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여행/국도 도보旅行

2006.07.30. [도보旅行 3] 청주→서울 도보여행

by 사천거사 2006. 7. 30.

국도 128km 도보여행기 

◈ 일시: 2006년 7월 30일 일요일-8월 1일 화요일(2박 3일)

◈ 장소: 청주 → 서울

◈ 거리: 128km


2006년 7월 30일 일요일 제1일차: 청주-광혜원(40km)

 

06:45  아내가 진천까지는 함께 걷기로 해서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아파트 출발.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물품만 챙겼다. 어제까지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고 오늘부터 찜통 더위가 시작된다는데 걱정이다. 가는 날이 장날인가.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지금은 해가 비치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름이 걷히고 날이 맑아질 것이다. 가끔 소나기라도 내려주면 좋겠지.

 

성모병원을 지나 진천으로 가는 구도로로 접어들었다. 신도로는 거리는 조금 짧지만 차량통행이 많고 중간에 쉴 곳도 마땅치 않아 왕복 2차로인 구도로보다 걷기에는 좋지 않다. 일요일 아침이라 거리는 조용하다. 7시 30분: 오근장 동사무소 앞 벤취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땀이 난다. 7시 55분: 청주국제공항 네거리. 


▲ 청주 아파트를 출발하기 전에


08:02  팔결다리에 도착. 지난 번 폭우 때문에 충북도 피해를 입었는데 미호천을 보니 실감이 난다. 아직도 황톳물이 흘러가고 있고 갈대를 비롯한 잡풀들은 모두 쓰러져 강바닥을 베고 있다. 하천변 논은 침수가 되어 형태가 모호한데 논둑에 백로 몇 마리가 한가로이 서 있다. 하긴 백로가 뭘 알겠는가.

 

08:20  가곡리 정류장에서 휴식. 정류장 내부는 온통 거미줄로 가득 차 있고 밤톨만한 거미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하긴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거미들 세상이 될만도 하지. '처음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가 아니라 '처음은 창대한데 끝은 미미한' 일 들이 너무나 많다. 팔결다리에서부터 오창까지는 길 양쪽에 심어 놓은 코스코스로 유명한데 철 이른 코스모스가 드문드문 피어 있다. 가을 제철이 되면 장관을 이루리라. 


▲ 재래종 코스모스가 몇 송이 피었네

 

▲ 부용꽃은 많이 피었고


08:53  오창 도착. 역시 구도로로 걷기 시작했다. 9시 5분: 복현3리 정류장에서 휴식. 양말을 벗고 발의 열기를 식혔다. 사람의 신체는 오묘해서 신체 중에 뜨거운 곳이 있으면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모인다고 한다. 발의 물집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열기도 그 중 하나에 속한다. 자주 식히고 말려주는 것이 좋다.

 

한 가지 특징은 이곳에서부터 가로수가 모두 무궁화라는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무궁화 가로수는 진천군과 용인군의 경계까지 계속 이어져 있었다. 17번 국도 가로수가 모두 무궁화인 것이다. 무궁화 품종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도 알았다.  9시 55분: 진천 13km. 가로변에 부용꽃이 만발하여 사진을 찍었다. 

 

10:05  다리 밑 그늘에서 휴식. 토마토를 간식으로 먹었다. 손이 오동통하게 붓기 시작했다. 진천학생야영장으로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나 있는 문백을 지났다. 10시 30분: 진천 11km, 10시 50분: 진천 10km, 11시 20분: 진천 8km. 구름이 끼어 있던 날이 점차 개면서 해가 비치기 시작했다. 그냥 흐린 게 좋은데. 11시 33분: 진천 7km. 11시 43분: 계곡물이 흐르는 수로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무더운 날이지만 계곡물은 얼음처럼 차갑다. 피로가 한 번에 풀리는 것 같다. 11시 54분: 진천 6km. 

 

12:00  사석 도착. 왼쪽으로 가면 병천을로 가는 길이다. 보탑사도 왼쪽으로 간다. '가던길 멈추고'라는 간판이 걸린 다방 옆 순대국밥집에서 순대국으로 점심을 먹었다. 시골 음식이 맛있다. 원래 진천까지 동행할 예정이었던 아내는 발에 물집이 잡힌 관계로 점심을 먹은 후 이곳에서 청주로 돌아갔다. 이곳까지 온 것만 해도 아내로서는 큰 일을 해낸 것이다.

 

12:40  사석 출발. 잣고개로 올라간다. 왼쪽에 석박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석사와 박사'가 많이 나왔다는 마을인가? 잣고개라는 이름도 재미있다. 잣이 많이 나기 때문인가? 해발 195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새로 난 오른쪽의 4차로 도로는 터널을 뚫었다. 잣고개 정상 왼쪽은 원래 미군들이 주둔했던 곳인데 지금은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다. 잣고개 길은 왼쪽을 산책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고 곳곳에 야생화를 심어 놓았다. 특히 홑왕원추리와 원추천인국, 벌개미취가 눈에 띈다. 그러나 관리 상태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13시 14분: 진천 3km.

 

13:25  청주에 도착한 아내가 전화를 했다. 5시간 정도 걸은 거리를 단 25분에 도착했다고. 걷는 것이 너무 허무하다고. 하늘이 완전히 벗어져서 해가 따갑게 내리쬔다. 어제까지만 해도 장맛비 때문에 난리를 치더니 하루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장마 후 폭염. 13시 30분 진천읍 진입, 광혜원 17km. 13시 40분: 길 옆 그늘에서 휴식. 쉴 때마다 양말을 벗고 열을 식힌다. 작년에 교통사고를 당했던 성석사거리를 지났다. 오른쪽은 증평, 금왕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광혜원으로 가는 길이다. 14시: 광혜원 15km. 

 

14:10  진천군 이월면 진입. 14시 14분: 광혜원 14km, 14시 25분: 광혜원 13km 용인 64km. 깊 옆을 흐르는 도랑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날이 얼마나 더운지 흐르는 물인데도 미지근하다. 모 교육위원 후보에게서 전화가 왔다. 뻔한 이야기. 15시: 광혜원 11km, 15시 12분: 광혜원 10km, 15시 25분: 광혜원 9km. 


▲ 이월면 표지석


15:30  다리 밑에서 휴식을 취했다. 계곡에서는 내려오는 물은 아직 흙탕물이었다. 그래도 발을 담그니 시원하다. 다리 밑은 토사가 쌓여서 그런지 허리를 펴기가 힘들 정도로 낮다. 16시 8분: 이월면 도착, 16시 10분: 광혜원 7km, 16시 27분: 주원(산)오리 공장 통과, 16시 39분: 광혜원 5km. 길 건너편에 진천 관상어 전시판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진천 지역의 특산물이다. 16시 50분: 광혜원 4km, 17시 3분: 광혜원 3km. 구름이 조금 끼어 해가 들락날락거린다. 17시 20분: 죽산 15km. 

 

17:45  광혜원 도착. 시내를 통과하니 오른쪽에 대형 모텔이 여러 개가 있다. 그 중 괜찮아보이는 '아미모텔'을 숙소로 정했다. 숙박비 3만원. 숙소에 들어오니 살 것 같았다. 샤워를 한 다음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광혜원은 인근에 공장이 많아서 그런지 소비도시 냄새가 풍겼다. 심심찮게 동남아인들이 보였고 유흥지역도 꽤 많았다. 막창구이를 안주 삼아 소주를 3분의 2병 가량 마셨다. 이곳 모텔들은 글자 그대로 숙박장소로 주차장마다 숙박객들의 차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광혜원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을 집에 전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광혜원에 있는 아미모텔


2006년 7월 31일 월요일 제2일차: 광혜원-용인(46km)

 

07:00  오늘도 날이 덥다는 뉴스를 뒤로 하고 모텔을 나섰다. 하늘을 보니 구름은 끼어 있는데 군데군데 파란 부분도 있어 곧 구름이 걷힐 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17번 국도를 따라 죽산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7시 21분: 죽산 12km, 7시 36분: 죽산 11km. 충청북도 진천군을 벗어나 경기도 안성시로 접어들었다. 몸 상태는 아직 양호하다. 왼쪽 발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조금 잡혔으나 어제 처치를 한 관계로 큰 이상은 없다. 경기도 지역으로 들어오자 무궁화 가로수는 끝이 났다.

 

7시 49분: 죽산 10km, 8시 2분: 죽산 9km, 8시 15분: 죽산 8km, 8시 29분: 죽산 7km. 아내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8시 35분: 길 옆 기사식당에서 '뼈다귀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밥맛이 있는 것을 보니 더위를 먹지는 않았나보다. 9시 5분; 죽산 6km, 9시 30분: 죽산 4km. 오창택 선생에게서 성취도평가 때문에 전화가 왔다. 9시 44분: 백암 15km. 잠시 쉬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자동차 시동이 안 걸린다고 전화가 왔다. 원격시동기 조작이 미숙해서인데 가 볼 수도 없고. 자세한 설명은 해주었는데 모르겠다. 

 

10:10  안성시 죽산면 도착. 구름이 스러지고 해가 나기 시작했다. 해가 나면 아스팔트가 달궈지고 그 지열이 만만찮다. 참고로, 머리띠를 하면 땀이 흘러내리지 않아 좋다. 또 한 가지, 긴 팔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반 팔과 반 바지는 노출된 피부에 화상을 입게 만든다. 내가 지금 그런 실정이다. 손만 대면 따끔거리는 상태다. 


▲ 안성시 죽산면으로 들어가는 길


10:25  장호원으로 가는 38번 국도가 갈라지는 곳. 왼쪽에 5층석탑과 당간지주가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었는데 그늘진 잔디밭이 있어서 휴식을 취했다. 바람이 시원하다. 햇빛이 내려쬐는 아스팔트길을 보니 떠나기가 싫다. 그냥 한 숨 늘어지게 잘까? 그러면 안 되지. 내가 걷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유혹을 물리치려는 것인데. 11시 40분: 휴식 끝, 출발. 


▲ 5층석탑 당간지주가 있는 곳


11:10  오늘의 목적지인 용인까지 31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31km라, 적지 않은 거리다. 11시 22분: 용인 30km. 11시 26분: 청미천을 지났다. 청미천은 내가 근무하는 감곡 옆을 흘러가는데 여기까지 이어져있구나. 11시 37분: 용인 29km, 11시 48분: 용인 28km. 근처 슈퍼에서 물 한 병을 사서 마셨다.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자주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12시 1분: 용인 27km, 12시 14분: 용인 26km.

 

아들 선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 야간근무라 서울에서 뵐 수 없다고. 오른쪽 도로 건너편에서 개 한 마라기 도로 중앙을 보고 짖고 있다. 이유를 알아보니, 고양이인지 개인지 차에 치인 사체가 도로 중앙에 나뒹굴어 있었다. 같이 알던 사이인가? 개는 그 사체를 보고 짖어대고 있었다. 짐작컨대, 사고를 당한지 얼마되지 않은 모양이다. 불쌍하다. 12시 59분: 용인 23km.

 

13:06  용인시 백암면 도착. 4차로를 벗어나 2차로를 통해 걸으면서 음식점을 찾았다. 오른쪽에 작은 식당에 있어 들어가서 '돼지족탕'을 시켰다. 6,000원. 인근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 2명이 들어왔다.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땀에 절은 옷과 검게 그을은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나도 현재 몰골이야 비슷하지만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내심 부끄러움을 느꼈다. 13시 51분: 용인 22km.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4시 30분: 용인 19km.

 

14:33  도로변 그늘에서 휴식. 하루 중 한창 더울 때라 푹 쉬기로 했다.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2일에 출장이 있는데 장소가 변경되었다고. 40분 정도 늘어지게 쉰 다음 15시 12분에 출발. 이글거리는 아스팔트길이 끝없이 뻗어 있다. 용광로가 따로 없다. 15시 22분: 용인 18km, 15시 35분: 용인 17km, 15시 47분: 용인 16km. 도로변에 나 있는 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인부들이 하고 있다. 16시 12분: 용인 14km, 16시 30분: 휴식후 출발. 16시 53분: 용인 12km. 


▲ 지산 컨트리 클럽 입구

 

▲ 용인시 쌀 브랜드 백옥쌀 선전 입간판


17:27  용인시 양지면 도착. 17시 40분: 양지와 용인, 이천 갈림길에 도착. 17시 45분: 용인 8km. 서울이 가까워지니 차가 매우 많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려오는 차들. 목적지가 어디일까? 18시 6분: 용인 7km. 아내가 자동차 시동 때문에 또 전화를 걸었다. 이래저래 설명을 했더니 잘 된다고 한다. 숙소를 잡은 뒤 저녁을 먹으러 나오기가 시간상 그런 것 같아 먼저 저녁을 먹기로 했다. '고박사냉면'이라고 쓴 간판이 있어 들어갔더니 된장찌개만 식사가 된다고 한다. 냉면은 내일부터라나. 배고픈 놈이 찬 밥, 더운 밥 가릴 수 없는 법 아닌가. 

 

19:10  저녁식사 후 출발. 이틀 동안 햇빛에 노출된 양쪽 종아리가 건드릴 때마다 따갑고 쓰리다. 몇 도 화상을 입었을까? 19시 30분에 일몰. 지는 해가 아름답다. 왼쪽 하늘에는 처녀 눈썹같은 초승달이 떠 있고. 용인시에 도착. 8시에 왼쪽 산 아래 있는 '밀레니엄 모텔'을 숙소로 정했다. 숙박비는 역시 3만원. 아내와 선영이에게서 안부 전화가 왔다. 왼쪽 발 네 번째 발가락에 작은 물집이 생겨 처치를 했다. 그 외의 몸 상태는 양호. 조금 피곤하다. 


▲ 해가 저물어가는 용인시

 

▲ 용인의 밀레니엄모텔


2006년 8월 1일 수요일 제3일차: 용인-서울(42km)

 

06:50  오늘도 아침은 구름이 낀 하늘로 시작했다. 얼마 안 가서 구름이 태양에게 자리를 내주리라. 어쨌든 아침 날씨는 시원하다. 숙소를 나오자마자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순대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7시 20분에 출발. 45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광주가 나온다.

 

8시 30분: 광주 19km, 8시 53분: 광주 17km. 이곳부터는 서울이 가까워서 그런지 4차로 양쪽이 온통 건물들이다. 아침부터 차량 행렬도 끝이 없다. 9시 15분: 광주 16km. 왼쪽으로 제법 큰 하천이 도로를 따라 이어져 있다. 오른쪽으로 '도사마을'이란 표지판이 있다. 어떤 '도사'가 살고 있나?

 

09:30  왼쪽으로 에버랜드가 보인다. 9시 40분: 광주 14km. 용인시 모현면에 도착. 경기도에 있는 면은 지방의 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규모가 크다. 높은 건물도 즐비하고 신축중인 건물도 많다. 수도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물을 한 병 사서 마셨다. 이제는 단련이 되어 한 병 정도는 단숨에 마실 수 있다. 10시 25분: 광주 11km, 10시 53분: 광주 9km, 11시 5분: 광주 8km.

 

11:10  길 옆 그늘에서 휴식. 오른쪽 하늘을 보니 비행기에서 낙하산병들이 뛰어 내리고 있다. 특전사가 근처에 있나? 조금 가다보니 오른쪽으로 특전교육단 표지판이 서 있다. 그렇구나. 11시 24분에 광주시 오포면 진입. 11시 48분: 광주 6km. 


▲ 하늘에 공수부내 낙하산병들이 내리고 있다


12:40  성남으로 가는 3번 국도에 접어들기 전에 근처 식당에서 콩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얼음 같은 물을 마시며 쉴 수 있으니까. 세상사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서 폭염 속에서는 한 줄기 바람도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13시 15분에 성남을 거쳐 서울로 가는 3번 국도에 진입. 13시 20분: 성남 12km 서울 38km.

 

14:05  하루 중 가장 더운 때라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누워 휴식을 취했다. 잠시 눈을 붙였는데 떠보니 한 시간이 훌떡 지나갔다. 기분이 많이 상쾌하다. 다시 출발. 차는 끝없이 내려오고 길은 끝없이 뻗어 있다. 도보여행 중 처음으로 터널을 만났다. 그 이름 '갈마터널'. 한 여름에 차들이 끊임없이 질주하는 터널 속을 걸어본 사람이 있는가. 첫째,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특히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는 엄청나다. 둘째, 매연으로 숨이 막힌다. 정신 없이 걷다보니 터널은 끝이 났다. 아, 광명이여. 


▲ 갈마터널 출구


16:00  휴식. 이번이 마지막 휴식일 것 같다. 16시 15분 휴식 후 출발. 17시 10분 성남시에 도착. 이제부터는 인도를 따라 걸으면 서울특별시 송파구가 나온다. 서울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성남시는 서울의 일부 같았다.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를 왼쪽으로 끼고 산책길이 계속 이어져 있다. 배가 고프다. 길 건너 오른쪽에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데 내가 걷는 오른쪽으로는 고속국도만 이어져 있다. 그렇다고 길을 건너가기는 싫고. 서울이 멀지 않은데 조금만 참자.

 

18:30  드디어 서울특별시를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여기서 서울의 중심지까지는 상당한 거리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경찰관에게 지하철역을 물으니 길 건너에 있다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지하철로 강남고속터미널에 도착. 19시 50분 발 청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집에 전화로 도보여행을 무사히 마쳤다고 하면서 통닭과 시원한 맥주를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 


▲ 서울특별시 표지석


21:30  가경동 고속터미널에 도착. 시내버스로 집에 돌아왔다. 반갑게 맞아주는 선영이와 아내. 3일만에 까맣게 그을은 얼굴, 목, 팔과 다리를 보며 놀란다. 도보여행의 성공을 축하하는 축배를 들며 그 동안의 피로를 푸는 것으로 3일 간의 청주-서울간 도보여행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