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신정호 둘레길
◈ 일시: 2020년 12월 24일 목요일 / 맑음 포근한 날씨
◈ 장소: 신정호 둘레길 / 충남 아산
◈ 코스: 신정호 관광단지 주차장 → 느티나무쉼터 → 연꽃단지 → 도로 옆 둘레길 → 주차장
◈ 거리: 5km
◈ 시간: 1시간 2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10:10 오늘은 크리스마스 전날이다. 원래 산악회 따라 산행을 가는 날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산행이 취소되었다. 게다가 성탄 전야 미사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미사로 전환되었다. 국가에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어기면 벌금까지 부과한단다. 하루 확진자가 30명까지 줄어들었다가 이렇게 1,000명 넘게 늘어난 이유가 무엇일까? 국민의 잘못인가, 아니면 국가의 방역 실패인가?
마침 아내에게 시간이 생겨 함께 다녀올 곳을 물색하다 신정호 관광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청주에서 가까운 아산 지역에 있고, 원점회귀가 가능한 호수 둘레길이 있으니 망설일 게 뭐가 있겠는가. 청주 사천동 출발,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신정호 관광단지를 향해 달려간다. 오전 10시의 바깥 온도가 영상 4도이니 오늘은 트레킹 하기에 딱 좋은 날씨가 될 것 같다.
한 시간 남짓 걸려 신정호 관광단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늘이 평일인데도 주차장에는 꽤 많은 차량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조각공원 구경은 무시하고 곧바로 신정호 둘레길 걷기에 들어갔다. 한바퀴 돌아오는 거리가 4.8km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지나 메타세쿼이아가 서 있는 길에 들어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둘레길 걷기가 시작되었다.
▲ 청주 사천동 출발 [10:11]
신정호 국민관광단지
신정호는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만들어진 담수면적 92ha의 인공호수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해서 온양온천과 함께 관광객이 많이 찾아들자 1971년 국민관광지가 되었다가 1984년 국민관광단지로 바뀌었다. 수정궁, 수상각 등의 휴식처와 낚시터가 있고 호수에서 모터보트, 오리배 등을 탈 수 있다. 8.45m 높이의 이순신동상이 서 있으며 잔디광장, 야영장, 조류사, 체육시설 등이 마련되어 있어 청소년 심신단련장이나 단체 야외모임장으로 널리 이용된다.
주변에 현충사, 온양민속박물관, 외암리민속마을, 온양온천, 도고온천 등 관광지가 많다. 찾아가려면 장항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 내려 신정호행 시내버스를 타거나, 승용차로 경부고속도로 천안인터체인지를 나와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온천역을 거쳐 동아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신정호가 나온다.
▲ 신정호 관광단지 주차장에 주차 [11:18]
▲ 거북선 모형: 아산은 이 충무공이 자란 곳이다 [11:23]
▲ 신정호 수변공원 종합안내도 [11:24]
▲ 신정호 둘레길 한 바퀴 도는 거리는 4.8km [11:25]
▲ 0km 표지판이 서 있는 곳이 출발 지점 [11:25]
▲ 신정호를 배경으로 [11:26]
▲ 수변에서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11:27]
▲ 수변에서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11:28]
▲ 메타세쿼이아가 줄 지어 서 있는 길 [11:28]
11:29 신정호에 자라는 버드나무들은 옷을 벗은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물속에서 겨울을 나며 다시 새잎을 틔울 봄을 기다리고 있다. 푸른 잎을 달고 있는 버드나무와 호수가 만들어내는 풍경도 멋있지만 앙상한 가지들만 뻗어있는 나무들이 호수와 어우러진 풍경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의 모습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 수변에서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11:29]
▲ 신정호 앞에서 [11:30]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30]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31]
▲ 수변 데크길을 따라 진행 [11:32]
▲ 데크 전망대에서 [11:32]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33]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33]
▲ 여기도 연이 자라네 [11:34]
▲ 수생식물이 자라는 인공섬 [11:36]
11:39 둘레길 왼쪽에 수생식물 전시장이 있어 들어가 보았더니 겨울철이라 수생식물은 없고 연잎으로 비를 가리고 있는 아이 하나가 반겨준다. 호수 가까이에 설치한 데크길을 걸어 쉼터용 정자인 마산정에 도착했다. 이름이 왜 마산정? 호수 가운데에는 원래 마산이란 마을이 있었는데 저수지가 생기면서 수몰이 되었고 그래서 저수지의 이름도 처음에는 마산저수지로 지었단다. 저수지 이름이 신정호로 바뀌면서 마산이란 명칭이 완전히 사라질 것 같아 정자 이름을 마산정으로 지었다고 한다.
▲ 수생식물 전시장에 있는 조형물과 함께 [11:39]
▲ 수변 데크길을 따라 진행 [11:41]
▲ 뒤로 마산정이 보이는 곳에서 [11:45]
▲ 수몰된 마산 마을을 기리는 의미를 가진 마산정 [11:47]
▲ 마산정 안내문 [11:48]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49]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50]
▲ 신정호 앞에서 [11:51]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51]
▲ 버드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11:52]
11:59 신정호 바로 옆에 조성되어 있는 연꽃단지는 규모가 꽤 크다. 연꽃 피는 시기가 7월과 8월이니 지금 연밭에는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앙상한 줄기만 가득할 뿐이다. 둘레길이 수변에서 벗어나 도로 옆으로 이동을 했다. 이제부터는 도로 옆에 나 있는 둘레길을 따라 걸어가야 한다. 왼쪽으로 오월의 꽃수레 식당이 보인다. 이따 점심을 먹을 곳인데 음식 맛이 어떨지 몹시 궁금하다. 음식 맛이 식당 이름값 정도만 해줘도 참 좋겠는데...
불교와 연꽃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나 일곱 걸음을 걸을 때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할 정도로 연꽃을 신성시한다. 절에서 부처가 앉아 계시는 자리를 연화대좌라고 한다. 연화대좌란 연꽃으로 만든 큰 자리란 뜻이다. 불교는 자기 스스로 깨우쳐 부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연꽃의 피는 과정이 이와 같다고 여기고 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지만 더럽혀지지 않고 맑고 깨끗한 꽃을 피우므로 불교에서는 교리를 설명하는 귀중한 꽃으로 여긴다.
▲ 신정호 연꽃단지 [11:59]
▲ 출발지에서 2km 걸어온 지점에 도착 [12:01]
▲ 사각정자 명암정(울바위) [12:02]
▲ 도로를 따라 나 있는 둘레길 [12:05]
▲ 둘레길 걷기를 마치고 점심을 먹을 오월의 꽃수레 식당 [12:07]
▲ 얼음 위에 모여 있는 오리들 [12:10]
▲ 신정호 앞에서 [12:10]
▲ 갈대숲 뒤로 보이는 신정호 [12:12]
▲ 길 옆에 있는 쉼터에서 [12:12]
▲ 신정호 뒤로 남산 산줄기 [12:22]
12:25 관리사무소 1.4km 전 이정표를 지나 5분 정도 걸어가자 제방길이다. 제방 위에서 바라본 신정호, 인공호수 치고는 꽤 넓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이런 호수가 그냥 논에 물이나 대고 낚시꾼들이나 찾아오는 그런 곳으로 이용되었지만 지금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런 큰 호수를 그냥 방치했다가는 그 호수가 있는 지역의 지자체장은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확 줄어들기 때문에 죽어라고 개발을 하고 오밀조밀하게 꾸며대야 한다. 선거 앞에는 장사 없다. 아름다운 신정호 둘레길 걷기를 마쳤다. 배가 고프네. 여보, 이제 점심 먹으러 갑시다.
▲ 관리사무소 1.4km 전 이정표 [12:25]
▲ 도로 건너편 옥련암 표지석 [12:26]
▲ 도로 옆 둘레길을 따라 진행 [12:26]
▲ 벌써 4km나 걸었네 [12:30]
▲ 제방길에 진입 [12:30]
▲ 제방 위에서 바라본 신정호 [12:31]
▲ 신정호 위에 놓인 다리 통과 [12:34]
▲ 갈대숲 뒤로 보이는 풍경 [12:36]
▲ 신정호 건너편으로 보이는 치학산 [12:39]
12:55 점심을 먹을 오월의 꽃수레 식당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때문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단다. 평일인데도 손님이 꽤 많다. 창가 테이블에 앉아 보쌈정식을 주문했다. 나오는 음식은? 건강 들깨 샐러드, 해파리냉채, 소불고기 샐러드, 수제비 들깨탕, 버섯튀김, 잡채, 한방보쌈, 된장찌개, 우렁쌈밥, 쌈채소, 제철 나물과 반찬 7~8가지로 모두 스무 가지 가까이 된다. 푸짐하다. 가격 15,000원, 여기에 돌솥밥은 3,000원, 공깃밥은 1,000원 추가.
돌솥밥을 짓는 동안 모든 메뉴에 공통으로 제공되는 여섯 가지 음식이 먼저 나왔다. 반찬이 아니라 그냥 음식으로 먹는 거다. 이어서 돌솥밥과 함께 된장찌개, 쌈채소, 제철 나물과 반찬이 나왔다.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가짓수가 아니라 음식의 맛이다. 오월의 꽃수레라는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 식당을 고른 것인데 음식 맛도 이름 못지않게 마음에 쏙 들었다. 18,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아주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였다.
겨울철이라 비록 푸른 잎이나 화려한 꽃은 못 보았지만, 물속에서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과 얼음 위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리들의 모습을 본 것만 해도 대만족인데, 금상첨화 격으로 점심으로 먹은 음식까지 맛이 좋았으니 더 바랄 게 뭐가 있겠는가. 신정호를 떠나 청주로 돌아오는 차 안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행복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오월의 꽃수레 식당 엘리베이터 입구 [12:55]
▲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는 오월의 꽃수레 식당 메뉴판 [12:56]
▲ 호수가 잘 보이는 창가 테이블 [12:58]
▲ 오월의 꽃수레 식당 내부 모습 [13:00]
▲ 기본 반찬 여섯 가지 [13:01]
▲ 자, 먹어봅시다 [13:02]
▲ 테이블에 음식이 가득합니다 [13:15]
▲ 맛있게 드세요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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