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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 정맥/금북정맥

2008.10.03. [금북정맥記 1] 1구간 칠장산→배티고개

by 사천거사 2008. 10. 3.

금북정맥 제1구간 종주기

◈ 일시: 2008년 10월 3일 금요일

◈ 코스: 칠장산 → 3정맥분기점 → 칠현산 → 덕성산 → 옥정현 → 판동고개 → 

           배티고개

◈ 거리: 18.5km

◈ 시간: 6시간 47분


 

 

 


09:40   칠장산 정상 출발. 드디어 금북정맥 종주 시작이다. 여기서부터 충남 태안 안흥진까지 15구간을 걸어야 한다. 서두를 것 없다. 시작이 반이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칠장산 정상을 내려와 일단 아까 지났던 3정맥 분기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칠장산 정상에서 금북정맥 종주를 떠나기 전에


09:42   다시 3정맥분기점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금북정맥 종주가 시작되는 구나. 10분 정도 걸어가다 나들이 가족을 만났다. 일찍 올라왔네. 곧 이어 잘 정돈된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왔고 5분 정도 걸으니 칠순비부부탑이 왼쪽에 있었다. 명칭으로 보아 칠순을 맞은 부부가 세운 것으로 추측되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칠현산으로 올라가는 길, 산행로 양쪽의 조릿대가 모두 말라죽었다. 조릿대는 생존력이 강한 식물인데 어째 말라 죽었을까?


조릿대

 

조릿대는 대나무 중에서 가장 작은 대나무이다. 조릿대는 인삼을 능가한다고 할 만큼 놀라운 약성을 지니고 있다. 대나무 중에서 약성이 가장 강하여 조릿대 한 가지만으로 당뇨, 고혈압, 위염, 위궤양,  만성 간염, 암 등의 난치병을 완치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보고다. 흔해 빠진 이 나무가 이 세상의 병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약초가 되는 것이다. 조릿대에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가래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염증을 치료하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여름에 더위먹었거나 더위를 이기는 데에는 조릿대 잎을 차를 끓여 마시면 좋다. 잎을 따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잘게 썰어서 차로 끓여 마신다.


▲ 레저토피아 금요회에서 설치한 3정맥분기점 표지석

 

▲ 헬리콥터 착륙장 [09:56]

 

▲ 칠순비부부탑 모습 [10:00]

 

▲ 산행로 양쪽의 조릿대가 말라붙었다 [10:06]


10:19   해발 516m의 칠현산 정상에 도착. 삼각점과 돌탑이 있고 탑 위에 오석으로 된 정상표지석이 있었다. 명적암 쪽 산행로에서 4명의 남녀 산행객이 올라오고 있다. 부부인 듯한 4명은 정상에 오르자마자 한쪽에 자리를 펴고 앉는다. 4명이 고스톱을 치려나?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니 헬리콥터 착륙장인데 역시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착륙장을 막 지났는데 여자 산행객 2명이 가다가 앞지르는 나를 보더니 묻는다. 이리로 가면 어디가 나와요? 어디 가는 데요? 그냥 내려가는 길이 있나 가보는 거예요. 어디서 올라왔어요? 칠장사요. 이리 가면 칠장사로 가는 길이 없는데, 덕성산에 가면 있나? 그럼 덕성산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되겠네요. 예. 지도도 없이 길도 모른 채 그냥 산행을 다닌다는 말인데 괜찮을까 모르겠다.


▲ 칠현산 정상에서

 

▲ 헬리콥터 착륙장 [10:21]


10:31   '공림정상'이라고 흰페인트로 쓴 네모난 표지석이 보였다. 세월의 흔적인지 글씨가 많이 흐릿하다. 순탄한 능선길이 이어졌다. 해가 났지만 아직은 기온이 높지 않아 걷기에 좋다. 20분 정도 걸으니 이정표가 하나 서 있는데 '무술마을 2.2km, 병무관 3.5km'라고 적혀 있다. 지도에도 안 나오는 지명이라 어디를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병무관 쪽이 덕성산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은 확실한데. 


▲ 공림정상 표지석: 글씨가 확실하지 않다

 

▲ 덕성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 [10:50]


10:52   금북정맥 산행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해발 519m의 덕성산에 올랐다. 대리석으로 된 정상표지석 뒤로 산행안내도와 돌탑이 있고 벤취도 2개나 있다. 기념 사진을 찍고 다시 금북정맥 산행로에 접속, 여기서 470.8봉까지는 오르내림 경사가 거의 없는 아주 평탄한 길이었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는데 보라색 예쁜 열매를 터뜨렸다.


▲ 해발 519m의 덕성산 정상에서

 

▲ 누리장나무가 열매를 터뜨렸다 [11:06]


11:30   470.8봉에 올랐다. 나무에 패찰이 걸려있고 삼각점도 있다. 470.8봉을 내려서니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음성-평택 고속도로가 시원스레 뚫려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나라의 토목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길을 내는 데에도, 강이 나오면 다릿발을 세우면 되고 산이 가로막으면 뚫으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일면으로 보면 자연을 덜 훼손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11시 49분에 안부에 도착했는데 커다란 돌탑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무티고개다. 여기서 20분 정도 걸으니 사장골정상인데 볼품 없는 돌에 흰색 페인트로 '사장골 정상'이라고 써 놓았다. 어느 누군가가 금북정맥 이 구간의 주요 위치를 써 놓았음에 분명한데 오래되어서 모두 글씨가 희미했다. 여기서부터 20분 남짓 걸으니 무이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정맥 길에서 왼쪽으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무이산으로 Go! 


▲ 470.8봉에 있는 패찰

 

▲ 470.8봉에 있는 삼각점

 

▲ 참나무 종류가 많은 산행로 [11:35]

 

▲ 한창 건설 중인 음성-평택 고속도로 [11:36]

 

▲ 무티고개에 있는 돌탑 [11:49]


12:35   무이산에 도착. 삼각점이 있고 역시 아무렇게나 생긴 돌에 흰페인트로 글씨로 써 놓았는데 마모가 많이 되어 식별이 불가능하다. '원'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광혜원 무이산'이라고 추측을 해 볼 따름이다. 다시 정맥 길로 돌아와 조금 내려가니 커다란 돌탑이 있는 만디고개다. 만디고개에서 20분 정도 걸으니 통나무 3개를 가로놓아 만든 벤취가 있다. 앉아서 좀 쉬자. 많이 걸었다. 13시 18분, 산행로가 90도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부터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옥정재로 내려가는 길인 모양이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눈이 쌓이면 고생깨나 해야 할 길이다. 


▲ 무이산에 있는 표지석: 글자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 무이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

 

▲ 한남금북정맥에서 무이산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표지석 [12:39]

 

▲ 만디고개에 있는 돌탑 [12:44]

 

▲ 통나무 3개로 벤취를 만들어 놓았다 [13:06]


13:26   해발 390m의 옥정재에 내려섰다. 경기도와 충청북도의 도계가 되고 진천군 이월면 신계리와 안성시 금광면 옥정리를 잇는 왕복 2차로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곳이다. 차량 통행이 제법 있다. 이월면 표지석 맞은편 시멘트 포장도로 초입에서 왼쪽으로 산행로가 나 있다. 산길로 접어드니 오른쪽으로 임도가 보인다. 차량통행 차단기도 보인다. 헬리콥터 착륙장이 또 나타났다. 오늘 벌써 몇 개째야? 삼각점도 또 나타났다. 어딘가? 409.9봉이구나. 여기서부터 완만한 능선을 20분 정도 걸었더니 거대한 송전철탑이 나타났다.


▲ 해발 390m의 옥정재

 

▲ 옥정재에 있는 이월면 표지석 [13:27]

 

▲ 옥정재에서 시작되는 산행로 [13:29]

 

▲ 헬리콥터 착륙장 [13:40]

 

▲ 409.9봉에 있는 삼각점 [13:43]


14:05   고압선 철탑에 도착. 표지판을 보니 7십6만5천볼트의 전압이 송전되고 있단다. 가정용 전압이 220볼트니 어느 정도의 고압인지 짐작이 간다. 철탑을 지나 20분 정도 걸었더니 임도에서 올라온 길과 만났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다 산길로 접어들어 계속 오르니 헬리콥터 착륙장이다.


▲ 7십6만5천볼트의 고압선 철탑

 

▲ 임도와 만나는 곳 [14:26]

 

▲ 임도 [14:29]


14:53   해발 471m의 철판으로 도배를 한 헬리콥터 착륙장에서는 모처럼 조망이 좋았다. 지나온 능선과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서쪽에서 남쪽으로 휘어져 있다. 14시 57분, 부부산행객을 만났다. 근처에 이름 있는 산이 없으니 금북정맥 산행을 하고 있음에 틀림 없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참 좋은 일이다. 착륙장을 내려와 그렇고 그런 능선을 계속 걸었다.


▲ 철판이 깔린 헬리콥터 착륙장

 

▲ 착륙장에서 본 지나온 능선들

 

▲ 착륙장에서 본 가야 할 능선

 

▲ 착륙장에서 본 가야 할 능선 [14:54]


15:23   돌무더기가 있는 판동고개에 도착. 서낭당은 없다. 이 고개는 백동면 학동마을과 금광면 새터마을을 잇는 고개다. 고개를 지나 15분 정도 걸으면 철탑이 두 개 연속으로 나타난다. 철탑의 모양으로 보아 송전하는 전압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철탑을 지나니 산행로 왼쪽으로 그물막이 보이고 곧 이어 정리가 잘 된 납골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납골당을 내려서니 중앙 CC 클럽하우스 뒤편 시멘트도로다. 


▲ 판동고개에 있는 작은 돌무더기

 

▲ 철탑 [15:39]

 

▲ 철탑 [15:42]

 

▲ 잘 정리된 납골당 [15:47]

 

▲ 중앙 CC 클럽하우스 건물 [15:49]


15:50   중앙 CC 클럽하우스에 이르기 전 오른쪽으로 나무계단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계단을 올라 수렛길을 지나면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온다. 이 착륙장도 정리가 말끔하게 되어 있었다. 착륙장을 지나 조금 가니 '설경'이라고 쓴 삼각점이 하나 보이고 왼쪽으로 배티고개로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산행로와 함께 가고 있다. 이윽고 배티고개로 내려가는 길, 급경사 절개지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 중앙 CC 클럽하우스 오른쪽으로 나무계단 길이 시작된다

 

▲ 헬리콥터 착륙장 [16:07]

 

▲ '설경'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삼각점 [16:10]

 

▲ 배티고개로 내려가는 가파른 길 [16:28]


16:29   해발 370m의 배티고개에 내려섰다. 배티고개는 안성과 백곡을 연결하는 325번 지방도가 지나가고 있으며 경기도와 충청북도의 도계이기도 하다. 시내버스가 어디에 서는지 알 수가 없어 일단 백곡 쪽 도로를 따라 걸어내려 갔다. 중앙CC 입구가 왼쪽으로 보이고 조금 더 내려가니 천주교 배티성지 순교자 묘역이 있다. 그렇지, 배티는 천주교 성지로 유명한 곳이지. 성지 안내판이 오른쪽으로 또 나타났다. 


배티 성지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 위치한 배티성지는 예전에 동네 어귀에 골배나무가 많은 배나무 고개라서 이치(이치)라는 말이 생겨 다시 순 우리말로 배티가 되었다. 언제부터 이곳으로 교난을 피해 천주교인들이 몰려 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많은 교인들이 은거하였음에는 틀림없고 배티만큼 치명자의 묘소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곳도 드물다. 배티성지는 최양업 신부의 사목 활동 중심지였다. 배티 일대 모두가 최 신부의 손길이 가득한 지역이었다.  박해시대 교통의 중심지였던 배티는 차령산맥 줄기를 따라 북쪽으로는 제천, 베론, 원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안성, 용인, 서울로, 남쪽으로는 공주, 전라도로 동쪽으로는 문경새재를 지나 경상도로 이어지는 네거리였다.


▲ 325 지방도가 지나가는 배티고개

 

▲ 중앙 CC 입구 [16:30]

 

▲ 배티성지 14인 순교자 묘역 [16:34]

 

▲ 배티성지 안내판 [16:36]


16:38   '배티마당'이란 상호의 깨끗한 카페가 도로 오른쪽에 있어 시내버스 시간도 물어볼겸 들렀다. 남자주인이 건네 준 메뉴를 보고 숨이 컥 막혔다. 차 종류는 가장 싼 것이 7,000원, 쥬스 종류는 8,000원이었다. 세상에 여기가 무슨 별이 일곱 개인 특급호텔 커피숍도 아니고 뭐가 이렇게 비싸냐고 따질 수는 없는 일이고, 이왕 들어온 김에 8,000원 짜리 토마토 쥬스를 하나 시켰다. 오늘 한남금북정맥도 마쳤고 금북정맥도 새롭게 시작했으니 아깝게 생각하지 말자.

 

가져온 얼음물을 두 잔 거푸 마신 다음 쥬스를 마시면서 시내버스 시간을 물었더니 6시 10분에 있단다. 시간적으로 너무 멀다. 백곡에 개인택시가 있다기에 불러달라고 했다. 백곡까지만 가면 진천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자주 있으니까. 호출택시를 타고 백곡에 도착하니 5시 1분 정도가 되었는데 진천가는 버스는 5시 40분에 있었다. 또 택시를 타? 그냥 기다리자.

 

요금 1,200원을 주고 시내버스로 진천터미널에 도착하자 바로 6시에 광혜원으로 가는 직행이 있어 승차했다. 요금은 1,500원. 광혜원에 도착하니 6시 21분인데 죽산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막 큰 도로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런! 다음 버스 시간이 너무 멀어 다시 택시를 탔다. 도화동 주차된 곳까지 7,000원. 요즘 충북의 택시들은 미터요금제이기 때문에 승강이를 할 필요가 없다. 차를 돌려 청주에 도착하니 8시가 다 되었다. 아내와 김천가에서 소주를 마시며 한남금북정맥 종주 종결과 금북정맥 종주 시작을 자축했다.


▲ 배티고개 아래에 있는 배티마당 건물

 

▲ 배티마당 정원에 있는 부레옥잠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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