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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트레킹/전남 지리산 둘레길

2012.12.23. [지리산 둘레길 1] 5구간 동강→수철

by 사천거사 2012. 12. 23.

 

지리산 둘레길 5구간

 

일시: 2012년 12월 23일 일요일

장소: 지리산 둘레길 5구간

코스: 동강마을 점촌마을 → 방곡마을 → 상사폭포 → 쌍재 → 고동재 → 수철마을

거리: 11.9km 

시간: 3시간 35분

회원: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와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를 잇는 12km의 지리산길. 이 구간은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걸으며 산행하는 즐거움을 누리며 걷는 산길로, 4개의 마을을 지나 산청에 이르는 길이다.

구간별 주요 지명 : 동강마을 - 점촌마을 - 방곡마을 - 상사폭포 - 쌍재 - 고동재 - 수철마을

 

 07:00   오늘은 청주 메아리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지리산 둘레길 5구간 걷기에 참가하는 날이다. 우리나라에는 수 많은 둘레길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주도 올레길, 북한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역사도 깊고 또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청주 종합경기장 앞에 서 있는 버스에 올라보니 자리가 많이 비었다. 눈이 온다고 해서, 날씨가 춥다고 해서 산행 신청을 취소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단다.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가 어둠을 뚫고 달린다. 일년 중에서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가 그저께 였으니 7시가 넘었는데도 밖은 어둡다. 눈을 감고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해 본다. 어떻게 꾸벅거리다 보니 버스가 함양휴게소로 들어간다.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마셨다. 88올림픽고속도로 함양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함양을 거쳐 1001번 지방도를 따라 유림면까지 온 후 60번 지방도를 타고 동강마을을 향하여 달린다. 북쪽 지역에서는 천지가 눈이었는데 아래로 내려오니 눈이 녹아 바닥이 드러난 곳이 많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휴게소 [08:41]

 

▲ 휴게소 처마밑 곶감 [08:42]

 

09:55   동강마을 입구 임천교 직전에 버스가 섰다. 버스에서 내리니, 하늘은 개어 있지만 바람은 차갑다. 임천 위에 놓여 있는 임천교를 건너 동강마을로 들어갔다. 동강횟집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본격적인 지리산 둘레길 5구간 걷기가 시작되었다.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동강마을길은 군데군데 눈이 녹지 않은 곳이 있어 걷는데 신경이 쓰였다. 초겨울의 마을은 아주 조용하다. 하얀 눈 위의 푸르른 마늘 싹이 우리를 반겨줄 뿐이다. 15분 정도 걸어 차도에 올라섰다.

 

▲ 동강마을 입구 도로변에 버스가 섰다 [09:56]

 

▲ 동강마을 이정표 [09:57]

 

▲ 임천 위에 놓여 있는 임천교 [09:57]

 

▲ 임천교 위에서 바라본 임천과 동강마을 [09:58]

 

▲ 동강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화장실 [10:01]

 

▲ 동강마을에 있는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10:01]

 

▲ 눈 덮인 마늘밭 [10:06]

 

▲ 마을길을 따라 걷고 있는 회원들 [10:07]

 

▲ 마을길이 계속 이어지고 [10:09]

 

10:16   마을길이 끝나고 도로에 올라섰다. 방곡마을에 있는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으로 이어지는 이 차도는 '추모로'라는 비극적인 이름을 가진 역사적 도로였다. 산청함양사건은 1951년 2월 7일 지리산 공비토벌의 일환으로 무고한 양민 705명을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왼쪽에 산청함양사건 때에 점촌마을 주민 60명이 희생된 터가 있다. 다시 10분 정도 오르자 오른쪽에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오는 기분이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매우 착잡하다.

 

▲ 추모로와 만나는 곳 [10:16]

 

▲ 추모로 안내문 [10:17]

 

▲ 추모로를 걸어오고 있는 회원들 [10:20]

 

▲ 점촌마을 주민 희생터 안내문 [10:24]

 

▲ 점촌마을 주민 희생터 [10:24]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위 치 : 경남 산청군 금서면 화계오봉로 530번지(방곡리 722번지) 문의/안내 : 055-970-6181-3

이용시간 : 09:00 ∼ 18:00 쉬는날 : 연중무휴

 

관리자 정보

산청군청 행정과 추모공원관리담당 : TEL. 055-970-6181-3 E-mail : hasang@korea.kr

 

개 장 일: 2004년 10월 17일

 

개 요

이 곳은 산청·함양사건 희생자 합동묘역으로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7일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인 "견벽청야"라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산청군 금서면 가현, 방곡마을과 함양군 휴천면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마을에서 무고한 민간인 705명을 학살하였던 바, 이 때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모신 묘역이다. 합동묘역 조성과 위령탑 건립은 1996년 1월 5일 거창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 공포와 1998년 2월 17일 거창사건 등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의원회의 사망자 및 유족결정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2001년 12월 13일 합동묘역 조성 사업 착공 이후 4년에 걸친 공사진행으로 준공에 이른 것이다. 이 묘역에서는 모두가 경건한 마음으로 어떤  경우에도 국민은 하늘과 같고 역사는 정의의 편에 있으며 인명은 절대의 가치가 있음을 확인하면서 희생된 영령들이 우리 후손에게 남겨 주고 있는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산 역사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변 관광명소로는 생초조각공원, 동의보감촌,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

 

▲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입구 [10:34]

 

▲ 산청함양사건 위령탑 [10:37]

 

▲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표지석 [10:39]

 

▲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입구에서 [10:39]

 

10:40   추모공원 입구에서 둘레길은 왼쪽 계곡으로 내려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나 있는 길이 다리를 건넌 잠시 후 계곡 오른쪽으로 난 길로 이어졌다. 암반을 따라 물이 흘러 내리는 계곡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으로 계속 둘레길이 이어졌다. 경사가 심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계속 올라간다. 바람은 불지 않지만 날은 차다. 계속 걷기 때문에 추위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 도로에서 내려가는 길 [10:40]

 

▲ 방곡둘레길 체험마을 건물 [10:41]

 

▲ 계곡으로 내려가는 회원들 [10:42]

 

▲ 다리를 건너 왕산 쪽으로 간다 [10:44]

 

▲ 날은 맑으나 바람은 차다 [10:44]

 

▲ 계곡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10:49]

 

▲ 상사폭포는 어디에 있는 거야? [11:01]

 

11:07   산길 왼쪽으로 상사폭포가 보인다. 그런데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겨울이라 수량이 작아 그렇지 여름에는 꽤 볼만한 구경거리를 제공할 것 같다. 상사폭포 위 왼쪽에 있는 쉼터를 지나자 길이 오른쪽으로 감아도는데 널찍하게 잘 닦여져 있었다.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하우스를 지나 왕산 임도에 올라섰다. 이정표에 지리산 둘레길과 동의보감 둘레길이 각각 표지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길 천국이다. 임도를 따라 쌍재 쪽으로 간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추운 거야?

 

▲ 상사폭포 이정표 [11:07]

 

▲ 바위벽을 흘러내리는 상사폭포 [11:07]

 

▲ 상사폭포를 위에서 본 모습 [11:11]

 

▲ 왼쪽에 쉼터가 있다 [11:12]

 

▲ 널찍하고 평편한 길 [11:19]

 

▲ 농작물에 손을 대지 말라는 안내문 [11:21]

 

▲ 우리 회원들 선두팀 [11:25]

 

▲ 커다란 하우스 앞에서 잠시 휴식 [11:27]

 

▲ 왕산 임도에 있는 이정표 [11:31]

 

▲ 쌍재로 이어지는 왕산 임도 [11:32]

 

11:39   쌍재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실제 쌍재 고갯마루는 7분 정도 더 걸어 올라가야 나온다. 둘레길은 쌍재에서 임도를 벗어나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능선에 오르자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눈바람이 매섭다. 손끝이 아리고 코끝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장갑을 끼지 않고 얼굴 가리개를 하지 않고 걸을 때까지 걷다가 601봉 바로 아래에서 손을 들었다. 장갑을 끼고 얼굴 가리개를 하니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오늘 참 추운 날이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01봉 꼭대기는 전망이 좋다. 쌍재 뒤로 왕산과 필봉산이 잘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앞으로 내려갈 수철마을이 보인다. 왕산 왼쪽으로는 우리가 걸어온 추모로와 점촌마을, 방곡마을,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이 멀리 내려다보였다. 여자 산행객 두 명이 601봉으로 올라온다. 지금은 산에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 남녀가 따로 없다. 산에 성역(性域)이 없어진지 오래다.

 

▲ 실제 쌍재는 조금 더 가야 한다 [11:39]

 

▲ 대선후보였던 이정희가 아닙니다 [11:41]

 

▲ 쌍재에 있는 안내문 [11:46]

 

▲ 쌍재에 있는 이정표 [11:46]

 

▲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01봉으로 가는 길 [11:51]

 

▲ 601봉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12:06]

 

▲ 601봉에서 바라본 수철마을 [12:06]

 

▲ 601봉에서 바라본 방곡마을과 점촌마을 [12:06]

 

▲ 왕산과 필봉산 [12:07]

 

12:08   601봉을 내려오다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찍어 줄 사람이 없으니 그냥 내가 찍는다. 그래도 잘 나왔네. 고동재로 가는 길, 줄기 중간이 꺾인 참나무들이 많다. 폭설 때문인가 아니면 강풍 때문인가? 바람이 많이 잦아들었다. 바람만 불지 않아도 살만하다. 산허리를 따라 난 길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간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 아래로 고동재가 보인다.

 

▲ 601봉을 내려오다 한 장 [12:08]

 

▲ 꺾어진 참나무들이 많다 [12:17]

 

▲ 나무 사이로 나 있는 평탄한 길 [12:19]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방곡마을과 점촌마을 [12:23]

 

▲ 산허리를 따라 나 있는 길 [12;26]

 

▲ 고동재가 멀지 않았다 [12:30]

 

12:36   고동재에 내려섰다. 임도인지 차도인지 모르겠지만 길이 무척 넓다. 산행객 서너 명이 수철마을 쪽에서 올라오고 있다. 버석거리는 눈을 밟으며 경사가 심하지 않은 내리막길을 계속 혼자 걷는다. 20분 정도 걷자 왼쪽에 간이매점이 하나 보이는데 주인장이 밖으로 나오더니 쉬었다 가라고 한다. 매점 안으로 들어갔더니 따끈한 마가목차를 한 잔 내어놓는다. 지난 번 운문산 아래 상운암에서도 스님에게서 마가목차를 얻어 마셨는데......

 

청주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 아내는 충주가 고향이라고 한다. 오늘 같은 날은 대부분의 매점이 문을 닫는데 자기는 바로 아래에 살기 때문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이고 다시 출발, 길이 평탄해서 걷기는 좋은데 조금 지루하다. 잠시 후 펜션 건물이 보이기 시작하고 멀리 동네가 보이기 시작했다. 수철마을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수철2교를 건너 안내도를 살펴본 후 왼쪽에 있는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 고동재에 있는 장승 [12:36]

 

▲ 고동재로 올라가고 있는 아이 [12:37]

 

▲ 고동재에서 수철마을로 내려가는 길 [12:52]

 

▲ 고동재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간이매점 [12:57]

 

▲ 도로 왼쪽으로 보이는 펜션들 [13:16]

 

▲ 수철마을에 있는 펜션 [13:25]

 

▲ 수철마을에 있는 이정표 [13:28]

 

▲ 수철2교를 건너간다 [13;30]

 

▲ 수철마을에 있는 지리산 둘레길 산청구간 안내도 [13:31]

 

13:32   넓은 주차장에는 우리 버스를 포함한 세 대의 버스가 서 있었다. 두 번째로 내려왔으니 버스 안이 썰렁하다. 점심으로 가져간 빵을 먹고 잠시 쉬고 있었더니 회원들이 한 명 두 명 도착하기 시작했다. 두부를 안주로 한 소주판이 벌어졌다. 그런데 날이 너무 추워 손에 든 소줏잔이 벌벌 떨린다. 얼른 몇 잔 마시고 버스 안으로 들어왔다. 천국이 따로 없다.

 

3시까지가 산행 마감 시간인데 날씨가 춥다보니 별로 할 일도 없고 할 마음도 나지 않아 회원들이 잽싸게 걸은 덕분에 2시 50분에 버스가 수철마을을 출발했다. 수철마을에서는 산청나들목이 가까워 금방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인삼랜드 휴게소에 한 번 들른 버스가 청주 종합경기장 앞에 도착한 것은 채 5시가 안 된 시각이었다. 칼바람을 맞으며 걸은 지리산 둘레길 5구간 트레킹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 넓은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3:32]

 

▲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 휴게소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