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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트레킹/강원 강원도 바우길

2011.09.04. [바우길 걷기 1] 1구간 선자령 풍차길

by 사천거사 2011. 9. 4.

강원도 바우길 1구간

◈ 일시: 2011년 9월 4일 일요일 / 비

◈ 장소: 선자령 풍차길

◈ 코스: 대관령휴게소 → 계곡길 선자령 새봉 대관령휴게소

◈ 거리: 12km

◈ 시간: 2시간 40분

◈ 회원: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07:05   오늘은 메아리산악회를 따라 대관령에 있는 바우길 1구간을 걷는 날이다. 요새는 둘레길 같은 것이 하두 많이 생겨나서 뭐가 뭔지도 모를 지경이다. 어쨌든 틈나는 대로 시작을 해놓고 나중에 다시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침에 시계를 잘못 봐서 거의 10분 전에 집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이 서둘러주어 간신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종합운동장 앞을 떠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올라선 후 북쪽을 향해 계속 달리더니 호법갈림목에서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많다.

 

08:35   문막휴게소로 차가 들어갔다.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인데 오늘도 어김없이 차량과 사람들로 휴게소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산행대장이 태풍 탈라스 때문에 대관령은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고 한다. 비?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웬 비? 버스가 횡계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그런데 조짐이 좋지 않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비도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다. 워메, 이게 뭐여. 이러면 안 되는데.


▲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08:35]

 

▲ 문막휴게소를 꽉 채운 차량들 [08:43]

 

▲ 전형적인 가을 하늘의 문막휴게소 [08:45]


10:05   옛날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주차장으로 차가 들어갔다. 비가 꽤 많이 내린다. 일단 휴게소 매점으로 가서 비를 피한 다음 자켓을 꺼내 입었다. 날씨를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은 매점에서 비옷을 사서 입기에 바쁘다. 그래도 비옷을 파는 가게가 있어 다행이네. 매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왔다.


▲ 비가 내리고 있는 옛날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10:08]

 

▲ 비옷으로 완전무장하고 출발 [10:16]

 

▲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10:18]

 

▲ 포장도로가 나온다 [10:20]


10:22   이정표를 만났다. 전봇대에 바우길의 상징인 솟대 표시가 되어 있고 선자령까지 5.8km 거리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비가 조금 잦아들어 가늘게 추적거린다. 널찍한 길을 따라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왼쪽으로 철책이 설치되어 있는데 살펴보니 양떼목장인 모양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양은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없는 넓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 계곡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0:22]

 

▲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서는 회원들 [10:22]

 

▲ 길이 널찍한게 좋네 [10:23]

 

▲ 양떼목장 철책길을 지나 오른쪽으로 [10:30]

 

▲ 우리가 선두네 [10:44]


10:46   바우길 2구간이 갈라지는 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으로 Go! 그렇고 그런 숲길이 계속 이어졌다. 이 빗속에 오가는 사람들이 꽤 있다. 요즘은 여행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특히 산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좋은 현상이다. 엉뚱한 곳에서 별 볼일 없는 짓거리로 자신의 몸을 갉아먹는 것보다 산에 다니는 것이 심신 양면에 훨씬 더 좋다. 오래 살려면 죽어라고 산에 가야 한다.


▲ 바우길 2구간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10:46]

 

▲ 비가 많이 잦아들었다 [10:48]

 

▲ 길은 계속 평탄하다 [10:53]

 

▲ 약간 경사진 곳도 있고 [10:57]

 

▲ 자작나무 숲길 [10:59]

 

▲ 계곡 옆으로 난 길 [11:01]


11:03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회원 중 한 사람이 가용주를 한 잔 돌린다. 속이 짜릿하다. 다시 출발, 계곡길이라 그런지 조망도 없고 길 옆에 핀 노란 마타하리만 옅은 안개 속에 흐늘거리고 있다. 마침내 평원 위로 올라섰다. 이정표가 있는데 선자령은 왼쪽 방향이다. 비가 조금 세차게 쏟아진다. 잠시 후 매봉과 선자령 갈림길에 도착, 선자령을 향해 사면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 우리 팀 선두 잠시 휴식 [11:03]

 

▲ 다시 선자령을 향하여 [11:10]

 

▲ 조망이 시원찮으니 발걸음만 빨라진다 [11:17]

 

▲ 마타하리가 한창이다 [11:20]

 

▲ 선자령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11:34]

 

▲ 선자령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1:39]


11:46   해발 1157m의 선자령 정상에 올랐다. 비가 내리는 정상에는 거대한 표지석이 서 있고 이정표도 서 있었다. 사방으로 거의 보이는 것이 없으니 오래 있을 필요도 없다. 곧바로 능선길로 접어들었다. 곧 사방이 트이면서 넓은 초원지대가 나타났는데 전망이 엉망이다. 선자령 최고의 풍광인 풍력발전기가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윙윙 바람개비 돌아가는 소리만 귓전을 때린다. 아, 야속한 하늘이여. 가랑비와 안개만 보여주는구나. 등산화 안쪽이 점점 젖어들더니 질척거리기 시작한다. 오늘 왜 이러나.


▲ 해발 1157m의 선자령 정상 [11:48]

 

▲ 대관령으로 가는 길 [11:51]

 

▲ 가는 사람 오는 사람 [11:54]

 

▲ 안개가 덮고 있는 초원 [12:05]

 

▲ 비는 간간이 내리는데 안개는 자욱하고 [12:13]

 

▲ 바닥에 물이 고인 곳도 있다 [12:18]

 

▲ 나이가 꽤 있는 부부인데 잘도 걷습니다 [12:23]

 

▲ 시멘트 포장길에 내려섰다 [12:31]


12:39   어디서 장구와 징 소리가 계속 울려온다. 오른쪽으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소리의 발원지는 바로 그곳이었다. 굿당인 모양이다. 무속신앙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웬지 굿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거대한 '대관령국사성황당'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자 휴게소다. 산행이 일찍 끝나기도 했고 또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점심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이곳까지 굶은 채 그냥 왔다.

 

휴게소에 있는 '대관령 한우촌' 음식점에 들어가 소미리국밥을 시켜 점심을 먹었다. 비에 젖은 자켓을 벗으니 몸이 훨씬 개운하다. 천천히 점심을 먹고 커피를 한 잔 시켜 먹었는데도 회원들에게 내려오라고 한 3시까지는 시간이 한참 남았다. 비는 가랑가랑 줄기차게 내린다. 양떼목장을 한 번 둘러볼까 하다가 비오는데 무슨 청승이냐 하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예상보다 회원들이 일찍 내려와서 2시 55분에 버스가 출발했다. 그런데 고속도로가 밀리기 시작한다. 이놈의 영동고속도로는 일요일 오후면 언제나 밀린다. 잠시 풀렸던 고속도로가 정체와 지체를 반복한다. 게다가 무엇때문인지 호법갈림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지 못해 인천 쪽으로 달리다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은 통행이 원활했다. 대관령을 벗어나자 날씨는 비가 언제 왔느냐이다.

 

7시 쯤에 청주에 도착, 최창원 선배님이 함께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신다. 율량동 롯데마트 뒤에 있는 맥주집에 들러 선배님 사모님과 함께 셋이서 안주 두 개를 시켜 놓고 소주와 맥주를 적잖이 마셨다. 오늘 비록 선자령에서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초원길의 풍력발전기를 구경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원래 산행은 그렇지 않은가. 배낭을 메고 떠나는 순간부터 집에 무사히 도착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이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이 어떻다 하더라도.  


강릉단오제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높은 날’또는 ‘신 날’이란 뜻의 수릿날이라고도 한다.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축제로, 마을을 지켜주는 대관령 산신을 제사하고, 마을의 평안과 농사의 번영, 집안의 태평을 기원한다. 강릉단오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매년 3, 4, 5월 중 무당들이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3일동안 굿을 벌였다는 남효온(南孝溫)의 문집(『추강냉화(秋江冷話)』) 기록과, 1603년(선조 36년)에 강릉단오제를 구경하였다고 기록한 허균(許筠)의 문집(『성소부부고(惺所覆?藁)』) 등이 있다.
 
마을사람들은 단오제를 드리지 않으면 마을에 큰 재앙이 온다고 믿어 대관령서낭당에서 서낭신을 모셔와 강릉시내의 여서낭신과 함께 제사를 드리는데, 대관령산신은 김유신 장군으로 전해지며, 단오제에서 주체가 되는 서낭신은 범일국사이고, 여서낭신은 강릉의 정씨처녀로 전해진다.
 
단오제는 신에게 드릴 술을 담그면서 시작된다. 대관령산신당에서 제사를 올리고 신성시하는 나무를 모시고 내려와 국사성황당을 거쳐 홍제동에 있는 국사여성황당에 모셨다가 행사 전날 저녁 영신제를 지내고 남대천 백사장에 마련된 제단에 옮겨 모심으로 강릉단오제의 서막을 올린다. 단오장에서는 5일간 아침, 저녁으로 제를 올리고 굿을 하며 농사의 번영과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며 모두 한마음이 되어 제를 올린다. 이밖에 양반과 소매각시, 장자머리, 시시딱딱이가 가면을 쓰고 말없이 관노가면극놀이를 하거나, 그네뛰기, 씨름, 농악경연대회, 창포머리감기, 수리취떡먹기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단오 다음날에 신성시하는 나무를 태우고 서낭신을 대관령으로 모시면서 단오제는 막을 내린다.
 
강릉단오제는 제관의 의해 이루어지는 유교식 의례와 무당들의 굿이 함께 거행되는 동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을축제로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고 난장이 크게 벌어진다. 특히 관노가면극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무언극으로 대사없이 몸짓으로 관객을 웃기고 즐겁게 한다. 민간신앙이 결합된 우리나라 고유의 향토축제이며, 지역주민이 화합하고 단결하는 협동정신을 볼 수 있다.

강릉단오제는 그 문화적 독창성과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아 2005년 11월 25일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등재되었다.


▲ 멀리 보이는 건물이 굿당 [12:39]

 

▲ 대관령국사성황당 표지석 [12:52]

 

▲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 대관령 휴게소 [13:48]

 

▲ 점심을 먹은 대관령 한우촌 식당 [13:48]

 

▲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 [16:00]

 

▲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 하늘의 구름 [17:52]

 

▲ 덕평휴게소의 소나무와 구름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