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여행기
◈ 일시: 2009년 8월 21일 금요일
◈ 장소: 죽녹원 / 메타 세쿼이어 가로수길 / 전남 담양
◈ 회원: 산남고 교사들
08:40 오늘은 학교에서 전남 장성에 있는 장성고등학교로 선진학교 시찰을 떠나는 날이다. 어제까지 보충수업을 하고, 오늘 학생들의 학업성적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를 한 번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청주 산남동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 청원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장성을 가기 위해서는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번까지 연 3주 째 주말마다 호남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다. 9일에는 고창에 있는 방장산, 지난 15일에는 광주 무등산을 다녀오기 위해 이 고속도로를 달렸었다.
09:36 여산휴게소에 잠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셨다. 그 옛날 근처 논산 연무대에 있는 육군훈련소에서 신병훈련을 받을 때 생각이 난다. 그 때가 1978년 5월 중순이었는데, 200m 기지거리 사격을 하기 위해 사격장으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위를 지나가는 육교를 건너야 했다. 바야흐로 꽃놀이 가는 철이라 육교 아래를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는 거의 흥겨운 춤판이 벌어졌는데, 그것을 보면서 사격장으로 향하는 마음이, 젊음 때문이었는지를 몰라도, 꽤나 짠했었다.
▲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09:38]
10:58 장성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곧 장성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사립고등학교인 장성고등학교는 최근 군단위 고교 중 학력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곳이다. 오늘 이 학교를 들른 것은, 학력신장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우리 학교에 벤치 마킹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회의실에서 자료화면을 보며 50분 정도 설명을 들었다. 공립과 사립의 여건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나름대로 배울 점도 적지 않았다. 외형적으로는, 건물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덩굴과 파란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이 인상에 남았다.
▲ 장성고등학교 방문 [10:59]
▲ 장성고등학교에 있는 연못 [11:01]
▲ 장성고등학교 건물 [11:01]
▲ 장성고등학교 건물 [11:03]
▲ 장성고등학교 운동장 [11:03]
13:10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담양에 오면 대통밥 정식을 먹어봐야 한다. 대통밥 정식으로 이름이 나 있는 '한상근 대통밥집'을 조금 어렵게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대나무를 통째로 잘라 그 속에 밥이 될 재료를 넣고 압력밥솥으로 쪄낸 대통밥은 나름대로 별미였다. 전라도 음식 대부분 그렇듯이, 따라나오는 10여 가지 반찬들도 정갈하고 맛이 있었다. 밥을 다 먹고 남은 대통은 가져가도 되는데 연필꽂이로 안성마춤이다.
▲ 점심을 먹은 한상근 대통밥집 [13:12]
▲ 대통밥집에서 식사중 [13:32]
14:02 죽녹원 도착, 대나무숲길로 걸어 올라갔다. 예전에 와본 적이 있기 때문에 별로 신비감은 없었지만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늘진 대숲을 걷는 재미는 예전과 같았다. 담양군에서 테마공원 형식으로 조성한 죽록원은 지방의 특산물을 잘 살린 지방자치제 행정의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다. 죽록원 옆으로는 관방천이 흐르는데 관방천의 제방길, 즉 관방제림이 또한 유명하다.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제366호이며 2004년 산림청 주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가 있다.
죽녹원
담양군에서 조성한 담양읍 향교리의 죽림욕장 죽녹원은 관방제림과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다. 죽녹원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어있던 몸을 풀고나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쳐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또한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빽빽히 들어서 있는 대나무숲길을 걷노라면,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다. 죽림욕을 즐기고 난 후 죽로차 한 잔으로 마음의 여유까지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관방제림(官防堤林)
관방제는 관방천에 있는 제방으로서, 담양읍 남산리 동정자 마을로부터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까지 6km에 이르는 곳이다. 관방제는 영산강 상류인 담양천의 물길을 다스리기 위해 성이성(成以性) 부사가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었고, 그 뒤 황종림 부사가 관방제를 수축하여 수재를 방비하고 관방제에 식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한 이 제방에는 200여년 이상된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엄나무 등이 약 2㎞에 걸쳐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는데, 그 풍치의 아름다움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며,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되었다. 2004년에는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관방제림은 수해와 토사방지를 위해 만든 인공조림으로 약 200여년 이상 자란 나무들로 이루어진 풍치림은 여름철 피서지로서 각광받고 있으며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관방제림 주변의 고수부지에 추성 경기장이 위치해 있으며, 2005년 설화가 있는 조각공원이 들어서 볼거리를 더한다.
▲ 담양 죽녹원 입구 [14:04]
▲ 죽녹원 대나무 산책로 [14:06]
▲ 죽녹원 대나무 산책로 [14:11]
▲ 죽녹원에 있는 정자 [14:25]
▲ 죽녹원에서 바라본 관방제림과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 [14:35]
▲ 관방천과 솟대 [14:51]
15:00 죽녹원에서 조금 떨어진 메타 세콰이아 가로수길에 도착했다. 2차로 도로 양쪽에 40년 자란 삼각형의 거목들이 줄지어 서 있는 이 가로수길은, 예전에 왔을 때에는 차량 통행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양쪽을 막아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4차로 도로를 개설할 때 이 나무들을 베어낼 계획이었으나 대대적인 반대 운동에 힘입어 그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는데 정말 잘 한 일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바 있다.
메타 세콰이아(metasequoia)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와니가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지나가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 바로 순창에서 담양으로 이어지는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이다. 메타 세콰이아(metasequoia)는 측백나무과의 나무로 메타세콰이아속 중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종이다. 수삼나무, 메타세쿼이아라고도 부른다. 중국 쓰촨 성, 허베이 성이 원산지로, 성장이 빨라 가로수로 널리 심는다. 하지만 야생에 존재하고 있는 개체는 5,000그루에 불과하며, 이에 따라 특별보호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는 원래 중국이 그 산지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이 되었고 담양군에서는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 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가로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것이 지금은 하늘을 덮고 있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난 것이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 담양 메타 세콰이아 가로수길 [15:00]
▲ 담양 메타 세콰이아 가로수길 [15:05]
▲ 담양 메타 세콰이아 가로수길 [15:06]
▲ 담양 메타 세콰이아 가로수길 [15:10]
▲ 가로수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15:17]
▲ 가로수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15:19]
16:10 원래는 소쇄원을 들를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생략하고 청주로 출발했다.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날은 덥고 햇볕이 따갑지만 파란 하늘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누가 말했던가, 계절은 속일 수 없다고.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은 다음 내쳐 달려 청주 산남동에 도착하니 6시다. 학교 앞에 짜글이와 돼지갈비찌개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며 선진학교 시찰 여행을 마무리했다.
▲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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