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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트레킹/경북 경주 파도소리길

2013.03.17. [경주 파도소리길 1]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by 사천거사 2013. 3. 17.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일시: 2013년 3월 17일 일요일

장소: 파도소리길 1.7km 경북 경주 양남면

코스: 토함산휴양림 → 감은사지 대왕암 →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청주

회원: 장모님, 우리 부부, 동서 부부

 

 

 경주 양남 주상절리

 

마그마가 화구로부터 흘러나와 급격히 식을 때에는 부피가 수축해 사이사이에 가뭄으로 갈라진 논바닥처럼 틈이 생긴다. 절리로 불리는 이 틈이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받게 되면 단면의 모양이 오각형이나 육각형인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柱狀節理)로 발달하게 된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로 명명된 동해안 트레일은 월성원전과 인접한 경북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1.7㎞ 구간.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유려한 곡선의 해안선이 이색적인 느낌의 풍경화를 그린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의 출발점은 한적한 어촌마을인 읍천항. 월성원전이 아름다운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150여 동의 건물 담벼락에 그린 원색의 벽화가 그림책을 펼쳐 놓은 듯 황홀하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수천 년 닳고 닳아 동글동글해진 몽돌이 파도의 지휘로 천상의 화음을 연주하는 몽돌해변. 봄의 교향악에 취한 갈매기들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오선지 삼아 너울너울 날갯짓을 한다.

바닷가 언덕에 올라서면 ‘느린 우체통’으로 명명된 붉은 우체동이 멋스런 전망대가 나온다. 주상절리는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로 만나는 주상절리는 지난해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부채꼴 주상절리’. 장작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형상의 주상절리 오른쪽에 길이 10m가 넘는 육각형 모양의 주상절리 수백 개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국화과의 한 송이 해국이 바다를 수놓은 것처럼 보여 ‘동해의 꽃’으로 불리는 부채꼴 주상절리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경주의 주상절리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까닭은 2009년까지 군부대의 해안작전경계지역에 위치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때문. 여인의 주름치마를 펼쳐놓은 형상의 부채꼴 주상절리는 바람 부는 날에 더욱 환상적이다. 부채꼴 주상절리를 범접한 파도가 하얗게 부서져 중앙의 움푹 팬 웅덩이로 흘러드는 모습은 차라리 에로틱하기조차하다. 여기에 동해의 해돋이가 더해져 황금색 바다가 너울거리면 부채꼴 주상절리가 무도회에서 춤을 추는 무희처럼 황홀하다.

부채꼴 주상절리를 관망하는 전망대를 돌아 나와 다시 해변가로 내려서면 운치 있는 흙길이 이어진다. 해변에는 커다란 바위에 뿌리를 내린 작은 해송들이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두 번째로 만나는 돌기둥은 ‘위로 솟은 주상절리’로 해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수백 개 창을 꽂아 놓은 형상의 주상절리가 동해의 용이 돼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문무왕의 병사들을 연상하게 한다.

세 번째 돌기둥은 와상주상절리로 불리는 ‘누워 있는 주상절리’. 장작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주상절리는 해안과 맞붙어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는 장소로 이용된다. 마지막 돌기둥은 거대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 하서항에서 만난다. 몽당연필처럼 짧은 ‘기울어진 주상절리’가 파도에 묻혀 사라졌다 나타나는 모습이 마치 바다 속으로 사라진 신라 왕궁의 주춧돌을 보는 듯하다
.

 

07:00    아침을 먹기 전에 휴양림 뒷산 언덕에 있는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숙소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자 이정표가 나오고 통나무 계단을 오르자 임도가 나타났다. 임도에서 다시 데크로 된 계단을 오른다.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운 채 길 옆에서 우리를 반겨준다. 봄이 오고 있는 모양이다. 전망대인 2층 정자에서는 토함산이 잘 보였다.

 

▲ 휴양림 뒷산 전망대로 오르는 길 [07:02]

 

▲ 전망대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길 [07:06]

 

▲ 임도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07:13]

  

▲ 전망대로 이어지는 데크 계단길 [07:17]

  

▲ 전망대 2층 정자 [07:19]

 

▲ 정자에서 바라본 토함산 [07:20]

 

07:25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거대한 날개를 단 바람개비가 돌아가며 전기를 일으킨다는데 자연의 힘을 이용한 것이니 크게 장려할 만하다. 단, 역시적인 의미가 도처에 깃들여 있는 경주 지역에 이런 구조물이 서 있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핵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한 곳도 경주이니 풍력발전기 쯤이야 뭐 큰 문제가 되겠는가.

 

▲ 거대한 풍력발전기 [07:25]

  

▲ 풍력발전기가 있는 길 [07:26]

  

▲ 풍력발전기가 있는 길 [07:28]

  

▲ 풍력발전기가 있는 길 [07:29]

 

▲ 산길을 따라 내려와서 만난 사방댐 [07:51]

 

▲ 전망대를 다 내려와서 만난 이정표 [07:51]

 

09:40    숙소를 정리하고 짐을 꾸려 밖으로 나왔다. 토함산휴양림을 떠나 도로를 따라 달리다 왼쪽에 있는 보문 허브랜드 공원에 들어갔다. 겨울철이라 실외에 있는 허브는 볼 수 없고 그래서 그런지 관리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 숙소 앞 마당에 있는 그네와 미끄럼틀 [09:50]

  

▲ 보문허브랜드 공원 입구 [10:02]

  

▲ 보문허브랜드 공원 입구에서 아내와 동서 [10:02]

  

▲ 보문허브랜드 공원에서 [10:05]

  

▲ 보문허브랜드 공원에서 아내와 처제 [10:06]

  

▲ 보문허브랜드 공원에서 우리 부부 [10:08]

  

▲ 보문허브랜드 공원에서 [10:09]

 

▲ 보문허브랜드 공원에서 [10:11]

 

10:22    경주시 양북면 와읍리에 있는 와읍시장를 들렀다. 와읍시장은 도로변에 형성되어 있는데 경주에서 바닷가로 가는 사람들에게 토속품을 팔던 할머니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공휴일이나 주말 등 달력에 빨간 글씨로 되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열린다고 해서 '빨간시장'이라고도 부른다. 와읍시장, 지나치게 상업화만 되지 않는다면 보기 좋은 거리의 풍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와읍시장을 둘러본 후 감은사지에 들렀다. 삼층석탑만 두 개 남아 있는 감은사지는 다소 황량했다.

 

▲ 경주 와읍시장 [10:23]

  

▲ 경주 와읍시장 [10:24]

 

▲ 경주 와읍시장 [10:24]

 

▲ 경주 와읍시장 [10:24]

 

▲ 경주 와읍시장 [10:28]

 

▲ 경주 와읍시장 [10:28]

 

▲ 경주 와읍시장 [10:28]

 

감은사지

 

신라를 통일하고 동해 바다의 용이 된 문무왕을 위하여 만들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사찰 터이다. 이곳은 동해 바다에서 신라의 수도인 서라벌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 길을 통해 왜구의 침입이 잦아지자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기 위하여 문무왕이 짓기 시작하였고 아들인 신문왕 때 완성하였다. 두 개의 커다란 삼층석탑이 우람한 모습으로 서 있는 절터로 삼국통일 이후 형식을 갖추어가는 신라 사찰의 전형적인 쌍탑 일금당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시기 신라인의 기상을 나타내는 큰 탑으로, 이후 만들어지는 신라 삼층석탑의 원형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멀리서부터 잘 보이는 두 개의 삼층석탑은 금당 앞으로 동과 서에 하나씩 놓여 있다.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가장 큰 석탑으로 신문왕 2년(682년)에 만들어졌다.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몸돌이 놓여 있는데 하나의 큰 돌을 다듬어 만든 것이 아닌 여러 돌을 짜 맞춰 만든 형식이다. 탑의 윗부분에는 찰주라고 하는 상륜부를 꾸미는 장식이 아직 남아 있는데 다른 오래된 탑에서는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 눈길을 끈다. 1960년에 서삼층석탑을 해체하여 수리할 때 안에서 정교한 모양새에 감탄을 자아내는 사리장치가 발견되었다.

1990년대에 보수를 위해 해체한 동탑에서도 서탑에서 발견된 것과 마찬가지로 사천왕상이 그려진 외함과 내함, 사리기, 사리병 등을 갖춘 사리장엄구가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두 개의 탑이라면 이야기로 남아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은 금당 자리의 석축이다. 금당 아래 석축 사이로 제법 큰 공간이 비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동해 바다의 물이 드나드는 길로 동해의 용이 된 문무왕이 오가던 길이라고 한다. 문무왕이 죽어서 묻혔다는 수중능도 가까이 있어 그 이야기가 정말일까 고개를 갸웃거려본다. 곳곳에 놓인 석재에는 보통 절에서 사용하지 않는 문양인 태극무늬가 새겨져 있어 이색적이다.

 

▲ 감은사지 삼층석탑 [10:47] 

 

▲ 감은사지를 배경으로 [10:49]

 

10:59    대왕암(문무왕릉)이 보이는 해변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대왕암이 보이는 해변에는 여러 사람들이 군데 군데 모여 무슨 의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물고기를 방생하는 의식을 하고 있다는데 이곳이 물고기 방생의 적지인 모양인다. 해변을 따라 끝없이 사람들이 늘어서서 바다를 향해 손을 비비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경건하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문무왕릉

 

문무왕릉(文武王陵)은 사적 제158호로 지정된 신라 문무왕의 해중왕릉(海中王陵)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에 있다. 삼국통일을 이룩한 문무왕이 자신의 시신을 불교식으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침입해 들어오는 왜구를 막겠다고 한 유언을 따라서 장사한 것이다. 이 바위를 대왕암(大王巖) 또는 대왕바위라 하며, 해중왕릉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수로를 만들어 바다로 물이 통하게 하였다. 

 

▲ 방생기도를 하고 있는 불자들 [10:59]

  

▲ 바닷가에는 방생 행사를 하는 팀이 많았다 [11:00]

  

▲ 여기도 방생 행사가 진행 중 [11:01]

  

▲ 대왕암 앞 해변에서 아내와 처제 [11:02]

  

▲ 대왕암 앞 해변에서 아내와 처제 [11:02]

  

▲ 문무왕릉(대왕암) [11:02]

 

▲ 문무왕릉(대왕암)을 배경으로 [11:02]

 

▲ 대왕암이 보이는 언덕에서 [11:04]

 

11:23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 시작되는 읍천항 공원에 도착했다.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어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벽화가 잔뜩 그려져 있는 담을 지나 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파도소리길 걷기가 시작되었다. 가파른 곳에는 해변을 따라 데크길을 만들어 놓아 걷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출렁다리가 보인다. 물론 의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괜찮은 아이디어다.

 

▲ 읍천항 공원 앞에 있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안내판 [11:23]

  

▲ 읍천항 담장 벽화 [11:23]

  

▲ 읍천항 등대가 보이는 곳 [11:25]

  

▲ 파도소리길이 시작되는 계단 [11:26]

 

 ▲ 여자분들은 여기서 쉬고 남자들만 걷기로 [11:28]

 

▲ 여자분들은 여기서 쉬고 남자들만 걷기로 [11:28]

 

▲ 여자분들은 여기서 쉬고 남자들만 걷기로 [11:28]

 

▲ 읍천항 등대가 잘 보이는 곳 [11:29]

 

▲ 출렁다리도 있다 [11:30]

 

11:31    다소 복잡한 이정표가 서 있다. 위로 솟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 부채꼴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등 다양한 이름의 주상절리가 있다는 것을 이정표가 보여주고 있었다. 파도소리길의 하일라이트인 부채꼴 주상절리는 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었는데 지금까지 본 것과는 모양이 다른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파도가 칠 때의 모습이 장관이라는데 오늘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

 

▲ 양팔을 벌리고 있는 이정표 [11:31]

  

▲ 파도소리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풍경 [11:32]

  

▲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해파랑길에 속한다 [11:33]

  

▲ 파도소리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풍경 [11:33]

  

▲ 파도소리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풍경 [11:34]

  

▲ 파도소리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풍경 [11:35]

  

▲ 부채꼴 주상절리 [11:36]

 

▲ 부채꼴 주상절리 [11:38]

 

11:39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이번에는 위로 솟은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가 있는 쪽으로 간다. 해변에 서 있는 커다란 바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뿌리를 내릴 흙이 어디에 있고 물은 어디에서 얻기에 저렇게 바위에서 나무가 자랄 수 있나? 위로 솟는 주상절리와 누워 있는 주상절리는 이름만 그렇게 붙였을 뿐 그냥 주상절리였다. 어쨌든 동해안에서 이런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의외스럽기만 하다.

 

▲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1:39]

  

▲ 어떻게 뿌리를 내렸나? [11:43]

  

▲ 파도소리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풍경 [11:44]

 

▲ 해안을 배경으로 [11:44]

 

▲ 해안을 배경으로 [11:44]

 

▲ 해안을 배경으로 [11:44]

 

▲ 여기도 나무가 자라네 [11:45]

  

▲ 위로 솟는 주상절리 [11:47]

  

▲ 누워 있는 주상절리 [11:50]

 

▲ 파도소리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풍경 [11:51]

 

▲ 파도소리길 트레킹을 마치고 [12:15]

 

▲ 파도소리길 트레킹을 마치고 [12:15]

 

12:38    점심을 먹을 횟집에 도착했다. 대동횟집이란 곳이었는데 해초가 많이 나오는 조금 이색적인 집이었다. 1인분에 2만 원짜리 음식은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점심 후 다시 경주 시내로 들어와 경주빵 전문점에 들러 외손자들에게 줄 경주빵을 샀다. 이제 작별의 시간, 장모님과 동서 부부에게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고 경주를 출발하여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은 1박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주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 맛있는 회로 점심을 먹은 대동횟집 [13:38]

  

▲ 경주빵으로 유명하다는 집 [14:47]

 

▲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