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회 모임
◈ 일시: 2025년 5월 23일 금요일
◈ 장소: 용용생고기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4-9
◈ 회원: 유석회원 4명
붉은 찔레꽃, 섬의 나라 월남, 민들레 홀씨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남 남쪽 섬의 나라 월남의 달밤 십자성 저 별빛은 어머님 얼굴
그 누가 불어주는 하모니카냐 아리랑 멜로디가 향수에 젖네 가슴에 젖네.
산등성이의 해 질 녘은 너무나 아름다웠었지 그 님의 두 눈 속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지
어느새 내 마음 민들레 홀씨 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 곁으로 간다.
첫 번째는 가수 백난아가 부른 찔레꽃의 첫 부분, 두 번째는 가수 윤일로가 부른 월남의 달밤 첫 부분이고, 세 번째는 가수 박미경이 부른 민들레 홀씨 되어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이 노래들 가사에는 모두 잘못된 표현이 들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 가사 중에서는 '찔레꽃 붉게 피는'이란 표현이 오류다. 요즘은 붉은색 찔레꽃도 있다고 하는데 원예종일 확률이 높고, 어쨌든 우리나라의 들판에서 자라는 토종 찔레꽃은 하얀색이다. 따라서 붉은 찔레꽃은 찔레가 아닌 찔레를 닮은 다른 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장미과에 속하는 해당화가 아닐까?
두 번째 가사 중에서는 '섬의 나라 월남의 달밤'이란 표현이 문제가 된다. 월남의 달밤은 베트남 전쟁 때 파병된 우리나라 군인들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한 노래인데, 문제는 월남이 섬이 아니고 육지라는 사실이었다. 그리하여 노래 가사를 '섬의 나라 월남의 달밤'에서 '먼먼 나라 월남의 달밤'으로 고쳐서 부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 번째 가사 중에서는 '민들레 홀씨 되어'가 잘못된 표현이다. 포자라고도 하는 홀씨는 식물이 무성 생식을 하기 위하여 형성하는 생식 세포를 말하며 보통 단세포로 단독 발아를 하여 새 세대 또는 새 개체가 된다. 홀씨는 양치식물, 선태식물, 조류(藻類), 균류 등이 만들어내는 생식세포를 말하기 때문에 종자식물인 민들레에는 홀씨가 없다. 가수 박미경은 자신의 데뷔곡인 '민들레 홀씨 되어'의 오류를 인정하고 25년 만에 사과했다고 한다.
잠깐 시선을 돌려보자. 김유정이 쓴 단편소설 동백꽃의 끝부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사실, 동백나무꽃은 조매화라서 향기가 없으며 색깔도 빨갛다. 그런데 노란 동백꽃에 알싸한 향기라니, 표현의 오류가 아닌가? 하지만 천하의 김유정이 적어도 잘못된 표현을 쓸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노란 동백꽃, 알싸한 향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빨간색의 동백나무꽃을 묘사한 것이 아니고, 야산에서 자라는 생강나무꽃을 묘사한 것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동백꽃은 생강나무꽃의 방언이다.
멀마 전에 다녀온 유럽 렌터카 여행 중에 아내와 함께 로마 시내를 걸어가다 페라가모라는 브랜드 스토어를 발견했다. 페라가모? 아, 그 페라가모!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를 앞두고 느닷없이 페라가모가 등장했다. 여당의 오세훈 후보와 야당의 박영선 후보가 맞붙었는데... 야당 측에서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에 들렀다가 생태탕집에서 생태탕을 먹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곡동 땅 경작인과 식당 주인 아들을 증인으로 등장시킨 것이다.
여당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그 식당에 간 적이 없다고 했으나, 야당은 그 식당에 갔었다는 증거로 오세훈 후보가 페라가모 브랜드의 구두를 신고 있었다고 하면서 그것을 보았다는 증인으로 식당 주인 아들 황 씨를 내세웠다. 처음에 오세훈 후보가 신었던 구두가 페라가모라고 했던 황 씨는 점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16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며 말을 바꾸었고, 결국 한겨레신문은 기사 내용을 정정하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선거는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일등 만이 존재할뿐 이등은 없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 수단방법이 거짓이나 오류로 포장된 것은 아니라야 한다. 유권자를 속이는 것은 엄청난 범죄행위다. 나꼼수 출신인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겨레신문, 민주당 측은 과거 선거를 앞두고 자주 그래왔듯, 4.7 보궐선거에서도 '생태탕', '페라가모'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해 오세훈 후보를 저격하는 여론몰이에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거짓 여론몰이에 부화뇌동할 국민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그런 여론몰이로 선거에서 당선을 꾀하는 후보자에게는 절대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서 당선된 사람이 당선된 후에 어떤 더 큰 거짓말을 하며 국민을 속일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판이 아무리 아사리판이라고 해도 유권자인 국민을 속이지는 말자. 노래 가사나 소설에 나온 거짓 내용은 사람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지만, 거짓내용으로 선거에 당선된 사람은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죄 짓지 말고 살자. 죄를 지으면 죽어서 지옥 갈 확률이 백퍼다.
▲ 찔레꽃
▲ 베트남
▲ 노란 민들레
▲ 하얀 민들레
▲ 민들레 씨앗
▲ 생강나무꽃
▲ 페라가모 구두
17:30 매달 한 번씩 유석회원들과 만나는 날이다. 1996년에 결성된 모임이니 3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모임이다. 회원은 모두 5명인데 오늘은 그나마 2명이 사정이 생겨 3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단출해서 좋네. 삼겹살과 가브리살을 구워놓고 소주를 마시며 인생 이야기를 한다. 70이 넘은 사람들이니 건강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공통된 의견 하나가 도출되었다. 무슨 의견? 우리 나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이다.
▲ 용용생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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