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가림성 솔바람길
◈ 일시: 2017년 12월 9일 토요일 / 흐림 포근한 날씨
◈ 장소: 부여 가림성 솔바람길 충남 부여군
◈ 코스: 덕고개 → 구교리길 합류점 → 가림성 → 가림성 사랑나무 → 성흥산 → 성곽길 갈림길 → 한고개
◈ 거리: 4.86km
◈ 시간: 2시간 5분
◈ 회원: 백만사회원 10명
10:00 오늘은 백만사에서 부여군 임천면에 있는 가림성 사랑나무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가림성 사랑나무'는 백만사의 이방주 회장님이 지난 11월에 다섯 번째로 출간한 수필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가림성 사랑나무가 책의 제목으로 사용될 정도라면 그냥 평범한 나무는 아닐 것이고, 따라서 우리 백만사 회원들이 직접 눈으로 그 나무를 보러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더 좋은 것은, 부여군에서 가림성을 거쳐가는 솔바람길을 조성했다는 사실이다. 즉, 솔바람길을 걸으면서 중간에 사랑나무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산남고 주차장에 10명이 회원이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두 대의 차에 분승한 후 출발, 부여를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는데 세종시에서 내비게이션이 의당 쪽으로 안내를 해서 조금 돌아가는 해프닝이 있었다. 금강변을 따라 나 있는 651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달려 부여에 도착, 구드레조각공원 옆에 있는 장원막국수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부여에서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는 이 식당은 지붕에 낡은 슬레이트가 덮여 있는 겉모습이 아주 허름한 가정집이었다.
일단 식당으로 들어갔더니 직원이 뒷마루로 가라고 한다. 뒷마루?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정말로 뒷마루를 유리창으로 막아놓았다. 이 식당의 음식 메뉴는 딱 두 가지, 메밀 막국수(7,000원)와 편육(17,000원)이 전부다. 먹는 방법은? 돼지고기 편육을 막국수로 감아서 먹으면 되는데, 이 맛이 장난이 아니다. 부드러운 편육과 차가운 메밀면이 어울리면서 아주 묘한 맛이 생겨나는 게 아닌가. 맛집은 역시 그냥 맛집이 아니었다. 회원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맛이 좋다고 한다.
그렇게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가림성 솔바람길 걷기에 나섰다. 덕고개에서 한고개까지 이어지는 4.63km의 솔바람길은 원점회귀가 안 되기 때문에 차를 반대쪽에 한 대 갖다놓아야 한다. 일단 덕고개에 도착해 8명의 회원을 내려놓고 다시 한고개로 와서 솔바람길 날머리 공터에 차 한 대를 대기시켰다. 다시 솔바림길 들머리인 덕고개로 돌아와 보니 회원들이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하늘은 잔뜩 흐려 있지만 바람도 없고 대체로 포근한 날씨다.
▲ 산남고 주차장에 회원들 집합 [09:57]
▲ 부여 구드레조각공원 옆에 있는 장원막국수 식당 [11:28]
▲ 메뉴는 딱 두 가지 편육과 메밀막국수가 전부다 [11:31]
▲ 편육을 메밀면에 감아서 먹으면 된다 [11:34]
▲ 점심 식사 중인 회원들 [11:37]
▲ 솔바림길 들머리인 덕고개 도로변에 주차 [12:41]
▲ 오른쪽은 세도면으로 이어지는 차도 [12:41]
▲ 덕고개에 서 있는 부여 가림성 솔바람길 안내판 [12:44]
12:47 덕고개에서 나무계단길을 올라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솔바람길 트레킹에 들어갔다. 첫 번째 만난 이정표, 성흥산성 쪽으로 진행한다. 성흥산성은 2011년 이전에 사용했던 가림성의 예전 이름이다. 처음부터 소나무 사이로 낙엽이 적당히 덮여 있는 부드러운 길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 바닥은 푹신하고, 하늘에 해도 없고, 바람이 불지 않아 날은 포근하고 정말 걷기에 좋은 길이다. 멋진 가림성 사랑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 그런가?
▲ 나무계단길을 따라 솔바람길 걷기 시작 [12:47]
▲ 성흥산성 쪽으로 진행한다 [12:48]
▲ 리키다소나무 숲길에 진입 [12:50]
▲ 산책로 같은 걷기 좋은 길 [12:52]
▲ 산책로 같은 걷기 좋은 길 [12:55]
▲ 휴식용 벤치도 보이고 [12:56]
▲ 산책로 같은 걷기 좋은 길 [13:00]
▲ 산책로 같은 걷기 좋은 길 [13:06]
13:09 몸이 더워져 옷도 벗을 겸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날은 조금 차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이 잠깐 이어지더니 다시 평탄한 길이다. 길 왼쪽으로 쉼터용 탁자가 보인다. 대조사에서 올라오는 구교리길과 만나는 지점을 지나자 산불이 났었는지 아니면 벌목을 했는지 키 큰 나무가 없어지며 전망이 트였다. 잠시 후 다시 들어선 소나무 숲길, 비록 리키다소나무이지만 그래도 좋다.
▲ 걸음을 멈추고 잠시 휴식 [13:09]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3:10]
▲ 다시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13:13]
▲ 성흥산성 1.72km 전 이정표 [13:14]
▲ 길 왼쪽에 있는 쉼터용 탁자 [13:14]
▲ 대조사에서 올라오는 구교리길과 만나는 지점 [13:16]
▲ 전망이 트인 길 [13:18]
▲ 다시 소나무 숲길로 [13:23]
13:24 다시 휴식,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휴식 후 출발, 10분 정도 걸어가자 멀리 가림성 사랑나무가 보였다. 거리가 꽤 떨어진 곳인데도 단박에 사랑나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언덕 위에 우뚝 서 있었다. 성흥사 갈림길 지점부터 널찍한 임도를 따라 걸었다. 임천면사무소에서 올라오는 가림성길과 만나는 지점을 지나 성흥산성 쪽으로 걸어가는데 어? 개나리가 꽃을 피웠네? 오늘이 12월 하고도 9일인데 개나리가 펴?
▲ 걸음을 멈추고 잠시 휴식 [13:24]
▲ 걷기 좋은 길 [13:31]
▲ 가림성 사랑나무가 보인다 [13:36]
▲ 성흥사 갈림길 이정표 [13:38]
▲ 잠시 임도 따라 진행 [13:39]
▲ 갈림길 이정표: 성흥산성 쪽으로 진행 [13:41]
▲ 부여 가림성 안내문 [13:44]
▲ 어허, 12월인데 개나리가 피었네 [13:46]
13:46 가림성에 올라가기 전에 안내문이 서 있는 곳에서 안내문을 읽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가림성은 백제 동성왕 23년(서기 501년)에 위사좌평 백가가 쌓았다고 한다. 원래 웅진성과 사비성을 지키기 위해 쌓은 성인데, 백제가 멸망한 뒤 백제부흥운동군의 거점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테뫼식 석성인 가림성에서는 강경읍을 비롯한 금강 하류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전략적 요충지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돌계단길을 따라 성벽으로 올라가는길, 바위를 파고 든 소나무 한 그루가 끈질긴 생명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 가림성 성벽에 올라가기 전에 안내문을 살펴보고 [13:46]
▲ 부여 가림성 안내문 [13:47]
▲ 돌계단을 따라 성벽으로 올라간다 [13:48]
▲ 길 오른쪽 바위를 파고 들어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 [13:49]
▲ 올라가는 도중 왼쪽에 있는 벤치에 앉아 [13:51]
▲ 성벽으로 오르다 내려다본 임천면소재지와 29번 국도 [13:53]
▲ 가림성 성벽 위에 서 있는 사랑나무 [13:54]
▲ 복원이 된 가림성 성벽 [13:55]
13:56 가림성 사랑나무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도착을 했다. 잎이 모두 떨어져 뼈대만 남아 있지만 수형 하나만큼은 독보적이었다. 이방주 회장님이 수필집 제목으로 사용할 정도면 그냥 느티나무가 아닐진대, 직접 와서 보니 과연 사람들의 발길을 잦아들게 만들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수령이 400여 년 정도인 이 느티나무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SBS 드라마 <서동요>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가장 많이 보러올까? 당연히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가 아닐까?
▲ 이방주 회장님 다섯 번째 수필집 <가림성 사랑나무> 표지
▲ 균형이 잘 잡힌 아름다운 수형의 가림성 사랑나무 [13:56]
▲ 가림성 사랑나무 앞에서 [13:56]
▲ 사랑나무 앞에서 남성회원들 [13:58]
▲ 사랑나무 앞에서 여성회원들 [13:58]
▲ 나도 사랑나무다 [13:59]
▲ 가림성 사랑나무 앞에서 [14:00]
▲ 부여 가림성 사랑나무 [14:01]
▲ 평상이 있는 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 [14:06]
14:13 사랑나무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솔바람길 걷기에 나섰다. 성곽을 따라서 한 바퀴 돌 수도 있지만 오늘은 그냥 솔바람길만 걷기로 했다. 고려개국공신 태사 유금필 장군 사당과 찰각정자 성흥루를 거쳐 해발 260m의 성흥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별 다른 표지는 없고 '봉화제단'이라고 새겨진 재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성곽길과 만나는 지점을 지나 한고개로 내려가는 솔바람길은 낙엽이 적당히 쌓여 있는 소나무 숲길이라 걷기에 아주 좋았다.
▲ 솔바람길 쪽으로 진행 [14:13]
▲ 고려개국공신 태사 유금필 장군 사당 [14:15]
▲ 팔각정자 성흥루 [14:17]
▲ 해발 268m 성흥산 정상에 봉화제단 [14:18]
▲ 성흥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4:22]
▲ 성곽길 이정표: 한고개 쪽으로 진행 [14:2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4:29]
▲ 정말 걷기 좋은 솔바람길 [14:33]
▲ 낙엽이 쌓여 있는 소나무 숲길 [14:40]
▲ 한고개 100m 전 이정표 [14:48]
14:49 한고개에 내려서는 것으로 솔바람길 걷기는 끝이 났다. 덕고개에 세워둔 차를 가져와 회원 10명이 다시 분승을 한 후 임천면소재지에 있는 대조사 구경에 나섰다. 가림성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대조사에는 보물 제217호인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대조사 표지석이 있는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대조사 경내로 걸어 들어갔다. 왼쪽으로 '불유정'이란 명찰을 단 샘이 보인다. 예산 성당 장 끄랭깡 신부님이 물줄기를 찾아준 샘이라고 안내석에 적혀 있다. 대체로 서로 다른 종교 사이에 알력이 심한 편인데 천주교와 불교는 그렇지 않다. 다른 종교를 부정하는 종교는 이미 종교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 솔바람길 날머리 한고개에 서 있는 안내판 [14:49]
▲ 한고개 도로변 공터에 내려서는 것으로 트레킹 종료 [14:49]
대조사(大鳥寺)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부여읍지(扶餘邑誌)』에 의하면 이 절은 인도에 가서 범본(梵本) 율장(律藏)을 가지고 돌아와서 백제 불교의 방향을 달리한 겸익(謙益)이 창건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사적기를 참작하여 기록한 현판에 의하면 이 절은 527년담혜(曇慧)가 창건한 것으로 되어 있다. 창건주에 대한 설은 다소 다르지만 이들이 모두 6세기 초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뒤 이 절은 고려 원종 때 진전장로(陳田長老)가 중창하였고, 그 뒤 1989년에는 명부전, 1993년에는 종각, 1994년에는 미륵전을 각각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보전과 용화보전·명부전·산신각·범종각·요사채 등이 있으며, 대웅전 뒤에 있는 석조미륵보살입상이 보물 제217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설에 의하면 한 노승이 이 바위 밑에서 수도하다가 어느 날 한 마리의 큰 새가 바위 위에 앉는 것을 보고 깜박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 보니 어느새 바위가 미륵보살상으로 변하여 있었으므로 이 절을 대조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절에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90호인 삼층석탑 1기가 있다. 이전에는 옥개석(屋蓋石)만 있었으나, 1975년 옥신(屋身)이 발견되어 복원하였다.
▲ 대조사 표지석 [15:12]
▲ 대조사 가는 길 이정표 [15:12]
▲ 대조사 삼층석탑과 원통보전 [15:18]
▲ 천주교 신부님이 물줄기를 찾아 주었다는 대조사 불유정 [15:18]
▲ 대조사 불유정 [15:19]
▲ 대조사 미륵보전 [15:20]
15:21 보물 제217호인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앞에 도착했다. 자연석을 다듬어 만든 전체적인 모습이 관촉사에 있는 은진미륵상과 비슷하다. 옆에 있는 소나무와 잘 어울린 미륵보살님이 하루 빨리 현세에 발현하시어 혼돈스러운 세파를 평정해 주시기를 기원하며 대조사를 떠났다. 부여로 올 때와는 달리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5시 10분 청주 산남고 주차장 도착, 근처에 있는 맛나감자탕 식당에서 해물뼈짐으로 저녁을 먹으며 2017년의 마지막 백만사 모임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 보물 제217호인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15:21]
▲ 소나무와 잘 어울린 석조미륵보살입상 [15:23]
▲ 석조미륵보살입상 앞에서 여성회원들 [15:25]
▲ 석조미륵보살입상 안내문 [15:25]
▲ 대조사를 둘러보고 있는 회원들 [15:30]
▲ 대조사 구경을 마치고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 [15:33]
▲ 산남고 옆에 있는 맛나감자탕 식당 [17:17]
▲ 맛나감자탕 식당에서 해물뼈찜으로 저녁 회식 [17:36]
▲ 산남고 주차장에서 해단식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