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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트레킹/충북 보은 도원저수지 둘레길

2022.03.19. [도원저수지 둘레길 1] 충북 보은 도원저수지 둘레길

by 사천거사 2022. 3. 28.

도원저수지 둘레길 걷기

◈ 일시: 2022년 3월 19일 토요일 / 비

◈ 장소: 도원저수지 둘레길 / 충북 보은

◈ 코스: 도원저수지 주차장 → 숲길 체험로 1코스 → 수변산책로 도원저수지 주차장

◈ 거리: 2.3km 

◈ 시간: 38

◈ 회원: 아내와 함께 





11:10  토요일인데 비가 온다. 산에 가는 날인데 비가 온다. 비가 심하게 내리는 것도 아니니 집에만 있기는 그렇고 어디 간단한 데라도 다녀와야 속이 풀릴 것 같은데... 그래, 도원저수지 둘레길이라도 걸으러 가자, 오랜만에 보은읍내에 있는 한정가든에서 점심도 먹고. 청주 율량동 출발, 미원에서 19번 국도에 진입해 보은읍내까지 달려간 후 보은읍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2020년 12월에 들른 적이 있는 한정가든을 다시 찾아간다. 이 식당의 외관은 조금 허름하게 보이지만 돌솥정식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의 종류와 맛이 장난이 아니다. 뭐가 달라졌나? 아, 좌식 테이블이 입식 테이블로 바뀌었네. 돌솥정식을 주문했다. 흑미로 지은 돌솥밥 빼고 나온 반찬이 무려 23가지, 후식으로 수정과. 상황이 이러하니 이곳에 오면 포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성비 최고의 식당이다.


미선나무

 

옛 역사극의 궁중 연회 장면을 보면 시녀 둘이 귓불을 맞붙여 놓은 것 같은 커다란 부채를 해 가리개로 들고 있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이것의 이름이 바로 미선(尾扇)이다. 미선은 대나무를 얇게 펴서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물들인 한지를 붙인 것으로 궁중의 가례나 의식에 사용되었다. 20세기 초 처음 미선나무를 발견하여 이름을 붙일 때, 열매 모양이 이 부채를 닮았다고 하여 미선나무라 했다. 미선나무 열매는 꽃이 지고 처음 열릴 때는 파란색이지만, 익어 가면서 차츰 연분홍빛으로 변하고 가을이 깊어지면 갈색이 된다. 하나하나가 작고 귀여운 공주의 시녀들이 들고 있는 진짜 미선을 보는 것 같다.


▲ 아파트 화단에서 꽃을 피운 미선나무 [11:10]

 

▲ 보은읍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주차 [12:06]

 

▲ 한정가든 입구 [12:08]

 

▲ 모범음식점인 한정가든 [12:08]

 

▲ 한정가든 메뉴 [12:17]

 

▲ 행복하십니까? [12:23]

 

▲ 돌솥정식 상차림 [12:38]

 

▲ 흑미 돌솥밥과 반찬 23가지 상차림 [12:38]

 

▲ 보은읍 행정복지센터 [13:08]


13:38  맛있게 점심을 먹고 19번 국도를 따라 청주 쪽으로 돌아오다 봉황교차로에서 좌회전, 내북면 소재지까지 운행한 후 창리2교 앞에서 우회전, 흑천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도로를 달려 도원저수지 입구 오른쪽에 있는 공터에 차를 세웠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 우산을 펴 들고 도원저수지 제방 앞에 도착했더니 이정표가 반겨준다. 원점회귀 코스라서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결정을 보았다.


▲ 도원저수지 입구 작은 주차장에 주차 [13:38]

 

▲ 차량통행 차단기 [13:39]

 

▲ 밤사이에 내린 눈이 아직도 남아 있네 [13:40]

 

▲ 도원저수지 제방 [13:41]

 

▲ 도원저수지 제방 앞에 서 있는 이정표: 수변쌈지공원 쪽으로 진행 [13:42]

 

▲ 도원저수지 둘레길 안내도 [13:43]

 

▲ 도원저수지 물그림자 [13:43]

 

▲ 벌써 저만치 걸어가고 있는 아내 [13:44]

 

▲ 도로 반사경에 비친 우리 모습 [13:45]

 

▲ 가는 비가 내리고 있는 도원저수지 [13:46]


13:46  주변 산에는 지난 밤사이에 내린 눈이 하얗게 덮여 있다. 오늘이 3월 하고도 19일인데 이렇게 눈을 볼 수 있다니. 지금부터 딱 10년 전인 2012년 3월 24일, 충북 제천에 있는 십자봉으로 산행을 갔을 때 밤사이에 발목까지 내린 눈 때문에 러셀을 하며 올라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운동기구와 쉼터가 있는 수변쌈지공원에 도착했다. 공원 한쪽에 있는 저 멋진 건물은? 화장실이다.


▲ 도원저수지를 따라 나 있는 둘레길 [13:46]

 

▲ 오른쪽으로 보이는 수변쌈지공원 [13:47]

 

▲ 도원저수지를 뒤에 두고 [13:48]

 

▲ 눈이 쌓여 있는 먼 산이 눈에 들어온다 [13:49]

 

▲ 수변쌈지공원에 서 있는 이정표: 숲길 체험로 1코스 쪽으로 진행 [13:50]

 

▲ 운동기구와 쉼터가 있는 수변쌈지공원 [13:51]

 

▲ 이 멋진 건물은? 화장실이다 [13:51]

 

▲ 멀리 저수지 제방이 보인다 [13:53]

 

▲ 비는 조금씩 계속 내리고 [13:53]

 

▲ 빨간 우산을 든 여인 [13:55]


13:55  비는 조금씩 계속 내리고 있다. 봄에 내리는 비니 봄비다. 나태주 시인은 봄이 되면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봄 되면 산과 들과 골짜기는

꽃과 신록으로 호사를 하고

개구리 울음소리로

귀까지 호사를 하고

가진 것 별로 없는 나도

봄 따라 호강을 한다.

 

지금 나도 아내와 함께 비가 내리는 봄길을 걸으며 호강을 하고 있다. 아직 꽃이 많이 피거나 신록이 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다. 둘레길이 팔각정자 옆을 지나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데크 다리를 건너간다. 


▲ 저수지 제방이 보이는 풍경 [13:55]

 

▲ 도원저수지 물그림자 [13:57]

 

▲ 도원저수지 물그림자 [13:57]

 

▲ 매우 호젓한 저수지 둘레길 [13:57]

 

▲ 농경지 뒤로 주택이 보이네 [13:58]

 

▲ 숲길 체험로 2코스, 3코스 갈림길 지점: 수변산책로 쪽으로 진행 [14:00]

 

▲ 길 왼쪽에 있는 쉼터용 팔각정자 [14:00]

 

▲ 데크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14:01]

 

▲ 눈이 쌓여 있는 데크 다리 위에서 [14:01]

 

숲길 체험로 1코스 갈림길 지점: 수변산책로 쪽으로 진행 [14:02]


14:03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일본잎갈나무가 서 있는 길에 들어서자 우산에서 타닥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뭐지? 그것은 바로 싸락눈이 내는 소리였다. 빗방울이 갑자기 찬바람을 만나 얼어서 쌀알처럼 되어 떨어지는 눈, 바닥이 온통 쌀알 천지다. 저수지 둘레길에서 빠질 수 없는 데크길과 제방길을 걸어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와 보니 2.3km 거리를 38분에 걸었다. 둘레길 치고는 조금 짧은 편, 나중에 숲길 체험로 2코스, 3코스와 연계해서 걸어보아야겠다. 맛있는 밥도 먹고 간단히 둘레길도 걸었으니 소확행이 따로 없네. 주차장 출발, 가자 청주로!


▲ 일본잎갈나무가 서 있는 길에 진입 [14:03]

 

▲ 싸락눈이 내리고 있는 길 [14:05]

 

▲ 바닥에 떨어져 있는 싸락눈 [14:05]

 

▲ 저수지 둘레길에 거의 빠지지 않고 있는 데크길 [14:07]

 

▲ 수변 데크길에서 [14:09]

 

▲ 수변 데크길에 있는 쉼터 [14:09]

 

▲ 도원저수지 제방길 [14:11]

 

▲ 제방 위에서 바라본 도원저수지 [14:12]

 

▲ 둘레길 걷기를 마치고 주차장에 귀환 [14:17]

 

▲ 나들이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율량동 도착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