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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8.05.07. [충북山行記 41] 충북 음성 수정산

by 사천거사 2008. 5. 7.

수정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5월 7일 수요일

장소: 수정산 393m / 충북 음성군 음성읍

◈ 코스: 음성고 → 힐그린파크 → 정자 → 정상 → 산불감시 제2초소 → 약물제방 → 수정사 → 음성고

◈ 시간: 2시간

◈ 회원: 박준구, 이효정



음성읍 읍내에서 동쪽으로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음성 주민들이 간편한 차림으로 많이 이용하는 산이다. 음성읍 읍내리와 음성읍 평곡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북쪽에는 청주-충주간 국도가 뻗어 있으며 남쪽에는 충북선이 뻗어 있어 마치 섬 모양을 하고 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산마루에 바위가 하나 있는데, 이 바위는 직경이 2m 가량 되는 길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으며, 옛날 장수들이 이 돌을 가지고 놀았다 하여 장수바위라고 부른다.

 

정상에 오르면 발견할 수 있는 옛 성이 바로 수정산성이다. 원남면 상노리와 하노리 경계에 할미성이 있는데, 수정산에 있는 이 성은 할애비성으로 할애비와 할미가 축조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오고 있다. 또한 고려시대 장군인 박서가 축성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성내에는 삼국시대의 연질, 경질토기편과 통일신라에서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는 토기, 도자기 및 기와편이 발견되고 있는데, 여러 상황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토축하여 쌓은 산성을 고려시대에 석축으로 보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14:33  음성고등학교 출발. 오늘은 오후에 시간이 있어 읍내에서 가까운 수정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박준구 선생님과 학교를 출발하여 음성여중 앞에 있는 36번 국도에 진입, 우측 갓길을 따라 힐그린파크까지 걸었다. 해가 쨍쨍 내리쬐고 바람이 없어 덥다. 도보여행에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열기를 발산하는 아스팔트 길을 걷는 데에는 익숙하다. 걷다보니 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지하도가 있다. 지하도를 이용하면 음성여중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거리를 많이 단축할 것 같다. 올 때 이용해봐야지.


▲ 산행기점인 음성고등학교 모습 

 

▲ 음성고등학교 입구에서 바라본 수정산 [14:34] 

 

▲ 36번 국도에서 바라본 수정산 [14:52] 

 

▲ 36번 국도를 걷고 있는 박준구 선생님 [14:52] 


15:03  힐그린파크 도착. 파크 오른쪽에 등산안내도가 있고 담을 따라 넓은 산행로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왼쪽 현수막에 '즐겁게 시작한 산행 안전실천으로 즐겁게 마칩시다.' 라고 적혀 있다. 좋은 말이다. 종종 일어나는 산악사고는 대부분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다. 자연을 얕보았다가는 큰 코 다치는 수가 많다. 아니, 코만 다치면 다행이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수가 있다. 왼쪽으로 그냥 석축인지 아니면 산성인의 일부인지 돌이 쌓여 있다. 산 정상에 수정산성이 있다는데 이곳은 한참 아래니 산성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 본격적인 산행로가 시작되는 힐그린파크 

 

▲ 힐그린파크 오른쪽으로 넓게 나 있는 산행로 [15:04] 

 

▲ 산행로를 걷고 있는 박준구 선생님 [15:05] 

 

▲ 수정산성의 일부인지 알 수 없는 석축 [15:09] 


15:10   정자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 왼쪽으로 가면 체육공원이 나온다. 아주머니 두 분이 그쪽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른쪽으로 토사유출을 막기 위해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계단길을 올라가니 이정표가 있는데 오른쪽은 약물제방으로 가는 길이다. 약물제방이 어디야? 수정산 정상까지는 400m. 길이 조금 가팔라지며 바위가 종종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음성 읍내가 내려다보인다. 우리 학교도 보인다. 다시 이정표가 있는데 왼쪽은 체육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정상까지는 100m가 남았다. 사다리처럼 생긴 통나무길을 올라가니 수정산 정상이다.


▲ 체육공원으로 가는 갈림길에 있는 정자 

 

▲ 토사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해 놓은 통나무 계단 [15:11] 

 

▲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15:13] 

 

▲ 제법 가파른 돌길이 시작되고 [15:19] 

 

▲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바라본 음성읍내 모습 [15:20] 

 

▲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15:26] 

 

▲ 수정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 [15:28] 


15:29  수정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표지석도 없고 정상을 알려주는 어떤 조형물이나 안내판도 없었다. 조금 널직한 공간 한편에 수정산성에 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로 제법 확실한 모양의 수정산성이 하얀 띠처럼 뻗어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하산 시작,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나? 일단 넓게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가 보자.


수정산성

 

수정산성은 전해오는 기록마다 명칭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산성’이라 하고, 대동지지에는 ‘운성’, 호서승람에는 ‘수정산성’이라 하였다. 성의 서쪽은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성벽의 높은 곳은 7m가 넘고, 나머지는 대략 2∼3m정도의 높이이며 폭은 4m정도이다. 성벽의 바깥으로 사각형식으로 덧붙여 만든 성벽인 치성은 3곳이 아직 남아 있다. 성벽을 따라 돌 수 있게 낸 길인 회곽도가 4∼5m 폭으로 있으며, 성벽의 바깥쪽에는 돌을, 안쪽에는 흙과 잡석을 채워 그것을 한단 한단 층을 이루며 쌓아올렸다. 성내에 1곳의 건물터가 있으며, 산성의 축성기법이나 유물들로 보아 8∼9세기 초에 축성된 것으로 보인다.


▲ 정상 표지석은 없고 대신 수정산성 안내문이 있는 수정산 정상 

 

▲ 수정산 정상에서 박준구 선생님 

 

▲ 수정산 정상에서 

 

▲ 수정산성의 모습 


15:35  산불감시 제2초소에 도착. 초소가 비어있는 줄 알았더니 감시원 할아버지가 있다. 하산길을 물었더니, 정상에서 토끼바위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한벌리가 나오고, 약물재 방향으로 내려가면 음성역이 나온단다. 약물재 방향 당첨. 육상 선수들이 연습을 하는지 경사진 산행로를 뛰어 오르고 있다. 저 선수들 중 어느 누구가 대회에 나가 대기록이라도 세운다면 이 수정산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텐데. 어느 분야에서나 탑클라스에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시간을 들여 끊임없이 노력을 한 사람들이다.      

 

하산길 왼쪽에 '수시 발파지역이니 경내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여럿 나붙어 있다. 왼쪽에는 평곡석재에서 운영하던 화강암 채석장이 있었다. 산불감시초소에서 17분 걸려 도로에 내려섰다. 도로 왼쪽으로 절집이 보인다. 시간 여유도 있고하니 보고 가야지.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데 경사가 꽤 있어 힘이 든다. 수정사라는 이 절은, 여러 가지로 판단해보건데, 최근에 세워진 절인 것 같다.


▲ 산불감시 제2초소 

 

▲ 약물제방으로의 하산길 [15:43] 

 

▲ 수정사로 가는 도로에 내려서는 곳 [15:52] 

 

▲ 수정사로 올라가는 도로 [15:55] 


15:57  수정사에 도착. 원통보전 건물에 운동회날의 만국기처럼 연등이 걸려 있다. 그러고보니 석가탄신일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원통보전 아래층에서 쟁반에 음료수(꿀물)을 담아내어 오던 분이 우리에게 한 잔씩 건넨다. 덥고 목이 말랐던 차라 단숨에 한 잔을 비웠다. 감로수가 따로 없다. 남에게 베풀며 산다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살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수정사를 내려오는 도로 왼쪽으로 평곡석재의 화강암 채석장 모습이 보인다. 지금은 채석을 하지 않으며 그 잔해물들만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지하도를 통과했다. 갈 때보다 훨씬 빠르다.      

 

수정산은 그리 높지도 않고 위험한 곳도 없어 가족들이 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음성군에서는 수정산을 자연과 군민이 함께하는 도시산림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는데, 그렇게 되면 지역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큰 호응을 얻을 것 같다. 이제 지방자치단체는, 도로의 보도블럭이나 교체하는 낭비적인 행정보다, 주민들의 여가와 휴식에 필요한 다양한 공간 조성에 신경을 쓰고 투자를 늘이는 행정을 펴야하지 않을까?


▲ 수정사 원통보전 모습 

 

▲ 수정사에서 본 평곡리 [15:57] 

 

▲ 예전 평곡석재에서 화강암을 채석하던 곳 [16:01] 

 

▲ 평곡석재에서 마을에 만들어준 일신정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