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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트레킹/충남 예산 느린꼬부랑길

2020.09.24. [예산 느린 꼬부랑길 1] 충남 예산 느린꼬부랑길

by 사천거사 2020. 9. 30.

예산 느린꼬부랑길 답사기

 일시: 2020년 9월 24일 목요일 / 맑음 구름 많음

 장소: 예산 느린꼬부랑길 / 충남 예산군 대흥면

 코스: 의좋은형제 공원 주차장 → 1코스 옛이야기길 → 2코스 느림길 → 3코스 사랑길 

           공원 주차장

 거리: 12.2km

◈ 시간: 3시간 32분 


 

 

 

 


08:45  오늘은 산행 대신 지난 17일 가려다가 궂은 날씨 때문에 취소했던 느린꼬부랑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요즘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둘레길이나 트레킹 코스를 개설하느라고 정신이 없는 실정이다. 길이 개설되면 그 길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야 한다. 그런 까닭에 별의별 길 이름이 다 생겨나고 있다. 느린꼬부랑길을 생각해낸 사람도 머리를 쥐어짜느라고 머리에 쥐가 났을지도 모른다.

 

느린꼬부랑길이 있는 곳은 예산군 대흥면이다. 대흥면에는 느린꼬부랑길 외에 예당호 둘레에 조성된 느린호수길도 있다. 두 길에 모두 느린이란 말이 들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흥면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슬로시티이기 때문이다. 청주 사천동 출발, 천안과 아산을 거쳐 예산에 진입, 619번 지방도를 따라 예당호 둘레를 달리다 느린꼬부랑길의 들머리가 있는 의좋은형제공원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지난 9월 12일 백만사회원들과 느린호수길을 걷기 위해 이곳에 왔었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느린호수길과 의좋은형재공원은 모두 폐쇄된 상태였다. 코로나19 때문이란다. 실내도 아니고 야외인데 무조건 두드려 막고 보는 행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문이 잠겨 있는 슬로시티 방문객센터 앞을 지나 느린 꼬부랑길 1코스인 옛이야기길 걷기에 들어갔다. 이정표와 표지판을 따라 봉수산 자연휴양림으로 올라간다. 


예산 대흥 슬로시티

 

풍요로운 자연생태를 보전하고 고유한 전통문화를 계승하며, 활발한 지역민의 커뮤니티 활동으로 2009년 예산 대흥이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생태적으로 우수하고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예산 대흥은 신안 증도, 완도 청산, 장흥 유치, 담양 창평, 하동 악양에 이어 우리나라의 여섯 번째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대흥슬로시티 주변으로 조성되어 있는 느린꼬부랑길은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바쁜 일상을 뒤로한 채, 느린꼬부랑길을 걸어보자. 매년 10월경에는 의좋은형제축제가 열려 다양한 농촌체험을 해볼 수 있다.


▲ 청주 사천동 아파트 출발 [08:45]

 

▲ 의좋은형제공원 주차장에 주차 [10:20]

 

▲ 슬로시티 방문자센터 [10:23]

 

▲ 슬로시티 방문자센터 앞에 서 있는 내포문화숲길 이정표 [10:24]

 

▲ 느린꼬부랑길 이정표 [10:26]

 

▲ 느린꼬부랑길 안내도 [10:28]

 

▲ 1코스 옛이야기길 안내도 [10:29]


나비바늘꽃

 

바늘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아시아가 원산지로 주로 온대지방에 분포한다. 물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꽃은 7~8월에 피어 서너 달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잎은 가을에 붉은색으로 단풍이 들고, 열매는 10~11월에 익는다. 가뭄과 추위에 매우 강하다. 나비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은 네 장의 꽃잎과 꽃술이 날개를 팔랑거리는 나비를 닮았고, 꽃자루처럼 가늘고 길쭉한 씨방의 모습이 바늘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순은 물에 데쳐 나물로 먹기도 하며, 식물 전체를 감기약이나 지혈제로 쓰기도 한다. 꽃말은 섹시한 여인, 떠나간 이를 그리워해요이다. 흰색바늘꽃은 백접초, 분홍바늘꽃은 홍접초라 불린다. 중간에 한번 잘라주면 다시 꽃을 보여주기도 한다. 원명은 가우라 린드 헤이메리이다. 가우라는 라틴어로 최고로 멋진이라는 뜻이다. 


▲ 방문자센터 앞에 피어 있는 나비바늘꽃 [10:29]

 

▲ 다리 앞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10:31]

 

▲ 지금은 꽃무릇이 피는 시기 [10:37]


10:46  봉수산 자연휴양림에 들어서자 직원이 다가오더니 체온을 측정하고 인적사항을 기록한다. 아니,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도 하지 않는 일을 완전 바깥인 휴양림 같은 곳에서 왜 하는지 그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 휴양림에 머무르는 손님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데 말이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길거리에 다니는 모든 사람들도 다 체온 측정하고 인적사항 기록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실용성이 거의 없는 지나친 형식주의요 전시효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 휴양림은 구면이다. 2016년 8월, 백만사회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해 임존성 북문지로 오른 다음 봉수산 정상을 거쳐 대흥면사무소 쪽으로 내려온 적이 있다. 휴양림 도로를 따라 등산로 입구까지 진행한 후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임도에 들어섰다.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혼자서 휘적휘적 걸어간다. 임도 왼쪽으로 봉수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몇 군데에서 갈라지고 있는 게 보였다.


▲ 봉수산 자연휴양림에 서 있는 이정표 [10:46]

 

▲ 봉수산의 상징 봉수대 조형물 [10:47]

 

▲ 자연휴양림에 서 있는 느린꼬부랑길 이정표 [10:51]

 

▲ 봉수산 등산로 이정표: 약수터 쪽으로 진행 10:56]

 

▲ 수크령이 피어 있는 길 [11:00]

 

▲ 봉수산 등산로 갈림길 지점: 대흥면사무소 쪽으로 진행 [11:02]

 

▲ 길 오른쪽 아름다운 소나무 숲 [11:03]

 

▲ 무장애 숲길 안내도 [11:05]

 

▲ 봉수산성 가는 길 이정표: 대흥면사무소 쪽으로 진행 [11:06]


11:07  임도 삼거리에 도착, 190m 떨어져 있다는 약수터를 들러보기 위해 왼쪽으로 진행을 했는데... 없다. 추측건대, 운동기구와 쉼터용 사각정자가 있는 곳 같은데 물이 나올만한 곳이 없다. 사기당한 기분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슬로시티에서 만든 길이 어째 이 모양인가? 씁쓸한 기분을 안고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이번에는 대흥동헌 쪽으로 걸어간다.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6분 정도 걸어가자 왼쪽으로 다리가 나오는데 건너가면 바로 2코스와 만날 수 있다. 10분 후, 대흥면사무소 앞에 도착해 1코스 걷기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본다. 면사무소 옆에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74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흥동헌과 의좋은 형제 이야기로 잘 알려진 예산 이성만 형제의 효제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 임도 삼거리에 도착 [11:07]

 

▲ 여기가 약수터인 모양인데 물이 나오는 곳은 없다 [11:13]


물봉선

 

물봉선은 물을 좋아하는 봉선화라는 뜻이다. 봉선화는 손톱에 물을 들이는데 쓰던 꽃인데, 여기에서 봉황이라는 뜻이다.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 꽃이 피며 우뚝하게 일어선 것이 봉황처럼 생겨서 봉선화라고 한다. 그렇지만 본래 우리말로는 봉숭아가 맞다. 일제강점기 때 홍난파 선생이 봉선화라는 노래를 만든 뒤부터는 봉선화라는 이름도 많이 쓰이게 되었다. 

 

물봉선은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습기가 많은 곳이나 계곡 근처의 물이 빨리 흐르지 않는 곳에서 자라며, 키는 약 60㎝ 내외이다. 열매가 익으면서 팥알 모양의 종자가 쉽게 튀어나간다. 건드리면 쉽게 터지므로 영어로는 Touch-me-not이라고 한다. 봉선화과에 속하며 물봉숭, 물봉숭아, 야봉선이라고도 한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잎과 줄기는 약용으로 쓰인다. 또한 식물체 전체를 염료로도 사용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북부에 분포한다.


▲ 지금은 물봉선이 피는 철 [11:15]

 

▲ 삼거리에서 대흥동헌으로 내려가는 길 [11:19]

 

▲ 다리 앞에 서 있는 2코스 가는 길 이정표 [11:23]

 

▲ 대흥면사무소 앞에 도착 [11:33]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74호인 대흥동헌 및 아문 [11:34]

 

▲ 예산 대흥동헌 및 아문 안내문 [11:35]

 

▲ 예산 이성만 형제 효제비 안내문 [11:36]

 

▲ 1497년에 건립되었다는 이성만 형제 효제비 [11:36]


11:37  길 오른쪽으로 대흥봉수산순교성지 표지판이 보인다. 순교성지? 내가 그래도 명색이 천주교인인데 들렀다 가는 게 당연한 도리겠지. 대흥봉수산순교성지는 특별히 의좋은 순교자로 불리는 김정득, 김광옥 복자를 기억하고 현양하며 그 신앙을 본받고 기념하는 성지라고 한다. 그런데 왜 이곳에 순교성지를 조성했을까? 대답은 하나, 의좋은 형제의좋은 순교자가 서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본 것 같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의좋은 형제로 유명한 내포 대흥고을에 순교성지가 조성되었다. 대흥 출신 순교복자 김정득 베드로가 시복된 지 5년 만이다. 대전교구 대흥봉수산순교성지는 지난 6일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에서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14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축복식을 거행했다. 이로써 김정득 복자를 비롯한 황 베드로, 백청여, 원 안드레아 지우, 이 루도비코, 이 아우구스티노, 원 요셉 등 치명일기에 등장하는 대흥 출신 순교자 7위를 현양하는 상부 내포성지로 떠오르게 되었다.

대흥동헌 옆에 위치한 대흥봉수산순교성지는 특별히 의좋은 순교자로 불리는 김정득, 김광옥 복자를 기억하고 현양하며 그 신앙을 본받고 기념하는 성지이다. 이는 두 복자가 이존창에게서 교리를 배워 입교한 뒤 신앙생활을 같이 했을 뿐 아니라 공주 마곡사 인근 무성산에서의 은수 생활, 홍주, 청주병영, 한양 포청옥 등지에서 옥살이를 함께 했고, 결국은 순교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친교와 우애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는 이를 위해 순교자들의 수형 생활과 처형 과정을 재현하고자 대흥형옥원(刑獄圓)을 조성했다. 먼저 옥사는 한양의 전옥서를 제외하고 지방 군현의 옥이 원형담으로 지었던 전례를 따라 10칸짜리 한옥에 옥사를 짓고 주위에 원형 담을 둘렀으며 처형장은 참수대를 설치한 뒤 그 위에 성모상을 모셨다. 저잣거리는 성모상을 둘러싼 정원 부지에 순교자들의 수난과 처형 장면을 그린 오석과 십자가의 길 14처를 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형옥원 위쪽 부지에는 우사로 쓰던 건물에 샌드위치 패널을 붙여 리모델링한 조립식 성당을 세워 월요일은 오전 7시, 이외 매일 오전 11시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대흥봉수산순교성지 표지판 [11:37]

 

▲ 대흥형옥원 안내문 [11:39]

 

▲ 형옥원 위쪽 언덕에 있는 성당 [11:39]

 

▲ 대흥옥으로 가는 길 입구 [11:40]

 

▲ 참수대에 서 있는 성모님 [11:41]

 

▲ 언제 보아도 인자하신 성모님 [11:41]

 

▲ 김정득 베드로가 마지막 밤을 보낸 대흥옥 [11:43]

 

▲ 대흥옥 안내문 [11:43]

 

▲ 대흥옥 입구에 걸려 있는 현판 [11:44]

 

▲ 대흥옥 내부 모습 [11:44]


11:47  의좋은형제 조형물 옆에 있는 2코스 느림길 안내도에 눈길을 한번 주고 2코스 걷기에 들어갔다. 2코스는 대흥면사무소 오른쪽 도로를 건너 개울 쪽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물이 흐르고 있는 개울 오른쪽으로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1코스와 연결되는 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애기폭포를 볼 수 있다. 크기가 작아서 애기인가, 그래도 폭포는 폭포다. 애기폭포부터 대흥향교까지는 임도가 이어진다. 안내도에 보부상의 길로 나와 있는 구간이다.


▲ 의좋은 형제 조형물 [11:47]

 

▲ 의좋은형제 이야기 안내판 [11:48]

 

▲ 2코스 느림길 안내도 [11:48]

 

▲ 개울 오른쪽을 따라 진행 [11:50]

 

▲ 봉수대 위를 지나가는 수로? [11:54]

 

▲ 파란 하늘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구름꽃 [11:58]


고마리

 

고마운 식물이라서 고마리일까? 고마리는 물을 정화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축산농가에서 주변에 심어 폐수를 정화시키기도 한다. 충청도에서는 돼지가 잘 먹는다고 돼지풀로도 불리니, 고마운 식물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각처에서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양지바른 곳이나 반양지에서 잘 자라며, 키는 약 1m 정도이다. 잎은 표면에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짧은 녹색 털이 있다. 잎의 길이는 4~7㎝, 폭은 3~7㎝로 모양은 마치 창처럼 앞이 뾰족하다.

 

8~9월에 가지 끝에 10~20개 정도의 꽃이 뭉쳐서 핀다. 작은 꽃들이 끝에 불그레하게 핀 모습이 아주 예쁘다. 꽃받침은 흰색 바탕 끝에 붉은빛이 도는 것과 흰빛이 도는 것이 있다. 꽃의 형태와 피는 시기, 잎의 생김새 등에 변이가 많은데, 대개 메밀과 비슷하다. 8~9월경에 황갈색 열매가 달리는데, 특히 열매가 메밀과 비슷하다. 냇가에 무리 지어 핀 모습을 보면 메밀밭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옛날에는 열매로 수제비를 만들어 먹는 등 구황식물로도 이용되었지만 지금은 재배하지 않는다.


▲ 길 옆에 고마리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11:59]

 

▲ 물이 흐르고 있는 애기폭포 [12:01]

 

▲ 2코스 느림길의 한 구간인 보부상의 길 [12:05]

 

▲ 조망하기 좋은 곳 이정표 [12:07]


12:09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조망하기 좋은 곳에 도착했다. 예당호 위 하늘에 점점이 떠 있는 구름이 보기에 좋다. 다시 이어지는 임도, 마침 길 옆에 벤치가 있어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오늘 점심은? 빵, 두유, 포도, 감귤이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임도에서 벗어나 마을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자 왼쪽으로 거대한 느티나무 뒤에 자리하고 있는 대흥향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명륜당과 대성전을 둘러본 후 바로 아래에 있는 교촌1리 마을회관 쪽으로 걸어간다.


▲ 조망하기 좋은 곳에 서 있는 소나무 [12:09]

 

▲ 예당호 위 하늘에 점점이 떠 있는 구름 [12:10]

 

▲ 보부상의 길 따라 계속 진행 [12:15]

 

▲ 점심 메뉴: 빵, 두유, 포도, 감귤 [12:21]

 

▲ 점심 먹고 출발 [12:34]

 

▲ 길 옆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눈괴불주머니 [12:38]

 

▲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2:41]


대흥향교

 

1405년(태종 5)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다. 그 뒤의 역사는 전하지 않으며,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大成殿), 명륜당, 동무(東廡), 서무(西廡), 삼문 등이 있다. 대성전에는 5성(五聖), 10철(十哲), 송조6현(宋朝六賢)의 위패가, 동무와 서무에는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조선시대는 국가로부터 토지와 전적·노비 등을 지급받아 교관 1인이 정원 30인의 교생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 실시에 따라 교육적 기능이 없어지고, 봄과 가을에 석전(釋奠)을 봉행(奉行)하며 초하루와 보름에 분향을 하고 있다. 이 향교의 대성전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전교 1명과 장의(掌議) 수명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 대흥향교 명륜당 [12:49]

 

▲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2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성전 [12:51]

 

▲ 수령이 318년인 느티나무 [12:53]


12:53  교촌1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대흥향교 은행나무의 위상이 대단하다. 수령이? 600년이란다. 그런데 여기서 3코스로 가는 길은 어디지? 이정표도 없고. 대충 지도를 확인하며 마을도로를 따라 교촌2리 마을회관 쪽으로 걸어간다. 그런데, 길 오른쪽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참 보기에 좋다. 요즘, 미세먼지도 없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가을 풍경이 며칠 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교촌2리 마을회관을 지나 삼신당 터가 있다는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삼신당 터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무런 안내판도 없다. 참 부실한 둘레길이다. 그냥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더니 길이 끊어졌다. 게다가 원두막이 반환점이라는데 원두막도 보이지 않는다. 느린꼬부랑길을 처음 개설했을 때는 안내도에 나오는 모든 내용이 잘 갖추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병폐 중 하나다. 발걸음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 대흥향교 은행나무 안내문 [12:53]

 

▲ 수령이 600년인 대흥향교 은행나무 [12:54]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3:01]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3:03]

 

▲ 교촌2리 마을회관 [13:07]

 

▲ 억새가 꽃대를 바짝 올렸다 [13:10]

 

▲ 여기서 길이 끊어졌다 [13:14]

 

▲ 구름이 떠 있는 예당호 [13:16]

 

▲ 구름이 떠 있는 에당호 [13:16]

 

▲ 발걸음을 돌려 왔던 길로 내려가는 중 [13:21]


13:28  교촌2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 대흥초등학교로 가는 길,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모습이 장난이 아니다. 사실 구름은 수증기가 엉겨서 만들어진 아주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의 집합체에 불과하지만, 즉 생명체가 아니지만 생명을 가진 것처럼 살아 움직인다. 누구의 힘인가? 답은 간단하다. 단순한 수증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자연과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자연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다.

 

구름은 생긴 모양에 따라 권운(털구름), 권적운(털쌘구름), 권층운(털층구름), 고적운(높쌘구름), 고층운(높층구름), 난층운(비층구름), 층적운(층쌘구름), 층운(층구름), 적운(쌘구름), 적란운(쌘비구름) 등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구름은 어떤 구름일까? 권운? 권적운? 권층운? 고민하지 말자. 구름이 아름다우면 됐지 그 이름이 무슨 대수랴.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3:28]

 

▲ 마치 토네이도가 몰려오는 것 같다 [13:28]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3:29]

 

▲ 교촌 향교마을 안내도 [13:33]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3:34]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구름 [13:36]

 

▲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길 [13:38]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수산 능선 [13:40]


13:42  길 왼쪽에 있는 이한직 가옥,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87호로 지정된 곳이다. 그런데 이 집은 원래 이한직이 아니라 흥선대원군 시절 영의정까지 지냈던 신암 조두순이 살았던 가옥이다. 가옥의 역사적 의미는 처음에 누가 살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지금 누가 살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닐진대 소유주가 이한직이라서 이한직 가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지금은 소유주가 바뀌었단다. 그렇다면 가옥 명칭도 새로운 소유주 이름으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역사적 유물인 가옥의 명칭을 소유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난생처음 본다.

 

대흥초등학교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느린꼬부랑길 걷기를 모두 마쳤다. 걸어본 소감은? 한마디로 말해서 실망이었다. 크게 볼거리도 없고 이정표도 정확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모든 길이 포장도로로 되어 있다는 게 문제였다. 느린호수길을 모르겠지만 느린꼬부랑길은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오늘 얻은 소득은 멋진 구름을 본 것, 길은 실망이었지만 구름은 최고였다.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오는 길, 하늘에서는 느린꼬부랑길을 걸을 때 보았던 구름 잔치가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 영의정 조두순이 살았다고 하는 이한직 가옥 [13:42]

 

▲ 이한직 가옥 안내문 [13:43]

 

▲ 슬로시티 대흥의 문패 모습 [13:43]

 

▲ 건물 외관이 아름다운 대흥초등학교 [13:46]

 

▲ 3코스 사랑길 안내도 [13:46]

 

▲ 느린꼬부랑길 안내도 [13:49]

 

▲ 차를 세워둔 의좋은형제공원 주차장에 귀환 [13:53]

 

▲ 의좋은형제공원 출발 [14:00]

 

▲ 청주 사천동 아파트 도착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