시즈오카 현[靜岡縣]의 태평양 연안에 접해 있다. 1707년 마지막으로 폭발한 휴화산으로, 기저의 둘레가 125㎞에 이른다. 아이누인의 전승에 따르면 이 산의 이름은 '영원한 삶'이라는 뜻으로 BC 286년에 일어난 지진 때문에 화산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비와 호[琵琶湖]의 바닥이 더욱 가라앉았다고 한다. 5개의 작은 호수가 후지산 기슭에 있는데, 가와구치호[河口湖]는 호수의 잔잔한 수면에 후지산의 영상이 거꾸로 비치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지하수와 개울이 풍부해 제지·화학 산업과 농업에 유리하며, 무지개송어 양식과 낙농업도 행해진다. 대칭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산꼭대기가 눈으로 덮인 이 원뿔형의 화산은 일본에서 많은 예술적 주제가 되어왔다. 후지산은 신성시되며 일본의 상징으로서 자기 동일시의 가치를 지녀 해마다 여름이 되면 수천 명의 일본인이 산꼭대기의 신사로 등산을 한다.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富士箱根伊豆國立公園]의 주요지형물이다.


05:00   청주 가경시외버스터미널 출발. 오늘은 백만사 회원들이 일년 동안 기다려온 후지산 트레킹을 떠나는 날이다. 한밤중인 2시에 일어나 이것 저것 마무리 준비를 한 다음, 4시 20분에 택시를 잡아 타고 가경동시외버스터널로 달렸다. 이미 도착한 회원과 인사를 나눈 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 승차, 마지막으로 도착한 이방주 회원 부부가 합승을 함으로써 회원 전원이 순조롭게 인천공항을 향해서 출발하게 되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는 만원이었다. 바야흐로 휴가철이 절정이라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새벽잠을 설쳤기에 잠을 청해 보았으나 눈은 계속 말똥거린다. 미지의 후지산 트레킹에 대한 설레임 때문인가? 우리와 함께 일정을 보낼 가이드 장인영 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착 시간을 알려주었다. 일반적으로 15명이 되어야 한국 가이드가 동행을 하는데, 혜초여행사에서는 우리 팀이 모두 10명 인데도 한국 가이드를 동행하게 배려를 해주었다. 고마울 뿐이다. 

 

07:10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가이드 장인영 氏를 만났다. 첫 인상도 그랬지만, 트레킹 내내 선한 얼굴에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열심히 안내를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출국수속을 마친 다음 아시아나 항공에 탑승을 했는데 사정이 생겨 조금 늦게 이륙을 했다. 일본 나고야까지는 2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짧은 거리지만 국제선이라 곧바로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밥과 메밀국수, 연어회 등 일본 냄새가 풍기는 기내식은 맛이 좋은 편이었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는 백만사회원들 [07:30]

 

▲ 유니폼을 갖춰 입은 백만사의 여성들 [07:55]

 

▲ 인천국제공항에서 정우종, 이용원 회원 [08:27]

 

▲ 대합실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이정희, 권성희 회원 [08:38] 


11:10   나고야중부국제공항에 착륙. 입국수속을 마친 다음 공항 건물 밖으로 나오니 어매, 더워라. 나고야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은데 그래서 그런지 무척 더웠다. 현재 일본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붙볕 더위가 진행 중이란다. 4일 동안 우리가 이용할 버스가 도착했다. 15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이 버스의 운전기사는 체구가 작고 나이가 꽤 들어보였다. 스즈끼라는 이름의 그 기사분은 편안한 얼굴에서도 직감할 수 있었지만 정말 친절한 분이었다.


▲ 나고야 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러 가고 있다 [11:58]

 

▲ 나고야국제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이정희, 김진숙 회원 [11:58]

 

▲ 무엇을 찾고 계신 건가? 이방주, 송병숙 회원 [11:58]


12:03   버스가 출발했다. 날씨는 화창하다. 장인영 가이드가 유창한 말쏨씨로 나고야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은 물이 귀한 나라다. 인구는 동경, 요코하마, 오사카, 나고야(280만) 순으로 많다. 나고야는 도요타 자동차와 프로야구팀인 주니치 드레곤즈로 유명하다 등등. 12시 51분에 나고야를 벗어나 오카자키에 들어섰다. 2차로 고속도로를 버스를 계속 달린다. 

 

13:23   시즈오카현 호숫가에 있는 넓은 하마나코 서비스 에어리어에서 미소돈가스로 점심을 먹었다. 미소돈가스는 일종의 퓨전요리로 된장국, 밥, 돈가스가 주요리로 나왔다. 맛은? 괜찮은 편이다. 사실 일본여행에서는 음식 때문에 크게 고생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2시 30분에 출발. 시즈오카현은 차로 유명한 곳이다. 차창 밖으로 보니 차밭이 자주 눈의 띄었다. 일본은 지역적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워서 그런지 눈으로 보는 풍경이나 분위기는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했다. 

 

3시 10분,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곧 그쳤지만 날씨는 계속 흐려있다. 후지산 산행을 할 때는 비가 오면 안 되는데. 일과시간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에는 승용차보다 화물차가 많이 보였다. 일본의 차량번호판 색깔은 세 가지인데, 녹색은 영업용, 흰색은 자가용, 노랑은 경차를 나타낸다. 의외로 고속도로변에는 무궁화가 많았다. 3시 45분, 오른쪽으로 태평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 동명고속도로  하마나코 휴게소 모습

 

▲ 미소돈가스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3:40]

 

▲ 하마나코 호수 [14:11]

 

▲ 하마나코 호수 [14:12]

 

▲ 하마나코 서비스 에어리어에서 호수를 배경으로 [14:17] 


15:49   후지가와 휴게소에 들렀다. 후지산 산장의 물값이 비싸다고 해서 한 집에 두 통씩의 물을 구입했다. 일본은 물맛은 좋은데 대신 귀해서 값이 비싸다고 한다. 후지산국립공원에 들어선 후 4시 43분에 후지산 1합목을 통과했다. 후지산 산행로는 10등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하나의 구간을 합목이라고 한다. 도로에는 운무가 가득하다. 기온은 섭씨 20도. 점점 고도를 높이는 버스에서 밖을 내다보니, 일년 전 백두산 트레킹을 하기 위해 차를 타고 올라갈 때 느낀 분위기와 매우 흡사했다.


▲ 후지카와 휴게소 건물 모습

 

▲ 후지카와 휴게소: 모두 어딜 가시나?


17:18   후지산 후지노미야구치 5합목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마다 차가 들어차 있어 한 바퀴를 더 돌아서 간신히 주차할 곳을 찾아냈다.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 1년에 7월과 8월 두 달만 개방을 해서 그런가? 장마가 끝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기간이라 그런가? 산행에 필요한 짐만 배낭에 담고 나머지는 버스에 둔 채 5시 28분에 5합목을 향해서 출발. 윗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조금 진행하니 5합목 산행 출발지이다.


▲ 후지노미야구치 5합목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하고 있는 회원들 [17:26]

 

▲ 후지노미야구치 5합목 주차장에서 [17:27]

 

▲ 주차장에서 계단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7:29]

 

▲ 후지산 산행 안내도 앞에서 [17:33]


17:34   해발고도 2400m인 후지노미야구치 5합목에 도착. 시간적으로 보아 하산을 완료해야 할 때인데, 산행로에는 내려오는 사람도 많고 올라가는 사람도 많다. 일출을 보기 위해 밤 10시에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니 후지산에서는 거의 24시간 계속 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아도 좋다. 산행 시작 전에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전통 의식인 발대식을 가졌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후지산 산행이 시작되는구나. 가벼운 설레임이 마음 속에서 일어났다. 검붉은 색의 화산토 위로 산행로가 나 있는데 경사가 그리 급하지는 않았다. 15분 정도 걸려 6합목에 도착.


▲ 해발고도 2400m인 후지노미야구치 5합목 표지판

 

▲ 5합목에서 바라본 후지산 정상 [17:37]

 

▲ 본격적인 후지산 산행에 앞서 단체로 기념사진 찍고 [17:40]

 

▲ 백만사의 전통 산행 출발 의식인 발대식을 하고 [17:41]

 

▲ 본격적인 후지산 등반에 나선 회원들 [17:41]

 

▲ 지그재그式으로 나 있는 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7:44]

 

▲ 엷은 운무가 퍼지고 있는 산행로 [17:50]


17:55   해발 2500m의 6합목에 올랐다. 雲海莊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눈을 돌려 하늘을 보니 아름다운 구름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이자 숙박지인 해발 2870m의 7합목까지 올라가야 한다. 지그재그式 산행로는 계속 이어졌다. 화산토가 깔린 산행로는 미끄러지기가 십상이었지만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았고, 해가 구름 속에 숨어 있어 그나마 산행을 하기에 큰 어려움을 주지는 않았다. 틈틈이 휴식을 취하며 한 시간 정도 걸려 칠합목에 도착을 했다.


▲ 해발 2500m 6합목에 있는 산장 雲海莊

 

▲ 후지산 아래로 아름다운 구름이 피어 있다

 

▲ 신6합목 이정표 [17:58]

 

▲ 6합목으로 오르는 도중에 멋진 구름을 배경으로 [17:59]

 

▲ 화산으로 이루어진 후지산은 너덜 흙길이라 미끄럽다 [18:07]

 

▲ 6합목 산장 건물이 내려다보이고 있다 [18:08]

 

▲ 완만한 너덜길을 줄 지어 오르고 있는 회원들 [18:10]

 

▲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8:14]

 

▲ 저녁 시간인데도 오르는 사람이 많다 [18:19]

 

▲ 7합목을 향해서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8:20]

 

▲ 후지산 화산토 지역에 자라는 풀에 꽃이 피어 있다 [18:26]

 

▲ 제법 경사가 가파른 오름길 [18:27]


18:51   신7합목 어래광 산장에 도착. 御來光은 후지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을 의미한다. 신7합목은 표고가 2780m로, 정상까지 3440m로 3시간, 신5합목까지 1760m로 40분이 걸린다고 적혀 있다. 산장 숙소는 2층으로 되어 있었고 여러 명이 함께 자도록 구조가 되어 있었다. 아래층에 여성회원들, 윗층에 남성회원들이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 산장에 묵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저녁은 카레라이스였다. 밥과 카레, 장아찌 몇 쪽, 된장국으로 구성된 아주 소박한 저녁이었다. 이렇게 먹고 내일 후지산 정상을 올라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어쨌든 저녁을 먹고 나서 침상에 올라와 자리에 누웠다. 물이 없어 샤워는 커녕 세수도 할 수 없었다. 페트병에 든 물로 양치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비몽사몽 간에 옆에서 여자 둘이 지껄이는 이야기 소리에 잠이 깼다. 별로 중요한 이야기도 아닌데 계속 소근거리다가 이용원 회원의 한 마디에 산장은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 거 참 통쾌하다. 뭐라고 했는지는 국가기밀이라 알려줄 수가 없다. 공동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서로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시 어렴풋이 잠에 빠져 들었다.


▲ 오늘의 숙소인 御來光산장: 고도 2780m의 후지노미야구치 신7합목에 있다

 

▲ 산장 앞에서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