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유럽 렌터카 여행 4]
유럽 렌터카 여행 4
◈ 일시: 2025년 5월 7일 수요일 / 맑음
◈ 장소: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 / 렌터카 여행
◈ 코스: 타라고나 호텔 → 지중해의 발코니 → 타라고나 대성당 → 대전차 경기장 → 지중해 해변 → 발렌시아 호텔
◈ 회원: 아내와 함께
07:22 새벽 3시가 넘어 잠에서 깼다.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어제 입었던 옷을 벗지도 않고 그냥 잤네. 언제 잠이 들었지? 그랬다. 어제 마신 생맥주 3잔에 똑떨어진 것이다. 어제 카페에서 호텔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국내기사를 검색한 것까지는 생각이 나는데... 그러면 몇 시간을 잔 거야. 우리나라와의 7시간 시차와 렌터카 운행의 긴장 등이 가중되어 몹시 피곤했던 모양인데 그래도 그렇지, 맥주 3잔에 떨어지다니. 아내는 내가 옷을 입은 채 잠이 들자 그냥 자도록 둔 모양이다. 너무 곤히 자니까.
볶은 귀리가루와 우유, 바나나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호텔을 떠나 타라고나 시내 관광에 나섰다. 타라고나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타라고나는?
카탈루냐 지방 타라고나주의 주도. 로마 시대에는 타라코넨시스의 수도였고 이스파니아 최대의 도시였으며 로마에 이어 제2의 도시로 번영했다. 프랑크 족, 서고트 족, 이슬람의 연이은 침입에 의하여 파괴되었으나 보존이 좋은 성벽, 포룸, 원형경기장, 전차경기장, 아름다운 펠레라스 수도교 등이 남아 있다. 12세기 초의 발굴품을 소장한 고고미술관이 있고, 그리스도교도에 의하여 완전 탈환된 후 유피테르 신전 자리에 세운 타라고나 대성당이 있다.
타라고나에서는 2년에 한 번 '인간탑 쌓기 대회'가 개최된다. 이 대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타라고나의 전통 축제다. 협동심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가장 강한 팀이 승리하게 되는데 대회가 거듭할수록 인간탑들이 더 높고 견고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지중해의 발코니, 지중해의 망망대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 전망대다. 이번 여정에서, 바르셀로나에서 세비아까지의 남쪽 바다는 모두 지중해에 속한다. 지중해의 발코니에서는 원형경기장을 내려다볼 수 있고, 1283년 제독으로 임명되어 몰타에서 프랑스 함대를 격파한 로저 데 라우리아의 기념비도 살펴볼 수 있다. 기념비가 서 있는 곳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있는 람블라 노바(Rambla Nova)는 차량이 다니지 않는 거리로 레스토랑과 상점이 늘어서 있는 휴식과 쇼핑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내가 아내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주민이 둘이 함께 서라고 한다. 이런 곳이 바로 스페인이다.
▲ 타라고나 호텔 룸 바깥 풍경 [07:22]
▲ 타라고나 호텔 룸 바깥 풍경 [07:23]
▲ 도로변에 세워둔 렌터카 [08:29]
▲ 지중해의 발코니 조망: 지중해 [08:53]
▲ 지중해의 발코니 조망: 지중해 [08:53]
▲ 지중해의 발코니에서 [08:54]
▲ 동상 Monument a Roger de Llúria 앞에서 [08:54]
▲ 람블라 노바(Rambla Nova) 거리에서 [08:55]
▲ 람블라 노바(Rambla Nova) 거리에서 [08:55]
09:36 두 번째로 방문할 타라고나 대성당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나중에 요금 정산을 할 때 보니 이용료가 1유로다. 시에서 운영하는 곳인가, 엄청 저렴하네. 카페에서 모닝커피 한 잔씩하고 타라고나 대성당을 찾아간다. 대성당 도착, 입장료 2명 17유로. 성당 입장료 많이 올랐네. 예전에는 2~3유로가 일반적이었는데. 타라고나 대성당은 규모가 엄청나다. 스페인 대도시에 있는 대성당들은 규모나 내부 시설, 장식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거대한 타라고나 대성당은 가장 높은 지대 위에 서 있다. 성당 안에는 16세기의 제단화, 그림, 장신구와 태피스트리를 비롯한 방대한 양의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 성당은 타라고나의 고대 로마 성채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었으며, 공사는 12세기 후반에 착수되었다.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성당 건축이 중단되었다가 결국 1331년에 완공되었으며 마지막 설계 단계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이 더해졌다.
▲ 모닝커피 한 잔 [09:36]
▲ 타라고나 대성당 [09:42]
▲ 오렌지가 잔뜩 열린 나무 [09:42]
▲ 타라고나 대성당 입구에서 [09:45]
▲ 타라고나 대성당 입구에서 [09:45]
▲ 성당 안에 들어왔다 [09:48]
▲ 대성당 벽면 조형물 [09:50]
▲ 타라고나 대성당 조형물 [09:51]
▲ 예수님 고상 [09:53]
▲ 타라고나 대성당 제대 [09:54]
09:56 성당 정면에 있는 3개의 현관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건축 양식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중앙 현관에는 고딕 양식이 적용된 반면 측면에 위치한 두 현관은 로마네스크 양식을 띠고 있다. 길게 늘어선 사도와 선지자의 조각상을 살펴보세요. 14세기에 지어진 재단사의 예배당(Chapel of the Tailors)을 비롯한 여러 개의 예배당이 있고, 성당을 봉헌한 후안 데 아라곤(Juan de Aragon)의 묘도 있다. 건물의 대표적인 예술품 중 하나로는 타라고나의 수호성인 성 테클라에게 바치는 제단화가 있다. 15세기에 제작된 이 조각화에는 이 성인이 영위했던 삶의 여러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대성당 관람을 마치고 마지막 방문지인 Circ Roma와 역사박물관을 찾아간다. 입장료 2명 5유로. Circ Roma는 원래 길이 325m, 너비 100m의 거대한 대전차 경기장이었는데 외부는 대부분 허물어지고 주택이 차지해서 남아 있는 것은 일부였다.
▲ 타라고나 대성당 조형물 [09:56]
▲ 검은 성모상과 벽면 장식 [09:57]
▲ 성모님이 계시는 벽면 장식 [09:58]
▲ 타라고나 대성당을 뒤에 두고 [10:09]
▲ 대전차 경기장 앞에서 [10:16]
▲ 수녀원탑(Torre de les Monges) [10:18]
▲ 대전차 경기장 유적 [10:22]
▲ 역사박물관으로 가는 길 [10:23]
▲ 수녀원탑(Torre de les Monges) [10:23]
▲ 대전차 경기장 유적 [10:24]
10:25 대전차 경기장은 최대 30,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로마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은 대전차 경주와 기타 대중 공연의 무대 역할을 했다. 대전차 경기장 유적을 본 후 타라고나의 역사박물관으로 이동을 한다. 미완성처럼 보이는 이 건물을 왕의 성이라 부르는데 아우구스투스의 성 또는 빌라도의 탑(Augustus’ palace or Pilate’s castle)이라고도 한다.
1129년에서 1771년 사이에 노르만 요새로 사용됐던 로마 시대의 건물이다. 나중에 이 건물은 카탈루냐 왕국과 아라곤 왕의 소유였다. 1304년에서 1312년 사이에 아라곤의 제임스 2세와 아라곤의 피터 3세와 같은 여러 군주가 보수 공사를 했다. 건물은 도시의 낮은 부분과 로마 서커스(Circ Romà, 전차 경기장)를 계단을 통해 지방의 포럼 무대 광장과 연결하기 위해 탑이 세워졌다. 16세기에 군사 캠프로 개조됐으며 나폴레옹 점령 기간 크게 손상됐다가 복원한 건물이다. 지하통로로 로마 서커스가 연결되고 옥상은 멋진 뷰 포인트가 된다.
대전차 경기장과 역사박물관 탐방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찾아 아내를 픽업한 후 타라고나 출발, 오늘의 숙박지인 발렌시아로 가는 A7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이제부터 발렌시아까지 250km 넘게 달려가야 하는데, 그냥 줄곧 가기만 하는 것은 조금 밋밋한 기분이 들어 어디 잠깐 들러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여기서 지중해가 가깝잖아. 지중해 보러 가자.
▲ Circ Roma 안내문 [10:25]
▲ 역사박물관 입구에서 [10:26]
▲ 역사박물관으로 가는 길 [10:27]
▲ 전차경주 기수들의 묘비 [10:28]
▲ 발굴된 로마 유적 [10:29]
▲ 역사박물관에서 [10:32]
▲ 역사박물관에서 [10:33]
▲ 로마시대의 유물 [10:35]
▲ 역사박물관에서 [10:35]
▲ Torre del Pretori o Castell del Rei 전망대에서 [10:39]
11:51 타라고나주 라메틀라 데 마르(L'Ametlla de Mar)에 있는 캠핑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Cala Vidre라는 작은 해수욕장이 있는 바닷가로 내려갔다. 앞에 코발트블루 색깔의 지중해가 쫙 펼쳐져 있는 해변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시간을 보낸다. 렌터카 여행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제대로 써먹고 있는 것이다. 30분 정도 여유를 부린 후 출발, 시간도 그렇고 하니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가야겠네.
바닷가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낸 후 점심을 먹으러 간다. 도착한 곳은 항구마을인 라메틀라 데 마르, 주차공간이 없어 선착장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지금까지 3일 동안 차를 몰고 다니면서 겪은 일 중 가장 큰 애로는 바로 주차 문제, 도심지는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호텔까지도 주차비를 내야 했다. 만만하게 보이는 타파스 전문점에 들어 믹스트 샐러드와 고로케 커피, 아이스크림으로 점심을 먹었다. 가격 33.1유로.
▲ 라메틀라 데 마르 캠핑장 아래 해변 [11:55]
▲ 멍 때리기에 참 좋은 곳이다 [11:56]
▲ Cala Vidre 해수욕장 옆 해변에서 [12:10]
▲ 라메틀라 델 마르 선착장에 있는 무료주차장에 주차 [12:41]
▲ 선착장(Port de l'Ametlla del mar)에서 [12:42]
▲ 라메틀라 델 마르 항구 [12:43]
▲ 점심을 먹은 타파스 전문점 [13:09]
▲ 믹스트 샐러드 [13:12]
▲ 고로케 [13:25]
▲ 아이스크림 [13:45]
13:56 맛있게 점심을 먹고 선착장으로 내려와 출발,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발렌시아를 향해 달려간다. 발렌시아까지는 200km 남짓, 상당한 거리다. 스페인 고속도로는 달리기에 아주 좋다. 편도 2차로 또는 3차로인 A7 고속도로는 최고 속도가 120km다. 문제는, 2차로나 3차로는 평균시속 90~100km인 화물차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승용차는 끊임없이 추월을 해야 한다는 것. 나는 주로 2, 3차로로 달리다 앞서가는 화물차가 아주 느린 경우에만 추월을 했는데 그래도 추월한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15:42 고속도로 휴게소 La Plana에 들렀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우리나라와는 딴판이다. 차를 세울 수 있는 넓은 공간, 주유소에 딸린 작은 화장실과 아주 소박한 편의점이 전부다. 따라서 기름을 넣으려고 들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기름을 한번 넣어볼까. 스페인에서 기름을 넣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하나, 직원이 주유해 주는 경우
둘, 먼저 주유를 하고 계산을 하는 경우
셋, 먼저 계산하고 주유를 하는 경우
실제로는 두 번째가 대부분이다. 이곳에서는 다른 손님이 없을 때에는 직원이 주유를 해주는데, 나도 손님이 없어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 휘발유 95 가득, 47유로 나왔다. 편의점에서 물 한 병 구입, 작은 것인데 1.65유로. 우리나라나 스페인이나 편의점은 물건값이 비싸다.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발렌시아 시내에 입성,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을 찾아갔는데 주변을 몇 바퀴 돌아도 차를 세울 곳이 없다. 호텔 주차장이 있다고 했는데...
17:00 주차장을 찾았다. 입구에 있는 기기에 신용카드를 댔는데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환장하네. 일단 도로변에 비상 주차를 하고 호텔 프런트에 갔더니 방이 없다고 한다. 이래서 예약이 필요하다. 예약을 했다고 하고 주차에 관해서 문의했더니 주차비 9유로를 내야 출입이 가능하단다. 스페인은 관광대국답게 모든 게 돈이다. 자기 호텔에 들어오는 손님에게도 주차비를 받는 나라다. 우리나라보다 땅덩어리는 엄청나게 더 넓은데 주차시설은 훨씬 더 부족하다. 대한민국 좋은 나라다. 밖으로 나가 보면 안다.
체크인하고 주차장에 차 세우고 룸에 도착, 오늘 하루도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내가 렌터카 여행을 계획한 가장 큰 이유도 다름 아닌 여기에 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을 어떻게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어서. 호텔룸은 아주 소박하다.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주택가에 있는 식당. 여기도 주인이 중국인이다. 단품으로 돼지고기와 돈가스 비슷한 것, 맥주 3병. 가격 21.9유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물 2리터, 우유 1리터 구입, 1.48유로. 휴게소 편의점 가격과 천지 차이다. 호텔 룸으로 돌아와 오늘도 하루 일정을 무사히 마감한다.
▲ 언덕에서 내려다본 라메틀라 델 마르 항구 [13:56]
▲ 야자나무 옆 벤치에서 [13:57]
▲ 라메틀라 델 마르 선착장에서 [14:00]
▲ Travelodge Valencia Aeropuerto Hotel 주차장에 주차 [17:36]
▲ 호텔 룸 모습 [17:44]
▲ 일단 맥주부터 한 잔 하고 [20:33]
▲ 돼지고기 단품 [20:42]
▲ 돈가스 비슷한 것 [20:42]
▲ 자, 맛있게 먹읍시다 [20:42]