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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계곡 트레일

2022.10.26. [제주 계곡 트레일 1] 고지천 계곡 트레킹

by 사천거사 2022. 11. 7.

고지천 계곡 트레킹

◈ 일시: 2022년 10월 26일 수요일 / 맑음

◈ 장소: 고지천 계곡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코스: 도순2교 → 고지천 → 제3산록교 → 중산간서로 356번길  도순2교

◈ 거리: 10.2km

◈ 시간: 4시간 4분

◈ 회원: 아들과 함께 




09:08  제주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산섬이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기생 화산인 오름, 주상 절리, 용암 동굴, 현무암 지대 등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 특히 제주 전 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현무암류는 거의 온 섬을 덮고 있다. 제주도는 연 강수량이 많은 다우지역이지만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다. 화산 지형인 제주도는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절리가 많아 빗물이 지하로 쉽게 스며들어 하천에 물이 없는 것이다. 이 물은 지하로 흐르다가 해안에서 샘솟는데 이를 용천이라고 한다.

 

물이 흐르지 않아 드러나 있는 제주도의 하천 바닥은 어떤 모습일까? 용암이 굳으면서 생긴 암반이 깔려 있거나 크고 작은 바위가 제멋대로 널려 있는 특이한 모습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바닥에 흙은 없고 바위만 있는 하천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제주도의 하천 바닥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천 계곡 트레킹, 그럴듯하지 않은가? 검색을 해보니 제주도에서 실제로 하천 계곡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적잖게 있었다. 아들과 함께 하천 계곡 트레킹에 나섰다. 일단 아내를 강창학 파크골프장에 데려다주고 1136번 중산간도로를 따라 서쪽을 향해 달려간다. 


▲ 강정동 아파트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고근산 [09:08]

 

▲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바라본 범섬 [09:31]

 

▲ 강창학 파크골프장 종합안내도 [09:32]

 

▲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09:36]


09:48  1136번 도로가 지나가는 도순2교 오른쪽 공터에 차를 세웠다. 도순2교 아래로는 도순천이 흘러간다. 해군기지 동쪽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도순천은 도순2교에서 400m 정도 위로 올라가다 가지를 치는데, 왼쪽은 계속 도순천이란 이름으로 영실까지 올라가고 오른쪽은 고지천이란 이름으로 해발 1000m까지 올라간다. 오늘은 고지천을 따라 1115번 산록도로 지점까지 걸어가 볼 계획이다.

 

차에서 내려 중산간서로 356번길을 따라 잠시 걸어가다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진입해서 고지천 쪽으로 내려간다. 고지천 위에 조성된 시멘트 도로 위가 출발지점, 울퉁불퉁한 암반 위에 올라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고지천 계곡 트레킹에 들어갔다. 설악산 귀때기청봉이 자리하고 있는 서북능선 너덜지대의 바위들은 각이 지고 거칠지만 이곳 고지천 바닥의 암반이나 바위들은 물에 깎여서 그런지 둥글둥글하고 부드럽다.


▲ 도순천 위에 놓인 도순2교 옆 공터에 주차 [09:48]

 

▲ 고지천 위에 조성된 시멘트 도로에서 출발 [09:58]

 

▲ 고지천 계곡을 따라 위로 올라간다 [09:59]

 

▲ 물웅덩이에 비친 나무들의 그림자 [10:00]

 

▲ 이 정도면 평탄한 구간 [10:02]

 

▲ 커다란 바위를 오르고 있는 아들 [10:05]

 

▲ 커다란 바위 사이를 통과 [10:08]

 

▲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 [10:09]

 

▲ 멋진 조각품이 따로 없다 [10:12]

 

고지천 계곡길 [10:16]


10:21  흘러내리던 용암이 굳어진 구간,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 있는 구간이 번갈아 가며 나타났다. 제법 커다란 물웅덩이에 비친 나무들의 그림자가 보기에 좋다. 계곡 트레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루트 파인딩, 앞을 가로막는 암벽이나 커다란 바위를 피하고 물웅덩이를 비켜가며 요령 있게 진행해야 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걸음을 옮길 때의 균형 감각, 바닥이 울퉁불퉁하다 보니 잘못하면 발목을 접질리거나 넘어질 수 있다.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0:21]

 

고지천 계곡길 [10:25]

 

▲ 커다란 바위 사이를 통과 [10:31]

 

▲ 작은 물웅덩이가 많이 보인다 [10:32]

 

▲ 길이 없으니 만들어 간다 [10:33]

 

▲ 물웅덩이에 비친 나무들의 그림자 [10:34]

 

고지천 계곡길 [10:42]

 

▲ 길 아닌 길을 걷는 재미 [10:46]

 

고지천 계곡길 [10:55]

 

▲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재미 [11:03]


11:06  그리 높지 않은 폭포 구간을 지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바위를 넘어가려고 하는데 어, 저게 뭐야? 바위벽에 커다란 말벌집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게 보인다. 오메, 무서운 거. 왼쪽으로 우회를 해서 통과를 했는데 어허, 이번에는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높이의 절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왼쪽 사면을 가로지르기 위해 일단 위로 올라가는데 사면의 경사가 아주 심해서 진행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두 손과 두 발로 거의 기다시피 해서 사면을 가로지른 후 다시 고지천 바닥으로 내려갔다.


▲ 그리 높지 않은 폭포 구간 [11:06]

 

▲ 바위에 매달려 있는 커다란 말벌집 [11:14]

 

▲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암벽 구간 [11:16]

 

▲ 사면을 오르는 중 [11:19]

 

▲ 사면을 오르는 중 [11:22]

 

▲ 사면을 가로질러 간다 [11:26]

 

▲ 다시 계곡에 내려섰다 [11:29]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11:35]

 

▲ 길이 없어도 가야 한다 [11:38]

 

▲ 작은 절벽 구간 [11:44]


11:45  작은 절벽 구간을 왼쪽으로 우회한 후 한참을 진행하다 조금 평평한 곳이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점심 메뉴는? 컵라면, 삼각김밥, 감귤, 막걸리 한 잔. 아무도 없는 평화로운 계곡에서 먹는 거라 그런지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점심 먹고 출발, 15분 정도 진행을 하자 1115번 도로가 지나가는 제3산록교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 계획했던 고지천 계곡 트레킹의 종점에 도착한 것이다. 고지천 위에 조성된 시멘트 도로에 올라서서 널찍한 길을 따라 올라가자 목초지가 나타났고 목초지 건너로 1115번 도로가 지나가고 있었다.


▲ 물이 흐르고 있는 왼쪽 사면 [11:45]

 

▲ 물웅덩이에 생긴 물그림자 [11:47]

 

고지천 계곡길 [11:53]

 

▲ 점심 먹고 가자: 컵라면, 삼각김밥, 감귤, 막걸리 [12:07]

 

▲ 점심 먹고 출발 [12:30]

 

▲ 고지천 계곡길 [12:35]

 

▲ 1115번 도로가 지나가는 제3산록교 아래에 도착 [12:46]

 

▲ 고지천 위에 조성된 시멘트 포장도로 위에 올라섰다 [12:52]

 

▲ 널찍한 길을 따라 진행 [12:53]

 

▲ 목초지를 건너간다 [12:57]


12:59  1115번 산록도로에 들어서서 고지천 위에 놓인 제3산록교를 건넌 후 조금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중산간서로 356번길 들머리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이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할 수 있다. 길 옆에서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가 보기에 좋고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이름 모를 나무의 단풍이 아름답다. 제주시나 서귀포시의 경우 한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을은 어느 곳에나 찾아온다. 그래서 바닷가에서도 억새가 피어난다.


▲ 1115번 산록도로에 진입 [12:59]

 

▲ 고지천 위에 놓인 제3산록교 [13:00]

 

▲ 다리 위에서 바라본 고지천 계곡 [13:01]

 

▲ 도로 건너로 보이는 고지천 표지판 [13:02]

 

▲ 도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중산간서로 356번길에 진입 [13:06]

 

▲ 억새가 반겨주는 길 [13:08]

 

▲ 고요한 길, 평화로운 길 [13:13]

 

▲ 가을은 색의 변화다 [13:16]


13:18  호젓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자 친환경 영농조합 귀한농부 표지판이 보이고 노랗게 익은 감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감귤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금 제주는 감귤 수확철이다. 47분 동안 중산간서로 356번길을 걸은 끝에 마침내 차를 세워둔 곳에 다시 돌아왔다. 오늘 처음 시도한 하천 계곡 트레킹, 색다른 코스를 걷는 기분이 아주 쏠쏠해서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계속해봐야겠다. 강창학 파크골프장에 들러 아내를 픽업한 후 아파트에 돌아오는 것으로 고지천 계곡 트레킹 일정 끝.  


▲ 호젓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13:18]

 

▲ 꽃보다 아름다운 누리장나무 열매 [13:21]

 

▲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감귤 [13:27]

 

▲ 주택 사이로 나 있는 길 [13:30]

 

▲ 길 왼쪽에 있는 설록다원도순 [13:37]

 

▲ 고지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3:47]

 

▲ 트레킹 일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13:51]

 

▲ 고지천 계곡 트레킹을 모두 마치고 차를 세워둔 곳에 귀환 [13:53]

 

▲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강창학 파크골프장에 도착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